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여름 방학에 며칠, 추석 성묘때 부모님 따라 잠깐씩... 전원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저의 전원 생활의 총 경력이었습니다.
시골길에는 소 똥이 많아 겅중거리며 다녔었던 서울 토박이가 전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건 온전히 옆지기때문이었습니다.
전원 생활은 나이 지긋해서야 시작한다는 상식을 옆지기는 강력히 반대하며 아이가 어릴 때 자연을 알게 해야 바른 품성이 형성된다는 믿음을 굳게 갖고 있었습니다.
마당에 하얀 울타리를 치고 빨간 장미 넝쿨을 올리고 큰 나무에 그네를 달고 밤 하늘의 별을 헤며.....
밤마다 귓 가를 속삭이는달콤한 꼬임에 순진한 배롱은 그림같은 전원 생활을 꿈꾸며 그만 넘어 가 버리고 말았답니다.
그때부터 옆지기는 출퇴근이 가능한곳에 발품을 열심히 팔기 시작하더니 1년쯤은 걸리겠거니 생각한 나의 예상을 깨고 넉달만에 전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전원은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꿈이 아닌 현실로 우리 앞에 실체를 나타냈고 저의 땀과 눈물을 필요로 했습니다.
전원의 시작은 행복 끝, 불행의 시작으로 배롱의 앞에 나타났으니....
그의 시작은 광대하였내라....^^
점심들 맛있게 드시고 내일 이 시간에 계속.....^^
배롱의 전원 일기(2)-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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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난리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95년 어느 날, 장대 비로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들었던 한 날에 옆지기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금 땅 보러 갈꺼니까 준비해라.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이런 날 가봐야 물 나는 땅인지 아닌지 알 수있지.
옆지기의 전원에 대한 끊임없는 염원과 열망은 양평군 강하라는 곳에 둥지를 틀게 만들었습니다.
소나무 산 하나를 개발하여 10여 필지를 분양하는 곳이었는데 20만원에 150평 한 필지를 분양 받았습니다.
마을과도 떨어져 있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 더욱 마음에 든 것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토목 공사, 전기, 상하수도,단지내 조경, 도로까지...
하지만 이 땅을 우리 앞으로 등기 내느데는 3년의 세월이 흘렀답니다.
택지를 분양하는 업체가 워낙 난립한 상태였고 또 업체가 영세하여 자금력이 충분치 못하며 경험이 없어 시행 착오를 거듭하다가 공사 중에 일만 저질러 놓고 도망을 가 버리는 경우가 무척 많답니다.
법원으로, 군청으로, 등기소로, 법무사 사무실로... 글로는 다 쓸 수가 없을 정도의 과정이었지요.
순진한(?) 배롱을 완전 무장, 24시간 출동 가능한 여전사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들이었답니다.
3년만에 등기가 된 것도 단지내 분들이 사심없이 힘을 하나로 모은 보상이었지요.
양평 전원 택지중에 등기도 받지 못한 곳이 많이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답니다.
택지를 분양 받기 원하시는 님들은 분양 받은 후, 곧 바로 등기가 되는지를 관할 관청에 알아 보시고 매입하여야 한다는 배롱의 최초 주의 사항!!!
근데 울 옆지기도 양평은 아니지만 관할 관청에 근무하는 사람인데 어찌 된일이지?....^^
분당 아파트를 팔고 멋드러진 집을 짓자는 옆지기의 의견을 용감하게 물리치고 세를 놓고 약간의 융자를 낸 9천만원 정도의 자금으로 내일부터는 집을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할까요?....^^
관심 주신 님들께 감사하며 남은 시간도 행복한 시간이길.....
배롱의 전원 일기(3)-집 짓기
날씨도 화창한데 집 한채를 지어 볼까요? 오늘은.^^
대략의 토목 공사가 끝나가는 9월말경에 토지 분양 사장의 권유로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10여필지중 2필지는 체육 시설 및 주차장등으로 개발 허가가 난 상태였고 8필지중에 가옥을 3채 지어야 지목이 변경되는 법 규정이 있답니다.
보통 영세 업자들은 공공 시설로 허가난 곳도 싼 가격에, 나중에 대지화 시켜 주겠다고 약속하고 분양하기도 한답니다.
전원 주택의 토지를 분양 받으려는 분들은 내 토지의 지목를 꼭 확인 하시라는 배롱의 충고!!! (지목을 변경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요.)
