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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九未堂重建詩序)구미당중건시서
吾友金仁則示余重建九未堂近體詩一篇及遺事一通要余一言崇道謹受而讀之九未乃其先祖苟全公堂號也堂舊在桂場
오우김인칙시여중건구미당근체시일편급유사일통요여일언숭도근수이독지구미내기선조구전공당호야당구재계장
中廢而墟矣迺者公之後孫棐宅甫與其宗人縛一屋於所居麗浦里因以九未刻而顔之速客以落之甚盛事也堂之事蹟姜徵
중폐이허의내자공지후손비택보여기종인박일옥어소거여포리인이구미각이안지속객이락지심성사야당지사적강징
士記之吾何贅焉至於九未之義則有說焉於乎孔子曰君子之道四某未能一焉夫子之於四未豈眞有所未能哉其曰未者所
사기지오하췌언지어구미지의칙유설언어호공자왈군자지도사모미능일언부자지어사미개진유소미능재기왈미자소
以示謙已勉人之辭也夫以大聖人之進德不已而猶尙云爾則自非聖人分上其所以謙已勉人者尤當如何哉公以嘯皐月川
이시겸이면인지사야부이대성인지진덕부이이유상운이칙자비성인분상기소이겸이면인자우당여하재공이소고월천
寒岡三先生門下榮名登第文章足以華國才器足以需世而立朝末幾見幾思退觀於和陶詞一篇及專對時諸賢贈勉詩什可
한강삼선생문하영명등제문장족이화국재기족이수세이입조말기견기사퇴관어화도사일편급전대시제현증면시집가
見公之信於仕博於交而九未之非全未能者推此盖驗矣惜乎堂之久廢而公名堂之義幾乎莫徵今其子孫皆謹厚愿慤能合
견공지신어사박어교이구미지비전미능자추차개험의석호당지구폐이공명당지의기호막징금기자손개근후원각능합
謀同力興廢而復舊號志肯構而篤追遠吾知公子孫因是堂之建而其有復興之漸乎雖然修飾舊廬未若述其志闡揚先蹟未
모동력흥폐이부구호지긍구이독추원오지공자손인시당지건이기유부흥지점호수연수식구려미약술기지천양선적미
若體之身余願仁則甫及凡爲公後者登斯堂也顧名思義休惕焉戰兢焉修於家庭而如未能孝悌施於宗族而如未能敦睦交
약체지신여원인칙보급범위공후자등사당야고명사의휴척언전긍언수어가정이여미능효제시어종족이여미능돈목교
朋友而未能信乎訓子弟而未能於正乎向學之未篤乎求道之未切乎以至於日用云爲之間必以一未字爲謙抑自修之實則
붕우이미능신호훈자제이미능어정호향학지미독호구도지미절호이지어일용운위지간필이일미자위겸억자수지실칙
庶幾無忝於斯堂之名矣第堂之不于舊墟而移之於浦雖若可恨濂溪之號不改於廬阜之下紫陽之章猶揭於建安之室則先
서기무첨어사당지명의제당지부우구허이이지어포수약가한렴계지호부개어려부지하자양지장유게어건안지실칙선
賢之已事爲可法亦何慨然崇道雖不文旣慕苟全公退休之風又感仁則甫勤懇之誠敬次其韻略綴梗槩如右云如未能焉扁
현지이사위가법역하개연숭도수부문기모구전공퇴휴지풍우감인칙보근간지성경차기운략철경개여우운여미능언편
所居全翁進退反求諸唫成彭澤歸田賦名保南陽抱滕廬風範百年餘舊囑雲孫今日愴舊墟揭楯莫說堂非古麗浦桂場摠我閭
소거전옹진퇴반구제금성팽택귀전부명보남양포등려풍범백년여구촉운손금일창구허게순막설당비고여포계장총아려
(昭陽作噩踏靑節趙崇道謹稿)소양작악답청절조숭도근고
시(詩)
구미당(九未堂)중건(重建) 시(詩)서문(序文)
내 친구인 인칙(仁則:金榮宅의 字)이
구미당(九未堂)을 중건(重建)한 근체시(近體詩)한 수와 유사(遺事)한 통을 보여주며,
내게 한 말을 요구하기에 숭도(趙崇道)는 구미당에 관한 것을 읽어보니
구미(九未)는 그의 선조(先祖)인 구전(苟全)김공(金公)의 당호(堂號)였다.
