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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다니는 수묵화 화제입니다.
송(松)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겨울 재의 외로운 솔 빼어나다.
⊙정책의무송(停策倚茂松)-지팡이 멈추고 무성한 소나무에 기대본다.
⊙송풍낙간천(松風落澗泉)-솔바람이 시내 샘에 떨어진다.
⊙폭수영삼송(瀑水映杉松)-폭포수에 삼나무 소나무 비친다.
⊙계회송풍장(溪回松風長)-시내 돌아오니 솔바람이 길다.
⊙고음대고송(孤吟對古松)-외로이 시 읊조리며 고송을 대한다.
⊙진심세장송(塵心洗長松)-세속의 마음을 장송에서 씻는다.
⊙송성오월한(松聲五月寒)-소나무의 바람소리 오월이 차가워진다.
⊙고교송백심(古交松栢心)-오랜 사귐은 송백 같은 마음이라.
⊙운도만학송(雲濤萬壑松)-구름은 만학의 소나무에 물결 이룬다.
⊙송풍반야우(松風半夜雨)-소나무 바람 불고 한 밤중에 내리는 비.
⊙송합풍리성(松合風裏聲)-소나무는 바람 속의 소리를 머금는다.
⊙한유석상일주송(寒流石上一株松)-찬 시내 돌 위의 한 그루 소나무.
⊙설봉명처견한송(雪峰明處見寒松)-눈 봉우리 밝은 곳 찬 소나무를 본다.
⊙송하간운독도경(松下看雲讀道經)-소나무 아래 구름을 보며 도경 읽는다.
⊙장송석상청천성(長松石上聽泉聲)-장송 있는 돌에 앉아 샘 소리 듣는다.
⊙청송수식변용문(靑松手植變龍文)-청송 손수 심으니 용무늬 변한다.
⊙천세고송생녹연(千歲孤松生綠煙)-천년 외로운 솔 푸른 연기 생긴다.
⊙세한연후지송백(歲寒然後知松栢)-세월 추워진 뒤에 송백을 알게 된다.
⊙진일송당간화도(盡日松堂看畵圖)-하루종일 송당에서 그림을 본다.
⊙청천영소송 부지기천고(淸泉映疏松 不知幾千古)-맑은 샘에 성긴 솔 비치니 몇 천년이나 오래 됐 는지를 알지 못한다.
⊙장송입운한 원망불영척(長松入雲漢 遠望不盈尺)-커다란 소나무 하늘에 닿았으나 멀리서 바라보 니 한 자에 차지도 못한 것 같다.
⊙유수천계월 한암만학송(流水千溪月 寒巖萬壑松)-흐르는 물 천 시내에 달이요. 차가운 바위 만학 에 소나무다.
⊙불애송색기 지청송성호(不愛松色奇 只聽松聲好)-소나무 경치 기이함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소나무 소리 듣는 것이 좋다.
⊙송월생야량 풍천만청청(松月生夜凉 風泉滿淸廳)-소나무에 걸린 달 밤 서늘한 샘에는 맑게 들리 는 것 가득하다.
⊙죽로한야적 송풍청주취(竹露閑夜滴 松風淸晝吹)-대나무 이슬은 한가한 밤에 젖어들고 소나무 바 람은 맑은 낮에 분다.
⊙세월청송로 풍상고죽소 (歲月靑松老 風霜苦竹疎)-세월 따라서 청송은 늙고 풍상 겼으며 참대는 성기어진다.
⊙송죽함신추 헌창유여청(松竹含新秋 軒窓有餘淸)-송죽이 새 가을 머금으니 헌창에 남은 맑음이 있다.
⊙고사춘산청갱연 장송수죽취함연(古寺春山靑更姸 長松修竹翠含煙)-옛 절 봄산의 푸르름 더 고우 니 장송과 수죽은 푸르름이 연기 머금는다.
⊙백수귀래종만송 대간천척무상풍(白首歸來種萬松 待看千尺舞霜風)-늙어서 돌아 와 만 그루 솔을 심어 천자나 자라 서리 바람에 춤추는 것 보기를 기다린다.