한가지 더, 전원 주택 단지는 전체 가옥 수의 30%를 지어야 지목 변경이 가능하여 개발을 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분양 업자들은 30%의 가옥을 먼저 짓게 하려고 노력하겠지요?
분양 업자의 이런 사정과 빨리 전원 생활을 하고픈 옆지기와의 의기 투합(?)이 쉽게 이루어져서 우리 땅의 경계도 정확치 않을 때 집을 짓기 시작했답니다.
토목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로 집을 짓게 되면 내땅이 길로, 길이 내 땅으로 내 땅이 이웃 집 땅으로..... 해결하려면 머리가 지끗 지끗!!
토목 공사 끝나고, 분양 업체에서 경계 그어줘도 사비로 측량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정확한 내 땅의 모양을 아는 지름길!!
아니 벌써 점심 시간?
오늘은 법적인 문제가 집 짓기를 방해 하네요. 예나 지금이나 집 짓기는 너무 어렵군요.^^
밥을 든든히 먹고 밥 심으로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집을 짓겠습니다.
힘 주시고 좋은 점수까지 주시고... 여러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며... 좋은 하루가.
배롱의 전원 일기(4)-집 한채 더! ^^
어제는 점심후 출장 때문에 마음이 급해 집을 제대로 짓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조금 늦었지만 여유롭게 집 한채를 더 지어 볼까요?^^
저희는 오에스비라는 수입 압축 나무 판넬로 평당 170만원을 주고, 30평의 낮트마한 집을 지었습니다. 나무 조립식 주택이라고나 할까?...
오에스비 판넬은 미국에서 수입한 압축 판넬인데 시멘트의 7배 강도, 물에 넣어도 절대 썩지 않는다고 집 짓는 분의 자랑이 대단했답니다.
그러나 강도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썩는 것만은 확인했지요.^^
가로30센티, 세로 20센티 정도의 나무 기둥을 모로 세우고 기둥사이 마다 30센티 정도의 스트로폼을 끼우고 안과 밖을 판넬로 세운 후, 내외장재로 마무리 하면 집 짓기 완성!!
오늘은 집 짓기가 쉽네요.^^
나무 판넬은 못은 사용치 않고 주요 이음 부분을 커다란 나사로 연결하며 공사 기간이 40~60일 정도 소요됩니다.
개인적으로, 소재가 천연이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전원 주택용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에스비 판넬로 집을 지을때, 기초는 되도록 높이 쌓고 타일이 들어 가는 욕실과 부엌만은 시멘트로 해야 방수가 완전하리라는 배롱의 충고!
외장재로는 싸이딩이 주로 사용되는데 나무 싸이딩은 계속 손을 봐줘야 되고 비닐 싸이딩은 물청소만 하면 반영구적구요, 처마 밑도 꼭 싸이딩 처리를 해야만 해요.
저희집은 처마 밑을 칠로만 처리했는데 벌들이 지들 집을 처마 밑에 짓고 산 덕택(?)에 벌집사이로 빗물이 흘러내려 물이 새고 끝내는 나무 판넬도 썩었지요.^^
전원 주택은 천정을 높게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너무 높으면 개방감이 있어 좋은 반면에 난방비가 많이 들 수 있답니다. 적당히 높이는게 좋을 듯.
난방은 심야 전기 보일러가 비용이나 편리함면에서는 제일 적합하지만 보일러 자체가 크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요.
집이 작고 평지에 있으며, 주말용이면 기름 보일러도 괜찮을 듯합니다. 허나 기름 탱크만은 겨울을 날 수 있는 용량이어야 해요.
저희는 기름 보일러를 사용했는데 집이 비탈길에 있었고 기름 탱크 용량이 작았답니다.
눈 발이 흩날리는 어 느날, 기름이 떨어 졌어요. 기름 탱크가 도착했지만 기름이 출렁거리며 차체를 쳐대서 비탈길을 내려 오지 못하고 돌아갔지요.
우리집 식구들 걱정 되시죠?^^ 벽난로와 나무집 덕분에 동사까지는 가지 않고 추위와 당당히 싸워 이겨냈답니다. 박수 짝!짝!짝!
앞으로도 이런 헝그리 정신 무지 많으니 기대하세요.^^
전원 주택은 주위의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이었으면 해요.
너무 큰 모습으로 자연 앞에 턱 버티고 있는 집들을 보면 저는 가슴이 답답하답니다.
