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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강 불자예법과 상식
제10강에서는 불자로서 지켜야 할 예법과, 절의 구조․불상ㆍ불구․불교의 4대 명절․불교의 4대 성지․우리나라 3보 사찰 등, 불자로서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것을 다루었다.
1. 불자 예법
(1) 절을 찾을 때의 마음가짐
절을 찾을 때에는 항상 단정하고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향과 초 등을 미리 준비한다. 절 문 앞에서는 공경스러운 마음으로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하여 합장 반배를 한다.
사찰에서는 경거망동을 삼가야 하며,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맨 먼저 법당에 들어가 예배를 올려야 한다. 이것은 절에서 뿐만이 아니라 부처님을 모셔 놓은 곳이면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다.
(2) 법당 출입 법
법당에 들어갈 때에는 가운데 문[어간문]을 피하여 좌우측 곁문을 이용하며, 어간문에서는 부처님을 향하여 왼쪽 문으로 들어갈 때에는 왼발이, 오른쪽문의 경우는 오른발이 먼저 들어서야 하며, 들어서서는 불단을 향하여 반배를 하고 어간을 피한 적당한 자리에 선다.
나올 때에는 들어갈 때의 반대로 발을 내디디면 되고, 역시 나오기 전에 반배를 해야 한다.
다수가 법당에 들어갈 경우에는 차례를 지켜 질서있게 들어가야 하며, 맨 마지막에 들어가는 사람은 신발을 나가는 방향으로 모두 가지런히 돌려놓아야 한다. 법당에 들어가서는 바로 반배하지 말고 한 걸음 옆으로 이동하여 뒷사람이 들어오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당에 들어가서는 반드시 예배를 올려야 하며, 이때 향 또는 초를 사르면 좋다.
(3) 합장하는 법
① 두 손을 조용히 앞으로 올려 손가락을 가지런히 붙인 후 두 손바닥을 밀착시키되 엄지 뒷부분이 명치에 닿을 정도가 좋다.
② 좌엄지를 우엄지 위에 겹친다(일반적으로).
③ 상대편이 마주 보아 검지ㆍ약지의 끝만이 보이도록 약 45도의 각도를 유지한다.
④ 두 팔의 뒤꿈치는 옆구리에 붙이지 말고 조금 띄어 상대편이 보아 두 팔이 일직선을 이루도록 한다.
⑤ 이 때 몸은 차렷 자세가 가장 좋다.
(4) 반배하는 법
합장은 고대 인도에서 행하던 인사법으로, 산란한 마음을 한데 모아 너와 내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① 합장은 두 손바닥과 열 손가락을 합하여 어긋나거나 벌어지지 않게 한다.(한송이 연꽃 봉오리를 상징하는 모습)
② 손목은 가슴에서 5cm 정도 떨어지게 하여 45도 각도로 세우고 양쪽 팔꿈치가 거의 직선이 되도록 한다.
③ 손끝은 코끝을 향하도록 자연스럽게 세우며 고개는 다소곳하게 약간 숙인다. 위와 같은 자세로 허리와 머리를 60도 정도 숙여서 공손히 절하는 것을, 반배 또는 합장례라고 한다.
(5) 절하는 법
절은 존경의 표시이며 나라는 아상(我相)과 교만심을 없애고 하심(下心)하는 수행의 한 방법이다.
① 불전에 나아가 합장하고 선 자세에서 반배한다
② 합장한 채 상체는 약간 굽히고 두 무릎을 가지런히 바닥에 댄다
③ 왼발을 오른발 위에 겹쳐 X자형이 되게 한다
④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밀착시킨다
⑤ 무릎 바로 앞에 팔 뒤꿈치가 오도록 하되 두 손을 동시에 바닥에 대고 손과 팔은 무릎에서 일직선이 되게 하며(일반적으로 스님은 오른손, 왼손 순으로 바닥에 댄다. 이것은 두 손을 동시에 대면 가사가 흩어지기 때문이다.) 상체를 숙여 이마를 바닥에 댄다
⑥ 두 손을 뒤집어 살포시 받는 형태로 약간 올린다
⑦ 다시 손을 제자리에 놓고 역순(逆順)으로 일어난다.
⑧ 3번째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만을 일으켰다가 다시 절하고 일어선다. 이것을 고두례, 혹은 유원반배라고 한다. 이때 팔꿈치는 지면에 붙이며 턱 밑에서 합장을 한다.
⑨ 마지막으로 일어나서 선 채로 반배 한다.
(6) 향 꽂는 법
① 불단 앞에 나아가 반배를 하고 오른손에 향을 쥐고 불을 붙인 후, 가운데 중(中)자가 되도록 잡고, 오른손을 받쳐서 이마 위에 약간 올렸다가 가슴 높이로 내린 뒤,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들고 향을 꽂는다.
② 뒷걸음으로 물러나 어간을 피하여 자를 잡고 절을 한다.
③ 예배가 끝나면 촛불을 반드시 꺼야 한다.
④ 향은 한 개만 꽂으면 되고 이미 꽂혀 있을 경우 꽂지 않아도 된다.
⑤ 초와 향을 끌 때는 입으로 불어 꺼서는 안되며, 손바람을 일으키거나 끄는 도구를 이용하면 된다.
(7) 불전(佛殿)에서의 몸가짐
대웅전이나 전각에 예배하고자 할 때는 문을 열고 조용히 들어서서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공손히 반배를 한 다음, 불단 앞까지 합장의 자세로 조용히 걸어가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운 후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반배를 올린다. 자기 자리에 돌아올 때는 다섯 걸음쯤 물러선 다음 몸을 돌려 적당한 자리에 와서 예배드린다. 이때 부처님의 정면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예배할 때는 스님이나 웃어른과 나란히 서서 예배하지 말고 뒤에 떨어져서 예배하며, 부처님의 정면에 서지 말고 약간 비켜선다. 다른 사람이 예배할 때는 그 머리맡으로 지나다니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함께 참배할 때는 질서를 잘 지켜 차례를 어기지 말아야 하며, 향과 촛불이 켜져 있을 때는 생략하는 것이 좋다. 참배가 끝나고 법당을 나올 때는 촛불을 끄고 반배의 예를 올린 후 나온다.
(8) 도량에서의 몸가짐
① 도량 안에서는 엄숙하고 단정하게 정진해야 한다.
② 신을 꺽어 신거나 소리를 내어 끌지 말고 조용히 다녀야 한다.
③ 탑은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한 신성한 곳이며 설혹 사리가 모셔져 있지 않더라도 부처님전과 마찬가지로 서서 합장 반배로 3배를 올려야 한다.
④ 탑이나 불단․법당을 돌 때에는 오른쪽으로 돌아야 한다.
※ 방향설정: 탑이나 건물 쪽에서 동쪽에서 남쪽으로(시계도는 방향) 돈다.
⑤ 스님을 뵙거나 불자끼리 만났을 경우 합장하고 반배하면서 인사한다.
⑥ 법당 앞을 지나거나 건너갈 때에는 합장 반배하여야 한다.
