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경험하기 1 - 시작
올 1년, 이 사람에게는 아주 뜻깊은 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곳 양평(강하면 동오리)에 토지를 구입한 후 10년만에 토목공사를 하였으니까요. 10년 전에 길이 없는 올빼미 땅인 줄 모르고 구입하였는데, 주민들의 텃새가 어찌나 심하였는지 길을 낼 길이 없어 마음 고생을 많이 하였지요. 주위 땅을 길로 이용할 수 있는 토지이용귄이란 법이 있으나 통 먹혀들어가지 않더군요. 그렇게 냉가슴 앓고 10년을 버터였습니다. 이 사람에겐 그 땅에 실현할 꿈을 접을 수 없었기에. 어떤 분들은 왜 그 땅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되지 않으냐고 반문하실 겁니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일이란 쉽지 않음을 잘 아실 겁니다. 더욱이 좋은 위치의 장소를 선택한다는 일을. 그런던 중 아주 우연한 기회가 오더군요. 바로 인접한 농지가 나왔다는 소식을 어느 노인이 들려주게 되면서 기회라고 생각하고 추진하게 되었지요. 뜻있는 곳에 길이 열린다고 하였나요? 일사천리에 성사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게됩니다만 참으로 그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지요. 그 중심 가운데에는 늘 정직함과 진실성으로 임했습니다.
그리하여 숙원의 일인 길을 만들고 물줄기를 잡아주는 수로공사 등 기초공사를 마무리 하게 된 것이지요. 공사현장에 나가 붙어살다시피 하면서 이제야 마음을 놓았네요. 참으로 피곤하면서도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올 장마를 겪어보고 다음 계획(농장 꾸미기)을 잡으려 합니다. 그리고 좀 쉬고 싶기도 하고요.
이 글이 이 사람처럼 전원생활을 하려는 분들에게 전원에 다가가기에 앞서 느긋한 마음갖임이 필요함을 전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몇자 적어봅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2
살구재의 정기모임이 그렇게도 좋았나봐요. 너무나 부럽군요. 혼자서라도 가 봤어야 하는건데.... 2주년 정기모임이 잘 된 것을 보면 본 카페가 앞으로 더 큰 발전이 있으리란 기대가 되는군요. 성황리에 모임이 이루어져서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운영진 여러분께.
전원생활에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늘 푸르름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듭니다. 아침에 "꼬끼요" 닭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세수하지 않은 얼굴로 정원 뜨락에 나갑니다. 닭장에는 별일은 없었는지, 새로 피어오르는 예쁜 꽃잎들을 살펴보면서 기지개를 핍니다. 공기는 어찌나 상큼한지요. 먼 산에 머물고 있는 구름과 또 비 온 뒤에 안개가 걷히는 경관이 눈에 잡힐 때에는 신선이 부럽지 않지요. 그래서인지 이런 곳에 살면서 마음이 여유로워 지면서 넉넉해진 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도시생활에서는 뭐가 그리 바쁘게 살아야 했는지 쫒기 듯 빡빡한 일정에 자신의 생활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답니다. 사실 돌아보면 그리 바쁜 일도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많은 분들에게 전원생활을 권하고 싶지요. 더우기 노년을 대비해서 또는 아름다운 노년을 맞아 흙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십시요.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즐거움과 삶의 지혜를 느끼실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이 사람의 직업은 사회복지사입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노년을 위해 "황금여울"이란 이름 하에 자그마한 자연학습장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3
태풍의 영향으로 궂은비가 어제 밤부터 주룩주룩 내리고 있네요. 시원해서 지내기는 좋은데요, 비가 그친 후에 농작물에 피해가 될 병충해가 걱정됩니다. 그런데 여러분, "음파"가 해충발생을 억제해 준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요? 이 사람은 자생식물보존회의 회원이기도 한데요 어제 모임이 있어 참석하였는데 위와 같은 주제로 1994년에 발표한 효과에 대한결과를 소개하였습니다. 지금도 상당수 생산현장에서 그 효과에 대해 만족스러워 한다는군요. 이 원리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음파는 일종의 물리적인 자극이다. 식물의 몸에 음파가 닿으면 세포벽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고 이 자극이 세포막에 전달되어 세포질을 떨게 해 밖으로는 전기적인 반응을 보이며 내부적으로는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내용이지요. 어제 실제로 식물음악(그린음악)을 들어보았습니다. 외국음악은 "비발디의 4계"를 배경을한 것이었는데, 이내 우리의 음악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곡을 바로 특허를 냈고, 카셋트 테잎 하나에 여러곡이 들어있었지요. 전원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동물소리를 맑은 음악과 어우러진 좋은 내용이더군요. 지금은 그 음악이 이웃주민에 지장을 준다고 해서 초음파시스템 시설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음파가 해충발생을 억제해 준다는 사실은 작물농가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작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번 응용해 보세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4
혹시 팔려고 내어논 땅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마침 마땅한 것이 있어 오늘 아침 서울에서 내려와 둘러보고 갔지요. 이 사람이 내려와 살다보니 주위 사람들로 부터 종종 부탁을 받는 편이지요. 아무래도 잘 아는 사람이 살고 있다면 전혀 낮설지 않겠지요.
이 사람도 구입 후 10년이 되어서 내려와 살게 되었고, 내려오기 전에는 종종 큰 행사에 참석했거나 아니면 성의표시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도시사람과는 달리 이곳 원주민들과의 정서가 다를 수 밖에 없더군요. 이곳 분들은 젊어서부터 농사일에 거의 전념해와서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겪어야하는 도시민들과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인간관계가 거의가 친인척으로 얼켜져있어 무슨 씨족사회를 방불케 합니다. 그래서인지 외지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상당히 무뚝뚝해 놀라게 됩니다. 도시민의 경우와 달리 말 표현에 있어 매끄럽지 못한 경우 등등. 한 동안 땅 투기로 인해 멍들야 했던 원주민들은 자연히 외지인들을 경계하는 면이 연력해 보였으니까요. 그 뿐인가요 외지인에 대한 그 분들 나름대로 퍼뜨리는 헛 소문에 어이 없을 경우도 많았구요. 오랜기간 농사일에 매진해 와서인지 사고가 단순한 점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알고 있는 분 역시 전원생활이 좋아 정년퇴직후 내려가 살 결심으로 가평 설악에 땅을 구입해 훌륭한 집을 지었답니다. 부부였는데 남자분은 군장교 출신이고 여자분은 교사로 퇴직하였답니다. 그런데 이웃과 집 지을 때 마찰이 있었는데 부부는 그 일에 게의치 않고 아사를 왔답니다. "너희들은 그래라, 난 서울에 친구들도 많아 상관없다"라고. 하지만 서울 친구들이 발걸음이 조금씩 늦추어지면서 자연 원주민들과 서먹한 관계는 지속되었고 급기야 고립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지요. 결국 그 곳에서 견디지 못하고 엄청난 재산 손실을 감수하고 서울로 되돌아간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지요. 즉, 원주민들을 얕보고 정착에 실패한 일담입니다.
전원생활을 원하시는 분들은 무엇보다도 그곳 주민들과의 동화에 힘써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배움에 있어 우월감을 나타내거나 문화가 낮다고 얕보려는 마음은 금물이지요. 오늘은 이 정도로 그쳐야 할까봅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5
장대같은 빗줄기가 며칠간 쏟아지더니 오늘은 개어가는군요. 이곳은 나즈막한 산으로 둘러져있어 그런지 여늬해와 마찬가지로 별탈없이 보냈습니다.