⊙수죽상고치 창송무미자 연진비부도 일학반음시(修竹想高致 蒼松無媚姿 軟塵飛不到 一鶴伴吟詩)- 수죽은 높이 이룸 생각하고 창송은 미태 부린 모습이 없다. 속세의 티끌 날아오지 않으니 한 마 리 학이 시 읊음을 짝한다.
⊙강월백어수 냉냉호상정 유인야개호 송영만전정(江月白於水 冷冷湖上亭 幽人夜開戶 松影滿前庭)- 강물에 비친달 물보다 맑고 물가에는 시원한 정자 유인이 밤에 창문을 열면 솔 그림자가 뜰에 가득
⊙고서하정정 창송울상대 지중교용기 천제풍우회(孤嶼何亭亭 蒼松鬱相對 池中蛟龍起 天際風雨會)- 우뚝 솟은 외로운 섬 푸른 솔 울창하여 못 속에서 용이 날 듯 하늘에서 비바람 칠 듯.
⊙송백개장수 여죽위삼우 세한견정자 외외공불후(松柏皆長壽 與竹爲三友 歲寒堅貞姿 巍巍共不朽)- 소나무 잣나무는 장수하는 나무들 대와 더불어 셋이 벗을 삼았으니 곧은 맵시를 추위에도 변치 않아 함께 썩지 않고 크고 높겠네.
⊙병거정중열 유존송여석 조래의함간 불견풍상적(屛去庭中列 惟存松與石 朝來倚檻看 不見風霜跡)- 뜰에 심은 것들 모두 쳐내니 남은 것은 돌과 솔 아침에 일어나 보면 바람 서리 자취는 볼 수가 없어
⊙소송미삼척 굴곡상용기 억아복하인 타년풍우리(小松未三尺 屈曲像龍起 憶我復何人 他年風雨裏)- 작은 솔 석자 못되나 굴곡은 용이 나는듯 나 자신을 생각해 보면 훗날 비바람 속에서를
⊙작주좌송하 송하난주항 항건인적기 풍우우전강(酌酒坐松下 松花落酒缸 缸乾人赤起 風雨又前号) -소나무 아래서 술을 펴낼 때 술동이엔 솔 꽃이 둥둥. 술동이 비우고 일어설 즈음 앞 내에는 바 람 비 내려.
⊙설이수고송 늠연군자용 회간중방질 소이불지동(雪裏秀孤松 凜然君子容 回看衆芳質 笑爾不知冬)- 눈 속에 빼어난 솔 늠름한 군자의 기상. 뭇 꽃들을 둘러보면 겨울을 모르니 우스워.
⊙만옥층애리 구추상설지 지래증군자 세한시심지(萬玉層崖裏 九秋霜雪枝 持來贈君子 歲寒是心知)- 언제나 아껴 보는 층층한 벼랑에서 눈 덮이고 서리맞으며 자란 가을 가지를 꺾어다 군자(그대) 에게 드리나니 추워지거든 이 마음을 알아주소서
⊙유혐직선벌 고위곡기신 직성존심내 나능면부근(猶嫌直先伐 故爲曲其身 直性存心內 那能免斧 斤)-(남보다) 먼저 잘려지기를 꺼려하여 고의로 몸을 구부렸지만 마음 속에 곧은 성품이 간직되 어 있으니 어찌 도끼 날을 면하겠는가
⊙반의암수반운단 독립정정내세한 일사파위청절루 진시증작대부관(半依岩岫半雲端 獨立亭亭耐歲 寒 一事頗爲淸節累 秦時曾作大夫官)-반은 바위굴에 반은 구름 끝에 의지해서 홀로 정정하게 추 운계절을 견디며 섰도다 자못 맑은 절개 쌓는 일만해서 진나라 때 일찍이 대부 벼슬했네
⊙일수고송불기령 천한가엽반조령 여하우로삼춘편 의구장풍만절형(一樹孤松不記齡 天寒柯葉半凋 零 如何雨露三春遍 依舊長風晩節馨)-나이를 알 수 없는 외로운 솔 추운 날씨에 가지 잎 반은 말라 어째서 단비는 봄에만 내려 늦게 지키는 향기로운 절개에 바람은 예와 같은가
⊙수종왜송삼십추 여금장불출장두 련거만취지지절 허아동종노일구(手種矮松三十秋 如今長不出墻 頭 憐渠晩翠遲遲節 許我同終老一丘)-작은 소나무를 손수 심어 삼십 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자 랐어도 울타리를 넘지 못해 언제나 푸른빛을 지녀 기다리는 절개여. 나와 같이 한곳에서 늙기 를 바란다네.
