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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야마(富山) 탐방
- 정희융
여행은 즐거운 것이다. 그 중에도 해외여행은 더욱 보람 있고 즐겁다.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 짜증나고 걱정되는 일들을 피해 현실을 벗어나려는 욕망으로 막연하게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은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여행은 여비 시간 건강이 갖추어져야만 가능하다. 모든 여행은 낯선 풍경과의 만남을 전제로 해서 그곳의 생소한 풍물 속에서 자신과 맞대면하는 일이다. 여행길에서 보았던 그곳 문화와 생활 풍속,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광을 떠올리게 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아름다움이자 멋일 것이다. 짧은 기간에 주마간산 격으로 다녀온 여행이 깊이 있고 격조 높은 내용이 될 수는 없지만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의 실마리를 어줍게 펼쳐 보는 것도 의의가 있지 않나 싶어 기행문을 써 보려고 한다.
더구나 일본 여행은 근자에 일본 극우 세력들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2차 세계대전 중 유럽 나치 깃발이나 다름없는 “욱일승천기”를 앞세우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테러를 가하는 처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계획된 여행이라 소개해 본다.
경북 북부 발전협의회 운영위원 워크숍 개최에 따른 <인센티브> 알펜루트 단체의 일원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여행사는 모두투어이고 3박 4일의 일정으로 위도상 36~37도로 경북 북부 지역과 비숫한 도야마현, 이시카와현에 걸친 지역의 여행이다. 일본은 아직까지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나라이다. 그러나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배울 점도 많다. 1988년 조선일보 역사탐방 단원으로 처음 일본을 견학한 이후 도쿄, 나고야, 오사카, 교토, 고오베, 나라, 후쿠오카 등 규슈일원을 수차례 다녀왔지만 도야마는 처음이다. 도야마는 이름 그대로 산이 많은 지방이다.
2012. 7. 6
03:00 영주시민 운동장을 출발. 이른 새벽공기를 가르며 안동에서 승차한 일원과 함께 16명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06:30 이었다. 영종 신도시에서 된장 찌개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이드와 합류 출국수속을 마치고 09:10 출발 예정이었으나 활주로 과잉상태로 10:20 에 KAL기로 출발하였다. 날씨가 흐려 구름 위로 동해를 건너 일본 서해변에 있는 조그마한 고마쓰(小松)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11:30 이었다. 입국수속을 하고 공항에서 이시카와 名川 현청 소재지 가나자와(金澤)로 이동. 일식으로 점심을 떼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적당한 양으로 잔반이 없다.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지 않는다. 본받을 일이다.
(1) 전통 공예의 테마파크 유노쿠니 노모리
오후엔 13만평에 달하는 광대한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일본 초가지붕의 옛 민가를 그대로 옮겨 지은 유노쿠니 노모리는 이시카와현이 자랑하는 전통공예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우리나라 민속촌 같은 곳이다. 비가 오는데도 입구에 우산이 준비되어 있어 쓰다가 출구에서 반납하면 된다. 단순히 보는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종이, 도자기, 칠기, 금박, 일본전통종 등 약 40여종에 달하는 전통 공예품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체험관광지 중 한 곳으로 침몰선 체험, 흔들다리 건너기 체험, 닌자수행 체험, 활극 등의 다양한 이벤트로 일본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체험, 견학, 판매, 식사 시설이 동시에 갖추어져 있으며 관람 소요 시간이 반나절 정도 걸리나 시간관계로 눈요기만 하고 나왔다. 연못의 수련, 길가의 금계국, 수국 등의 꽃들로 아름다웠다.