집이 전에는 계장동에 있었으나 중도에 폐허가 되어서 요즘에 공(公)의 후손인 비택(棐宅)이란 분과
그 종친들이 살고 있는 여포리(麗浦里)에 한 채를 지어 구미(九未)란 현판을 새겨 빠른 모습으로 낙성이 되니
참으로 성대한 일이다.
당(堂)의 사적(事蹟)에 관해서는 강선비(姜必孝)가 써 놓아서 내 어찌 군말을 더할까 마는
구미(九未)의 의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
아! 공자님이 말씀하시길
“군자의 도(道) 네 가지에 모(某:공자의 이름인 구(丘)를 대신 쓴 말)는 한 가지도 능함이 없다.”라고 했는데
공자님께서 네 가지 미능하다 하심은 참으로 미능(未能)함이 있겠는가?
그 말씀하신 미(未)라는 것은 자신의 겸양을 보이셔서 사람들에게 힘쓰라는 말이다.
무릇 대성인(大聖人)의 덕을 본받을 뿐 아니라 마치 자랑하듯 말한 것 같으나 이는 성인분 자신이 위가 아니라
이는 그 자신의 겸양인데 노력하는 사람들이야 당함이 더욱 어떠하리오?
공(公)은 소고(朴嘯皐),월천(趙月川),한강(鄭寒岡)세 선생의 문하(門下)에서 영광된 명예를 얻었고,
과거에 급제(及第)하여 문장(文章)은 족히 나라를 빛냈으며,
재지(才智)와 기량(器量)은 족히 세상을 구할 만 했지만 벼슬길에 나아감이 거의 말기(末期)를 보이고
거의 생각함이 물러남이라서 보는 바와 같은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한편에 화답한 것이라든지
또 독단적으로 자유로이 응답할 때(사행 길) 제현(諸賢)들이 준 격려의 시편(詩篇)들을 보면 공은 벼슬살이에
신임을 받았고,교유(交遊)함이 넓어서 글에 있는 구미(九未)의 전부가 미능(未能)한 분이 아님을 이로써
대개 미루어 증험(證驗)이 된다.
애석하지 않은가?
당(堂)이 오래되어 폐허가 되고 공의 이름이 거의 당(堂)의 뜻에 있는데,
부르지 못하는 지금 그 자손 모두가 조심성 있고 중후하며, 솔직하고 성의가 있어서 능히 같이 모여 논의하고
힘을 합쳐 흥하고 쇠하고 옛 당호를 복원하는 뜻이 아버지의 사업을 아들이 계승하여 이루는 조상의 미덕을
추사(追思)함이 돈독하다는 것을 내가 안다.
공(公)의 자손들이 이 당(堂)을 세움으로써 그것이 점차 부흥되는 것이 아니랴?
비록 옛 집을 수선하더라도 그 뜻의 서술함만이 아니라 선조의 사적을 명백히 드러내 보임이고,
인칙(仁則:榮宅)을 비롯한 모든 공(公)의 후손들에게 내가 바라는 것은 이 당(堂)에 몸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되돌아보고 의(義)를 생각한다면 좋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니 전전긍긍하라는 것이다.
가정에서 수신(修身)하되 효제(孝悌)에 미능(未能)한 것처럼 하고,
종친에게 베풀되 돈목(敦睦)함이 미능(未能)한 것처럼 하고,
벗을 사귀되 믿음이 미능(未能)한 것처럼 하라는 게 아닌가?
자제(子弟)를 훈육하되 바름이 미능(未能)하지 않나?
학문에 뜻을 두어 그 길로 나아가면서도 독실함이 미진하지는 않은가?
도(道)를 구함에 있어서도 간절함이 미흡하지는 않나?
이러한 일상 생활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서 필요한 말은 한가지,
미자(未字)로써 자기를 수양해 겸양하고 억누른다면 실로 거의 보통은 아닐 것이라는
말을 이 당(堂)의 이름에 덧붙인다.
옛 터에 집과 당(堂)을 짓지 않고 여포에 옮겨서 지음이 한이 된다면
주돈이(周敦頤:호 濂溪)의 호(號)도 여산(廬山)아래에 염계서원을 지어 호를 고치지 않았고,
주희는 자양(紫陽)이란 현판을 건안(建安)의 방에 걸었으니 선현(先賢)께서 하신 일들이라 법에 맞는데
어찌 슬퍼 탄식하는가?
나 숭도(趙崇道)는 비록 글은 부족하지만 구전공(苟全公)의 사직하는 풍도를 흠모하고
인칙(仁則:榮宅)의 정성을 다한 정중한 성의에 감동이 되어 삼가 그 운(韻)에 차운(次韻)하여
개요를 묶어서 아래와 같이 읊는다.