⊙백척고송자각음 성공불사세한심 뢰명백일영여하 근도황천한적심(百尺孤松紫閣陰 成公不死歲寒 心 幡明白日靈如下 根到黃泉恨赤深)-자각을 덮은 백척되는 외로운 솔 성공의 변치 않는 마음이 죽지 않았음인가. 대낮인데도 흐느끼는 듯한 바람소리 영혼이 내려오는 듯 원한도 뿌리가 뻗어 간 땅속까지 깊이깊이 맺혔겠네.
⊙풍우산두열기세 창염약극불청운 동량타일부경하 분부초부원부근(風雨山頭閱幾歲 蒼髥若戟拂靑 雲 棟樑他日扶傾厦 分付樵夫遠斧斤)-산등성이 비바람을 몇 년이나 겪었는가? 푸른 잎이 가래창 같이 푸른 하늘에 나부낀다 훗날 동량이 되어 큰집을 지탱하겠기로 나무꾼에게 분부하여 자르 지 말라고 하여야지.
⊙음애풍설대동궁 유견고송특지궁 가동가량랑묘기 여금하한노암중(陰崖風雪大冬窮 惟見孤松特地 穹 可棟可樑廊廟器 如今何限老巖中)-그늘진 낭떠러지 아주 추운 곳 외로이 소나무가 활골로 솟 아 있네. 용마루 들보 낭묘의 재목인데 지금까지 무슨 일로 바위틈에서 늙을꼬.
연(蓮)
⊙유어동녹하(流魚動綠荷)-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어희연엽간(魚戱蓮葉間)-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하배풍번백(荷背風扪白)-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연시우퇴홍(蓮栝雨退紅)-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일타하화만원향(一朶荷花滿院香)-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하엽청향각승화(荷葉淸香却勝花)-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꽃에 부는 바람.
⊙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 을 심어.
⊙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논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 이 열려.
⊙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 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呱弟一花)-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移舟水甠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 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 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 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 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이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 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嵥明珠走)- 앞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 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 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 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 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何嶣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 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 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 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嶦溪酒半醒)-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 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 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甋誰扶)-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 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물가에 바람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 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 꿈을 깨운다.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忸 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돈 짝만큼 연잎 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 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 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물위에핀꽃이아래로늘어져서속기 없이둥근모습광 명을보는듯.꽃이핀땐엷은향기나지않다가이슬바람싸늘해야갑절이나풍겨온다.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 開 徘徊正引嶦翁興 莫遺西風湯榳來)-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 송이 피 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지 말았으면.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 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 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 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 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 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 듯.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 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 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 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막혀 주는 십전탕일세.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 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挺出槚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 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物欲其全不欲癈 問渠何似舊池 開 芳窏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畋來)-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 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 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밤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 오라지 잠 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 時 溜滿卽傾湫器似 聲喧不厭淨襟宜)-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葉展影扪當疲月 花開香散入簾 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 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 뿌려 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 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 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냇버들 바람소리 시원한 저물 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 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聞道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 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심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목단(牧丹)
⊙부귀옥당(富貴玉堂)-부귀한 집
⊙대부귀지도(大富貴之圖)-크게 부귀한 집
⊙합방여악권 토악여장구(合房如握拳 吐棋如掌口)-머금은 화방은 주먹만한데 꽃술을 토하며 손 바닥 입벌린 듯.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양귀비 돌아간 후 천년 묵은 한 동풍 불 때마다 꿈에서 보네.
⊙우후명화수정농 방자염질승부용(雨後名花睡正濃 芳姿艶質勝芙容)-비 온 뒤 모란꽃 짙게 머리 숙 여서 향기로운 자태 탐스런 맵시 부용보다 곱구나.
⊙삼월낙양화여금 춘풍득의관군방(三月洛陽花如錦 春風得意冠群芳)-삼월 낙양에 비단같이 꽃이 피 어 봄바람에 뜻을 얻어 뭇꽃 중에 으뜸일세.
