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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아포 히스파 빙하「베가님」 스크랩 1.파키스탄 카라코람/비아포 히스파닉 빙하 트래킹 프롤로그...
베가 추천 0 조회 503 16.03.10 07:00 댓글 24
게시글 본문내용













2014년 다녀온 카라코람 K2 트래킹과는 전혀 다르게 2015년 비아포 히스파닉 트래킹은 글쓰기가 힘들다.

내가 2013년 40여일 동안 다녀온 히말라야 롱 트래킹-히말라야 오지중 오지 롤왈링 타시랍차 라를 포함한 4-PASS를 하고 왔을때 보다도 더...

그때야말로 힘든 여정도 여정이었거니와 친정 엄마까지 떠나보냈음에 다녀와서 두달여 동안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

그리고 겨우 힘들게 컴터에 앉아 시작하면서도 하루종일 펑펑 울었다.













그런데 이번엔 왜일까....

무슨 이유로 그렇게도 엄청난 여정을 마치고 와서 아직까지도 사진도 제대로 보지않고 있는 것일까....

두달이 아닌 벌써 트래킹을 다녀온 지 7개월이 지났다.












글쎄....

이번 비아포 히스파닉 트래킹은 준비과정부터 여행후까지 흥분에 휩쌓였던 K2 여정과는 다르게

모든게 너무 힘들었어서 차라리 떠나있고 싶었었다고 할까....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더 생생한 기억을 남기고 싶어서 애를 태웠던 다른 여정과는 달리

차라리 잊고 싶은게 더 많았을 지도......










힘든 여정중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사로운 감정들은 떨궈내 버리고

오로지 깊은 감동만이 남았을때까지의 기다림......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여행에서 마지막 짐까지 인천 공항에 도착하지 않아 빈 몸으로 집에 돌아오고...

이제까지 아무 이상없이 다녔던 대용량 배터리나 솔라 충전지가 문제가 된다고...며칠 동안 짐이 오지 않고....

결국은 다 빼앗기고 짐을 받기까지의 힘듦...








수많은 여행중 단 한번도 물려본 적이 없는 배드버그에도 물려

피부과를 한달 동안이나 전전긍긍 다녔던 괴로움까지....






















카메라 조차도 던져놓은 채

직전에 다녀온 라오스,태국북부,윈낭 여행기에 다시 들어가 몰입했다.

핑크빛 하늘 하늘한 원피스에 꽃과 리본이 달린 챙넓은 밀집모자.....

그리고 무려 체중이 4kg이나 늘도록 호강을 했던 즐겁고도 풍요로운 여정속으로 들어가니 마치 그 여행을 다시 하는 듯

힘들었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라오스 ...여행기 보다도 이번 비아포 히스파닉 빙하 여행기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 나 역시도 빨리 이 여정기에 몸을 실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음에도  

스스로도 믿기 힘들 만큼 자리에 앉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난 엉뚱하게도 또 여행을 떠났다.

지인들과 함께 한 '베트남 판시팡 트래킹과 여행'














그리곤 판시팡 여행기를 쓰느라 한 동안 또 열을 올렸다.

카라코람 히말라야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단순했던 여행이었지만 즐거웠던 여정과 행복한 글쓰기 였다.





















그러면서 내게 이 엄청난 카라코람 비아포 히스파닉 여정은 점 점 더 까마득해졌다.













그리고 2015년 해를 넘겼다.








이제는 '빨리 써야하는데...'하는 안타까움 마저도 사라져갔다.













그리고 또 딸과 제주 여행을 떠났다.

작년에도 다녀왔는데, 그때는 제주 여행은 던져놓고 K2 여정을 비롯한 깐데 여정에 피치를 올린것과는 다르게

나는 또 제주여행기를 쓰는데 집중했다.













그러다가  문득 비아포 히스파닉 사진 폴더를 열게 되었다.









아!!

갑자기 탄성과 함께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래~

정말 엄청난 여정이었지.