오전 중 서울에 봉사할 일이 있어 다녀온 후, 우중 속에 산책을 시켜주지 못했던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었지요. 비가 그친 직후라 그런지 계곡물이 한껏 불어있었고, 잠자리떼는 걸음을 방해할 정도였지요.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동면에서 깨어난 매미, 그리고 쓰르라미들의 힘찬 소리가 귀를 맑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모든 곡식들은 몰라보게 키가 한껏 커져있었고요. 집으로 돌아오면서 뜨락에 마음대로 자라나 있는 잡초들의 모습이 걱정되었습니다. 바쁜일로 뽑아주는 일을 미루고 있으니 말입니다.
며칠전 잡초를 뽑다가 그만 벌에게 손을 쏘인적이 있었지요. 어찌나 아프던지 나도 모르게 "아^야!"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간단히 집에서 처치를 해서 괜찮으려니 했는데 손이 퉁퉁붙고 몹시 가렵드군요. 급기야 보건소(이곳에선 유일한 의료기관임)에서 주사맞고 약을 복용할 정도로 아주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가지가 좋은 처방이라 하네요. 즉, 가지를 칼로 베어서 속을 피부에 문지르면 낫는다고 합니다. 이제 피부가 성할 날이 없는 한여름이네요. 며칠 전에는 유행성 출혈열 전염병 예방주사를 의무적으로 맞어야 했고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6
더위가 며칠 째 기승을 부리네요. 도시에서의 밤은 열대야로 고생하신다고요? 이곳은 해가 지기만 하면 서늘한 바람에 그런 일은 없습니다. 창문을 열고 눕노라면 서늘한 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와 잠자리를 편하게 해주거든요. 다들 부러우시지요? 이게 바로 전원생활의 맛이랍니다.
오늘은 비가 뿌린듯 하더니 흐린 날이어서 별로 덥지 않네요. 아침 5시에 일어나 작심을 하고 잡초제거하는 일에 몰두하였지요. 1평 남짓 하는데 소요시간이 1시간이나 걸립니다. 잡초의 키가 꽤 자라서 뿌리뽑기가 어려워 허리를 자르는데 그쳐야 했습니다. 오늘은 4평 정도했을까요? 땀은 줄기차게 흐르고, 모기떼들이 덤빌까봐 연신 모기약을 뿌리면서. 또 벌은 어떻구요. 자기 영역을 왜 침범하느냐 하는 식이지요. 지난 번 혼이 난 일도 있고해서 타협하며 무사히 비켜갔습니다.
심어놓은 옥수수가 제법 실한 모습으로 보여주네요. 며칠 안에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입가에 침이 고입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7
일 주일이 넘도록 지리한 비가 내리고 있네요. 지난 주 엄청난 비가 이곳 양평에 속절없이 내렸답니다. 그런데 이쯤에 이 사람은 양평에 없었지요. 그러니까 지난 일 주일간 위빠사나 명상수련을 다녀왔거든요. 안성에 있는 황룡사라는 사찰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버리고 자신을 관찰하는 힘든 수행을 했었는데, 뒤늦은 장대같은 비가 내리더군요. 양평이 무척이나 궁금해졌었지요.
토요일 집으로 돌아와 보니 생각보다 큰 피해는 없었답니다. 그저 작은 피해(야생화 화분 깨짐, 농장 토목공사 한 곳)가 있었을 뿐. 주위를 둘러보니 벼농사 피해를 입으신 농가가 좀 있었는데 이곳은 산으로 둘러져 있어 그나마 피해를 덜한가 봅니다.
그런데요, 전원주택 붐으로 인해 이곳은 토목공사가 한창이랍니다. 문젠 실수요자가 집을 직접 짓는 것이 아닌 투기성이 있는 토지 소유자가 토목공사를 저질러 놓고 분양하려는 속셈에 있습니다. 우려되는 것은 산중턱에서 산꼭대기까지 나무가 베어지고 포크레인으로 산맥을 잘려나가 누런 흙더미가 흉물스럽게 보여지고 있지요. 아직은 산에 나무들이 있어 그렇지만 향후 무참한 개발이 지속된다면 비로 인한 큰피해가 이곳이라고 예외일 수 없겠지요.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자연은 정복대상이 결코 아님을. 전원주택 활성화에 앞서 환경영향 평가문제 대비책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함을. 이런 저런 생각으로 우울해지더군요. 전원생활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함을 느낌니다. 전원주택 개발자를 보면 겨우 150평에서 200평 내외로 분양하려 하지요. 전원에 내려와 사는 맛이 무엇이겠습니까? 집짓고 뜨락 만들고 그저 조용히 즐기시겠다고요? 무료하지요. 땅에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재미가 따라야 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300평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래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이곳은 공기가 맑아서 내 집 앞에서 말하는 소리가 멀리 이웃까지 들리거든요. 따라서 다닥다닥 붙은 전원주택이라면 이웃의 사생활까지(부부논쟁 등)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러하니 우리 전주조 회원님들께서는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전원주택의 실현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8
아침에 일어나보니 맑은 햇살이 비추고 있었네요. 옷을 갈아입고는 밀렸던 잡초를 제거하는 일에 나섰습니다. 2주이상 내린 비로 잡초는 더욱 싱싱하게 자라나 있었는데, 이럴 때 뿌리뽑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래서 손에 잡히는대로 잡초줄기를 가위로 잘라 베어버릴 수밖에. 잡초는 직근성으로 빨리 자라는 성질이 있지요. 따라서 땅속 깊이 파고들기 때문에 초기에 뽑지 않으면 어렵답니다. 한시간여 경과했는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7시가 훌쩍 넘었네요. 그런데도 주위에선 작업 소리(경운기 소리 등)가 그치지 않네요. 그러해서 농촌에는 아침식사 때를 지키기가 어렵죠.
간단히 아침을 마친 후 바로 햇볕을 보지못해 냉장고 속에 숨겨두있던 빨갛게 익은 고추를 꺼냈습니다. 채반에 고르게 앉힌 후 햇빛 속에 선텐을 즐기도록 하였지요. 이어 화분에 물도 주고 화단의 꽃과 나무들을 살펴보았지요. 이제 며칠 후면 처서가 되네요. 식물들은 처서를 맞아 겨울준비에 나선다고 합니다. 성장을 멈추는 것이지요. 조금있으면 나무잎들은 물기를 토해내고 구겨진 모습을 보이면서 다가올 내년을 기약하면서 몸을 보호하려 할 것입니다.
멀리 간간히 들려오는 매미 쓰르라미소리가 화려했던 올 여름을 아쉬어하네요. 고추밭에선 빨간 고추잠자리가 제때를 만난듯 넘실넘실 춤추로 있고요. 그러면서 비피해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함안 합천 등에 사시는 분들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의당 성의표시를 해야겠지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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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 경험하기 10
어제 비로소 황금여울의 연못과 샘물 공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모습과도 같은 자연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으려 애쓴 공사이지요. 강원도 화천에서 구입한 자연석으로는 연못을, 샘물은 검은색 호박돌로 마치 우물처럼 하나 하나씩 쌓아올라왔는데 깊이는 2m가 조금 넘습니다. 더욱이 우물 위에 장식하는 우물정 자 모양인 돌을 놓았는데, 옛날 양반네집 우물모양이 그렇다고 하네요. 연못의 넓이는 6평이 넘을거라고 하고요. 며칠간 경과를 두고 본 후 우물가에 소나무를 심을 예정이지요. 전라도 정읍에서 구해 온 소나무인데요 모양이 너무나 예쁘답니다. 어찌나 예쁜지 늘 눈에 아른아른 할 정도랍니다.