⊙관파소용과절염 경함제누작교자(慣把笑容誇絶艶 更含啼淚作嬌姿)-항상 웃는 듯한 모양 탐스러움 자랑하고 다시 눈물을 머금어 가냘픈 자태 지어내네.
⊙의란장중수무력 요막향농욕취인(倚欄濲重愁無力 繞幕香濃欲醉人)-단장하고 난간에 의지하였으나 수심 깊어 힘 빠졌고 짙은 향기 휘장으로 스며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소원향응화정호 평안부귀최의인(小院香凝花正好 平安富貴最宜人)-작은 뜰에 만발한 꽃향기가 얽혀 평안하고 부귀하고 의좋은 사람.
⊙전전화개요초풍 고무요색화난공(淺淺花開料痒風 苦無妖色畵難工)-잔잔하게 핀 꽃에 가파른 바람 불어 요염한 빛 사라진 괴로움 그려내기 어려워.
⊙본무진사기 자재수운향 초초정여식 정정생묘향(本無塵士氣 自在水雲鄕 楚楚淨如拭 亭亭生妙香)- 본래 진토에 머물 기질이 아니어서 속기를 떠난 맑은 물에서만 핀다. 말끔히 닦은 듯 선명하고 우뚝 솟아올라 묘한 향기까지.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世愛牧丹紅 裁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상이 모란 붉음을 사랑해 집 가운데 가득히 재배한다. 거치른 초야에 역시 좋은 꽃이 떨기로 있음을 뉘라서 알 것인가.
⊙양화불택지 해각적봉춘 억득상림색 상간여고인(陽和不擇地 海角赤逢春 憶得上林色 相看如故人)- 따뜻한 햇빛은 어디에나 비쳐 바다모퉁이에서도 봄을 만났네. 궁궐 안 꽃밭이 생각이 나서 바라 보니 옛 친구를 만난 듯.
⊙동풍미방효니간 홍예화개불내한 대득천청화이로 불여휴수우중간(東風未放曉泥幹 紅蘂花開不奈 寒 待得天晴花已老 不如携手雨中看)-봄바람 불지 않아도 새벽 진흙은 말랐으나 붉은 꽃 수염 이 피었으니 어찌 춥지 않으랴, 하늘 맑기 기다리니 꽃은 이미 늙었네, 손잡고 빗속에서 보 는 것만 못하다.
⊙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癣璥階前紅牧丹 晩來唯有兩枝 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근심하고 슬퍼하는 섬돌 앞에 붉은 모란 늦게 오니 오직 두 가지만 남았다. 내일 아침 바람이 일면 응당 날아가 버릴걸 밤에 붉음 쇠하는 것 아까워 불 켜들고 본다.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랭 무인기취월중간(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 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장안 호걸들은 봄 쇠잔함을 아쉬워 해 새로 피는 붉은 목 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따로 달이 있어서 이슬 받아 차가우니 일어나서 달 아래 보는 사람 없 구나.
⊙규중여투신장부 맥상수참전분랑 작야월명혼사수 입문유각일정향(閨中如妬新將婦 陌上須璃傳粉 朗 昨夜月明渾似水 入門唯覺一庭香)-규중에서 투기할 것 같은 단장한 신부지만 언덕 위에선 단 장한 낭군에게 전하기 부끄럽다. 지난 밤 달 밝으니 홀연히 물처럼 맑아 문에 들어서도 뜰에 가 득한 향기만 깨달았을 뿐
⊙일타요홍취욕류 춘광회조설상차 화공지욕정신교 불방한화득소휴(一朶妖紅翠欲流 春光回照雪霜 差 化工只欲呈新巧 不放閑花得少休)-한 가닥 휘늘어진 생긋 웃는 꽃에 선명한 빛 흘러 넘쳐 번 져 가는 봄빛에 눈서리 녹아날 제 천공은 훌륭한 솜씨 내보이려고 한가지 피지 아니한 봉오리 를 잠시 쉬고 있구나.
⊙소함배회일자사 지수춘진위니사 단청욕사경성색 세상금무양자화(小檻徘徊日自斜 只愁春盡委泥 沙 丹靑欲寫傾城色 世上今無楊子華)-해가 저물도록 난간 곁을 배회하며 봄 가면 진흙 위에 떨 어져 버릴 것을 근심하다가 빨강 파랑 물감으로 뛰어난 빛깔을 그려두려하나 이 세상에 지금 양자화가 없구나.