이제까지의 힘듦과는 다르게 매일이 서바이벌 게임이 되었던 여정.....















롤왈링 여정에서 몸과 마음이 백지장이 되어 두려움 조차 들어설 자리가 없다가

마지막 하얀 설원을 걸을때....그제서야 가슴에 차오르던 눈물을 쏟아냈던것과는 다르게.....

이번엔 나도 모르는  힘듦과 두려움때문이었는 지 눈두덩이와 부르튼 입술과 주변에 나타난 발진이 나를 괴롭혔다.




 










나뿐만 아니라 포터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완벽한 의약품을 구비해 갔건만, 전혀 예상치 못한 입술포진의 번짐에 얼굴은 보기 힘들 만큼

흉칙해져 갔다.












얼굴을 가리고....

다가오는 사람을 피해야할 정도....


매 순간 화보촬영을 하며 온 세상을 껴않는 감동의 세레모니를 펼치던 내게 이 사건은 이번 여행을 더 힘들게 했는 지도 모르겠다.














비아포 히스파닉 빙하 트래킹을 마치고 훈자에 들어와서 약을 구입해 바르기 시작했어도

제때 처치를 못해 심해진 얼굴은 입 주변 전체에 심한 검은 딱지를 붙인 채 여정을 계속했고 그 휴유증은 2015년이 다 가서야

얼굴의 흉터를 없앨 수 있었다.













이제 몸과 마음의 모든 상처와 흉터를 없앤 지금에서야 컴터 앞에 앉아

'비아포 히스파닉 빙하 트래킹' 카테고리를 열었다.














글쎄....

얼마나 진한 그 순간에 일어났던 일들과 감정을 옮겨 놓을 수 있을까....













7개월이라는 기인 시간이 지나면서 그만 백지장이 되어버린 지금.....

겨우 컴터앞에 앉았지만 그 순간 순간들을 과연 기억해 낼 수 있을까....













사진 폴더를 여는 순간....

왈칵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그 감정 하나만으로 머릿속은 백지장이지만 나도 모르는  깊은 가슴에서 올라오는 퍼즐들을 올려보려 한다.



 










파키스탄 북부지역의 카라코람 산군에 위치한 49km의 길이의 히스파 빙하(Hispar Glacier)와 5,128m의 히스파라 (Hispar La)...

비아포 빙하와 히스파 빙하가 만나는 해발고도 5000m 가까이에 형성된  거대한 눈 호수(스노우 레이크)...

그리고 63km의 비아포 빙하(Biafo Glacier)까지...

극지방을 제외한 가장 긴 빙하....  












다른 트래킹 코스와는 달리 일반인들은 거의 걸을 수 없는 탈출구 하나 없는 여정.....

작년에 박정헌팀을 이끌고 SBS 스페셜-인생횡단 3부 촬영팀이 '써밋 카라코람'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이곳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도 스노우 레이크에서 촬영을 끝내고 되돌아 내려갔다는 사실도 여기와서야 알 정도로 너무 쉽게 선택을 했다는 후회를 했었지만.....


생각대로 사사로운 감정들이 다 흩어져 버리고 난 뒤 지금 이 자리에 앉으니

온전한 감동만이 남아 가슴을 벅차게 한다.



 









내 생애 다시는 없을 행운...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험준한 지구의 한 곳에 내가 있었고...

그곳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그리고

그 순간 나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자신의 삶을 묵묵히 견디어내준 스텝과 포터들과 함께 했던 이 여정은

앞으로 남은 내 생이 다할때까지 용기를 주며 감사와 깊은 감동으로 자리할 것이다.

