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Apricot Tree)
민요와 같은 ‘고향의 봄’ 노래 중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 ’라는 노랫말을 들으면 나의 혼은 어느새 고향 마을 둔덕에
흐드러지게 핀 살구나무 밑에 가 있습니다.
꽃은 오래 가지 않지만 꽃이 지고 몇 주 지나면 열매가 쌀알 같이 자라서
보리타작 할 무렵에는 노란 살구로 익어 군것질로 따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술래잡기를 할 때 술래는 살무나무에다 머리를 대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소리쳤습니다.
매화가 양반들의 멋을 상징하는 귀족 꽃나무라고 한다면 살구나무는
질박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상징하는 꽃나무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는 여유로움도 중요하지만 배고픔이
한창일 초여름에 맛깔지게 상큼한 살구가 더 요긴하게 쓰였을 것입니다.
먹고 난 씨앗은 다양한 종류의 약재로 쓰여 왔습니다.
살구는 장미과이고 학명은 Prumus armeniaca입니다.
살구는 신라 시대에 중국으로부터 들어와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마을의 빈터나
산비탈에 심겨지기도 하고 밭에서 재배되는 낙엽 교목입니다. 살구나무가
들어오기 전부터 우리 산야에 있었다고 추정되는
개살구나무(Premus mandshurica)가 있습니다.
열매가 작고 떫은 맛이 나지만 생태는 거의 같다고 합니다.
키는 대개 5m 가량 자라며 수피는 붉은 색이고 햇가지는 적갈색입니다.
꽃은 연분홍색이고 잎보다 먼저 핍니다. 거의 꽃자루는 없으며 꽃잎은
5장 둥근 모양입니다.
개화기는 3월 말 부터 4월 초이고 결실기는 6월 말에서 7월 초입니다.
1970년 경부터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들여온 왜래종 품종을 주로 밭에서
재배합니다. 재래종은 열매가 30g 정도로 작고 유기산이 많아 신맛이
강한 반면 개량종은 열매가 크고 향이 좋습니다.
미국과 중부 여럽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어 건과 혹은 잼으로
가공되어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개량종 살구는 100g 정도로 굵으며 열매의 90% 정도가 과육이며
주요성분은 당분입니다. 과육을 날로 먹거나 건과, 통조림, 음료 재료 등으로
가공하여 사용되기도 합니다.
과육에는 유기산, 칼륨이 많아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합니다.
열매는 한약명으로 행인(杏仁)이라 부르며 가래, 천식, 기관지염등의
치료약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살구나무 목재로 목탁을 만들면 모양이 수려하고 청아한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산비탈에 붙은 조그마한 밭에 10여 년 전부터 재래종과 여러 종류의
개량종 살구를 여러 포기씩 심어 보았습니다. 꽃이 일찍 피고 무덥기 전에
열매를 수확하므로 농약을 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올해는 먼저 심은 큰 나무 한 포기에서는 제법 많이 열리고
작은 나무에서는 10-20개 정도씩 달려 예상 보다 많이 수확하였습니다.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나누어 주기도 하였지만 수십 킬로그램이 남아
생과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여 두어 달 동안 간식으로 꺼내 먹었습니다.
일부는 설탕에 절여 보관하여 보았는데 설탕이 녹으면서 과육 안에 있는
즙이 빠져 나와 음료로 마시기도 하고 건져낸 과육을 간식으로
몇 개씩 먹고 있습니다.
살구가 가까운 식료품 가게에서 생각보다 비싼 값으로 판매되는
것을 보고 누가 사 먹을지 궁금하였는데 수확하여 먹어보니 괜찮았습니다.
생산량이 많으면 공판장으로 보내면 되지만 어중간한 품질과 양은
처리하기가 쉽지 않아 처리 방안을 궁리 중입니다.
세상만사 장점 뒤에는 항상 단점이 있듯이 살구나무 씨앗(杏仁)에는
청산가리(KCN)로 쉽게 변질 될 수 있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홍집네 농원 살구나무에 노란 살구가 실하게 달려있는
모양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고향의 봄 노래에는 산골에 살구꽃이 있는데
밭에서 꽃피고 열매를 달고 있군요.
박교수는 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대구사범 카페
동문들과 공유 하기를 기대하고
자주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정 선생님의 다정다감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해박한 지식이라니 과찬입니다. 관심이 있어 이것 저것
찾아보고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과일을 먹고 그 씨앗을 심어 보기도 하고, 좀 자라면 접목 등으로 개량하여
키워 보려고 노력하고... 취미로 해도 생명의 신비, 하나님의 섭리를 약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침샘이 발동을 합니다요. 꿀꺽.
살구꽃의 아름다움에 눈요기 하고
살구로 위샘을 발동시키면 딱 저녁 식사 전이 되겠습니다.ㅎㅎㅎ
무엇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니 꽤 매력이 있네요.
바람새 둥지엔 매실 나무가 딱 한 그루 있지만 매실과 친하지 않습니다.
야생화처럼 꽃피면 '예뻐라' 하고 열매 열면 "가져 가시오. 제발 가져 가시오"하고 있으니 매실 나무가 얼마나 서럽겠습니까.ㅠㅠ
님의 살구나무 사랑을 읽으면서 자책하고 있습니다.^^
살구나무가 너무너무 행복해 할 종복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 선배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살구는 토속 식물이라 저 같은 촌사람에게는 관심이 많이 가는
식물인가 봅니다. 지금 계시는 곳을 바람새 둥지라 이름 지었는 모양이지요?
꽃이 피면 꽃을 보고 열매가 열면 새들이 요기하고.. 좋은 풍광을 연상합니다.
저는 경제적으로 별로 도움이 안되는 나무 가꾸는 흉내를 내며 소일하여 부끄럽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대사의 교훈처럼 살고 계시네요.ㅎ
'아름다운 삶을 누리자'
건강하십시요.♡
과찬입니다. 적당한 일이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믿고 이것 저것 만지고 가꾸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전업으로 농사 일을 한다면 무척 힘들겠지만 그저 취미로 하는 것은
활력소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박종봉님을 초대석으로 모시면서 농사에 관한 [살구나무]외 3점을 함께 이동하였습니다. #
도시인들에게 자연의 오묘한 생태가 경이로울 때가 많습니다.^^
짬 나시면 홍집농원의 흙냄새를 맡게 해 주시면 삭막한 삶 속에서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