⊙백운퇴이자하심 불여요황색투심 한반춘등유시헐 기능장재옥계음(白雲堆裏紫霞心 不與姚黃色鬪 深 閒伴春風有時歇 豈能長在玉階陰)-흰구름같은 꽃무더기 속 노란 꽃술이 도황과 더불어서 볼 만함을 다투지만 때로는 봄바람 다하기 전 떨어져 버리니 대궐 섬돌 밑에 오래 있지 못하겠네.
⊙백보난우호효한 침향정반약위간 춘래수작소화주 총영군방시목단(百寶峐于護曉寒 沈香亭畔若爲 看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牡丹)-꾸민 손잡이도 싸늘한 아침 침향정 가에 피어 있는 듯. 봄 들면 누가 아름다운 경치를 주관할꼬. 꽃 중에 왕이 되는 모란꽃.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냉 무인기취월중간(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 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장안의 부호들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아까워하여 새로 핀 자모란을 다투어 구경하는데 따로 있는 흰 쟁반에 싸늘한 이슬 받쳐든 듯한 꽃을 달밤에 가서 보는 이 아무도 없구려.
⊙풍유부귀백화존 국색천향도십분 여하개양화개대 불급구구다자손(風流富貴百花尊 國色天香到十 分 如何箇樣花開大 不及區區茶子孫)-부귀스런 멋은 꽃중의 으뜸이라 빛깔과 향기는 더 보탤 게 없으나 어째서 꽃 모양은 그렇게 크면서 작은 열매라도 맺지 않는가?
⊙낙진잔홍시토방 가명환작백화왕 경과천하무쌍염 독점인간제일향(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 王 競誇天下無雙艶 獨占人間第一香)-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엽저풍취자금낭 궁로응근경첨향 시간침색농여발 불혼달군한묵장(葉底風吹紫錦囊 宮爐應近更添 香 詩看沈色濃如潑 不愧達君翰墨場)-잎 사이 노란 주머니에 바람이 일면 향을 더한 궁로에 가 까이 간 듯. 가라앉힌 물감을 뿌린 듯 짙은 빛은 그림을 그려도 부끄럽지 않겠네.
⊙취악롱하호효한 무인응소의란우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翠幄籠霞護曉寒 無人凝笑倚峐 于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푸른 장막에 안개 얽혀 아침 추위 팔리는데 난간에 의지하 여 웃음 짓는 사람 없어 양귀비 떠나간 뒤 긴긴 세월 한을 품고 동풍과 더불어서 옛 생각에 잠 겼는 듯
⊙교요무력임지탱 소검초개상숙정 우습홍장종불관 련거원자대감생(嬌氮無力任支撑 笑瞼初開尙宿 熡 雨濕紅粧終不管 憐渠元自大感生)-힘 빠진 예쁜 꽃이 받침목에 의지하여 갓피어 웃는 맵시 오래 취한 듯. 붉은 단장 비에 젖는 것 관심이 통 없으니 애처롭다 원래 어리석게 태어났음이 여.
⊙취중안힐자란반 천우만타조옥반 일타담황미불량 정흥위자불수간(醉中眼綕自峀班 天雨曼陀照玉 盤 一朶淡黃微拂凉 熪紅魏紫不須看)-취한 눈에 여러 가지 무늬가 반들반들 아롱져서 하늘에서 온갖 빛이 구슬쟁반에 비치는 듯. 한가지 담황색 꽃이 유별나게 돋보여서 정흥이나 위자는 뒤에 쳐져 보이지 않는 듯.
⊙섬정설백잉운해 춘입향유일야개 숙로지두장옥혼 난풍정면도은배(蟾精雪魄孕雲亥 春入香涾一夜 開 宿露枝頭藏玉魂 暖風庭面倒銀杯)-달의 정령과 눈의 넋이 구름 뿌리로 잉태되어 살찌고 향기 로운 꽃 봄들자 피어나네. 이슬 내린 가지 위엔 구슬덩이가 감춰 있고 앞뜰에 바람일 적 은술잔 이 기울어진다.