 












베토벤 / 교향곡 제7번 A장조, 작품 92

2 Mov. Allegr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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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3.10 07:59

    첫댓글 끝없이 펼쳐진 빙하위의 새하얀 설원! 아~ 광활하고 눈부신 저곳 저~한가운데에 서고싶다!!!
    한동안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베가님의 여정은 뒤로 밀치고, 멋진세상을 옮겨놓은 사진한장이
    훅~치고들어오는 감동으로 머리가 화~해지네요
    늘 떠나고 감동하고 즐기시는 베가님 참말 멋지십니다~^^*

  • 작성자 16.03.10 18:40

    하양산님의 댓글보니 힘이 나네요.
    박차를 가해서 다시 떠나 보자구요~
    늘 함께해주실것을 믿으며...ㅎㅎ

  • 16.03.10 10:31

    저런 곳도 있었군요.
    나이는 먹어 몸도 무리 좀 했다 싶으면 비명을 질러 대는 데 , 베가님은 가고 싶은 곳만 더 많이 만들어 주십니다.

  • 작성자 16.03.10 18:41

    ㅎㅎ
    누군가의 자극으로 꿈을 꾸게 되면 늙지 않고 용기가 생긴다....
    맞지요??
    파이팅입니다!!

  • 16.03.10 15:32

    오래간만에.베가님의 오지 트레킹에 빠져보는군요.몸은 건강하시구요.무리하지마시고.
    천천히 쉬엄쉬엄. 올리세요.뒤쫗아오는사람없으니까요.이번달 히말떠날때까지 잘보고
    좋은감상 잘하겠습니다.감사함니다. 건투를빔니다.

  • 작성자 16.03.10 18:43

    아~
    이번달에 히말라야로 또 떠나시는군요.
    피하고 싶어도 역시 히말의 하얀 설원은 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사진 폴더를 여는 순간...
    가슴이 복받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 16.03.11 15:10

    베가님
    새해가 되면
    베가님이 비아포를 올리시겠지 하고
    나 딴에 멀찌감치 시기를
    잡고 기다렸는데
    1월도 2월도 가고
    이젠 언젠가 올리시겠지..
    하고 반은 마음을 비웠는데..
    글을 통해 베가님 마음을
    알고 나니 마음이 먹먹 해지고
    사진을 보니
    지금 까지 어떤 사진 보다
    가슴 벅차 오르네요
    베가님이
    자랑스럽고
    장하십니다
    베가님 덕분에 우리도 히스파,비아포를
    함께 할수 있어 고맙습니다
    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 16.03.12 13:38

    비아포 히스파 빙하를 이렇게 또 다른 일행과 걷게 된다 생각하니 다시금 감개가 무량해집니다.
    함께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16.03.11 15:34

    2014년 K2 발토로 빙하를 트레킹후 내려 오면서 다음엔 비아포&히스파 빙하를 계획하고 내려 왔는데
    멋진곳을 다녀 오셨군요
    앞으로 올릴 글들이 기다려집니다
    기다리는 내가 가슴 두근거리네요

  • 작성자 16.03.12 13:40

    아~
    비아포 히스파 빙하를 계획하고 계셨었군요.
    얼만큼 복구가 되었을 지...
    당분간은 가기가 힘들것 같더라구요.
    아마 히스파라에서 되돌아 나와야 할거예요.
    완전히 다 무너졌고, 히스파 마을에서 훈자로 나오는 길은 완전히 없어져버렸거든요.
    우리 이후는 비아포 히스파 빙하를 건넌 팀이 없다고 하네요.

  • 16.03.11 17:18

    2014년 k2에 이어서 이번 비아포까지...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이제 또 매일같이 출근을 해서 비아포트레킹을 베가님과 함께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 16.03.12 13:41

    함께 해주실것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또 다른 일행과 비아포 히스파 빙하를 걷는 기분이 들것 같습니다.

  • 16.03.12 10:39

    갈 때 가야하는데 못가고 갈 곳은 많은 데 다 갈 수도 없으니~~~ ㅎ
    바쁜 여정으로 여러사정으로 많은 일을 겪고서 이제야 돌아오셔서 미지의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속살을
    감동의 명필로 보여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이제 다시 히말로 갈 준비를 합니다만요..ㅋㅋ

  • 작성자 16.03.12 13:42

    여전히 히말라야에 빠져계시군요.
    저희와 함께 하셨으면 좋았을텐데....ㅎㅎ
    떠나시기 전까진 저와 파키스탄을 걸어보아요.