(9) 스님에 대한 예의
① 스님은 3보 가운데 승보이며 모든 이의 복전이 되므로, 공경스런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② 사찰이나 길에서 스님을 만나면 공손한 자세로 합장하고 인사드린다.
③ 스님의 방에 출입할 때에 노크하고 자신의 이름을 밝히어 허락을 받은 후 들어간다.
④ 예배하려 할 때 큰스님에게는 3배, 그 밖의 스님에게는 1배를 올리고, 스님께서 그만두라고 하시면 그만 둔다.
(10) 법회에 임하는 자세
① 부처님의 정법을 믿고 배우는 불자는 항상 돈독한 신심과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법회에 임해야 한다.
② 정해진 법회시간에 늦지 않게 참석해야 하며 법당에 들어가서는 부처님께 3배하고 자리에 앉아 좌선을 하거나 경전을 읽으며 조용히 마음의 준비를 한다.
③ 법사는 부처님을 대신하여 설법하는 분이므로 법문을 청할 때는 반드시 3배를 올리고 윗자리에 모신다.
④ 법회가 시작되고 설법을 들을 때엔 설법내용이 다 아는 것일지라도 경박한 마음을 내지 말고 자기의 일상생활에 실천되고 있는가를 반성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 생활의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
⑤ 법회를 마치면 자기가 사용했던 물건을 반드시 제자리에 정리한다.
⑥ 법회란 함께 모여 설법을 듣고 참회ㆍ기도ㆍ발원하는 우리들의 신앙생활이므로 반드시 참석하는 것이 불자의 도리일 뿐 아니라, 자신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⑦ 법문을 듣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을 3혜(三慧)라 하며, 듣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밭은 갈았으되 씨 뿌리지 않는 것과 같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씨앗만 뿌려놓고 가꾸지 않는 것과 같다.
(11) 불자 상호간의 예절
① 불자 상호간에는 ○○○보살님, ○○○거사님, ○○○법우님이라고 부르고, 법명(불명)이 있으면 법명 다음에 보살님, 거사님, 법우님으로 부른다.
② 길거리나 사찰에서 만났을 경우 반배로 정중히 인사하고, 법회 중일 때는 나중에 인사한다.
③ 신입법우는 따뜻이 맞이하고 친절히 안내하며 인도해 온 불자는 스님께 소개한다.
④ 불자가 가게를 하거나 사업을 할 경우 그 곳을 이용한다.
⑤ 함께 법회를 보는 불자가 경조사를 당했을 경우는 모임에서 찾아봐야 하며, 소모임이 없을 경우는 불자 상호간에 연락하여 상부상조한다.
⑥ 특히 궂은 일, 슬픈 일에는 솔선해서 위로하고 동참해서 보살행을 닦아야 한다.
⑦ 고민이 있거나 어려움에 처한 동료 불자나 이웃을 보면 잘 위로하고 스님, 법사에게 상담을 주선한다.
⑧ 동료 불자로부터 대중공양을 받았을 때는 꼭 고마움의 인사를 한다.
⑨ 모임의 일과 사찰의 일 등을 잘 협의하고 협조한다.
※ 스님이나 동료 법우를 만났을 때나, 법회나 기도가 끝나면 동료 법우와 스님께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한다.(예: 성불하세요, 부처님 되세요, 반갑습니다.)
(12) 공양하는 법
① 공양의 의미
공양을 글자대로 풀이한다면 공급하여 자양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을 헌공(獻供)이라도 한다. 그러므로 공양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께 올리는 정성스러운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49재 때 대중에게 법공양으로 불경 등의 책을 돌리는 것도 공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공양이라고 하는 것은 꼭 부처님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 무엇을 드리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밥 먹는 것도 공양이라고 한다. 공양주라는 말이 있는데 공양의 주체가 되는 자, 즉 부처님, 스님 또는 다른 대중에게 물건을 드리는 당사자를 말하기도 하고 절에서 식사 소임을 맡은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②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獻供)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에는 향ㆍ초(등불)ㆍ꽃ㆍ과일ㆍ청정수(차)ㆍ쌀ㆍ밥(마지라고 함) 등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떡을 올리기도 하고 제과점에서 사온 케잌을 올리기도 한다. 그 외에도 우리들이 일상사에서 소용되는 물건이 모두 공양물이다. 진리이신 부처님께서 이러한 것들을 소유하시라고 또는 시장하시니까 드시라고 공양하는 것은 아니다. 냄새를 제거하기 위하여 향을 사르는 것이 아니고 환경미화를 위해서 꽃을 꽂아 놓는 것도 아니고 또 부처님 공양 후에 후식으로 드시라고 과일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6법공양(六法供養)이라는 말이 있는데, 부처님 전에 가장 많이 올리는 6가지 물건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그 6가지 공양물과 뜻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향(香): 향은 해탈을 상징한다. 불을 붙이면 연기가 나고 냄새가 나는 물질로서의 향이 아니라, 해탈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이 향이다.
예불문에“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戒香 定香 慧香 解脫香 解脫知見香)"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향은 계정혜 3학인 계향ㆍ정향ㆍ혜향을 말하며, 그리고 우리가 본자청정(本自淸淨)세계를 생각하고 그리는 해탈향과 해탈지견향을 말한다. 우리가 해탈의 경지를 갈망하기에 향을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다. 아울러 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광명 구름인 것이며 우리는 해탈의 세계가 온 천지에 퍼지도록 향에 불을 붙여 공양하는 것이다. 한편, 향은 자기 몸을 살라 맑은 향기를 풍기기 때문에 우리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이다. 향은 그 향기를 눈으로 볼 수 없으며 비록 형상이 없어도 그 향기가 먼 곳까지 훈훈히 풍긴다. 향의 연기는 우리의 간절한 정성을 가득 싣고서 우리의 마음이 향하는 곳에 이르며, 그곳에 쉬지 않고 끊임없이 향연(香煙)을 풍긴다. 우리의 끊임없는 우러름과 정성과 부처님에 대한 찬탄의 마음을 표현해 주고 있으며, 끊임없는 기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향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향은 부처님에 대한 공양구로서 빠질 수가 없는 것이다.
㈁ 등불: 부처님오신날 제등행진을 하고 또 각 사찰마다 등불을 켠다.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서 사찰 근처의 거리에는 등불을 달아서 거리를 밝힌다. 그리고 인등공양이라고 하여 공양하는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등잔 같은 등불을 법당에 켜 놓아 밝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등은 어두운 세계를 밝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중생의 어둠을 밝히신 등불은 반야의 지혜이다. 그러면 반야(般若)란 무엇인가?
“반야라 함은 지혜이다. 모든 장소, 모든 시간, 생각 생각마다 어리석지 아니하여 항상 지혜를 생각하는 것이 곧 반야행이니라. 한 생각이 어리석으면 곧 반야가 끊어짐이요, 한 생각이 슬기로우면 곧 반야가 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고 미혹하여 반야는 보지 못하면서 입으로만 반야를 말하며 마음속으로는 항상 어리석으면서 항상 내가 반야를 닦는다고 하며 생각 생각마다 공을 말하나 진공(眞空)을 알지 못하느니라. 반야는 형상이 없는 것이다. 지혜심이 바로 이것이니 만약 이와 같이 알면 곧 반야지라 할 것이니라."(6조단경 반야품).