목련(木蓮)
⊙일난풍화(日暖風和)-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화창하다
⊙연형옥색사난향(蓮形玉色似蘭香)-연 모습 옥빛에 난초 같은 향기여
⊙응시옥황증척필 낙래지상자생화(應是玉皇曾擲筆 落來紙上自生花)-아마도 옥황께서 일찍이 붓을 던진 것이 땅에 떨어져 스스로 생긴 꽃이다
⊙수신화중원유필 호단방욕토춘하(雖信花中原有筆 毫端方欲吐春霞)-비록 꽃 속에 붓이 있는 줄 알 지만 붓끝에서 바야흐로 봄 아지랑이를 토한다
⊙취소무력인풍장 점철은화옥설향(翠篠無力引風長 點綴銀花玉雪香)-푸른 가지가 힘이 없으니 바람 따라 늘어지고 은빛꽃 수놓아서 옥설같이 향기롭다
⊙연형옥색사난향 점단춘풍중결방(蓮形玉色似蘭香 點斷春風衆潔芳)-형태는 연꽃의 옥빛을 닮았고 향기는 난향 같은데 스치는 봄바람에 고결한 자태를 뽐내는구나
⊙백련화발만정향 소염단장사옥랑 (百蓮花發滿庭香 素艶端粧似玉娘)-백목련 꽃이 피니 향기 뜰에 가득하고 희고 어여쁜 단장 옥랑자를 닮았다.
⊙화자엽청만원개 연연여금입모래 (花紫葉靑滿院開 姸姸如錦入眸來)-자주 꽃 푸른 잎 집에 가득 피니 비단처럼 곱게 눈동자에 들어온다.
⊙일양목련색불동 만지자백염농중(一樣木蓮色不同 滿枝紫白艶濃中)-같은 모양의 목련이 빛은 같지 않으나 가지에 가득한 붉고 흰 꽃이 어여쁘게 무르녹았다
⊙조식고당거 어니기필혼 치연신설법 육지우고원(彫飾固當去 槚泥豈必渾 熾然新設法 陸地又高原)- 원래 단청에 그려지는 꽃은 아니지만 어찌 진흙 속에 섞여 피겠는가. 부처도 새로운 법을 설할 때 육지에서도 다시 높은 곳을 찾아 하지 않았던가.
⊙일필불혐소만필 불혐다개화본무 법유구기취사이(一筆不嫌少萬筆 不嫌多盖畵本無 法惟求其趣巳 耳)-한 획이 적은 것도 아니요 만 획이 많은 것도 아니라 그림은 본시 법이 없는 것이요 다만 그 의취 만을 구할 뿐이다
⊙화방니사홍연타 염색선여자목단 유유시인능해애 단청사출여군간(花房媐似紅蓮朶 艶色鮮如紫牧 丹 唯唯詩人能解愛 丹靑寫出與君看)-꽃방이 살찐 것은 연꽃과 비슷하고 탐스런 빛은 자모란 같 이 선명하여 어떤 시인이 능히 그를 사랑할 줄 알아 그대와 같이 보려고 채색으로 그렸지.
⊙연향옥색사난향 점득춘풍중결방 최시상심명월야 진중번뇌총유망(蓮香玉色似蘭香 占得春風衆潔 芳 最是賞心明月夜 塵中煩惱總遊忘)-연 향기 구슬 빛은 난초향기 닮아 봄바람 차지해 모두 깨 끗하고 꽃 다웁다. 달 밝은 밤 구경하는 마음 가장 옳으니 속진 중의 번뇌 모두 잊어버린다.
⊙유광임염속단양 옥형성중년일장 노학무심정반입 호풍시송목란향(流光荏苒屬端陽 玉馨聲中年日 長 老鶴無心庭畔立 好風時送木蘭香)-세월이 느릿느릿해도 벌써 초닷새. 관청 안 풍경소리 해는 솟아 대낮. 들 가에 무심히 선 나이 든 학이 때때로 바람 타고 보내는 향기.
파초(芭蕉)
⊙권서금자지 쇠영수만장(卷舒今自知 衰榮隨萬長)-말렸다 펴짐은 지금 알 수 있지만 쇠잔하고 번 성하는 것은 천명에 맡길밖에
⊙첨전초엽록성림 장하전무서기침(畯前蕉葉錄成林 長夏全無暑氣侵)-처마 밑이 파초 잎으로 숲을 이루어 긴긴 여름날 더운 기운이 밀려들지 못하네.