(2) 자스코 매장 자유관광
유노쿠니 노모리에서 버스로 이동. 일본 대형유통업체인 자스코(Jusco)를 견학하였다. 우리나라의 이마트 개념인 자스코에서는 식품, 의류, 잡화 등 다양한 제품들이 구비되어 있고 315개 매장에서 한국식품 종합 특판장을 열어 김치 담그기 행사와 수삼 쥬스, 삼계탕, 인삼닭죽 시식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기도 한다. 산악지역 특성상 이곳에서 일본의 생필품 및 식료품을 저렴하게 구입하여 귀국 전 선물을 구입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두 곳을 관황하고 야마나카 온천지로 이동하여 야마노유(山留花)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한적하고 정취가 넘치는 조용한 온천 호텔이었다. 자연과 수목 속에 어우러져 있는 대형 온천으로 노천탕은 물론 ‘吟行散의 場’(山乃場) 이라 하여 탕외를 거닐며 시를 읊을 수도 있는 곳이다. 석식은 가이세키 정식으로 독상이며, 유카탄을 입은 채로 친절하고 예의바른 여인네의 시중을 받아가며 갖고 간 소주로 반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온천 내 안내판엔 한글이 쓰여 있어 친밀감을 느꼈다.
(3) 겐로쿠엔 (兼六園) 2012. 7. 7
일본 정식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08:30 출발. 일본 3대 정원의 하나인 겐로쿠엔으로 이동하였다. 다른 두 곳은 미토의 가이라쿠엔과 아카야마의 고라쿠엔이다.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최고 명소인 겐로쿠엔은 다이묘의 정원으로 에도시대, 1620~1840년대가지 가가번을 지배했던 마에다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곳의 이름 겐로쿠는 ‘여섯 가지를 갖춘 겸비한’이란 뜻으로 중국의 송왕조 때 정원의 조건으로 일컬어지던 초젓함, 널찍함, 가꿈, 전통, 풍부한 물과 조망을 갖추었음을 말한다. 겨울이면 각나무의 중심에 세운 기둥에 나뭇가지를 밧줄로 매달아 원뿔모양을 만들어 폭설로 나무가 부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가라사키 노마스(唐崎松)이다.
봄이면 붓꽃이 피어 겐로쿠엔의 수로를 보라색으로 물들인다. 정원 안에는 시구레 테이(時兩亭) 꽃구경하는 다리, 하나비 바시(花見橋), 정원 내부를 흐르는 굽이굽이 곡수(曲水), 하얀 지붕 이시카와몬(石川門), 자연에너지로만 이용한 분수, 기러기 줄지어 가는 모습을 본 딴 간코바시(雁行橋), 두 개의 다리를 가진 석등인 고토지, 도요토미 이데요시가 마에다씨에게 증여한 가이세키탑 등이 유명하다. 정원을 순회하다가 치로하기도 하고 황홀한 풍치에 매료되어 유가오 정자에서 10,000원짜리 일본차를 돈 아까운 줄도 모르고 마시면서 일행은 담소를 나누면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일본 명승으로 지정되었으며 114,436
(4) 히가시 하야 거리 (東茶屋街)
오후엔 옛스러운 정취가 물씬 풍기는 히가시 아야 거리를 관광하였다. 토요일 오후인데도 관광객도 별로 없고 한가한 거리였다. 뒤얽힌 골목길, 붉은 격자, 장식, 유리 등 에도 시대부터 유복한 상인들의 사교장소로서 우리말로는 동쪽 찻집거리라는 뜻이며 2001년 중요 전통적 건축물 보존지구로 지정된 거리이다.
찻집이란 일본의 전통적인 예능을 즐기며 술과 식사를 함께 하는 곳으로써 에도 시대 때는 기생들의 춤과 악기 연주를 즐기는 장소였다. 매주 토요일에 시내 세군데 찻집 거리에서 ‘기생들의 예능 감상회’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우린 볼 수 없었다. 실제로 여기에서는 영화 촬영이나 전통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 공연포스터가 붙어 있고 군데군데 군것질 가게, 특히 금박 아이스크림, 금박 카스테라, 금 들어간 소주 등 금박 특산물 가게가 많이 있었다. 금박으로 둘러싸서 만든 방, 순근 그릇 등도 있고 ‘箔座’라 하여 금박가게 출입문을 덮고 있는 차양막을 이렇게 금으로써 둔 것을 볼 수 있다. 한 시간 가량 히가시 차야가를 구경하고 다테야마시 우나즈끼( 宇奈月)로 떠났다.