늦은 봄 토목공사로 인해 황량하기만 느껴진 곳에 조금씩 모양이 잡혀갑니다. 내년 봄엔 연못에 송사리를 넣어 기를겁니다. 송사리는 아주 맑은 물에서 살며 모기유충을 먹고 사는 유익한 물고기이지요.
안성의 돼지아버지께서 전원생활에 벌레로 고생하시는 글을 보았는데요, 송사리가 있다면 그리 고생하시지는 않으실텐데요.... 그곳은 왜 그리 많은 벌레가 집안에서 사는지 모르겠네요. 돼지를 키우셔서 그러시나요? 아님 산속에서 사시는지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11
9월이 들어서면서부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으로 완연한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벼 이삭은 이제 조금씩 누런색으로 변하기 시작했고요.
논가를 산책하는데 처음으로 마주친 예쁜 "허수아비"의 작품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이름표에는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의 이름이 올망졸망 적혀져 있음을 통해 지난 주말 팜스테이 행사에 참석했던 가족들의 즐거웠던 한때를 읽을 수 있었지요. 그러면서 그 주말에 마치기로 예정되었던 황금여울의 샘물공사가 교차되면서 잠시 걱정스런 마음이 되더군요.
정말로 "물"을 잘 다스리기란 쉽지 않은가 봅니다. 금번 수재를 겪어본 이후로 더욱 그렇지요. 그러니까 전에 있었던 위치의 샘물의 크기보다 2배이상의 깊이로 파내려 갔습니다. 옛날 우물처럼 검은 돌조각을 하나하나씩 쌓아올리고 돌주위엔 비닐로 방수 자갈처리를 했는데 자꾸만 옆꾸리에서 물이 꿰져 나오는 거예요. 두 번씩이나 다시 처리했는데도. 이제 금주 금요일부터 다시 세 번째 시도를 하기로 했지요.
깊게 파내려가는 과정에서 원수를 너무 많이 건드리지 않았나 생각할 뿐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공사네요.
이런 저런 일로 오늘 10시경쯤 수재의연금을 부쳤습니다. 너무 늦었지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12
추석 명절을 앞 뒤로 퍽 여러 날이 지났네요. 회원여러분 모두 잘 지내셨는지요?
참으로 전원의 생활은 빠르게 지나고 있네요. 별 농사도 짓지 않아도 할 일이 왜 그리 많으지요. 뜨락에 잡초제거는 기본이고, 나무 관리하랴 해충제거 등 육체적 활동이 많이 따릅니다. 도시에서의 삶과 비교하면 고단하지만 전신운동이 절로 되는 편이지요. 요즘은 고추재배한 것을 비가 잦아서 맑은 태양 빛에 말리는 일에 정성을 다합니다. 색깔이 빨갛게 그렇게 고울 수가 없답니다.
이 사람이 이곳에서 생활한지도 어느덧 1년이 성큼 넘었습니다. 살면서 아직도 서울이 활동 근거지로 되어있어서 평균 주 2, 3일은 상경하지요. 손오공님의 글을 읽어보니 공감되는 내용이 아주 많더군요. 이 사람 역시 살고 있지만 내년부터 움직임이 바뻐질 계획이고 아직은 농사를 전업으로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농촌분들의 시각에서는 궁금증이 많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요즈음 서울에서 한 두분 내려와 사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곳생활에 익숙지 않아서인지 서로 인사나누다 보면 서울에서 살았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금새 친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요, 한 분이 하소연을 해왔습니다. 그러니까 이곳에서는 서울에서 내려와 살게되면 일종에 통과의례로 한바탕 잔치를 벌려야 하는 관례가 남아있거든요. 그런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거예요. 지난 번 봄, 잔치를 벌인 집은 비용이 300만원이 들었다는 말을 은근히 전하더라는 얘깁니다. 아주 나쁜 관습이지요. 서울 사람들은 잘 살아서 그 정도의 비용은 당연하다는 현지민의 옳지 못한 태도를 어찌합니까? 결국 궁여지책으로 50만원의 마을기금과 타올 한상자씩 돌리기로 결정했답니다. 이런 저런 일이 복병처럼 많은 것이 전원생활의 실상이기도 하답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13
오랜만에 이 글을 적어보는것 같습니다.
일요일이라 늦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서울에 매일 올라가게 되었는데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위빠사나 명상수련 지도받으러 또 토요일은 봉사활동 때문에. 명상수련 지도는 25일 까지인데 늦은 시간대에 운전을 해서인지 몸이 퍽 피곤하네요.
저녁 늦게 내려오는데 이곳은 서울과 달리 길가에 가로등이 없거든요. 그리고 길도 구불구불, 오르막길 내리막길... 그런가하면 국도에 들어서면서부턴 마주오는 차량 불빛에 눈이 부셔서 아주 피곤하지요. 그래서 어느 땐 위험하지만 선그라스를 쓰고 운전하기도 한답니다. 이럴 때 보안경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서울을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35분가량.
참, 한 달 이상 걸렸던 연못과 샘물공사가 드디어 마무리 되었답니다. 아직 사진전송이 서툴러서 이곳에 실리지는 못했는데요 아주 예쁘답니다. 언제 전주조 회원님들께 보여들릴 때가 있겠지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14 -추수
누런 색의 풍성함을 느끼게 해주는 요즘의 전원풍경입니다.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모두가 넉넉합니다 이곳 양평은 지리적으로 천혜를 누리는 곳이라서 천재지변도 비켜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심이 좋은 편이지요. 며칠 전 가깝게 살고있는 집에서 거두어들인 늙은호박을 세 덩어리나 주더군요. 서울에서 내려오는 손님을 위해 맛있게 호박죽을 준비하렵니다. 강아지와 산책하노라면 집집마다 햇볕에 말리려 마당 한가운데에 널어 놓은 도토리는 또 얼마구요. 올해 도토리가 대풍년이랍니다. 그런데요, 도토리가 풍년이면 농사는 흉년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벼이삭이 겉 보기엔 많아보여도 쭉쟁이가 많다고 하는군요. 그래도 누런 벼이삭을 바라보는 농심은 흐뭇할겁니다.
이곳에 내려와 살게된지 1년이 성큼 넘었는데요, 살 수록 정이 든답니다. 돼지아버님의 글에서 전원생활의 좋은 점 보다 나쁜 점이 더 많으시다고요? 아직 전원생활에 익숙해지지 않아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사람의 경우는 살면서 불편한 정도는 아주 적은 편이거든요. 오히려 얻은 것이 많아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지요. 흙과 더불어 가까이 할 수 있고, 자연의 조화로움과 늘 함께 할 수 있으니...
전주조 회원여러분 중 전원생활을 원하신다면, 아주 생소한 곳을 돌아보시기 보다는 가까운 친지들이 살고 있는 전원을 우선 돌아보십시요. 그리고 그곳의 분위기가 자신과 어울리는지를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사람마다 취향과 개성이 다르듯이 전원 나름대로의 풍김을 엿보세요. 그리고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의 태세가 갖추져 있는 지금인가도.
전원생활 경험하기 15
그러니까 지난 수요일 이곳 양평에는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하얀서리가 내렸었지요. 미쳐 뜨락에서 방안으로 옮겨놓아야 할 란타나를 그렇게 서리를 맞게 했습니다. 그래도 부랴부랴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화분에 옮게 실내에 옮겼습니다만 살아났으면.... 이 모두가 매일 서울로 올라가 지도받는 명상수련으로 인해 집안일을 소홀히 한 결과이지요. 이제 오늘로서 수련지도는 끝나네요. 그 후로 꾸준히 집에서 수행하고 주 1회 정도만 지도받으면 되니까요.