이러한 반야의 상징으로 부처님께 등불을 공양하는 것이며, 절에 갈 때에는 잊지 않고 향과 초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등을 반야명등이라고 한다. 초도 향과 마찬가지로 자기 몸을 사루어 천지를 밝히고 또 다 탈 때까지 계속해서 쉬지 않고 빛을 발산하기 때문에 공양구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 꽃: 부처님의 경전에는 꽃에 대한 대목이 많이 나오며, 법당에는 항상 꽃으로 장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꽃으로 장엄하는 것은, 꽃을 정진의 상징으로 비유하기 때문이다.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핀다. 열매를 결과라고 한다면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자가 궁극의 목표로 삼는 해탈을 열매라고 한다면 꽃은 해탈을 이루기 전에 우리가 행하는 정진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해탈은 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까닭에 열매를 맺기 전에 먼저 피는 꽃을 본받아야 하고 수행을 실천하고자 하는 염원에서 부처님께 꽃을 공양물로 올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법당을 장엄하기 위하여 부처님께 꽃을 공양한다는 생각은 미흡하다. 소극적인 목적보다 만 가지 실천을 몸소 행하겠다는 높은 서원의 다짐과 발로로서 꽃 공양을 올린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 과일: 과일을 보리과(菩提果)라고도 한다. 불교 최고 이상인 정각의 지혜를 보리라고 하며 이것을 불과(佛果)라고도 한다. 꽃이 정진의 상징이라면 과일은 수행․정진의 결과를 얻는 최종 해탈의 결과, 꺠달음의 결과로 비유할 수 있다. 과일이 해탈의 결과를 상징하기 떄문에 각종 과일을 부처님께 공양물로 올리는 것이다.
㈄ 차(茶): 법당의 부처님을 모신 단상 앞에 평상시에도 필수적으로 비치되어 있는 기물이 있다. 반야의 등불을 밝히기 위한 촛대가 좌우로 있고, 부처님 편에서 보아 중앙에 향로가 있으며, 그 오른쪽 옆에 다기(茶器)라고 하는 물[차] 그릇이 있다. 우리가 서 있는 편에서 볼 때에는 중앙에 향로가 있고 왼쪽에 다기가 있는 셈이 된다. 이 그릇은 원래 부처님 전에 차를 올리기 위해서 비치된 그릇이다. 그러니까 차도 공양물의 하나로 빠질 수 없는 것이다.
불교에서 등장하는 차를 감로차(甘露茶)라고 하는데, 감로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근심걱정을 없애 주는 음식물로 비유되었다. 우리는 흔히 물을 공양물로 올리는데 이것을 청정수라고 하며 우리 마음의 근심을 없애 주는 감로, 몸의 질병을 없애 주는 감로로 생각하고 이와 같은 감로의 즐거움을 성취하고자 차 또는 청정수를 항상 부처님 전에 올리는 것이다.
㈅ 음식: 음식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며 육신을 지탱하는 귀한 약이다. 음식을 공양물로 올리는 것은 예로부터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일반인들은 음식을 공양물로 올리는 것에 대하여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꽃을 공양물로 올리는 것이나 음식을 공양물로 올리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음식은 여러 가지 맛을 내기 때문에 그 맛을 정진의 결과에서 나타나는 희열, 종교적 체험에서 나타나는 법열(法悅)로 비유하여 부처님께 공양물로 올린다. 마음을 다해 바치는 정성스러운 공양은 3륜(三輪, 받는 자ㆍ받는 물건ㆍ주는 자)이 청정하면 크나큰 공덕이 뒤따른다.
③ 식사 공양
공양은 밥 먹는 것을 이르기도 하는데, 이 때의 공양은 불도(佛道)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육신이 필요하므로 몸을 지탱하기 위한 약으로 생각하고 먹기 때문이다. 공양을 할 때는 일체 말을 하지 않으며 자기의 자리와 차례를 지키고 수저 소리나 음식 먹는 소리를 내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다.
바로 앉은 자세로 식사하고 자기가 먹던 음식은 남기지 않고 다 먹으며, 양이 많을 때는 먹기 전에 양만큼 덜어 먹는다. 사찰에서 발우공양을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가정에서도 공양할 때에 일정한 의식을 행하면 불자의 신행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공양게】
〔공양하기 전〕
◇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얻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 나무불ㆍ나무법ㆍ나무승. 이 음식에 깃든 은혜 두 손 모아 감사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 명심발원 하옵니다.
◇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있습니다. 이 음식으로 이 몸을 길러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또한 수고한 모든 이들이 선정삼매로 밥을 삼아 법의 즐거움이 가득하여 지이다. 나무석가모니불.
〔공양한 후〕
◇ 이르는 곳마다 부처님의 도량이 되고 베푸는 이와 수고한 모든 이들이 보살도를 닦아 다같이 성불하여 지이다. 나무석가모니불.
2. 불자 상식
(1) 절의 구조
① 문(門)
㈀ 일주문: 사원의 첫 문이며, 기둥이 양쪽에 한 개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진리가 하나로 돌아감을 상징화한 문이다. 이를 경계로 성(聖)과 속(俗)이 나누어진다.
㈁ 4천왕문(四天王門): 사원의 두 번째 문이며, 4천왕이 모셔져 있다. 4천왕은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로서 사원을 나쁜 잡귀신, 즉 악으로부터 보호하는 외호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제석천의 명을 받아 4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인간의 동작을 살펴 이를 보고하는 신이다. 4천왕의 이름과 지니고 있는 지물을 알아보면 동방 지국천왕(東方 持國天王)은 두 손으로 칼을 잡고 있고, 남방 증장천왕(南方 增長天王)은 오른손에 용, 왼손에 여의보주를 잡고 있으며, 서방 광목천왕(西方 廣目天王)은 오른손에 창, 왼손에 보탑을 잡고 있으며, 북방 다문천왕(北方 多聞天王)은 두 손으로 비파를 들고 있다.
㈂ 해탈문(解脫門): 해탈은 불교수행의 가장 큰 목표로서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대자유(大自由)를 얻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일주문을 거쳐 해탈문을 지나면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라는 불교수행의 과정과 이상을 상징적으로 설명해 주는 문이다.
㈃ 불이문(不二門): 불법(佛法)이 둘이 아니며 성(聖)과 속(俗)이 둘이 아니며 이 문에 이르면 부처님의 세계이므로 생사가 둘이 아닌 완전한 세계에 들어감을 상징하는 문이다. 고려 이후에는 불이문이 누각으로 발달되며 단층 또는 2층으로 지어져 그 명칭도 자하문ㆍ보제루ㆍ구광루 등으로 다양하다.
② 전각(殿閣)
전각의 명칭은 내부에 모셔진 상에 따라 달라지며 부처님이나 보살, 제자상이 모셔진 곳은 전(殿)이란 명칭이 붙으며 그 이외의 것은 각(閣)이란 명칭이 붙게 된다. 절의 가장 중심되는 건물을 금당(金堂)이라 하는데, 금빛 부처님을 모셨다고 하여 금당이라 한다. 모신 분에 따라 금당의 명칭이 달라진다.