如未能焉扁所居 여미능언편소거 미능(未能)이라고 사는 집에 편액(扁額)을 담은
全翁進退反求諸 전옹진퇴반구제 구전옹께서 나아가고 물러나며 자신을 돌아보라네.
唫成彭澤歸田賦 금성팽택귀전부 팽택령(彭澤令)도잠(陶潛)처럼 귀거래사를 읊고
名保南陽抱滕廬 명보남양포등려 남양공께선 등왕각(滕王閣)집 버리고 이름을 지켰네.
風範百年餘舊躅 풍범백년여구촉 백년전의 풍도와 범절 옛 자취 남아
雲孫今日愴舊墟 운손금일창구허 오늘의 먼 후손들도 옛 터를 슬퍼하네.
揭楯莫說堂非古 게순막설당비고 현판 건 곳이 옛 집이 아니라고 말하지 마오
麗浦桂場摠我閭 여포계장총아려 여포나 계장동이나 다 내 집인 것을.
소양(昭陽:癸)작악(作噩:酉)년(1813년,답청절(踏靑節:3월3일)에 조숭도(趙崇道)는 삼가 기고 함.
원운(原韻)
苟全吾祖退休居 구전오조퇴휴거 우리 조상 구전공께서 사직하고 사시던
九未堂名盖取諸 구미당명개취제 구미당 이름으로 거의 다 모였네.
壁上韻留靖節賦 벽상운류정절부 벽상운(壁上韻)은 깨끗한 절의의 시부(詩賦)로 남아 있고
山中春晩臥龍廬 산중춘만와룡려 산중에 있는 와룡(臥龍)의 집에는 봄도 늦네.
多慚後裔經桑海 다참후예경상해 상전벽해로 되어 후예들 많이 부끄러운데
幾感行人過榭墟 기감행인과사허 폐허된 정자를 지나는 행인의 느낌은 어떠하리오?
門舍如今因舊號 문사여금인구호 문사(門舍)에 지금처럼 옛 당호(堂號)를 다니
恨非前日桂場閭 한비전일계장려 전날의 계장동 집 여한(餘恨)이 아닌가?
6세손(世孫)영택(榮宅)은 좌상(座上)께 삼가 올림.
구미당전(九未堂前)좌상(座上) 근차(謹次)게판운(揭板韻)
先亭重建後孫居 선정중건후손거 선인(先人)의 정자를 중건(重建)하여 후손이 사니
君子遺風彷佛諸 군자유풍방불제 군자(君子)의 유풍(遺風)이 모두 흡사하네.
勝日春芳尋水泗 승일춘방심수사 좋은 봄날 방초 찾아 사수(泗水)가로 가고
終朝秋興對山廬 종조추흥대산려 아침 내내 추흥(秋興)에 산골 집을 대하고 있네.
堂名室號移新扁 당명실호이신편 당실(堂室) 이름인 호(號)를 새 편액에 옮겨 다니
桂洞川雲感舊墟 계동천운감구허 계장동 옛 터의 구름과 시냇물도 감회가 이네.
落席爲賡張老頌 락석위갱장로송 떨어진 자리에서 노인송을 뽐내며 이어가니
將來佇看大門閭 장래저간대문려 장차 우두커니 서서 큰 대문 집을 바라보리라.
금양순(琴養純)은 삼가 기고함.
근차(謹次:삼가 차운함)
名堂初載義何居 명당초재의하거 명당(明堂) 첫 일의 뜻은 어디에 있나?
夫子猶云某未諸 부자유운모미제 공자님도 모(자기)는 다 미능(未能)하다 했네.
桂洞舊稱元亮里 계동구칭원량리 계장동을 옛날엔 원량리(元亮里)라 불렀으니
南陽今說孔明廬 남양금설공명려 남양공의 집을 지금은 제갈공명의 초려라 한다네.
考亭與永傳嘉號 고정여영전가호 정자를 생각하니 좋은 호(號)는 영원히 전하고
榟澤還雖作廢墟 재택환수작폐허 폐허에 지었어도 고향에 윤기 돌아오네.
先輩遺風如復覩 선배유풍여부도 선배의 유풍(遺風)을 다시 보는 것 같고
千秋生色後孫閭 천추생색후손려 후손의 집은 천년토록 생광(生光)이 나리라.
금종구(琴宗九)는 삼가 기고함.