서리가 내린 후에야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했지요. 야생화분을 땅속에 묻고 낙엽으로 덮은 후 흙을 덮어주었는데요 야생화 같은 온대성 식물은 오히려 서리를 맞히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서리가 내리기 전에 거두어 들여 놓았던 메주콩과 고추대는 뒤늦게 정리하여 놓는 등 겨울준비 작업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일로 전원일기 기록이 늦어졌네요.
농촌은 이렇게 가을걷이로 마을 전체가 바쁘게 지나갑니다. 옆집과 서로 얼굴을 마주대할 시간까지 모자랄 정도이니까요.
벌써 은행잎이 지난 비와 바람으로 엉성한 가지를 보이며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 주간 정도나 될까요, 노란색과 빨간색의 조화를 이루며 우리에게 한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는데요. 이런 자연에 감사할 뿐입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16 - 이웃사춘
이 사람 어렸을 적에 서울 신문로에 살았었지요. 그러니까 그 곳에서 태어나 유명했던 덕수국민학교를 다녔을 적입니다. 오래 살았던 이웃 중에 유독 세 집만이 친척 보다도 더욱 가깝게 오가며 지냈지요. 어머니가 음식을 만드시면 막내인 이 사람은 그 음식을 들고다니며 좁다란 골목길을 누비던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이곳 양평에 내려와 살면서 그 시절을 되돌려 줄 만큼 아기자기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요. 이 곳은 서울처럼 반상회가 없는 대신 가끔 마을회관에서 모임이 있지요. 하지만 일이 끝나면 바로 흩어지기 일쑤여서 가깝게 살고 있는 다섯 집에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원주민인 60대 부부 댁, 친정 토박이로 서울에서 살다 내려오신 60대 부부 그리고 그 분들의 친정 노모 댁, 역시 서울에서 살다 내려 온 아들과 손주를 거느리신 80대 할머니네 집, 마지막으로 이 사람, 이렇게 다섯 가정이랍니다.
발단은 원주민 부부댁에서 늘 음식대접을 받게 된 일이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서로가 자신들의 집에서 답례로 시작 된 것이 작은 반상회를 조직(?)하게 된 것이지요. 아주 재미가 솔솔납니다.
여름엔 옥수수 쪄 먹기, 감자 쪄 먹기 시작으로 가을 들어서면서 도토리묵 만들어 먹는 일, 두부 만들어 먹기, 팥죽, 호박죽, 닭죽 등등. 서로가 이런 만남을 통해 도시에서의 삶과 비교할 수 없으리만큼 지역 공동체를 느끼며 살게 된답니다.
회원여러분 하루속히 전원생활을 이루워 보시길 바랍니다. 아 참! 오늘 원주민댁에 김장 속 넣는 날이라고 했는데 그 곳에 가 봐야 겠네요. 그럼, 다음 소식때까지.
전원생활 경험하기 17 - 궁궐의 단풍
이곳 이웃 집들은 벌써 김장 담그기를 마친 상태랍니다. 서울 보다 빠르지요. 서로 집집마다 돌아가며 담드는 모습은 어렸을 적 동네생각을 절로 나게하는 장면입니다. 이집 저집 덕분에 이 사람은 김장 걱정을 덜어 놀 만큼 한 달분을 얻어 놓았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던 일손들은 이젠 조금씩 여유를 갖기 시작합니다.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휴가인 셈이지요. 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여가란 오랜 습관으로 그저 화투나 술로 떼우기 일쑵니다. 이곳은 집집마다 소주병을 상비(?)하고 이웃이 방문하면 술로 대접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지요. 그것이 인사라고 한답니다. 그래서 술에 아주 익숙하시어 중풍에 걸리시는 분들이 많지요.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만 서서히 바뀌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이 사람도 어젠 서울에 나들이 갔었지요. 오래전부터 벼르던 "인체의 신비"전을 보고, 바로 옆 창경궁을 다녀보았습니다. "궁궐의 우리나무"책을 옆구리에 낀채. 단풍의 절정 끝자락이었지만 그 아름다음에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우리나라와 같은 단풍색이 전 세계적으로 단연 으뜸이라고 하는군요. 나무 공부하기 전과 달리 기품있는 우리 소나무의 모습, 인고의 세월을 나타내주는 측백나무과의 향나무의 멋들어진 줄기, 우람한 가지를 의연하게 짊어진 느티나무 등등 너무나 소중한 그림들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 태어난 기쁨을 나누고 싶더군요. 여러분들도 가까운 서울 도심의 궁궐을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18 - 고즈넉한 전원
안녕하세요? 지난 번 인사동 번개모임에 나갔다 온 후, 쓰는 글입니다. 그 때 뵈었던 반가운 분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에 바로 글을 적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일로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처음 모임에 나가 만나 뵈니 정말로 나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역시, 좋은 분들이 많은 모임입니다. 그리고 운영자이신 그린맨님, 그리고 부산아재님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제 농촌은 온통 누런 황토색으로 갈아 입었네요. 집집마다 김장과 메주도 모두 담가놓아서 말 그대로 고즈넉한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 동안 좁은 집에 갇혀 지냈던 닭들을 풀어놓아 기르고 있습니다. 가을철까지는 뜨락의 화초가 망가질 것을 염려해 좁은 공간에 가두어 길렀었지요. 아찌나 좋아하는지 문에 다가서기 무섭게 나와 쏜살같이 걸어다닙니다. 기른지 8개월이 다 되었는데 주인을 알아보고 다가옵니다. 가까이서 만지려해도 달아나지 않고. 닭들에게도 사료를 주면서 사랑을 줍니다. 너희들을 절대로 잡아먹지 않을터이니 안심하고 살라고. 수탉 한 마리에 암닭 세 마리인데, 암닭 오골계만 알을 이틀에 한개를 낳지요. 봄이 오면 낳은 알을 먹지않고 병아리로 키울 생각이지요. 그러고 보니 마당에서 "삐약 삐약" 병아리들이 노니는 봄날이 그려집니다. 내년에는 닭들이 낳는 알의 수도 많아지겠지요.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겁니다.
전원생활 경험하기 19 - 설경
때는 12월달이라서요, 왜 그리 할 일들이 많은지요 그래서 자주 들리지 못한답니다.
좋은 글로 봐 주셔서 감사하고요, 농부의 딸이냐고 하셨나요?
서울 토박이로 자라 농촌 생활은 양평이 처음입니다. 그런데도 잘 적응하고 살아서 친지들의 놀라움과 의아스러움을 받고 있지요. 그럴만한 이유가 사실은 있답니다. 전원에 어울리는 일들을 구상하고 있고 관련된 공부를 지금 하고 있거든요. 나무와 식물공부.
저기요, 돼지아버님께만 넌즛이 알려드리는 거예요 ^^
전원생활 경험하기 20 - 우울한 전원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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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색이 완연한 요즘, 이곳 양평은 전원주택 토목공사의 붐으로 겨울의 정막이 깨지고 있습니다. 살고있는 이 곳은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평풍에 둘러싸인 듯 늘 아늑하답니다. 그런데 어느새 산의 나무를 자르는가 싶더니만 이어서 중장기가 들어와 괭음을 내면서 산자락을 할퀴며 황토를 드러나게 하는거예요. 그곳에 10채 이상의 집을 짓는다고 하네요. 이곳 뿐만이 아닌, 이곳 저곳에서 이런 일이 자행되고 있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픔니다. 그렇게 10년이상 된 나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 꼭 높은 곳에야만 집을 지어야 하는지요. 이러다간 전원이 좋아 선택한 생활인데, 마음에 그늘이 질 것 같습니다.