⊙영수청삼척 당렴녹일총(暎水靑三尺 當簾綠一叢)-푸른빛 삼척 몸은 물에 잠겨 비추고 연둣빛 한 떨기 주렴에 걸려 있네
⊙일종영묘이 천연체성허(一種靈苗異 天然體性虛)-일종에 영한 싹이 특이도 한 데 천연으로 생긴 몸과 성지도 허하기만 하구나
⊙초엽권서우 구성문답풍(蕉葉卷舒雨 鳩聲問答風)-파초 잎을 비에 말고 펴는데 비둘기 소리는 바 람과 문답한다.
⊙경죽색유정 창초성전한(徑竹色逾淨 窓蕉聲轉寒)-곧은 대나무 색은 더욱 맑은데 창의 파초소리 차갑게 변한다.
⊙엽여사계저 심사도추서(葉如似界紙 心似倒抽書)-잎사귀는 비스듬히 그린 종이 같고 속은 거꾸로 뽑아 올린 책 같구려
⊙선선호거벽차아 범욕광풍축욕파(仙仙毫擧碧嵯峨 泛欲光風縮欲波)-시원하게 당당한 모습 푸르름 드높은 데 두엉실 광풍이 일려하니 움츠려 물결이 일려한다
⊙불우한성유적력 무풍소영사청량(不雨寒聲猶滴瀝 無風曣影巳淸崣)-비 개어도 찬 소리는 물 뿌린 듯 나고 바람 없어도 듬성한 그림자가 시원도 하구나/
⊙일봉서찰장하사 회피동풍암절간(一封書札藏何事 會被東風暗折看)-한봉 서찰에 무슨 사연 갊았는 고 인제 동풍이 가만히 펴보게 되리라
⊙고심지재엽중앙 일석추개이척장(孤心只在葉中央 一夕抽開二尺長)-외로운 꽃잎 속에 있었는데 다 시보니 밤사이 두자나 자랐구나
⊙미인간립추풍이 용고안야우중패(美人間立秋風裏 容孤眼夜雨中覇)-미인은 가을바람에 한가로이 서있고 패용은 밤비 속에 외로이 졸고 있네
⊙요신무수청라선 풍불래시야불량(繞身無數靑羅扇 風不來時也不凉)-푸른 몸을 수없이 여는 푸른 비단 부채련만 바람이 오지 않을 때엔 서늘하지 않고여
⊙조공제부힐 잔등멸우명 격창지야우 파초선유성(早鞏啼復歇 殘燈滅又明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 이른 귀뚜라미 울다 다시 쉬니 쇠잔한 등불은 꺼졌다 또 밝는다. 창 너머 밤비 옴을 앎은 파초 가 먼저 소리를 내어서다.
⊙시인관물묘무변 소살서방장설선 삼십삼춘담진부 일중환유녹천천(詩人觀物渺無邊 笑殺西方長舌 禪 三十三春淡盡否 一重還有綠天天)-시인은 만물을 봄에 묘연히 가없고 서방의 수다스런 선 일소에 부친다. 세상 모든 봄 맑음은 다 했는가 한 번 거듭되면 도리어 푸르름 밝게 있음을.
⊙불지유엽무 무간신중공 소이면최절 위의군자풍(不枝惟葉茂 無幹信中空 所以免癈折 爲衣君子風)- 가지는 없는데 무성한 잎이 줄기 없이 공중에 펄럭이면서 그러고도 꺾이지 아니하는 까닭은 군 자의 풍도를 지녔기 때문.
⊙창전재죽여파초 피속차진몽역요 가희오원추기조 풍성잉유우성요(窓前栽竹與芭蕉 避俗遮塵夢亦 遙 可喜吾園秋氣早 風聲剩有雨聲饒)-창 앞에 대나무와 파초를 심어두어 속세를 피하고 먼지를 가리는 꿈결도 아스랗다 기쁘다 우리 정원엔 가을 기운이 빨리 들어 바람소리도 넉넉하고 빗소 리도 많아라.