伏聞 九未重建韻忘拙以和奉呈于詩什下覽後以爲覆瓿之資焉
복문 구미중건운망졸이화봉정우시십하람후이위복부지자언
(삼가 구미당중건운을 듣고 옹졸함도 잊고 시를 받들어 화창(和唱)하여 드리니
읽어보시고 단지 덮개로나 써 주십시오.)
九未名扁君子居 구미명편군자거 구미(九未)란 편액을 건데 군자가 사니
地山時義特書諸 지산시의특서제 땅과 산도 때가 옳다고 다 특별히 쓰네.
龍歸北洞餘雲榻 용귀북동여운탑 용이 돌아온 북동의 탑상에는 구름도 남아
鳥過南陽夢草廬 조과남양몽초려 남양으로 새 떠난 초려는 꿈속에 잠들어 있네.
遂有耳孫重搆閣 수유이손중구각 드디어 현손의 증손이 다시 집을 일으켜서
追惟鼻祖永旌墟 추유비조영정허 시조를 추모하며 영원한 터를 드러내네.
如今水麗山明地 여금수여산명지 지금 같은 산 좋고 물 맑은 땅에
幾箇行人式段閭 기개행인식단려 행인들 거의가 계단 집에 경의를 표하네.
현유(玄酉)계유(癸酉:1813년,純祖13년)년 8월[星鳥月] 상순[上浣]에
예안(禮安)후인(後人)김양직(金養直)은 기고 함.
구미당(九未堂)차운(次韻)
鳳城東畔苟全居 봉성동반구전거 봉성의 동편에 구전(苟全)선생 사신데
休退高風夙聞諸 휴퇴고풍숙문제 벼슬 물러난 높은 지조 일찍이 다 들었네.
遠水平分垂釣石 원수평분수조석 먼데 물이 공평하게 나뉘는 낚시하는 바위와
層巒圍溶書廬 층만위요독서려 첩첩 산들 둘러있는 곳에 독서하는 초려있네.
向來九未堂留號 향래구미당류호 이제까지 구미당이란 호(號)가 남아있고
那意百年地就墟 나의백년지취허 백 여 년 터 이룬 땅은 무슨 뜻인가?
近日雲仍追緖業 근일운잉추서업 요즘엔 구름도 시작한 사업을 따르고
麗湖移築表前閭 여호이축표전려 명호 여포에 옮겨 짖고 집 앞을 드러내네.
조거중(趙居重)은 삼가 기고함.
근차(謹次)구미당(九未堂)중건운(重建韻)
宦成名立退然居 환성명립퇴연거 입신 출세한 이름 세우고 단아하게 사시던
可惜公堂久毁諸 가석공당구훼제 공의 당(堂)이 오래 전에 다 허물어져 안타깝네.
實德謙謙九未字 실덕겸겸구미자 겸손 공경의 참 효과 있는 은덕의 구미(九未)란 글자
新箴勉勉數間廬 신잠면면수간려 새 잠명(箴銘)부지런히 힘쓰는 몇 칸의 초려라네.
陶公柳巷收殘馥 도공류항수잔복 조물주가 화류계의 남은 향기 거두듯
甄氏思亭感舊墟 견씨사정감구허 교화하는 사람 생각에 옛 정자 터 감회가 이네.
此後葛川西一畔 차후갈천서일반 차후에 갈천(葛川)서쪽 한 언덕의
行人誰不仰高閭 행인수부앙고려 어떤 행인이든 높은 집 우러르지 않으랴?
조거돈(趙居敦)은 기고해 올림.
구미당(九未堂) 차운(次韻)
堂名九未義何居 당명구미의하거 당호(堂號)구미(九未)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至行平生可見諸 지행평생가견제 평생 마땅한 행동을 다 보이셨네.
輕櫂涉艱窮日域 경도섭간궁일역 가벼운 노로는 건너기 힘든 온종일 가는 지경
角巾乘興臥田廬 각건승흥와전려 은자의 두건 쓰고도 흥에 겨워 농막에 누웠네.
幸今桑梓傳芳躅 행금상재전방촉 다행히 지금 고향 집 향기 자취 전하고
肯使榛莽翳故墟 긍사진망예고허 잡초만 옛 터에 덮혀 있네.
楣雲孫移卜築 문도운손이복축 들으니 먼 후손이 다시 옮겨 지었다니
山南百世摠門閭 산남백세총문려 오랜 세대 산 남쪽의 다 마을 어귀 문이네.
조근복(趙根復)은 삼가 기고함.
차(次) 구미당(九未堂) 중건운(重建韻)
堂扁九未意何居 당편구미의하거 구미(九未)란 편액의 뜻은 어디에 있나?