㈀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곳으로 석가모니불의 별호가 ‘대웅이라는 데서 붙어진 이름이다.
㈁ 극락전(무량수전ㆍ무량광전ㆍ미타전): 아미타부처님을 모시는 법당이다.
㈂) 대적광전(비로전ㆍ대방관전):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이다.
㈃ 약사전(만월보전ㆍ유리광전ㆍ보광전): 동방 유리관 세계에 계시는 약사여래 부처님을 모시는 법당이다.
㈄ 용화전(미륵전): 미래부처님이신 미륵부처님을 모시는 법당이다.
㈅ 영산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산(영축산)에서 설법을 하시는 모습을 나타내는 법당으로 이를 영산회상이라 하며, 석가모니 부처님의 주존이다.
㈆ 천불전: 천 분의 부처님을 모신 법당으로 직지사 천불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명부전(지장전ㆍ시왕전): 지장보살이 주존이시며, 10대왕의 상을 모시는 곳이다.
㈈ 응진전(나한전): 부처님의 제자 중 아라한의 지위를 증득한 제자들을 모시는 곳으로, 500나한ㆍ16나한 등을 모신다.
㈉ 관음전(원통전): 관세음보살을 주존으로 모신 법당이다.
㈊ 진영각(영각): 훌륭하신 고승들을 모시는 법당으로 주로 그 절의 창건주 스님 이 모셔진다.
㈋ 3성각: 독성ㆍ산신ㆍ칠성을 모시는 법당으로 전부 독립하여 각각 독성각ㆍ산신각ㆍ칠성각 등에 따로 모셔지기도 한다.
㈌ 신중단(神衆檀): 주로 큰 법당(대웅전, 대적광전 등)내 좌ㆍ 우측에 탱화로 모셔진 불법옹호의 호법신장을 가리킨다.
③ 강당(講堂)
법당이라고도 하며 현재에 와서는 금당과 혼합되어 있는 형태를 갖고 있다. 금당의 후면에 배치되어 법회, 대중공사를 여는 장소이다. 불국사의 무설전이 대표적인 것이다.
④ 원(院)
스님들의 전문교육기관으로 경전을 교육하는 강원(講院), 계율을 교육하는 율원(律院), 참선을 전문으로 하는 선원(禪院) 등이 있으며, 3원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경우는 총림(叢林)이라고 일컫는다.(해인총림, 영축총림 등)
⑤ 요사(寮舍)
스님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건물의 용도에 따라 심검당(尋劒堂)ㆍ수선당(修禪堂)ㆍ염불당(念佛堂) 등 여러 가지 명칭이 붙여진다.
⑥ 탑(塔)
탑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거나 대승경전을 모시기도 하는데, 사찰을 표상하기도 하고 신도들의 신성한 예배의 대상으로 불보살님들과 마찬가지로 예배의 대상이 된다.
⑦ 찰간(察竿)
절 앞에 돌이나 쇠로 만들어 높게 기둥을 세운 것으로 당간지주라고 부른다. 옛날부터 법이 높은 고승이 많은 사람에게 그 법을 알리기 위하여 세운 것으로서 그 절의 가풍을 알리기도 했다.
(2) 불상
불상의 형태는 보통 여래상ㆍ보살상ㆍ신장상으로 나누는데, 여래상은 나발(머리카락이 말려서 소라모양이 된 것) 형태로 구분하고, 보살상은 보관(寶冠)을 머리에 쓰는 것이 특징이다. 신장상(神將像)은 무장(武將)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조사상은 스님의 모습이다.
① 여래상
여래상은 수인(手印, 손 모양)과 가사에 따라 구분이 된다.
㈀ 석가모니불: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인은 항마촉지인ㆍ선정인(禪定印=法界定印)ㆍ전법륜인(轉法輪印, 說法印) 등이 있다. 항마촉지인은 부처님이 성도하시기 전 마군(魔群)의 항복을 받으실 적에 취하신 수인(手印)이며, 선정인은 선정에 드신 모습을, 전법륜인은 설법을 하시는 상태임을 표현한 수인인데, 통상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다.
㈁ 아미타불: 아미타불의 전생은 법장비구로서 중생을 구제하려는 커다란 48서원을 세워 결국은 서방정토 극락세계라는 이상세계를 건설하여 중생을 구제하시는 부처님이다. 아미타불은 중생의 각각의 근기(根機)에 맞게 화현(化現)하시어 구제하시므로 9품(九品)이라 하여 9가지의 수인(手印)이 있는데, 이를 9품인(九品印)이라 한다.
㈂ 미륵불: 미륵은 과거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로서 부처님으로부터 다음 생에 태어나 반드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성불시키는 용화세계를 구현하리라고 수기를 받아 도솔천에서 그때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부처님이다. 즉, 미래불인 셈이다. 입불(立佛)의 경우가 많고, 수인은 통인(通印)을 짓는다.
㈃ 비로자나불: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는 그 자신이 조작해 낸 것이 아니라 온 우주를 관통하는 진리이다. 이러한 진리를 표현하는 법신불(法身佛)이 바로 비로자나불이다. 비로자나불의 수인은 지권인(知券印)이다.
② 보살상(左右補處, 左右挾侍菩薩像)
보살상은 보관(寶冠)과 지물(持物)에 따라 구분이 되는데, 여기서는 본존불의 좌우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좌우보처 보살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보처(補處)란 이전 부처님이 입멸한 뒤에 성불해서 그 자리를 보충하는 보살이란 뜻이다.
㈀ 비로자나불: 노사나불ㆍ석가모니불
부처님께서 깨달은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 비로자나불인데, 그 좌우 보처가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이다. 이때 비로자나불은 지리의 체(體), 노사나불은 진리의 상(相), 석가모니불은 진리의 용(用)을 뜻한다.
㈁ 석가모니불: 문수보살ㆍ보현보살
석가모니 부처님의 좌협시보살(부처님 앞에 섰을 때 오른편에 보임)은 문수보살로 문수사리보살이라고도 부른다. 지혜를 맡고 있으며 왼손에 연꽃을 들고 있다. 우협시보살은 보현보살로 부처님의 중생제도를 돕는다. 코끼리를 탄 모양이나 연화대 위에 올라선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형태로 협시보살을 모신 사례를 보면 불국사의 대웅전에는 과거불인 제화갈라(提和碣羅, 定光如來)보살과 미래불인 미륵보살을 모시고 있으며 특이하게는 가섭과 아난,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를 모신 곳, 약사여래와 미륵보살을 모신 곳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격식을 따르지 않은 군소 사찰에는 약사여래와 미륵보살을 모신 곳이 상당수 있는데, 이는 그동안 역사 속에서 민중들이 자신의 희원을 표현한 것으로 약사여래를 모심은 질병에서 구원받고자함이며 미륵불을 모심은 빨리 미래불이 오셔서 모두가 평등한 세계로 구원받기를 바랐던 민중들의 바램이 투영된 것이다.
