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릇은 청자나 백자와는 달리 불가사의한 면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분명히 조선의 이름 없는 도공이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 16세기 후반부터 일본에 알려지면서 그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그릇의 한류 바람이 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그릇은 한국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최상의 막사발은 모두 일본에 있습니다.
이 그릇이 일본에 알려지자 어떤 일본 도공은 “이런 그릇을 일생 하나라도 만들면 여한이 없겠다.”라고 하고, 어떤 일반인은 “이 그릇을 한 번이라도 만져보기만 하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다인은 이 그릇은 성 하나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신성한 그릇이라는 의미로 신기(神器)라 부르면서 그릇을 모셔놓고 절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과거 일본의 실력자였던 오다 노부나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사람들이 이 막사발에 환장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자신들이 가장 아끼는 부하들에게 이 막사발을 하사했는가 하면, 그 부하들은 좋은 막사발을 이들에게 바쳐 살아남기를 도모했다는 것도 많이 아는 사실이지요. 그중에 쓰츠이 준케라는 성주는 도요토미의 말을 어겼다가 이 그릇을 그에게 헌상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릇은 이 사람의 이름을 따 ‘쓰츠이즈츠’라고 불린답니다. 당시 우리 그릇의 파워가 이리도 대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