이런 중에 이 사람은 내년 봄부터 제 소유의 토지에 나무를 심게 됩니다. 이미 수몰지구에서 가져올 소나무 여러 구를 예약된 상태랍니다. 바로 심을 수 없어 2년 후에나 가져올 소나무 외에 독립수 한 둘씩 심게 되지요. 그래서 좋은 흙이 필요했습니다. 참으로 모순입니다만 토목공사로 인해 벌거벗은 산의 마사토가 좋아서 30차 주문하여 이틀에 걸쳐 쌓아 놓았지요.
자연을 사랑하는 우리 전주조 회원분들은 앞으로 전원주택을 지으신다는 명분으로 자연을 해치시는 일은 않으시겠지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21 - 연말을 맞이하여
전원에 살고 있으면 서울에 살고있는 친지들이 종종 찾아오게 되지요. 모두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넉넉하고 평화스러움 때문일겁니다. 그리고는 대부분이 향후 전원에서 살기 원하기 마련이지요.
이 사람이 전원생활의 결심을 이행한지 어느 새 두 해로 접어듭니다. 이 곳에 연고자가 있는 것도 아니며, 고향은 더 더욱이 아닌 처지에 어떻게 잘 적응하는지 모두가 놀라고 있지요. 이 곳에 적을 둔 것은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토지를 구입하게 된 1992년도부텁니다. 그리고는 구입한지 11년되는 해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나름대로 계획이 있지요.
지금 공부하고 있는 분재와 취미로 일쌈아 온 도자기가 모두 전원생활과 어울리고 있습니다. 나이들어서 취미가 생업으로 이어지기 바라지만 성급함은 금물입니다. 그 외,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발표할 단계가 아니라서 이 정도로 그치구요.
전원생활을 결심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도시생활과는 견줄 수 없는 자연과 더불어 일을 시작하실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일고있는 전원생활의 붐 내용을 가만히 보면 무슨 별장 수준이 많더군요. 택지개발을 한다고 하면서 주택과 정원 범위내이거든요. 그저 내려와 살면서 눈요기로 즐기겠다는 것이 대다수입니다. 평수도 150평내외이고.
도시에 계신 우리 전주조 회원님들은 이러한 전원생활의 계획은 갖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전원생활을 꿈꾸시기 전에 자연과 친환경적인 면에 관심을 갖으시고 관련된 취미생활이나 자원봉사를 하시길 바란답니다. 이 사람은 지금 배우는 것 외에도 자연학습 프로그램 자원봉사도 하고 있거든요. 자연은 정말로 대단히 무궁무진한 대상이드라구요. 참으로 신비스럽고 인간에게 무조건적으로 퍼주는 모습에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회원 여러분들, 의미있는 연말 보내시고 복 많이 짓는 새해 맞으십시요.
전원생활 경험하기 22 새해 다짐
새해인데 또 슬그머니 이틀을 넘겼네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날짜 가는 일이 순간을 다투는 것 같습니다.
전주조 회원 여러분들도 새해가 되니 어떠신가요? 나름대로 새로운 계획이나 다짐을 하신 분들이 많지 않으실까 사료됩니다. 늘 겪었던 일이었지만 그래도 새해란 기분은 괜찮은 것 같아요. 인생에 있어 이런 마디 마디의 통과 절기가 없었다면 얼마나 무료했을까요?
올해, 이 사람은 무척이나 바쁜 나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허름한 농가를 거두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고쳐야하고, 비닐하우스를 지어서 분재와 식물들을 돌보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죠. 그 뿐인가요, 취미삼아 배운 도자기 가마를 설치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거의 혼자서(물론 중간중간 일손을 빌리기는 하지만) 관리 해야하기 때문에 정신적 부담이 되기도 한답니다. 일의 중심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삼기로 다짐했지요. 비록 육체적 피곤함은 따르겠지만.
또 한 가지 있네요. 닭장을 넓혀주는 일이예요. 겨울철 뜨락이라 괜찮겠지하고 비좁은 닭장에 있는 토종 닭 네마리가 안스러워서 풀어주곤 합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평균 서울기온 보다 4도이상 낮음) 물을 줘도 금새 얼어버리거든요. 뜨락에 녹지 않은 눈으로 닭들이 목을 축일 수 있어서요. 그런데 안심할 일이 아니더라구요. 글쎄 닭들이 그 억센 발가락으로 뜨락의 나무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뿌리 근처를 아예 헤쳐놓는 거예요. 뿌리가 상하지 않을까 염려되네요. 그래서 아예 영역을 그어놓기로 했습니다. 이 일은 바로 해야겠어요.
할 일은 많고, 힘은 딸리니 많이 걱정됩니다. 그러니 어떻겠어요 우리 전주조 회원님의 글을 통해 힘을 받을 수 밖에요. 많은 관심 바랍니다.
23 엄동설한
새해 벽두, 무서운 추위로 인해 무척이나 애를 먹었던 얘깁니다.
그러니까 지난 3일 오랜만에 많은 눈이 내려서 동네친구와 함께 다음 날 가까운 산에 올라 설경을 만끽했지요. 산에서는 그다지 춥다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밀려오는 추위가 시작되었는데 영하 17도에서 20도를 오르내리길 5일 정도... 꽁꽁 얼어붙은 날씨가 걱정되어 바깥 출입이 잦아졌지요. 혹시나 하며 집 주변을 돌아보고 닭들 사료주기, 물 대신 눈 담아주기. 잘 때, 수도가 얼까봐 실내 수전을 조끔 열어놓는 등등.
그러면서 감기가 들었습니다. 감기야 며칠 쉬면 낳을것이라 생각하고 상비해둔 종합감기약만 몇 알 먹었구요. 서울 올라갈 일이 있어 차를 시동거는데 안 걸리는거예요. 밧데리가 추위로 장애를 받아 서비스센타에 연락하여 겨우 고쳤지요. 작년에도 이곳에서 겨울을 났지만 이런 추위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유리는 왜 그리 성애가 자주끼는지요 늘 닦아내는 일도 비일비재하답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또 겪어야 했습니다.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못하는 변을 당한 일입니다. 추위로 그랬을거라 생각하고 더운 물을 몇번 부었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똥물이 역류하여 옆 변기(변기가 2개)로 넘어 오는 것이 아닌지요. 화장실이 똥물 범벅이 되었지요. 큰일났다 싶어 설비담당 아저씨에게 연락하니 정화조가 얼었으니 청소를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연락을 하니 바로 오기는 하나요? 한참을 기다려 대변 마려운 것을 참을 수밖에요. 기다렸던 정화조 청소차는 왔는데 가득찬 물만 끌어들일 뿐 역시 변기물은 내려가지 않자, 정화조 호수를 직접 화장실 변기에 넣고 빨아들이기 작전돌입. 그 때서야 "뻥"하고 시원하게 뚤리는게 아닌지요.
이 모든 것이 전원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일들이랍니다. 앞으로 이 일을 경험해서 올 년말을 준비해야 할까봅니다.
감기도 읍내 병원신세를 진 후에야 낫고, 지금에서야 집안평정을 찾았답니다.
24 입춘을 기다리며
지난 21일 1박2일로 소백산 등정과 "풍기" 부근 천연기념물 나무들을 보고 왔습니다. 분재원 회원 10명과의 MT 겸 자연학습이었지요. 겨울 산행은 20여년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소백산은 참으로로 아름다웠지만 등정 초입부터 엄청난 코스였습니다. 경사가 70도 정도였으니까요. 천문대를 거쳐 비로봉으로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 사람은 추위와 피곤으로 차멀미가 겹쳐 등정 전 먹은 점심을 중간기점에서 급기야 토해내고 말았지요. 아쉽지만 천문대를 800m 남겨놓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다음 날 겨우 겨우 아름다운 나무들을 감상하긴 하였는데 이번엔 다시 돌아오는 길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무려 9시간에 걸쳤고 몸은 이내 파김치가 되었지요.