자연이 좋아 자연으로 돌아 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연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요? 제 말 맞지요?^^
설계며, 잔듸, 벽난로, 데크...등 등 등... 아직도 마무리 공사가 남았네요.^^
이 카페 없을 때 배롱이는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그래서 주인장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를....
비가 많이 오고 있네요.
덥거나 춥거나 비만 오면 벽난로에 불을 지펴 고구마, 감자, 밤등을 구어 주던 옆지기 모습이 마구 마구 떠오르네요. 우리 옆지기 참 멋진 사람이라고 말하면 팔불출인가?^^
오늘은 좋은 추억들을 떠 올리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추억을 떠 올리고 입가에 미소 한 조각 띄워 볼까요? 우리님들과.
내일 또.......
배롱의 변명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올해는 6학년을 맞고 있는데 어제, 오늘 아이들 중입 원서 자료 입력으로 굉장히 바쁜 나날입니다. 집에 컴은 인터넷 연결이 아직이고.... 그래서 마무리 공사가 자꾸 늦어지고 있네요.
원래 모든 공사는 공사 기간을 넘기는 법이랍니다,^^
때문에 집을 지으시려면 공사 기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부실 공사를 막겠지요?^^
지금은 어린이 회의 시간인데 궁금증이 배롱을 카페로 사알짝 부르네요. 혹시 혼자만 궁금한건 아닌가?...^^
월요일부터 부실 공사없이 마무리 공사를 튼실하게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면 더욱 행복하겠지요? 행복한 주말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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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의 전원 일기(5)-늦은 마무리 공사....
안녕들 하시었나요?
저도 바람처럼 소리없이 해결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이제야 돌아 왔습니다.^^
우리 카페의 활력을 위해 돌아와 달라는 쥔님의 부탁. 절대 없었습다.
절 기다린다는 님들의 요청도, 절대 없었습다.
쬐꼼 삐졌지만 맘 넓은 제가 다 이해하고 못다한 마무리 공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참기름 두 병에 넘어 간것은 진짜 절대 아님)
지난 번까지 집은 대충 지어졌고 오늘은 기타 등등에 대한 수다 시작!
내 맘에 맞는 집의 시작과 끝은 설계에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설계는 돈이 좀 들어도 전문인에게 취향에 맞는 집을 의뢰하는게 최선의 방법.
관할 군청에 전문인들이 시골에 어울리는 다양한 평수의 문화 주택 설계도면을 무료로 준비하고 있기도 한데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설계시에는 대문, 장독대, 수돗가, 외등, 텃 밭,벽난로, 정자, 데크, 개 집등도 대략의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아~니 개집의 위치까지^^
개는 전원 생활의 필수품(?)중 하나지만 풀어 놓으면 개도둑님의 표적이요, 배설물로 인한 이웃간의 분쟁의 요소요, 남의 농작물에 피해를 줄시엔 재산상 막대한 보상을.... 또 개 주위에는 잔디가 자라지 않으니 개집의 위치도 참으로 중요하지요?^^ 물론 개집도 자~알 지어야 하구요 어떤 님들처럼.^^
외등은 잔디가 자라기 전에 땅 밑으로 전선을 꼭 빼놓으시고 볕 좋은 곳에는 데크를 설치하시면 금상첨화.
데크는 나무로 주로 하는데 침목이 제일 좋고 다른 나무는 썩지 않게 약품처리를 꼭 해야하며 폐유를 얻어다가 자주 칠해 주지 않으면 썩는답니다.
저희는 평당 100만원씩 7평의 나무 데크를 만들었었는데 관리를 잘못해서 모두 썩어 돈 들여 철거(?)해야만 했어요.
지금 데크를 다시 만든다면 둘레는 공주풍의 하얀 철제를 두르고 바닥은 이집트 풍의 타일로 모양을 내고 개폐가 가능한 헝겊 천으로 지붕을 하겠어요.
비가 오면 타일을 박박 닦아 청소하고 볕 좋은 날엔 선탠 의자에서 휴식도 하고 볕이 너무 강하면 지붕을 치고..... 생각만으로도 행복+흐뭇.^^
또 분위기와 난방비를 고려한다면 벽난로를 꼭 설치 하세요. 벽난로의 위치를 먼저 잡고 지붕 공사시에 같이 공사할 수 있도록 계획하시면 나중에 지붕을 다시 뚫지 않겠지요?
대충적인 집 모양이 완성되었나요? 아니요 아직 멀었어요.