포도(葡萄)
⊙연주벽옥(聯珠碧玉)-연한 구슬 푸른 옥
⊙초용롱주(艸龍弄珠)-풀용이 구슬을 희롱한다
⊙엽리여주(葉裏驪珠)-잎새 속에 검은 구슬
⊙백곡명주부 청음취막장(百斛明珠富 淸陰翠幕張)-백 말쯤 밝은 구슬 많기도 한데 청음은 푸른 장 막 펼쳐 있구려
⊙색영금반과 향류옥완장(色暎金盤果 香流玉椀漿)-색깔은 금반의 과일처럼 빛나고 향기는 옥완의 장에 흐르는 듯 하네
⊙운향정상한여주 기진청풍위소제(芸香亭上汗如珠 起珋淸風爲掃除)-운향정 위에 땀방울 구슬 같을 때 때 맞추어 청풍일어 씻어 주누나
⊙벽운량냉여용수 습득유주월하귀(碧雲崣冷驪龍睡 拾得遺珠月下歸)-푸른 구름 싸늘한데서 검은 용 이 조는 통에 놓친 구슬 주워 가지고 달빛아래 돌아왔다
⊙주성서루월욕사 만창청영주추사(酒醒西樓月欲斜 滿窓晴影走秋蛇)-술이 깬 서쪽 다락에 달이 기 울고져 하는데 창에 가득한 맑은 그림자가 달아나는 가을 뱀이로다
⊙엽리개화접불견 은신수절녹주향(葉裡開花蝶不見 隱身守節綠珠香)-잎 속에 꽃 피니 나비 보지 못 하고 몸 숨겨 절개 지켜 푸른 구슬 향기롭다.
⊙청경황엽여용체 대타소주취감향(靑莖黃葉如龍體 大朶小珠聚甘香)-푸른 줄기 누런 잎 용의 몸과 같은데 큰 떨기 작은 구슬 달콤한 향기.
⊙천경만엽흑주수 일적담지향만구(千莖萬葉黑珠垂 一摘啖之香滿口)-천 줄기 만 잎에 검은 구슬이 드리웠는데 한번 따서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
⊙하첨량윤청곡막 추적감한흑수정(夏添崣潤靑油幕 秋摘甘寒黑水精)-여름되면 시원한 청유막(푸른 장막) 펼치고 가을에는 달콤한 검은 수정을 따네
⊙만광원실여주활 입구감향수한옥(滿筐圓實驪珠滑 入口甘香水寒玉)-광주리에 검은 열매 곱고도 매 끄러운데 입에든 향기는 옥같이 차가웁네
⊙약욕만반유마유 막사첨죽인용수(若欲滿盤惟馬乳 莫辭添竹引龍鬚)-소반 가득 포도를 쌓을 양이면 검은데 용발 올림 사령
⊙신경미편반유고 고가지리권부부 약욕만반퇴마유 막사첨죽인용수(新莖未磈半猶枯 高架支離卷復 扶 若欲滿盤堆馬乳 莫辭添竹引龍鬚)-새로 난 줄기 뻗기 전에 절반은 먼저 시들면서 높은 횃대 를 느릿느릿 고달프게 붙들었다. 만약 쟁반 위에 포도를 가득 쌓아놓고 싶고 든 횃대를 더 매어 서 용수염을 붙게 하여라.
⊙로과함향근객의 밀봉호접요등비 야래응치려용수 탐득명주월하귀(露顆含香近客衣 蜜蜂蝴蝶繞藤 飛 夜來應値驪龍睡 探得明珠月下歸)-드러난 열매 향기 나그네 옷으로 스며들고 어우러진 넝쿨 속으로 벌 나비 날아든다. 밤에는 응당 까만 용이 잠들 터이니 달빛에 더듬어서 구슬을 따오리 라.
⊙만광원실려주활 인구감향빙옥한 약사문원지차갈 로화응불걸금반(滿筐圓實驪珠滑 人口甘香撚玉 寒 若使文園知此渴 露範應不乞金般)-둥글고 검은 열매가 광주리에 가득 굴러 입에 넣으면 달 콤한 향기 얼음같이 싸늘하다. 만약 사마상여가 목마름을 잘 풀 줄 알았다면 이슬방울을 금쟁 반에 담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