올해 초부터 감기를 달고 다녔었지요. 지금까지 감기가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이었는데... 나이를 한 살 더해가는 현상일까요? 지금도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답니다. 그래도 어떻합니까? 어제부터 다시 내린 눈을 쓸어야 하니 말입니다. 오늘은 강추위로 인해 얼어붙은 길 때문에 서울 볼 일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도시와 달리 전원에서는 눈 쓰는 일이 빈번하지요. 운동 삼아 옛 추억을 즐기듯이 하고있지요.
이래봐야 입춘도 멀지 않았습니다. 3월이 되면 이런 저런 공사로 무척 바빠지게됩니다. 어제 아래동네에 지어질 집(한옥) 맡아 주시는 분이 다녀갔지요. 20평 규모로 지어질텐데요 처음엔 초가집을 할까 했었지만 관리에 어려움으로 기와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벽면은 황토벽돌로 하고 방바닥은 온돌로 깔기로 했구요. 방은 두개 거실 겸 마루방 하나, 화장실 그리고 부엌. 외양간이 있던 자리엔 도자기 공방을 꾸미고... 소개받은 분인데 잘 해주길 바랄뿐이죠.
전주조 회원분들 이 같은 집 짓는데 좋은 조언 좀 해주세요. 참, 집터는 산 아래에 있어 물기가 많은 편이랍니다. 산이 둘러있고 동쪽과 남쪽 방향이 탁 트인 곳이지요. 집은 남향이고 경기도 전형의 "ㄱ"자 집이고요. 물론 지난 해 봄 주변 토목공사는 끝낸 상태랍니다.
25 겨울철 운전사고
오늘 해가 뜨기 전 6시 30분경 일찌감치 서울로 향했습니다. 잠실역 부근에서 만나 단체로 백담사와 황태덕장을 거쳐 온천장을 다녀올 계획이었지요. 마당에 나와보니 온도도 영하 1도였고 안개가 자욱이 낀 것을 보면 일기예보 처럼 맑고 따스한 날일 것임을 안심할 수 있었지요.
아직 어둑어둑해서 라이트를 켜고 안개를 비켜가며 조심스럽게 운전했습니다. 한 50k 정도의 속력으로. 이곳은 구불구불한 길이지요. 한 1,8km 정도 왔을 때 다리를 앞두고 우회전하다가 그만 빙글 도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그러면서 다리 교각을 꽝하고 부딪쳤습니다. 바로 옆은 논두렁, 아주 아찔하고 순간적이었지요. 조심조심 뒷걸음쳐 겨우 빠져나와 살펴보니 범버가 찌그려져 있었답니다. 그래도 서울행을 그칠 생각을 안했지요. 그 때까지도 길의 심각성을 못느꼈나봅니다.
기어를 2단으로 하고는 산을 구불구불 오르내려 퇴촌면에 닿았지요. 다시금 차를 세워 살펴보기로 했는데 글쎄 본넷트까지 찌그려져 있고 위로 조금 열려져 있는게 아닌지요. 내려서 살피던 중에 길이 무척이나 미끄러움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어제 내린 비가 마르기 전에 저녁이 되면서 결빙되어있는 것임을. 가고싶은 곳이었지만 취소해야 했습니다. 되돌아오면서 어찌나 떨리던지... 퇴촌면이면 15분이면 충분한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집까지 도착하는데 1시간 반이나 걸렸더군요. 동오리 입구에 도착할 무렵 대형 관광버스가 역시 회전하가다 미끄러져 가이드레일을 받고 그 위에 30도 경사로 얹혀진 사고를 목격했지요. 오늘 교통사고가 많은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경험한 일로서 엄청난 대가를 치루고 공부한 셈이지요.
전원생활에 이런 어려움도 있답니다.
26. 기와집의 꿈을 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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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예쁜 기와집이 완성될 꿈을 접었습니다.
친지들을 봐도 그렇고 주변 어르신들의 노후가 걱정되는 요즘입니다. 특히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살기를 고집한 어르신들이 혼자 살아가시다가 어느 날 문득 힘이 딸리고 지병을 얻으면서 가족의 수발이 필요해 진거죠. 그런데 자식들은 나름대로 모실 수 없는 이유가 있는거예요.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라 형편이 그렇게 된겁니다. 더욱이 지금까지 혼자 꿋꿋하게 잘 살아오신 어머님 아버님을 뒤늦게 모시려니 어렵게만 느껴지기만 합니다. 병드신 모습이지만 까다롭게만 느껴져왔던 부모님을 어떻게 모실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전문병원에 모시는 일이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은겁니다.
우리 전주조 회원님들도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많이 느끼시는 모습일겁니다. 그래서 정부가 이러한 일에 대비해야 하지만 우리 실정이 턱없이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실정이지요. 그래서 이 사람과 같은 사회복지사가 생각한바 있어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일조하고자 일선에서 임하고 있답니다. 무엇보다도 다가올 자신의 노후를 위해.
기와집이 바로 그런 배경하에서 공공시설로 지어질 예정이었지요. 개인의 집이 아닌. 그런데 건축비가 만만치 않은거예요. 처음엔 예산 내에 가능하리라 실행하고저 했지만 구석구석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 추가되면서 도저히 준비한 예산으로는 초과될 수 밖에 없게겠더라구요. 그래서 실행기간을 내년으로 보류. 그리고 아쉽지만 기와집을 포기하기로 하고 차선책으로 전원의 모습에 어울리는 다른 집으로 구상하려 합니다. 처음엔 계획을 1년 미룬다는 것이 못내 안타까와 강행할까도 했습니다만, 빨리 결심해 버리니 지금은 마음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그래도 올해 할 일이 끈질지게 기다리고 있지요. 작년에 마무리한 토목공사의 일부가 잘못된 거예요. 보수공사해야죠. 또 비닐하우스 짓고, 나무심는 일(조경). 이런 저런 일이 눈에 밟힙니다. 모두가 돈 드는 일이예요. 힘겹지만 훗날 일을 생각하면 당연한 과정이라고 위로하며 삽니다. 이와 같은 일에 마음 추수리느라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이젠 내년도 집 지을 일에 시간을 많이 벌었으니, 좋은 의견 있으신 분들은 귀뜸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27. 3월 그리고 꽃샘 추위
계절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네요. 지난 5일 경칩을 고비로 봄내음이 물씬 풍겨오는 전원입니다.
3월은 기온 변화가 가장 심한 달이죠. 이는 해와 달, 그리고 지구와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합니다. 지난 주 꽃샘추위가 며칠 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꽃샘추위가 아주 오지 않았거나, 봄철 한차례만 온다면 그 해에는 가뭄이 들고 여름에 심한 장마가 올 것임을 아시는지요. 그러하니 한 번 더 꽃샘추위가 오기를 기다려야 겠지요.
기다리던 봄은 찾아왔지만 이 때부터 전원의 살림은 부산하게 돌아갑니다. 겨우내 방치해 두었던 뜨락에도 봄을 맞이하기 위한 손놀림을 해줘야 하니까요. 마당에 내려서면 왜 그리 할 일이 많은지요?