㈂ 아미타불: 관세음보살ㆍ대세지보살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건설하신 아미타부처님의 좌우협시 보살은 관세음보살ㆍ대세지보살인데, 특히 관세음보살에 대한 믿음이 따로 신앙이 될 정도이다. 관세음보살의 앞에는 대자대비(大慈大悲)․천수천안(千手千眼) 등의 수식어가 붙는데, 이 보살은 대자대비를 근본서원으로 하여 그 명호를 부르거나 위기에 처한 중생에게 구원을 주시며 중생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에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고 한다. 수많은 중생의 부름에 응하시므로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이 있다고 하며 중생 앞에 나타날 때 그의 근기에 맞추어 여러 가지 형체로 나타나기 때문에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한다. 이 때문에 관음보살님은 항상 자비로운 모습뿐만 아니라 악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아주 무서운 얼굴이나 대노상(大怒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예, 석굴암 11면 관음).
관음보살님은 보관의 정수리에 아미타불의 화현을 모시고 있으며, 연꽃이나 감로수병, 때로는 무기까지 들고 있다.대세지보살은 지혜문(智慧門)을 표현하며, 형상은 머리에 쓴 보관의 정수리에 보병(寶甁)을 이고 있다. 그런데 보통은 대세지보살 대신에 지장보살을 모시는데, 지장보살님은 지옥에 있는 중생을 모두 구제하기 위해 직접 지옥에 들어가 중생을 구제하고 계시는 보살님이다. 지장보살은 지옥의 중생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까봐 스스로 보관을 벗어 던졌기 때문에 까까머리를 한 형태이며, 육환장[지팡이]을 들고 있는데 지팡이의 정수리 부분에 아미타불의 화현을 모시고 있다.
㈃ 약사여래: 일광보살ㆍ월광보살
동방 정유리 세계의 교주이신 약사여래 좌우 협시보살은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다. 일광보살은 화관의 일륜(日輪)을 이고 있거나 손에 지니며, 월광보살은 월륜(月輪)을 보관에 이거나 가슴에 지니며, 봉우리진 연꽃을 손에 지니는 경우도 있다.
(3) 불구(佛具)
절에서 쓰는 여러 가지 도구를 일컫는 말인데, 그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범종: 산스크리트어로 간타(Ganta)라고 하는데, 초기에는 대중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법구였으나 점차 의식용으로 사용되어 가장 중요한 법구 중의 하나가 되었다. 아침과 저녁예불 시에 치며, 지옥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가 있다.
② 법고: 역시 아침저녁 예불 시에 치며 네발을 가진 축생을 제도한다는 의미가 있다.
③ 운판: 청동판으로 되어 있고 구름모양으로 생겨 붙여진 이름이며, 날짐승을 제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아침ㆍ저녁 예불 시에 친다.
④ 목어: 수중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나무로 고기형상을 만들어 속이 비게 하여 만든 것인데, 아침ㆍ저녁 예불 시에 친다.
⑤ 목탁: 목어가 변형되어 생긴 것으로, 염불이나 대중이 경전을 외울 때 운율이나 박자를 맞추기 위하여 사용한다. 법당에서 쓰이는 도구 중 가장 주된 것이다.
⑥ 죽비: 통대나무의 가운데를 갈라 만든 것으로, 손바닥으로 쳐서 소리나게 하는 법구이다. 주로 선방에서 쓰이고 있으며 참회ㆍ입정ㆍ예불ㆍ입선과 방선의 신호, 공양시의 신호를 알릴 때 쓴다.
⑦ 요령: 진언을 외울 때 쓰며 마음 심(心)자를 쓰듯이 흔든다.
⑧ 다기: 본래 불교에서는 없던 것인데, 중국에서 비롯하여 북방불교에서만 쓰고 있는 법구로서 청정수를 떠놓는 용도로 쓰인다.
⑨ 발우: 부처님 때부터 직접 공양하시던 그릇인데, 그 뒤부터 스님들의 밥그릇으로 쓰는 중요한 법구이다. 인도 당시에는 1개 뿐 이었으나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4개로 늘어났으며, 공양 시에는『소심경』을 외우며 그 절차에 따라 발우를 펴고 식사를 한다.
⑩ 염주: 기도와 참회 염불 시에 쓰는 법구로서, 보리수 열매 또는 나무를 깍아 구슬모양으로 꿰어 쓰는데 108염주가 대표적이며, 1080ㆍ54ㆍ27ㆍ18개의 알로 이루어진 것이 있다. 통상 18개로 만들어 한 손 안에 들어오는 것을 단주라 하고, 작은 열매로 꿰어 손목에 차고 있는 것을 합장주라고 한다.
(4) 8상성도(八相成道)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여 중생을 제도하려고 일생 동안에 나타내 보이신 8종의 모습(相). 사찰의 법당 바깥 벽면에는 8상성도(八相成道)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다.(44쪽, 부처님의 생애 참조)
① 도솔내의상(兜率來儀相): 도솔천에 계시던 호명보살(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시기 전의 이름)이 사바세계의 중생을 구제하고자 흰 코끼리를 타고 카필라국의 마야왕비에게 수태되시다.
②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마야왕비께서 만삭이 되어 태자를 낳으시려고 친정인 콜리성으로 가시는 도중, 룸비니 동산에 이르러 무우수 가지를 잡는 순간에 태어나시다.
③ 4문유관상(四門遊觀相): 부처님께서 동문으로 나가서 늙은 노인을 보고, 남문으로 나가서 병든 사람을 보고, 서문으로 나가서 죽은 사람을 보고, 북문으로 나가서 수행하는 사문을 보고, 세상의 덧없음을 느끼시다.
④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부처님께서 부왕 몰래 카필라 왕궁을 넘어 출가하시다.
⑤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자 설산에 들어가 수도하시다.
⑥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서 마군을 항복받고 깨달음을 얻으시다.
⑦ 녹원전법상(鹿苑傳法相): 부처님께서 녹야원으로 가셔서 교진여 등 다섯 비구에게 법을 설하시다.
⑧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부처님께서 45년 간 중생들을 위해 진리의 법을 설하시고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시다.
(5) 십우도(十牛圖 )
우리의 본래면목을 소에 비유하여 잃어버린 소를 찾는 순서와 소를 찾은 뒤에 주의할 점을 그린 그림으로 십우도 또는 심우도(尋牛圖)라고 하며, 역시 사찰의 법당 바깥 벽면에 많이 그려져 있다.
① 심우(尋牛 ): 잃어버린 소를 찾는다.
② 견적(見跡): 소의 자취를 보다.
③ 견우(見牛): 소를 보다.
④ 득우(得牛): 소를 얻다.
⑤ 목우(牧牛): 소를 먹이다.
⑥ 기우귀가(騎牛歸家): 소를 타고 돌아오다.
⑦ 망우존인(忘牛存人) : 소는 없고 사람만 있다.
⑧ 인우구망(人牛俱忘): 소도 사람도 없다.
⑨ 반본환원(反本還源) : 본래자리로 돌아오다.
⑩ 입전수수(入廛垂手): 저자에 들어가다.