(5) 구로베 협곡 (黑部峽谷) 토롯코 열차 관광
일본의 대표적인 협곡으로 꼽히는 구로베 협곡은 도야마현 동부에 위치하며 다테야마 연봉과 우시로다테야마 연봉 사이에 있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V자 협곡이다. 8008개의 골짜기와 48강이라 일컬어지는 단안절벽의 대협곡을 자랑하고 있다. 구로베 협곡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장에서 사용하는 토롯코 전차를 타면 우나즈끼 온천 역에서 게야키다이라 역까지 협곡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며 20.1km의 여정에는 41개의 터널과 25개의 교량이 있고 그 중에서도 우시로비키 다리는 길이 55m 높이 56m에 달하는 협곡 내에서도 가장 깊은 계곡에 놓인 다리이다. 구로베 협곡이 있는 구로베강은 표고 3000m의 북 알프스를 원류로 하구가지 약 86km를 마치 폭포와 같이 흘러내려 깊이 1000m의 도야마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깎아지른 절벽과 눈앞에 펼쳐지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일대 파노라마를 이룬다. 열차가 중간 중간 교행을 위해 정차하고 7월에도 녹지 않은 계곡 만년설이 먼지를 덮어쓴 채 그대로 남아있다. ‘萬年雪 眺望台’라는 한자어와 한글이 함께 안내하고 있다. 종점에는 온천과 족욕장 노천온천이 있는데 들리지는 못하였다. 여름이지만 보온 의복 점퍼와 긴팔 셔츠가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댐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철도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토롯코 열차는 조그마하면서도 양 창문이 활짝 열려있어 관람하기에 편리하다. 울창한 삼나무 사이로 옥수물이 흐르고 협곡의 소형 발전 댐은 문명의 소산이요 자연석의 석불도 여섯 봉우리 능선도 볼거리였다. 구로베 협곡 토롯코 관광소형열차 관광을 마치고 도야마(富山)시로 이동하여 하룻밤 묵을 도야마 아파(APA) 호텔에 짐을 풀었다.
도야마시 중심부에 위치한 아파호텔은 비즈니스 관광에 최적이며 전객실 유선 LAN 완비로 무료로 사용가능하며 천연온천 대욕장은 노천탕 사우나 고온샘 등의 시설이 있으며 성분은 예천 온천과 비슷한 알카리성 단순온천으로 신경통, 근육통, 관절염, 오십견, 만성소화기병 등에 좋은 효능이 있다고 한다. 룸 타입은 전날 다다미방과 달리 양실 침대였고 룸메이트는 봉화군 의장을 하셨던 김천일씨였다. 저녁에 한 잔 하자는 동료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나이 탓인지 일찍 깊은 잠에 빠졌다.
(6) 일본 알프스 다테야마(立山) 알펜루트 2012. 7. 8
06:00 일찍 기상하여 다시는 오기 어려울 것 같은 마음으로 아파 호텔 천연온천 대욕장에 몸을 담그엇다. 호텔식으로 조식을 마친 다음 07:30 호텔 출발하여 알펜루트의 입구 중 하나인 전철 도야마 역에서 다테야마역까지 이동하였다. 알펜은 알프스와 자펜(Japan)의 합성어이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일본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며 3000m 규모의 일본 북 알프스를 관통하여 도야마와 나가노(長夜) 등 두 개의 현을 잇는 전체길이 90km에 이르는 국제 산악 관광 루트이다. 케이블과 버스, 로프웨이, 무궤도 전차 등 다양한 교통시설을 이용하여 다테야마를 횡단하게 된다.