겨우내 좁은 닭장을 위해 산책(?)하기 좋으라고 울타리를 마련해 주었죠. 그리고 진도견 암컷과 종류를 알 수 없는 숫컷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를 절친한 동호인이 그냥 분양해 준다고 해서 개집 장만하랴 주변환경 꾸며주랴 바쁘게 지냈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집 동물들은 숫닭 한마리, 암닭 세마리, 치와와 토순이, 그리고 새 식구인 곰돌이 이렇게 6마리가 되었네요.
그리고 한 일이 또 있군요. "분갈이"랍니다. 2년 전, 취목하여 자란 은행나무, 가막살나무 그리고 동양란 모두해서 20개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모두(난도 분재)가 분재입니다. 나무는 자연상태에서 잘 자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죠. 결정적 요인은 나무의 뿌리가 더 이상 뻗어나갈 수 없게 된 환경에선 말입니다. 따라서 분갈이를 통해 나무를 영원히 살 수 있게 돕고, 번식을 시켜주면서 또한 즐거움을 느끼고 마음을 다듬는 것이 가히 분재도의 한 면이라 볼 수 있지요.
분갈이는 새 싹이 트기 직전이 가장 좋습니다. 전주조 회원님들 가정에도 화분 몇 그루씩은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3월에서 5월에 걸쳐 종류에 따라 해주는거 물론 아시고 계시겠죠.
뭐니뭐니 해도 뜨락에 심어놓은 식물들의 변화 조짐이 다채롭습니다. 작약의 새싹이 빨갛게 들어 내보이기 시작했구요, 이질풀도 앙징스런 작은 이파리를 만들어가고 있더군요. 이제 햇살이 조금씩 길어지고 더워지면 반갑지 않은 잡초들이 기승을 부리겠네요. 걱정.
금주 말부터 또 공사를 시작합니다. 기와집을 미룬 그곳에. 작은 토목공사가 이루어진 후, 반송을 심고 모감주나무와 노간주나무 그리고 매화나무를 심는답니다. 어쩜 바뻐져서 글을 남기는데 소홀해질지도 모르겠네요. 이해 거듭 바랍니다. 그럼, 여러분 환절기에 조심하세요.
28. 환희와 우울이 교차되는 봄날
어제부터 뜨락을 덮고있는 낙엽과 잡초 덤불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봄을 맞아 화단을 가꾸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겨우내 로제트로 이겨낸 꽃다지, 냉이, 달맞이꽃 그리고 쑥 등 새 순들의 잔치였습니다. 그리고 꽃봉오리를 빨갛게 내밀며 자라나는 작약도 키가 제법 커졌답니다. 머지않아 예쁜 꽃을 피워줄 것을 생각하면 그저 즐겁기만 하지요. 그래서 힘든 줄 모르고 밖에서의 활동을 감행하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바로 전원생활의 묘미가 아닐런지요?
정확한 기억일겁니다. 경칩이 지난 날부터 저녁마다 논두렁에 모인 개구리들의 합창이 이어지고 있지요. " 개골.. 개골.. " 잠자리에 누우면 즐거운 마음으로 숙면을 취할 수밖에요.
그런데요, 요즘 조용했던 이곳은 낮동안은 중장비로 인한 소음으로 조용할 날이 없네요. 이곳 저곳 그 좋은 나무를 베어버리고 흙을 파헤치며 산의 흔적을 없애려 하고 있지요. 바로 전원주택 붐이지요. 괜스레 마음이 언짢습니다. 저렇게 환경을 파괴하다간 결국 지하수 고갈마저 올텐데... 흙을 실어나르는 덤프트럭으로 인해 일어나는 먼지로 마을거리가 뽀얗게 되어갑니다. 봄철이 되어 가볍게 산책하던 길도 이미 빼앗긴지 오랩니다. 아마도 모내기 철에 되어야 그칠 것 같군요. 그 산 주인은 10억이상 투자하여 전원주택을 분양한다고 하네요.
마음이 무거웠던 중에 옆집에서 들르라는 전갈을 받아 가보니 나무장작 불에 고구마와 감자를 익히고 있었습니다. 뜨끈뜨근한 감자를 손에 잡고 검정으로 탄 껍질을 홀홀 베껴 먹는 재미란. 오랜만에 아주 맛있는 간식을 맛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 글쎄 돈벌레라고 하는 벌레 있잖아요? 그 지네같은 벌레가 거실을 휘접고 가는거예요. 또 나온겁니다. 하수구 구멍을 타고. 며칠 전엔 세탁기를 돌리는데 그 속에서도 발견되었지 뭡니까? 워낙 자연 그래도의 모습이 이곳은 지천이니까요. 이런 것을 징그럽다고 하시는 분들은 전원생활이 어려울 겁니다. 이 사람은 자주 접하는 것이라서 이내 헝겁에 싸서 밖으로 정중히 모셨답니다. 미물이라도 생명이니까요. 전원의 집을 지을땐 이런 점에도 유의하여 지어야 할 것 같은데. 뭐 벌레가 집으로 기어들어와 죽음을 당하지 않게 하려는 방법 따로 없을까요?
29. 양수리 번개와 나무 심는일
오늘 양수리 번개에 무척이나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몸은 그렇게 따라주지 못했네요. 참석하신 여러분들과의 만남을 뒤로한 채 정말로 아쉽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여러분들 좋으셨겠지요?
참석치 못했던 변명은 아래와 같답니다. 3월 24일 이후, 어제(4일)까지 이런 저런 나무 심기에 바뻤지요. 그러니까 수몰지구에서 구입한 큰 나무 작은 나무 모두 합쳐 100여그루가 넘더군요. 그런데도 심어야 할 공간은 여전하구요.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층층나무, 낙우송, 회양목, 주목, 노각나무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계수나무 등 이랍니다. 이어서 반송과 매화나무가 이달 중순경에 또 심게 됩니다. 이렇게 엄청난 작업에 몸은 그야말로 만진창이가 되었죠. 그런데 마음이 그지없이 즐거운 이유는 이제야말로 조금씩이나마 계획대로 움직여 주고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3년후면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이 사람이 바라는 공익장소(아직은 비밀이어서 밝힐 수가 없네요)가 될 것입니다.
이런 일에 밀려 자연 집안일은 미루어질 수밖에요. 닭장 청소 및 보수공사, 음식찌거기 비료통 묻기, 화단에 나무 옮겨심기, 집안 청소 등등. 할 일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죠. 몸을 무리하여 아픈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랍니다. 손가락 마디, 허리 통증, 굳어진 어깨 근육 등등. 한 번은 처음으로 가위눌리는 꿈을 경험했지요. 은근히 걱정되어 마을 가까운 약국을 들러 상담해보니 도시에서 내려와 사는 분들 중에 전원생활이 재미있어 몸을 아끼지 않고 노동을 많이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하네요. 몸조심 하라는 말과 함께요. 그런데요 정말 심어놓은 나무들과 꽃들의 표정을 바라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행복한거죠. 새 생명의 탄생, 삐쭉삐쭉 솟아나는 새 순을 보면 삶의 의욕은 더 한층 느끼게 해줍니다. 빙그레 절로 윳음 지어지면서 고단한 몸을 보듬고 단잠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로운 힘이 솟게 되구요.
이렇게 전원생활은 만만치 않은 육체노동을 요합니다만, 이에 비해 몇배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일도 상당한 것이지요.
밀린 집안 일을 돕고자 어제 내려올 계획이었던 집안 식구들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내려올 수 없게 되었지요. 고단한 몸으로 오늘은 푹 쉬고 내일은 다시 그 일을 시작해야 할까봅니다. 이런 저런 일로 오늘 꼭 가고 싶었던 양수리에 참석 못한 이 같은 변명만 늘어 놓았군요. 정말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기회가 또 있겠지요. ssol님, 오늘 수고가 많으셨겠네요.