(6) 불교의 4대 명절
불탄절ㆍ출가절ㆍ성도절ㆍ열반절을 불교의 4대 명절이라 하고, 여기에 백중절을 더하여 5대 명절이라고 한다.
① 불탄절(佛誕節):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오신 날이며, 음력으로 4월 8일이다. 초파일에는 등불을 켜고 관불식(灌佛式) 또는 욕불식(浴佛式)을 하는데, 낮에 하는 관불식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아홉 용이 물을 토하여 태자를 씻겼다는 전설에서 연유된 것으로 지혜의 물로써 번뇌의 때를 씻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또 등불은 어둠을 밝히는 진리의 등불을 상징한다.
② 출가절(出家節):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날이다. 부처님께서는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9세 되던 해, 음력으로 2월 8일 카필라 궁을 넘어 출가하시었다. 이날 스님들은 집을 떠난 본래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또 재가 불자들도 번뇌에 찌들은 세속적인 생활에서 벗어나서 성자적 생활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다.
③ 성도절(聖道節):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날이다. 부처님께서는 6년 수행 끝에 35세 되던 해, 음력으로 12월 8일, 붓다가야(보드가야로 표기하기도 함)의 보리수 아래에서 새벽 명성을 보시는 순간‘위없는 바른 깨달음(아뇩다라삼먁삼보리)'을 이루셨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심으로써 인류는 생사 고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었다.
④ 열반절(涅槃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날이다. 부처님께서는 80세 되던 해, 음력으로 2월 15일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하에서 열반에 드셨다. 부처님께서 열반을 보이심으로써 육신은 유한하지만 법신(본래 마음)은 불생불멸(不生不滅)함을 깨우쳐 주신 것이다.
⑤ 백중절(百中節): 백중절을 백종절(百種節) 또는 우란분재일이라고도 하는데, 음력으로 7월 15일이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의 한 사람인 목련존자가 백 가지 음식을 차리고 지옥에 계신 어머니를 구제하였다고 하여 유래된 날이다. 또한 이 날은 절에서 하안거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에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 돌아가신 조상님을 위하여 천도재를 지내기도 한다.
(7) 불교의 4대 성지
① 룸비니(부처님께서 탄생하신 곳):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곳으로 카필라성 동쪽에 있던 꽃동산인데, 현재 네팔의 테레이 지방이다. 이곳에는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 왕비께서 당시의 풍습에 따라 아기를 출산하기 위하여 친정인 콜리성으로 가시는 도중, 이곳 룸비니 동산에 이르렀을 때 온갖 꽃들이 만발한 것을 보고 가마에서 내려 무우수(無憂樹) 가지를 잡는 순간 태자를 낳으셨다고 하는데, 지금도 마야왕비가 붙잡고 낳았다는 나무인 무우수와 목욕한 연못이 있고 부처님 탄생 그림이 안에 모셔져 있다. 또 불멸 2백년 후 아쇼카대왕이 세운 돌비석이 남아 있다.
② 붓다가야(성도하신 곳):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곳으로 중인도 마갈타국 파트나의 서남쪽 62마일 지점에 있는 도시이다. 여기에는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금강보좌(金剛寶座)와 보리수(菩提樹), 그리고 성도 후 7ㆍ7일 사이에 옮겨 다녔던 유적지, 폭풍우로부터 부처님을 보호했던 용이 살던 연못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보리수 옆에는 정각탑이 높이 솟아 있고 주위에는 태국ㆍ미얀마ㆍ티벳ㆍ스리랑카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한국 사찰도 있다.
③ 녹야원(처음 법을 펴신 곳): 부처님께서 최초로 법을 펴신 곳으로 현 인도 바라나시 사르나트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는 법륜을 상징한 전법륜탑(轉法輪塔)이 있고 그 옆에 스리랑카 스님들이 지은 절이 있다. 절 안에 모셔진 부처님은 법륜상(法輪像)으로써, 5비구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조각한 것인데 원상은 국립박물관에 사자탑과 함께 보존되어 있고, 이곳에 모신 것은 모조품이다.
아쇼카 대왕의 석주와 옛 절터가 그대로 남아 있고 지금도 사슴들이 뛰어 놀고 있다. 5비구가 부처님을 맞이한 불영탑(佛迎塔)은 녹야원 문밖 동산에 높이 솟아 있다.
④ 쿠시나가라(열반하신 곳):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곳으로 비야리성의 동북쪽에 있다. 부처님께서는 이곳에 있는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에서 열반에 드셨다.
지금 이곳에는 미얀마 스님들이 절과 탑을 지어 입멸당시의 부처님 모습을 그대로 모시고 있고 화장했던 자리에는 큰 탑이 붉은 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또 주위에는 미얀마ㆍ태국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절을 지어 살고 있다.
(8) 우리나라의 3보 사찰
① 통도사: 통도사는 경남 양산군 하북면 지산리 영취산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와 가사가 모셔져 있는 불보 사찰로, 자장율사가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4년(646년)에 창건하였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시던 인도 영취산의 맑은 기운이 그대로 통한다 하여 통도(通度)라고 하였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모든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뜻에서 통도사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이 법당 뒤에 있으므로,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그래서 통도사를 우리나라의‘불보종찰'이라고 한다.
② 해인사: 해인사는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가야산 서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해인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를 나무판에 새겨놓은『고려대장경』을 모시고 있는 법보 사찰로, 신라 제40대 애장왕 3년(802년)에 순응과 이정 두 스님이 창건하였다. 해인(海印)이란 모든 사물의 그림자가 넓고 큰 바다에 거울처럼 두루 비치듯이 부처님의 드넓은 지혜의 바다에 온갖 법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해인삼매(海印三昧)에서 따온 이름이다.
해인사 장경각에는 우리나라의 큰 자랑이라 할 수 있는 고려대장경판이 보존되어 있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화재를 입었으나 다행히 고려대장경과 장경각은 피해를 입지 않고 잘 보존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해인사는 부처님의 일대 설법을 모신 곳이므로‘법보종찰'이라고 하며, 그 까닭에 대장경각은 대웅전 뒤 제일 높은 위치에 모셔져 있다.
③ 송광사: 송광사는 전남 승주군 송광면 신평리 조계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라 경문왕 7년(867)에 혜린선사가 창건하였다. 송광사에는 옛부터 수행을 많이 쌓아서 덕이 높은 국사를 많이 배출한 승보사찰로, 송광이란 송광사가 자리잡고 있는 조계산에서 열여덟 분의 훌륭한 스님이 나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편다는 전설에서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보조국사 이후 진각국사.청진국사.진명국사 등 열여섯 스님의 영정이 국사전에 모셔져 있다. 이와 같이 송광사는 큰 가르침을 펴신 스승들이 많이 나오신 곳이어서‘승보사찰'이라고 한다.
송광사 대웅전 뒤에 종사가 설법하는 설법전 즉 승보전이 있는 데, 일반적으로 대웅전 뒤에는 어떤 건물도 세울 수 없으나 3보 사찰에는 대웅전 뒤에 불ㆍ법ㆍ승을 상징하는 건물이 있다. 지금 송광사에는 외국 스님들도 많이 와서 수행하고 있다.