一壑風烟好莊諸 일학풍연호장제 한 골짜기의 바람 연기에 별장이 다 좋고
性素苟全耕葛壟 성소구전경갈롱 소탈한 성품의 구전공은 칡 언덕을 갈며
賦成歸去愛陶廬 부성귀거애도려 도잠의 초려를 좋아해 귀거래사를 지었네.
桑楡歲暮圖書壁 상유세모도서벽 세모의 해 그림자가 벽에 그림 그리고
花樹春深杖屨墟 화수춘심장구허 일가들(꽃나무)어른의 터에 봄은 깊어 가네.
百世搆堂仍善述 백세구당잉선술 오랜 세대의 당(堂)을 꾸며 잘 기술하니
江山文藻倍光閭 강산문조배광려 강산과 문채가 집을 배나 빛나게 하네.
조언신(趙彦臣) 기고.
근차(謹次)
豊山下闢一幽居 풍산하벽일유거 풍락산 아래 열린 한 곳에 은거하며
營建先亭日月諸 영건선정일월제 일월(日月)도 다 선인의 정자를 지었다네.
人入芝蘭君子室 인입지란군자실 선인(善人)들이 군자의 방에 들어가고
村深花樹孝孫廬 촌심화수효손려 일가 마을 깊숙이 효손의 집있네.
濂溪且好仍前號 염계차호잉전호 주염계도 전의 호(號)를 또 좋아했으니
麗浦休歎匪舊墟 여포휴탄비구허 여포가 옛 터가 아니라고 한탄하지 마시오.
追遠深誠應裕後 추원심성응유후 조상 공경하는 정성 깊으니 후에 응당 넉넉하리니
千家何獨駟容閭 천가하독사용려 여러 중에 사마(駟)같은 집 어찌 외로우랴?
금양묵(琴養黙)은 기고함.
근차(謹次)
九未亭名是舊居 구미정명시구거 구미란 정자 이름은 옛날 사시던 이름이라
取看吾祖必行諸 취간오조필행제 우리 선조의 모든 행적 꼭 다 모아 보려네.
西湖明月留前蹟 서호명월유전적 서호의 명월은 자취 앞에 머물고
南麗殘雲起廢廬 남려잔운기폐려 남쪽의 곱게 남은 구름이 헌집을 일으켰네.
行客猶傷談古趾 행객유상담고지 나그네도 옛 유적지 얘기에 상심하는 듯 한데
後孫何況過其墟 후손하황과기허 후손들은 그 (옛)터 지남이 어떠하리오?
聊將短什臨收賀 료장단십임수하 다만 앞으로 짧은 시편의 축하 받음에 있어서
始始宗人昌里閭 시시종인창리려 일족(一族)들로 마을이 번창하기 시작했네.
불초손(不肖孫)이호(金履浩)는 기고함.
근차(謹次)
溪月留輝碩老居 계월유휘석로거 덕 높은 노인 사는데 산골 달이 휘황히 머물고
九三名室志全諸 구삼명실지전제 구미당,삼전실이란 이름에 모든 뜻이 다 있네.
朝天晟節耀華夏 조천성절요화하 천자께 하례하는 성대한 사절로 가서 중국에 빛냈고
題壁閒情臥草廬 제벽한정와초려 한가한 정의 좋은 시문을 벽에 적고 초려에 누웠다네.
宗匠斯文尊道地 종장사문존도지 유학의 종사(宗師)인 도(道)를 중히 여기는 곳
肯堂雲裔修遺墟 긍당운예수유허 유적 터에서 후손들 대를 이어 닦아 이루리.
聖綃密邇靈宮侐 성초밀이령궁혁 성현의 이끎은 접근하고 선궁은 적막하니
遠近行人幾式閭 원근행인기식려 원근의 행인도 거의 그 문려에 경의 표하네.
남용섭(南龍燮)은 기고함.