횡단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6시간 반. 매년 4월 중순에 개통되어 11월 하순이면 폐쇄된다. 신이 내린 자연 도야마 알펜루트는 공간과 자연이 하나되는 별천지이다. 알펜루트 관광지역은 해발 약 2500m 이상급 지역으로 기상이변이 심한 곳이며 예상 기온이 영하 5~영상 10도 정도이고 눈이 아직도 상당히 남아있어 겨울옷이 필요하다. 오늘은 별로 춥지는 않았지만 꽤 쌀쌀하게 느껴졌다. 다테야마 역에서 단체로 개찰한 후 거의 수직에 가까운 케이블카를 타고 비죠타이라(美女平)에 도착하였다. 비죠타이라는 해발 1000m의 분지에 삼나무 너도밤나무 등 60여 종의 원생림 지대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비죠타이라에서 고원 버스로 갈아타고 1930m의 미다가하라 2300m의 덴구다이라. 2450m의 무로도까지 올라간다. 오로 양쪽으로 20m에 이르는 눈으로 된 대계곡 사이를 걸을 수 있는 진귀한 체험을 함께 하는 이벤트가 4월 17일~6월 10일 까지 열리는데 우리는 눈이 적어서 버스를 탄 채로 통과하였다. 내려서 설벽 체험은 못했지만 만년설이 쌓인 양쪽 언덕이 곧 눈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공포감과 장관이 관광의 극치를 이루는 듯하였다. 50분 소요시간에 23km를 달려 무로도에 고원버스를 내리면 다테야마 바로 밑의 용암대지로 3000m급 봉우리들의 전망은 북 알프스 제1의 경관이며 오르는 길옆의 소묘폭포는 고원버스 내 차창 관광이 주가 되며 일본에서 가장 낙차가 큰 폭포로 닛코의 게곤 폭포와 카츠우라의 나치폭포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3대 폭포이다.
무로도 고원에는 수백 명 수용이 가능한 산장이 있고 식당, 잡화점, 위락시설 공연장 등이 갖추어져 있다. 넓게 펼쳐진 고원을 따라 산책로가 개통되어 있어 무리 일행은 약 30분 동안 고원 길을 걸었다. 많은 고산 식물과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명이나물도 눈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만년설이 쌓인 설원에서 식물이 자란다는 게 신기하였다.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기도 하고 특히 북극지역과 산꼭대기 눈 덮인 들판에서 산다는 들꿩과의 뇌조(雷鳥)를 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회갈색으로 줄무늬가 있고 발가락 위아래가 억센 털로 덮여 있었다. 사람이 옆에 가도 도망가지 않아 보화조로서 귀염을 받는 모양이다. 무로도 고원에서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고 트롤리 버스(손수레 버스)로 일본에서 최고인 다테야마 터널을 10분만에 3.7km를 달려 2316m인 다이칸보 봉에 도착하였다. 다이칸보 봉은 후지산 하쿠산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영산인 다테야마 최고봉이며 특히 가을엔 아름다운 최고의 단풍지역이기도 하다. 다이칸보 봉에서 1828m 구도베 다이라 까지 7분에 1.7km를 다테야마 로프웨이(공중 케이블)를 타고 내려와 옮겨 타고 다시 구로베 호수(1455m)까지 구도베 케이블카로 5분에 0.8km를 타고 내려왔다. 쿠로베 케이블카는 자연경관 고호와 설해방지를 위해서 전선 지하를 달리는 일본에서 유일한 케이블카이다. 구로베 호수는 1963년 구로베 댐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인공호수이자 에머럴드 빛을 내는 호수로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다. 구로베 호수에서 유람선이 다닌다고 하나 우리는 댐 둑을 따라 보행으로 건너왔다. 구로베 댐까지 오면서 아치형의 댐 둑에서 방류되는 물의 낙수모습이 아름다웠고 주변에는 외무지개 또는 쌍무지개가 번갈아가면서 뜨는데 황홀 무아지경이었다. 구로베댐 전망대와 댐 건설 중 희생자에 대한 위령탑에 묵념하고 기념품 등을 구매하였다. 구로베 댐의 총 담수 용량은 약 2억t, 높이 186m 길이 492m로 일본 최대급 댐이다. 댐에서 다시 지하터널을 걸어서 오기사와(1433m) 트롤리 버스역에 도착하였다. 간사이 전력터널 마지막 버스를 타고 16분 6.7km를 달려 나왔다. 이 터널은 구로베 댐 건설 시에 자재 운송용 터널로 굴착되었으며 도중에 도야마 나가노현 경계와 난공사의 끝에 돌파한 파소니대가 있다. 아침에 헤어져서 기다리고 있던 전용버스를 오후에서야 만나게 되었다. 장장 7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일본 다테야마 알펜루트 관광횡단 코스를 요약하면 도야마전철 -> 다테야마역 -> 수직케이블 -> 비죠타이라역 -> 고원버스->무로도역-> 트롤리버스(터널) -> 다이칸보봉 -> 로프웨이(공중케이블) -> 구로베다이라 -> 구로베 지하케이블-> 구로베호수-> 댐 둑-> 구로베댐-> 도보터널 -> 간사이전력 터널 트롤리버스 -> 오기사와 -> 전용버스
구로베 알펜루트의 관광을 마친 우리는 국도를 따라 도야마 해변으로 나와 호쿠리쿠 고속도로를 경유 일본 도야마만의 아름다운 석양과 낙조를 보면서 도야마 가나자와를 거쳐 구로베를 떠난지 세시간만에 첫날 묵었던 산중 온천지 야마노유(山留花)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로비엔 밤 9시부터 12시까지 남녀혼욕 이벤트가 있다는 광고판이 붙어 있었다. 몇 사람이나 동참했는지?