(9)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
적멸보궁은 법당 안에 따로 불상을 조성하지 않고 불단만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은 오대산 상원사 중대,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영취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이다.
(10) 8대 총림
총림의 총(叢)은 많은 수행자들이 한 곳으로 모여 있다는 뜻이고, 림(林)은 그 수효가 많다는 어울림의 뜻을 수풀의 울창함으로 비유하였다. 총림이란 사찰 자체에서 참선을 전문하는 선원(禪院), 경전을 전문하는 강원(講院), 계율을 전문하는 율원(律院), 염불을 전문하는 염불원(法堂)의 종합사원(四院)을 갖춘 절을 총림이라 한다.
조계종에는 5대 총림 즉, 통도사 영축총림, 해인사 해인총림, 송광사 조계총림, 수덕사 덕숭총림, 백양사 고불총림이 있엇는데, 최근 9교구 본사인 동화사, 13교구 본사인 쌍계사,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가 새로운 총림(叢林)으로 승격되어 총 8개의 총림이 있다.
(11) 불교의 상징물
불교의 상징물은 초기에는 빈 좌대ㆍ발자국ㆍ법륜 등으로 부처님을 상징하였다. 그 후 불교역사의 발전을 따라서 상징물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는 만(卍)자ㆍ연꽃ㆍ보리수ㆍ불교기 등이다. 이 모든 상징물은 각자 그 특수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① 연꽃: 연꽃은 청정의 상징이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향기와 깨끗함 부드럽고 예쁜 4가지 특징은 법계진여의 4가지 덕목인,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 에 비유된다.
㈀ 상(常): 여래법신은 항상 상주하며 영원불변하다.
㈁ 락(樂): 여래법신은 모든 괴로움을 떠나서 열반적멸의 큰 즐거움에 머문다.
㈂ 아(我): 여래법신은 무애자재하여 자아의 유무를 뛰어 넘은 대아(大我)이다.
㈃ 정(淨): 여래법신은 더러움을 떠나 물들지 않으므로 아주 청정하다. 또한 연꽃은 오묘한 향기가 널리 퍼져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길함을 느끼게 하므로 제불보살님 대부분이 연화를 좌대로 하였는데, 아미타부처님ㆍ관음보살ㆍ대세지보살님 모두 보련화에 앉아 계신다.
② 법륜: 불교의 각종 상징물 가운데 법륜은 부처님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고 또한 부처님이 말씀하신 교법의 상징이다. 륜(輪)이라 함은 고대 전쟁에서 쓰이던 전차로, 전차는 싸움터의 모든 적군을 물리칠 수 있으므로 불교는 그 뚫는 힘, 나아가는 힘, 이루는 힘 등 3가지 뜻을 상징하여 부처님이 설하시는 법이 갖추고 있는 의의를 상징한다.
㈀ 중생의 번뇌를 뚫어 부순다.
㈁ 쉬지 않고 나아가니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 원만하여 결함이 없다. 홍법하는 것을‘법륜을 굴린다'라고 하는 데, 진리의 바퀴를 굴려 움직이는 의미를 말한다.
③ 卍(만): 卍(만)은 길함ㆍ청정함ㆍ원만함을 상징한다. 부처님의 가슴ㆍ손발ㆍ머리칼 등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여러 가지 덕목이 모인 것을 상징하고, 부처님의 32상 가운데의 하나이다. 예전부터 좋은 징조의 표지로 여겨져 왔으며, 후세에서는 법륜과 마찬가지로 불교를 대표하는 문양으로 쓰여졌다.
④ 보리수: 보리수는 불교의‘깨달음',‘불도를 성취함' 등 이상적인 정신을 상징한다.
보리수나무는 원래 피파라(pippala)라고 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아래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이루시어 보리수라 불리어지게 되었다.
⑤ 만다라: 만다라는 대승불교의‘하나가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 하나'라는 것을 상징한 표현이다. 본래는 부처님이 금강보리좌에 앉아 깨달으신 것을 중심으로 그린 그림으로, 이 그림은 도량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밀교에서는 그 의의를 크게 확대하여 만다라를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경계 ㉡관상(觀想)의 경계 ㉢그림 형식으로 불ㆍ보살님 등의 모든 분이 늘어서신 모습을 실제로 그려내어 밀법 수행 시 관상의 용도로 쓰고 있다.
⑥ 불교기: 1952년 세계불교도우의회 제2차 대회에서 불교기를 정하였는데, 불교신앙의 큰 상징이 되었다. 이 불교기는 부처님 성도 시에 몸에서 발하신 청ㆍ황ㆍ적ㆍ백ㆍ주황으로 색깔마다 각각 불법 교의의 숨은 뜻을 상징한다.
⑦ ○(일원상): 일원상(一圓相)은 불교의 심오한 이치를 나타내는 표상이다. 서산대사가 지은『선가귀감(禪家龜鑑)』에 보면, 중국의 혜능대사가“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하여 난 것도 아니고 죽음도 없었다. 이름 지을 길이 없고 모양을 그릴 수도 없다. 이 한 물건이 무엇인고?"하고 물으니, 하택신회 스님이 앞으로 나와 대답하기를“모든 부처님의 근본이요, 신회의 부처 성품입니다."하고 대답하여 6조 혜능의 법맥을 이을 수 있었다고 하며, 남악회양 선사가 숭산으로부터 왔을 때 6조가“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하고 물었을 때 남악회양 선사는 어쩔 줄 모르고 대답을 못하다가 8년만에야 깨우치고 나서“가령 한 물건이라고 해도 맞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여 6조의 법맥을 이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선의 깊은 도리는 깊은 수행을 하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는 오묘한 이치이다. 여기서 말하는‘한 물건을 일원상(○)으로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12) 사찰의 조직형태
사찰의 조직은 어떠한 규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통에 의하여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종단의 경우에는 종정 스님이 최고 어른으로 계시면서 총무원장 스님이 모든 종단업무를 집행하며, 총림(강원ㆍ선원ㆍ율원ㆍ염불원을 각춘 종합교육기관. 현재 우리나라에 총림을 둔 사찰은 해인사 가야총림, 통도사 영축총림, 송광사 조계총림, 수덕사 덕숭총림, 백양사 고불총림이 있음)이 있는 절에서는 방장스님이, 선원이 있는 절에서는 조실스님이 그 절의 최고 어른으로 계시고, 행정상의 대표로 주지라는 소임이 있으며, 필요에 따라 총무, 재무 등의 소임이 있다. 위에 어른을 모시고 실무책임자가 종무를 집행하는 것이 불교조직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항상 선지식을 모시고 그 가르침을 받으며 도를 구하는 불가에 있어서 마땅한 조직형태라고 할 것이다.