余於苟全先生卽後人也嘗聞先生之風而以不見先生之宅爲恨迺者諸孫之在鳳城者悼前世之寢遠慨
여어구전선생즉후인야상문선생지풍이이부견선생지댁위한내자제손지재봉성자도전세지침원개
遺躅之無憑鳩聚村瓦合謀齊聲築室於餘浦之上名其室曰三全扁其堂曰九未雖非桂場南陽而亦後孫
유촉지무빙구취촌와합모제성축실어여포지상명기실왈삼전편기당왈구미수비계장남양이역후손
之一羹牆處也豈不盛哉豈不美哉玆和拙句移僉君子寶唾之末可知其不自量無乃自笑而爲人笑耶
지일갱장처야개부성재개부미재자화졸구이독첨군자보타지말가지기부자량무내자소이위인소야
(나는 구전(구전)선생의 후인(後人)으로서 일찍이 선생의 품성에 대해서 듣고,
선생의 집을 보지 못한 게 한이 되었었는데 비로소 봉성에 있는 모든 자손들이 전대 조상의 사당 없음을 슬퍼하여
옛 자취가 있는 데에 의지할 곳으로 시골의 오합지중이 한데 모아 바른 소리를 꾀해 여포에 집을 짓고
그 방을 이르기를 삼전실(三全室)이라 부르고 당호(堂號)의 편액을 구미(九未)라 하니
비록 계장동(桂場洞)이나 남양(南陽)이 아니라 해도 역시 후손들이 사모하여 우러르는 곳이다.
어찌 성대하지 않으며,어찌 아름답지 않으리오? 이에 졸구(拙句)나마 화창(和唱)을 하니 여러분들의 가구(佳句)
말미를 더럽히게 되니 스스로의 역량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어도 홀로 웃으리라.)
追憶芳塵問故居 추억방진문고거 꽃나무 아래 먼지를 추억하며 옛날 살던 곳을 물으니
欲言顚末語詣諸 욕언전말어예제 일의 본말(本末)을 말하고자 죄다 이야기하네.
南陽已邈三全室 남양이막삼전실 삼전실은 남양과 이미 멀고
東浦肇成九未廬 동포조성구미려 동쪽 여포에 구미(九未)란 집을 지었네.
自是遺孫推永慕 자시유손추영모 남은 자손들 오래 사모하여 받들기 시작하는데
何嫌高閣謝前墟 하혐고각사전허 어찌 높은 누각 싫어하며 전의 터를 거절하랴?
層軒突兀扁新額 층헌돌올편신액 우뚝 솟은 층집의 편액도 새롭고
也識行人必式閭 야식행인필식려 행인들도 반드시 문려에 경의 표함을 알리라.
려(閭)이아(爾雅)에 이르길 모든 집[諸]이나 마치 분동(分棟)같다.
이정조(李鼎祚)는 삼가 기고함.
근차(謹次)
九未堂成子姓居 구미당성자성거 구미당이 낙성되어 후손들이 거처하는데
占基何必遠求諸 점기하필원구제 터전 차지를 하필 다 멀리서 구하네.
江山東洛新泉石 강산동락신천석 강산과 낙동강 경치 새롭고
桑麻南陽舊草廬 상마남양구초려 남양의 전원에 옛 초려가 있네.
精爽知應由地水 정상지응유지수 수토로 자세하고 시원히 응함을 알게 되고
藏修端合近村墟 장수단합근촌허 오직 책 읽고 학문 힘씀은 가까운 촌 터에 맞네.
先生風範如親見 선생풍범여친견 선생의 풍채와 범절을 친견한 듯
人孰尋常過此閭 인숙심상과차려 어떤 사람들이라도 예사로 이 동네를 지나랴?
완산(完山)유양수(柳養洙)는 정중히 드림.
경차(敬次)
子姓振振久此居 자성진진구차거 진진한 자손들 오래 여기서 살아
古亭重建幾謀諸 고정중건기모제 옛 정자 다시 세우기로 거의 다 꾀했네.
天開東浦新川月 천개동포신천월 하늘 열린 동쪽 여포는 달도 내도 새롭고
地近南陽舊草廬 지근남양구초려 남양 땅은 옛 초려와 가깝다네.
詩禮徽音裕後裔 시례휘음유후예 시(詩)와 예절 교훈 칭찬하는 후예들 넉넉하고
溪山物色倍遺墟 계산물색배유허 시내와 산들의 모습들 점점 유허지 같네.
憑欄盡日添前感 빙난진일첨전감 난간에 기대니 하루종일 옛 감회가 더하고
回首槃泉必式閭 회수반천필식려 고개 돌려 반천서원 문려에 반드시 경의 표하네.
정세환(鄭世煥) 명세(明世)는 기고함.
경차(敬次)
嶠南自古大賢居 교남자고대현거 자고로 영남엔 큰 현자가 살아
最是先生私淑諸 최시선생사숙제 제일의 선생을 다 사숙했네.
天朝辨誣千秋使 천조변무천추사 천추사로 중국 조정에 가서 변무(辨誣)하고
鄕里投閑九未廬 향리투한구미려 향리의 지방관이 되어 구미(九未)당 지었네.