2012. 7. 9
어제 하루 종일 알펜루트 관광으로 피곤하여 아침 늦게 기상하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며 온천도 하고난 후 전통 일본식으로 조식을 마쳤다. 오늘 식사하는 방은 전과 다른 방으로 벽에
松樹千年翠
雪靜日月正
이란 글귀가 걸려 있음에 ‘소나무는 천년이 가도 푸른색이 변함이 없고, 흰 눈의 정결함은 해와 달이 바름이라.’ 자연은 비바람의 어려움에도 잘 견디니 인간도 지조 있게 행동하라는 말인 듯싶다. 비록 외국 호텔 식당에 걸려있는 구절이나 한문을 쓰고 있는 동양 3국끼리는 통하는 바가 있도다. 일본 전통 옷 기보노를 입은 호텔 여주인의 다정스러운 눈빛과 가녀린 손으로 배웅하는 모습을 뒤로 하고 이틀이나 묵었던 ‘吟行散策 湯坊宿’인 山留花를 떠나왔다.
(7) 세계의 가라스관 관광
일본에는 여러 곳에 여러 개의 가라스관이 있다. ‘가라스’란 영어의 글래스(glass)를 일본식으로 표기하여 불리는 말인데 일종의 유리공예 전시관을 말한다. 야마나타 온천 근방에 있는 가라스관은 사각형의 창과 벽을 조화롭게 배치한 건물이 소박해 보이나 안으로 들어가면 세계 각지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화려한 유리 공예품이 모여 있다. 1층에는 유리로 만든 작은 동물과 인형 등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식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작은 스푼이나 수저에서 부터 각종 일본 정통식기들을 유리로 만들어 놓아 흥미를 더하며 유럽풍의 우아한 제품을 모아놓은 크리스탈 코너에서는 화려한 꽃병과 와인 잔을 볼 수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정밀하게 만들어 낸 공예품들이 많아 그러한 일본의 문화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선물 코너도 있어서 일행 여성들의 조언을 받아 오랜만에 집사람 목걸이를 하나 샀다. 좀처럼 외국물건을 잘 사지 않는데 혼자만 여행 왔으니 마누라에게 점수를 좀 따보겠다는 심산이었던 것 같다. 가라스관 관람을 마치고 12:00 출발하는 고마츠(小松)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려고 부랴부랴 공항으로 이동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하여 이륙 후 기내 안내판을 보니 시속 764km, 인천국제 공항까지 900km, 도착시간 13:30 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기류 때문에 기체의 요동이 약간 있었으나 짙푸른 도야마 관광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귀국 후 점심은 인천 소래포구에 들러 풍성한 회 요리로 며칠 동안 맛보지 못했던 우리의 맛을 만끽하였다.
첫댓글 세세하게 적어주셔서 함께 다녀온듯한 느낌이구요..
한자를 잘 몰라서 워드작업하는데
조금 어려웠습니다만
덕분에 공부도 하고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