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We can>이 20일 용인 고림동에 위치한 용인우리교회를 찾아갔던 날, 교회에는 담임목사 부부까지 10명이 예배당 옆 공간에 두런두런 앉아있었다. 한 남자 성도는 급한 일로 오지 못했단다. 사무실인지 사랑방인지 식당인지 공부방인지 모를 그곳에(이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들어가자마자, 시끌벅적한 수다가 시작됐다.
이들은 용인우리교회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려주기 위해 이날 약속시간보다 다소 늦게 방문한 <Yes, We can> 팀을 두 시간이나 기다렸다고 했다. 매일 10시에 있는 기도회가 끝난 뒤 가지 않고 교회에 계속 있었던 것이다. 장재동 목사는 “제가 직접 얘기하기보다, 성도들이 객관적으로 우리 교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번 방문했던 예수사랑교회(담임 손인식 목사)도 그랬다. 그만큼 목회자와 성도들이 진정한 ‘우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난해 2월 창립한 용인우리교회의 목표는 ‘7천 제자를 찾고 세우고 파송하는 교회’다. 장재동 담임목사와 40여명의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나머지 6960여명을 찾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설립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용인우리교회는 선교사 2명을 후원하고,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반찬나눔’을 실시하는 등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영혼들을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만나고, 그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가족’ 삼는 일에 푹 빠져 있다. “개척교회라 힘들다”는 의식은 저 밑바탕에도 깔려있지 않았다. ‘부족함’은 오히려 ‘하나님이 역사하실 공간’이었다. 이는 이제까지 <Yes, We can>이 찾아간 작은교회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미 ‘한 가족’ 용인우리교회 성도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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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우리교회 성도들이 20일 교회 강단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뒷줄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예비 성도’ 심효순 씨, 장 목사 모친 홍산죽 권사, 장 목사 부부, 배순분 권사, 김미경 집사, 백경일 목사, 장 목사의 여동생 장경화 집사. ⓒ이대웅 기자 |
성도들은 장 목사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앞다퉈 이야기를 쏟아놓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9명 중에는 장재동 목사의 부모와 친동생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더 놀랍게도, 무리들 속에는 아직 용인우리교회 성도가 아닌 ‘불교도’까지 포함돼 있었다. 용인우리교회의 용광로같은 ‘사랑의 저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Yes, We can> 팀은 거기서 사과를 깎고 있던 심효순 씨가 당연 ‘집사님’인줄 알았다). 장재동 목사는 “우리 교회는 문턱이 낮은 교회,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교회를 꿈꾼다”고 한다. 그래서 입구까지 투명 유리로 바꿨다. 기존에 있던 철제 문은 늘 열어두고서, 밖에서 안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 목사의 아버지인 장학조 집사는 업무시간 중 점심시간에 짬을 내 교회를 방문했다. 장 집사는 “아들이 개척하는데 도와줄 형편은 안 되고 해서 힘을 보태기 위해 구미에서 이사왔다”고 했다. 장 집사는 교회 설립 이후 한 번도 새벽기도를 빠진 적이 없다. 모친 홍산죽 권사도 “성도들과 백 목사님께 너무 감사하다”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홍 권사가 언급한 백경일 목사는 장 목사와 함께 용인우리교회 설립 멤버다. 백 목사는 교육목사로 전도에 앞장서고, 성도들을 세심하게 보살피며, 궂은 일에 앞장선다. 백 목사는 성도들이 이야기할 때마다 마지막에 그 성도에 대해 자세한 ‘코멘트’를 덧붙이기도 했다.
집이 안산인 백 목사는 “버스비가 없어 정류장에서 빌려 2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와도, 기름값이 없어 외상으로 기름을 넣고 와도 너무 기쁘다”며 “1년이 지나면 ‘사람 냄새가 나게 되기 때문에’ 그만두려 했지만, 목사님께서 3년간 함께하다 개척을 나가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배순분 권사는 “개척하시는 건 좋은데… 우리 백 목사님 가시면 우리는 어떡하나”며 두 눈이 젖었다. 배순분 권사는 “경상도에서 이사왔는데, 교회를 정하지 못하다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며 “우리 집이 여기서 먼데도 저를 위해 새벽마다, 주일마다 차를 운행해 주신다”고 감사해했다.