替興有數重修建 체흥유수중수건 성쇠도 자연 이치대로 건물 다시 세우니
遷變無常換庭墟 천변무상환정허 변천이 무상하여 정원 터도 바뀌네.
多賀賢孫能繼述 다하현손능계술 어진 자손에 많은 축하 선인의 뜻 서술할 수 있고
會看他日大門閭 회간타일대문려 후일에 큰 마을 어귀의 문을 만나 보리라.
당성(唐城) 홍종협(洪宗浹)은 삼가 기고함.
봉화(奉和) 구미당운(九未堂韻)
鳳城何日卜幽居 봉성하일복유거 어느 날 봉성에 은거할 집을 정했다고
九未先生已聞諸 구미선생이문제 구미당 선생에 대해 이미 다 들었네.
黃菊吟來靖節趣 황국음래정절취 황국은 깨끗한 절의 취향이라고 읊어 오고
靑山近去謝翁廬 청산근거사옹려 청산도 공의 집 가까이서 사례하고 가네.
逍遙杖屨遺芳躅 소요장구유방촉 소요자적 하시던 어른의 향기 자취 따라
指點煙霞立古墟 지점연하입고허 산수자연 하나하나 지적하며 옛 터에 섰네.
幸得賢孫重建屋 행득현손중건옥 다행히 어진 자손 덕에 집이 중건되니
也應麗浦大門閭 야응여포대문려 여포의 큰 문려(門閭)에 응함이 있으리라.
김성황(金星晃)은 재배하고 기고함.
봉화(奉和) 구미당(九未堂) 중건운(重建韻)
溪山不是等閑居 계산부시등한거 시내와 산은 한가히 사는 것 같지가 않아
往事憑來幾歲諸 왕사빙래기세제 거의 모든 세월을 오는 일은 지난 일에 의거했네.
己矣浮榮同草芥 기의부영동초개 자신의 덧없는 영화는 초개와 같이 여기니
猗歟窮僻置田廬 의여궁벽치전려 아아! 궁벽한 시골집에 있구나!
依稀雪月宜臺榭 의희설월의대사 눈과 달빛이 희미하니 의당 대와 정자도 방불하고
粧點煙霞標里墟 장점연하표리허 산수 가려 집 짓고 마을 터에 표하네.
華額分明仍九未 화액분명잉구미 화려한 편액은 구미당이 분명하니
行人必式過前閭 행인필식과전려 동구 앞을 지나는 행인은 꼭 경의 표하리라.
김도기(金道器)는 기고함.
경차(敬次) 구미당(九未堂) 중건운(重建韻)
先生始卜桂場居 선생시복계장거 선생이 계장동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서
九未扁堂反己諸 구미편당반기제 구미당이란 편액은 반구제기(反求諸己)함이네.
百代雲仍感舊址 백대운잉감구지 백대의 후손들이라도 옛 유적지의 감회 일고
一區風物創新廬 일구풍물창신려 한 구역의 경치가 새 집으로 만들어 졌네.
山川繚郭化翁跡 산천료곽화옹적 산천으로 두른 외곽은 조물주의 흔적이고
棟宇穹崇君子墟 동우궁숭군자허 하늘 높이 솟은 집 추녀는 군자의 옛 터였네.
顧諟堂名勤世守 고시당명근세수 당호를 자세히 돌아보니 누대(累代)의 힘씀이라
竚看他日大門閭 저간타일대문려 훗날에 큰 문려(門閭)를 바라보리라.
황우(黃牛:丁丑,1817,純祖 17년) 5월 5일(端陽節)에
김영신(金永申)은 삼가 기고함.
근차(謹次) 구미당(九未堂) 중건운(重建韻)
夫子行藏廣栽居 부자행장광재거 선생의 나아가고 물러나심은 인(仁)에서 가꾸어 졌고
九三時義異其諸 구삼시의이기제 구미당이나 삼전실은 때나 뜻이 모두 다르네.
當年倦矣風雲志 당년권의풍운지 당년에 풍운의 뜻을 접고 쉰 곳은
泉石居然晩界廬 천석거연만계려 태연히 자연 속 만퇴리(만년의)의 집이네.
一代依歸留軌躅 일대의귀류궤촉 일대가 의지해 매달린 곳 고인의 행적 남아
百年興廢感邱墟 백년흥폐감구허 백년의 흥망성쇠 폐허에서 느끼네.
桂場餘浦皆吾土 계장여포개오토 계장동이나 여포나 다 우리 땅이라
多賀雲孫起舊閭 다하운손기구려 후손들이 옛 집 일으켰다고 많은 축하하네.