(13) 스님 및 재가신도의 호칭
① 스님의 호칭: 일반적으로 스님이라 하면 출가수도(出家修道)하는 승려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며, 선지식(善知識)을 갖춘 스님이란 뜻도 담겨있다. 법사의 원래 뜻은 불법에 정통하고 청정한 행을 닦아서 세간의 모범이 되어 중생을 교화하는 스님을 말하나 요사이는 출가ㆍ재가를 막론하고 불법을 강설(講說)하는 이들을 일반적으로 법사라고 한다. 이 때의 법사는 전법사(傳法師)의 준말이다. 선사(禪師)는 수선사(受禪師)의 준말로 선정(禪定)에 통달한 고승을 숭배하여 이렇게 부르기도 하였다. 조사(祖師)는 1종(一宗)ㆍ1파(一派)를 세운 스님을 말한다. 대사(大師)는 원래 부처님에 대한 존칭으로 대도사(大導師)의 약칭인데, 큰스님을 ○○대사라고 존칭하기도 하였다. 한편 왕사(王師)는 왕과의 관계에서, 국사(國師)는 국가나 임금의 사표가 되는 고승에게 임금이 내리는 칭호였다. 종사(宗師)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고승이나 선종(禪宗)을 전하는 스님, 조사(祖師)스님에게 쓰는 칭호이다.
중(衆)은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의 상가(僧伽 Samgha)를 한자로 의역한 것이다. 4인 이상의 모임, 후에는 3인 이상의 무리를 말하였으나 지금은 출가한 개개스님을 지칭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좌(首座)는 선종의 승당에서 기거하는 대중의 으뜸이 되는 스님으로, 제1좌(第一座)ㆍ좌원(座元)ㆍ선두(禪頭)ㆍ수중(首衆)이라고 병용해서 호칭하는데, 선원에서 참선을 하는 스님들을 일반적으로 수좌라고 한다. 비구(比丘 Bhikṣu)는 남자로서 출가하여 정식수행을 하는 수도자로서 250계를 지켜야 한다. 비구는 항상 깨끗하게 생활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걸사(乞士)라고도 한다. 비구니(比丘尼 Bhikṣni)는 여자로서 출가하여 348계를 받아 수행하는 스님을 이른다.
② 재가신도의 호칭: 불교에서 출가하지는 않았지만 불문에 귀의하여 속가에 살면서 보살행을 닦는 사람을 남자는 거사(居士), 여자는 여거사(女居士)라고 한다. 이 거사란 인도에서는 4성(四姓)중 공(工)ㆍ상(商)에 종사하는 사람 중 부자를 말하며, 중국에서는 학식과 도덕이 많으면서도 벼슬하지 않는 선비를 지칭하였다. 후세에 와서 남자가 죽은 뒤 그 법명(法名) 아래 붙이는 호칭으로도 썼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재가신도 중 불심이 돈독한 남자신도 만을 거사라고 부르고 있다
보살은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준말인데, 성불을 위해 수행에 힘쓰는 이들을 말하며, 넓은 의미로는 대승에 귀의한 출가자나 재가자 모두를 한꺼번에 보살로 칭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자신도를 보살님이라고 존칭하여 부르고 있다.
우바새(優婆塞 upasaka)는 재가에 있으면서 부처님을 믿는 청신사(淸信士) 즉 남자신도를 말하고, 우바이(優婆夷 upaṣika)는 재가에 있으면서 부처님을 믿는 청신녀(淸信女) 즉 여자신도를 가리킨다.
(14) 불교문화재
우리나라의 국보와 보물은 대부분 불교문화재라는 것은 다 잘 아는 사실이다. 전각ㆍ불상ㆍ탑ㆍ석등ㆍ부도ㆍ범종 등 수많은 불교문화재들이 오랜 역사 속에서 찬란히 꽃피웠던 옛 어른들의 지극한 불심과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는 중요한 국보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본래 원각사 터였던 서울의 탑골공원-흔히 파고다공원이라고 함-에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대리석 10층탑(국보 제2호)이 있다. 이 탑은 아자형(亞字形) 탑신에 정교한 조각이 빈틈없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같은 대리석의 원각사비(圓覺寺碑, 국보 3ㆍ4호)도 있다.
불교문화재가 많은 곳은 역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경주를 빼놓을 수 없다. 경주 일대가 그대로 불교박물관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유네스코에서는 세계의 역사유적지의 하나로 지정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불국사에 있는 높이 10미터나 되는 독창적인 다보탑(국보 제20호), 높이 7m의 단순 소박하면서도 품위가 있는 석가탑(국보 제21호), 사리탑(국보 제61호), 연화교ㆍ칠보교(국보 제22호), 청운교ㆍ백운교(국보 제23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27호), 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26호), 그리고 토함산의 석굴암(국보 제24호) 등은 너무 유명한 불교문화재이다. 흔히 에밀레종이라 불리는 봉덕사의 성덕대왕 신종(국보 제29호)이 경주 박물관 앞뜰에서 천년 세월을 머금고 묵묵히 그 애잔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옛 분황사 터의 9층 모전탑(模塼塔, 국보 제30호)은 비록 일본인들의 무지한 손길에 손상을 입긴 했으나 지금도 당당했던 그 위용을 간직하고 있다. 또 남북 8㎞, 동서 4㎞의 산 전체가 그대로 불국토였던 경주 남산에는 수많은 국보ㆍ보물급의 석등(19기)ㆍ석탑(61기)ㆍ석불(28구)ㆍ마애불(50개소)ㆍ절터 106개소 등이 즐비하다. 그리고 감은사 터의 동서 3층석탑(국보 제112호)은 문무대왕의 간절했던 애국심을 오늘에 전해 주고 있어 퍽 인상적이다.
호남지방에 있는 승보종찰(僧寶宗刹)이라 일컫는 송광사에는 국사전(국보 제56호)ㆍ하사당(下舍堂, 보물 제263호)ㆍ나무조각 3존불감(三尊佛龕, 국보 제42호)ㆍ고려 고종이 내린 제서(制書, 국보 제43호) 등이 있으며, 송광사와 더불어 조계산의 3암사(三巖寺)라 일컫는 선암사에는 승선교(昇仙僑, 보물 제400호)ㆍ동서 3층석탑(보물 제395호)이 있다. 또 구례의 화엄사에는 각황전 석등(국보 제12호)ㆍ4사자 3층석탑(국보 제35호)ㆍ각황전(국보 제67호) 등의 불교건축물이 있다.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에는 다층석탑(보물 제225호)ㆍ다층 전탑(보물 제226호), 보제존자의 석종(보물 제228호)ㆍ석종 앞의 석등(보물 제231호)ㆍ석종비(보물 제229호)ㆍ대장각비(보물 제230호)ㆍ조사당(보물 제180호) 등이 있다.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 가야산의 해인사, 충남 속리산의 법주사, 경기도 수원에 있는 용주사에는 많은 불교문화재가 있다. 가장 오래된 범종(국보 제36호)은 오대산 상원사에 있으며,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는 봉정사의 극락전(국보 제15호)ㆍ수덕사의 대웅전(국보 제49호)ㆍ부석사의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이 있다.
이밖에도 많은 불상ㆍ불구가 국립박물관을 비롯해서 각 지방 박물관과 사찰에 보존되어 있다. 이들 불교문화재에는 옛 조상들의 절실했던 믿음이 승화된 불교예술인 동시에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세계적인 예술품이다. 이를 잘 가꾸고 보존해서 자자손손 먼 훗날까지 전해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