  • 16.03.12 17:52

    그럴 때가 꼭 왔으면 합니다만~~~ㅋㅋ
    파키스탄 히말라야까지 갈련지 넘 환경도 여건도 어려운 곳이라 올련지 모르겠슈다...
    아직 네팔 히말에 갈 곳이 많아서요.이번에 더 새월이 가기전에 트래킹피크봉을 함 갈려는데 모르겠네요!

  • 작성자 16.03.12 22:43

    트래킹피크?
    어디요?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14 09:33

  • 작성자 16.03.14 05:17

    와우~~
    날씨가 좋아서 꼭 성공하길 빌께요.
    저도 6000m대 피크를 오를 기회가 있었는데....ㅠㅠ
    롤왈링 타시랍차라를 넘으면서 바로 그 옆으로 있는 파르차모 봉을 오르지 않고 그냥 넘었거든요.
    저희를 인솔하셨던 대장님도 나중에 후회를 하셨어요.ㅎㅎ
    괜한 욕심이기도 하지만요.

  • 16.03.14 18:14

    애독잡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20여 년전 아스콜리 출신 쿡 푸르만에게 물어보니 카라코람에서 히스파르 빙하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타이백이라는 산양도 많이 살고...

  • 작성자 16.03.14 18:57

    애독자라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감사드려요.
    비아포 빙하와 히스파 빙하가 맞닥뜨리는 곳에 형성된 스노우레이크는 환상적이고,
    히스파 라를 넘을땐 숨은 크레바스로 매우 위험하긴 하지만 매혹적이랍니다.
    저희가 갔을땐 히스파 빙하를 건너면서 거의 죽음과 사투를....
    저희 이후 한 팀이 들어섰다가 스노우레이크에서 되돌아 나오고 그 이후는 건너지 못했다고 들었어요.
    히스파 마을에서 나오는 길이 완전 무너져서 차량으로 이동하기는 몇년 동안은 불가능할듯 합니다.
    주변의 야생화는 기막히지요.ㅎㅎ
    산양 뿔만 보았어요.ㅠㅠ

  • 16.04.04 13:28

    와우~~
    사진만 봐도 엄청 납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역시 세상은 넓으네요,
    하지만
    아무나 갈수 없는 곳이네요.
    정말 대단하신분 이십니다.
    혹, 다음에 만난다면
    제 배낭에 싸인 부탁 드려요. ^ ^
    한편 한편 천천이 읽어 보려 합니다.

  • 작성자 16.04.04 17:06

    헐!!
    배낭에 싸인이요??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암튼...
    다음에 뵐 기회가 있으면 매우 반갑겠습니다.

  • 16.12.25 20:12

    10 여년 전부터 짝사랑하며 그리워하던 그곳이였는데 베가님께서 위대한 발자국을 남기시고 왔군요
    늦었지면 무사히 잘 마치시고 온것에 대해축하드림니다
    대한민국린치고 과연 누가 얼마나 거길 다녀 오셨을까 생각하니
    그저 경탄 스러울 뿐입니다
    지금도 나이 60대 중반인데도 꼭 가봐야지 하며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어떤 과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글과 사진으르 또 한참 행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 16.12.26 04:17

    10여년전부터요?
    와아~
    진짜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하긴 저도 얼마전에 12년 전 이곳이 산 잡지에 실린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산악인-김창호씨가 이곳을 지나고 잡지에 기고를 했더라고요. 더욱 놀란것은 그때 그곳을 홀로 지나신 일반인이 계셨단거고..(그 집지에도 그분이 잠깐 소개되었다는) ..그 분을12년 전 밣간된 두권의 잡지와 함께 뵈었다는 겁니다.
    5Max님도 그리 그곳에 발을 딛길 꿈 꾸셨으니 꼭 가보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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