새벽마다 이렇듯 차를 운행하는 이는 김미경 집사다. 용인우리교회 첫번째 성도인 그의 딸을 따라 교회를 나오게 된 김 집사는 용인우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정이 많은 회복을 경험했다고 한다. 매주 성전 꽃꽂이로 성도들의 마음을 환하게 하는 김 집사는 하나님이 살아계신지 확신하지 못했던 남편(서승호 집사)이 변화된 역사가 가장 기쁘다. “교회는 주일 한 번만 나가는 곳”이라던 서 집사는 요즘 축구선교에 열심이다. 이날 함께한 ‘불교도’ 심효순 씨도 김 집사를 따라왔다. 심 씨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했고, 함께한 성도들은 이 때를 놓칠세라 “이제 교회 나오시라”고 거들었다. 올해 용인으로 이사온 장 목사의 여동생 장경화 집사는 매주 수요일 어린이들에게 구연동화를 가르치고 있다.
하루 세 번 목회자와 평신도 함께하는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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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꽉 들어찬 용인우리교회 주일예배 모습. 성도들은 장 목사의 메시지에서 많은 은혜를 받는다고 고백했다. |
이렇듯 간증이 넘쳐나는 용인우리교회의 비결은 하루 세 번 여는 기도회에 있다. 용인우리교회는 오전 5시 새벽기도 이후에도 오전 10시, 오후 8시에 매일 기도회를 연다. 장 목사 부부가 정시기도 개념으로 매일 기도하면서 시작된 기도회는 성도들이 자연스레 함께하고 있다. 빼곡한 기도제목들을 놓고 함께 기도하면서 목회자와 성도들은 성령의 역사들을 함께 체험하고 있다.
장재동 목사는 “사역의 중점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 복음을 자랑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물론 가장 중요한 교회의 사명이다. 복음을 전하는 것과 복음을 자랑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장 목사는 “복음을 듣고 거듭난 크리스천들이지만, 누구나 기쁨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복음적인 삶을 살고, 그 삶으로 인해 기쁨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회가 개척 단계이기 때문에 느끼는 기쁨이 더 크다고 장 목사는 말한다. “한 번도 돈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는 장 목사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기도하는데, 놀라운 방식으로 채워 주신다”고 고백했다. 이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목록을 적어놓고 기도하는 사모의 역할이 크다고 장 목사는 밝혔다. 성도들도 교회를 그냥 나오기보다 하나라도 더 가져오려 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하며, 성도들과 뭐든 나누려고 하게 되면서 가족이 돼 간다.
작은교회는 작은교회대로 사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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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을 구워주면서 노방전도에 나선 용인우리교회. <Yes, We can>에 차례로 소개됐던 브니엘교회 장성권 목사(오른쪽에서 세번째)와 중동중앙교회 장용진 목사(가운데)도 함께했다. |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서 교회를 설립한 장재동 목사는 1년여간 동네 여러 주민들과의 접촉점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크지 않은 동네라 이제 대부분 파악이 됐고, 노방전도를 하면서 쌓아둔 인맥을 활용한 관계전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소위 ‘영적인 문제가 있는’ 성도들이 해결을 위해 교회를 찾는 발걸음도 늘고 있다. <Yes, We can> 팀이 방문한 전날에는 꾸준히 관계를 맺어오던 근처 사과장수가 교회를 스스로 찾아오기도 했다. 신내림 직전에 있는 아내 때문이었다. 장 목사는 “대형교회 때문에 전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대형교회 시스템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저희처럼 가족같은 분위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장 목사의 꿈인 ‘7천 제자’는 ‘교회성장’만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세우고, 파송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간혹 대형교회로 떠나는 성도들이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특히 장 목사는 지난해 교회를 개척하기 전부터 도움을 받았던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보다 어려운 교회를 섬기고 돕는 사역을 꿈꿔 왔는데, 운동본부가 이렇게 먼저 하고 계셔서 감사했다”며 “저희도 하고싶은 사역”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용인우리교회는 요즘 오는 12월 1일 개최하는 ‘무료 안경맞춤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 출신 교회들과 큰빛부부안경선교회(대표 박종월 장로)가 함께하는 4번째 모임이다. 장 목사는 동네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이를 매개로 지역사회와의 접촉점을 늘리고 있으며, 무료 안경 신청자들과 사전에 연락하면서 복음을 조금씩 심고 있다. 1일 안경을 맞추고, 주일인 6일 찾으러 오면서 함께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이렇게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열심히 해야죠.”
첫댓글 우리에게 힘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더욱 힘있는 교회로 사용하시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