30. 촉촉한 단비
일기예보의 적중율이 조금 어긋났지만 반가운 비가 연 3일째 내리고 있습니다. 비를 그토록 기다리게 된 이유를 이제야 터득하게 되었지요. 비로소 농민의 모습을 찾아가는가 봅니다. 엊그제 이곳 농민들은 못자리를 거의 마쳤으며 이 사람 역시 올 예정된 나무심기를 무두 마친 상태이지요. 그러니까 지난 수요일을 마지막으로 심어진 총 250여그루의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아주 간절해지더군요.
3월 23일부터 4주에 걸쳐 정읍에서 "나무올라오기와 심기"를 반복하기 수차례. 아침 7시반부터 작업이 시작되면 오후 7, 8시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몸은 파김치가 되지요. 하지만 깊은 잠을 이루고나면 이젠 회복이 빠르게 진전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힘든 노동이라 오히려 땀의 결실로 이어지는 기쁨이란 이루 형언할 수 없지요. 즐겁고 행복합니다. 일 역시 장비와 전문가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만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볼 수 만은 없지요. 그래서 부삽질도 해야하고 이곳 저곳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잡다한 일은 역시 이사람 몫입니다. 또 있지요. 중간중간 참을 마련해야하는 등. 집으로 돌아오면 언제 난 상처인지 뒤늦게 상처를 처리해야 하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구요.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전원생활에 따른 육체노동으로 과다한 걱정을 하시는데 이 기회에 깔끔이 지워드리고 싶군요. 흙을 만지고 자연의 섭리를 직접 느끼고 사노라면 오히려 잡다한 생각과 일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살찐 분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두 알맞은 육체노동과 자연을 벗하는 생활로 적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수용하고 순응하는 모습에서 건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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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배비장님께서 제 글을 올려주셨네요. 그렇지 않아도 초기의 글을 저장해 놓은 것이 없어 궁금해 했었는데 이렇게 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전원생횔의 계획단계에 들어선 저로서는 아주 유익한 글이 되었습니다. 배운내용 가슴에 새기며 실천에 옮겨야 되겠다구 다짐하지만 양평댁의 훌륭한 능력에는 터무니없이 못미칠텐데 걱정두 됩니다.^^ 올려주신글 참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하시는일 뜻대로 이루어지시구 또 공부되는글 많이 올려주세유~~~~
시골에서 자란 우리들은 시골생활 이라 하는데 전원생활이라는 말이 훨씬 좋게 들리는군요. 새내기(?)님의 전원생활 잘 봤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양평댁님을 국수리에서 뵙고 농장에 다녀와서 한번 더 읽으니, 내용이 빨리 와 닿습니다.
저는 홍천에 농지를(앞으로 전원주택지을곳) 구해서 홍천을 자주갑니다 가는길이 양평을 거처서가는데 배비장님네 전원주택을 구경하고 싶은데요~~~~ 양평 어디신지요?
아이쿠 ,이글을 이제야 봅니다. 양평 옥천면 용천리 사나사계곡입니다. 지금이라도 오십시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양평댁님 언제까지나 행복한 전원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치악산남측 주천강변에다가 올봄부터 건축을 시작합니다.주말주택으로 이용하려고여......... 도움글 감사했슴니다.
글 읽기 편하게 게시물좀 수정을....--;;; 글을 읽고 싶은데 읽기가 어렵게 꼬여있네요.
그러게요.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자꾸 요상하게 꼬입니다. 원인 분석하여 고치겠습니다.
양평 댁, 배비장님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10년 계획으로 전원 생활을 계획하고 있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될것 같습니다. 더 행복하고 보람있는 전원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집안일 작파하고 이렇게 님들의 전원일기를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저도 남편 퇴직하면 시골에 묻혀보려고 생각하거든요^^
양평댁님의 전원주택 경험기네요. 아직도 읽을거리가 넘쳐서 돌아다니다 오늘 에서야 봅니다. 꼬~옥 번개 때 가서 만나야지! 하는 다짐을 해 봅니다.
훗날 전원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것 같습니다. 정말 한번 가보고 싶고 만나뵙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전원생활의 향내음이 물씬 풍기는 장문을 올려주신 양평댁님~ 꼭 한번 찾아뵙고 싶어집니다~ 저는 부천 상동에 사는데 꿈일뿐이고 정말 가보고 싶네요~
전원생활이 꿈인 저에게 만은도움이될듯하네요 경험담을 읽으면서 앞으로 전원생활하실분들의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것같네요
내년봄에 강원 안흥면 가천리 사누스빌 전원주택 단지내에 목조주택을 시공하고 약2년반 퇴직이후 가족과 함께 전원생활을 계획하고 있는 새내기 입니다..님의 전원생활 경험담을 끝까지 탐독해보니 앞으로 저에게 큰 힘이 될것같은 생각과 용기가 생김니다..진정한 전원생활의 선구자가 되실 아름다운맘을 가지신님을 존경하고 싶네요..^^ 감사....
불안했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는 것 같아요.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순응하며 살면 될 것 같습니다.^^
책한권 내셔도되겠어요 을마나정겹고 마음에와닷는지요 조만간 내가겪을행복을 미리맛보는기분입니다
하루하루의 전원생활이 그림으로 펼쳐집니다...3년이란 시간이 지난후의 님의 정원모습이 궁금해졌습니다...그많은 나무들은 이제 어였한 모습으로 큰 기쁨을 선사해주리라 생각이됩니다....(저희언니도 가평에서 자리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언니집은 변화가 거의 없어요...언니가 전원을 싫어해서 그런것같아요..).너털도사님의 시간이 멈춘집에서 와인번개때...많은 조언도 기억에 남지만...올려주신 님의 글들... 많은 도움이 됩니다...2부의 글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이글을 시작해서...감사히 잘 읽어보겠습니다......늘 행복하셔요^^*
저희 집에서 강 건너편에 계시네요. 저는 양평 양서면에 살거든요. 이제 이사온지 4개월로 접어든답니다. 전원생활은 나이들었을 때 하려고 했는데,, 그냥 질러버렸지요. 여름에 벌레때문에 조금 그랬지만,, 아주 만족하고 살고 있답니다. 남편 회사때문에 전세로 이사왔지만 계속 관심 가지면서 나중엔 저희 집을 갖을꺼예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전원생활의 구구절절한 글 넘 길어서 다 읽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정겹고 아름다운 삶이긴하지만 어려움도 많군여 ..우리가 어려서 자란곳이 시골이라서 인지 그리 낮선글은 아닌듯하네여 ....아직은 아니지만 저 또한 전원의 꿈을 꾸고 있답니다 ..글 내옹을 읽다보니 이 다음에 도움이 많이 될듯싶어여 ...멎진 전원생활하시길 바래여 ..
양평으로 이사갈 저에겐 참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어머나... 이렇게 회원님들이 다녀가셨군요. 새로운 글, "전원사랑이야기"편에 지금 연재하고 있답니다. ㅎㅎ
굴러온 돌이 박힌돌을 뺄수 없다는 조상님의 슬기로운 격언이 생각납니다.
절이 중을 떠날수 없듯이 이웃들과 동화하는것이야 말로 진정한 농부가 되는 것입니다.
전원생활, 전원주택이라고 하지말고 농부가 농가주택에 이사한다는 생각으로 적응하는것이 보다 옳은 표현인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전원생활의 길라잡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양평누님글을 다시 대하니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마음속에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시한 번 감사의 인사를 남깁니다~
또한 글을 갈음하여 올려주신 배비장형님께도 고개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꾸벅^^
아이고 눈아퍼라, 나중에 pc로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