백호(白虎:庚寅1830년,純祖30년) 4월 1일(淸和節)에
김익(金익)은 기고함.
[註]
*행장(行藏)=용사행장(用舍行藏)의 준말로 세상에 나아가 도(道)를 행하는 일과 물러나서 숨는 일.
*광거(廣居)=넓은 처소라는 말로 인(仁)을 비유하는 말.
경차(敬次)
苟老當年晩卜居 구로당년만복거 구전옹께서 만년에 좋은 데 골라 지어 사실 당시
行藏隨義任求諸 행장수의임구제 의(義)에 따라 진퇴하며 반구제기(反求諸己)에 맡겼네.
堂仍九未先人宅 당잉구미선인댁 당(堂)은 구미(九未)란 조상의 집이고.
地接三同處士廬 지접삼동처사려 삼전실과 같이 처사의 집과 붙어있네.
物換滄桑經舊劫 물환창상경구겁 오랜 영겁을 지나 상전벽해되니 사물도 바뀌어
春生喬木有遺墟 춘생교목유유허 유허지에도 봄 되니 큰 나무들이 생겼네.
肖孫肯構由誠孝 초손긍구유성효 닮은 자손들 효심 성의로 대를 이어 성취하니
終古留名夫子閭 종고유명부자려 종내는 옛 공자님의 동네란 이름 남으리.
권인호(權仁濩)는 기고함.
경차(敬次)
全老何年卜此居 전로하년복차거 구전옹이 언제부터 여기에 사셨는지
堂名九未久聞諸 당명구미구문제 당호가 구미라는 걸 오래 전에 다 들었네.
秋風難肥鷺皈巢 추풍난비로귀소 가을 바람에 살찌기 힘든 백로 둥지 돌아오고
春峀鳥還愛舊廬 춘수조환애구려 봄 산봉우리 새들도 옛 집 좋아 돌아오네.
滄海經桑浮世事 창해경상부세사 상전이 벽해가 되듯 덧없는 세상사
湖山剩馥碩人墟 호산잉복석인허 산과 호수의 큰 덕 있는 분의 터전에 향기 남네.
遺軒賴有肖孫搆 유헌뢰유초손구 남긴 집 후손들의 일으킴에 힘입음이 있어서
哉使遊節指點閭 재사유절지점려 노는 범절 일일이 가리키는 동네 이루도록 하리.
권진기(權進璣)는 기고함.
경차(敬次)
斯堂何處迹公居 사당하처적공거 이 당(堂) 어딘가에 공의 살던 자취 있고
九未心工願質諸 구미심공원질제 구미란 마음 만듦은 모든 바탕을 원하네.
新扁增輝仍舊號 신편증휘잉구호 옛 당호를 새 편액에 거니 더욱 빛나고
後孫重建亦先廬 후손중건역선려 후손이 역시 선조의 집을 새로 지었네.
遺芳向矣三遷地 유방향의삼천지 후세에 남긴 명예 향해 세 번 옮긴 땅
喬木居然十世墟 교목거연십세허 십 대 지난 옛 터엔 온통 큰 나무가 있네.
思義顧名眞做界 사의고명진주계 의를 생각하는 이름 돌아보고 참 세계 만드니
勿今茅塞九山閭 물금모색구산려 지금 마음 욕심으로 막힌 여러 산문 만들지 마오.
황마(黃馬:戊午,1858,哲宗9년)소한(小寒節)에
조시성(趙時成)은 기고함,
경차(敬次)
來寓桂場匪定居 래우계장비정거 계장동의 집은 거처로 정한 집이 아니고
堂名九未盖求諸 당명구미개구제 당호 이름 구미는 대개 반구제기 함이네.
千秋芳躅峯遺嵐 천추방촉봉유람 천추사 향기 자취 산 아지랑이로 남아
百歲眞工洞有廬 백세진공동유려 백 여 년의 참 공부는 동네와 집에 있네.
棟宇更新君子宅 동우갱신군자댁 집들 새로 지으니 군자의 집 새롭고
山川依舊碩人墟 산천의구석인허 산천은 의구하여 큰 덕 있는 이의 옛 터라네.
先生道德莊修地 선생도덕장수지 선생께서 도덕을 닦던 별장 터
何必區區表大閭 하필구구표대려 하필 구구하게 큰 문려(門閭)를 나타내나?
외 후손(外裔)김재윤(金在潤)은 삼가 차운함.
抄譯:후예(後裔)세현(世顯)
《구전공13세손 김 태동 옮겨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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