자연은 우리에게 그렇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다는 사실을 배롱의 앞으로 전개될 전원 생활을 보시면 아시게 될겁니다.^^
오늘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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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의 전원 일기(6)-전원 생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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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이 대충 지어졌으니 이사를 가야지요?^^
높은 언덕위, 초록 지붕에 연 베이지색 외관을 가진 보기에는 그럴듯한, 우리집이 95년 12월에 드디어 완공되었답니다.
짐을 이삿짐 센터에 한 달이상 맡기고 독신이었던 도련님 자취집에서 일곱 식구가 엉덩이 요리 조리 피하며 살다가 이사를 가게 되었으니... 그것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원 주택으로....
이사하기 전날은 온 밤을 하얗게 지새웠지요.
허나, 우리내 인생사가 다 그렇듯 꿈과 현실의 엄청난 괴리 속에서 배롱은 눈물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으니....
이사 전 날, 완공까지 확인 했는데(전화로만) 이사를 하고 보니 모든 창문에 문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지요.
금방 창문 도착해서 끼우면 된다는 현장 소장의 말과는 달리 어두워져도 창문은 도착치 아니하고 애 타게 기다리다 밤은 깊었졌고....
6.25 피난 시절처럼 창문에 이불치고 온 가족이 제일 작은 방에서 흥부네 식구처럼 몸을 서로 밀착허고 또 이불로 서로의 몸을 꽁꽁 감싸 안고 허~이 좋~다.^^
북풍 한설을 실감하며 전원 생활의 첫 날을 열었던 것입니다.
전원 생활의 시작은 꼭 봄부터 하시라는 배롱의 꼭, 꼭(?) 충고!!
다음 날, 팅팅 부은 얼굴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려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어요.
우리 단지에 집은 세 채 지어졌지만 입주한 집은 오직 우리 집뿐이라 수도 시설을 임시로 뽑아 냈고 간 밤의 북풍 한설로 얼어버렸던 것이지요.
저희는 악몽의 시작이었던 그 날에 노모씨의 딸 숙자양의 모습으로 출근했더란 말입니다.^^
헌데 이노므스키 수도가 완성되기 전까지 종종 얼어서 우리들의 노숙자 모습을 오래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했지요.^^
커다란 물통을 10여개 사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약수로 대강의 생활 용수를 해결하고 생수로 식수를 대신하고 빨래는 이 집 저집으로 세탁기 동냥 다니고.....
좀 꽤재재해도 대충 해결되었는데 그래도 그 무엇인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우리들의 그 나. 머. 지. 들.
아무도 입주치 않은 넓디 넓은 땅 한 귀퉁이, 언 땅을 파고 사통팔달의 큰 것 해결 화장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넓은 땅 온 천지가 우리들의 작은 화장실.^^
웃지 마세요.
추운 겨울 날, 엉덩이 내 놓고 시설물 이용하면서 눈물 방울 얼려 보지 않은 님들은 배롱과 인생을 논 할 자격이 없다니까요.^^
추억은 모두 아름답다더니 슬픈 과거사인데 지금은 웃음이 나네요.^^
좋은 추억 만드는 저녁 한 날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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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의 전원 일기(7)-미확인 비행 물체 출현
오늘도 배롱의 고생 보따리를 슬~슬 풀어 볼까요?^^
그 추웠던 1995년 겨울 우리집에는 신랑이 매일 밤 꼬셔댔던 장미 울타리도, 그네도, 잔디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넓디 넓은 얼은 맨 땅 위에 우리집만 덩그러니 서있었고 우리 집 주위엔 적막과 고요와 추위만이 있었으니 시베리아 유배가 뭐 별건가요?^^
그래도 아이들은 공사하다만 돌 틈사이에 비밀 아지트도 만들었고 막대기 하나씩 들고 온 천지를 헤집고 다녔답니다. 오직 지들 둘이만.^^
새앙쥐 새끼를 한마리씩 손에 쥐고 와서 배롱을 기절 초풍하게 만들기도 하고 죽은 청솔모를 묻어 준다고 언 땅을 파헤치려 기도 써보고....
찔찔매는 에미와는 달리 아이들은 의외로 유배지 생활에 쉽게 적응해 갔습니다.
참 신기했던건 찬 바람만 나면 기침, 가래등의 감기로 병원을 제집 드나들 듯 했던 아이들이 양평의 혹독한 추위에도 쫄쫄대는 흰 콧 물 방울들을 시골 아이들답게 쓰윽 소매로 문질러대며 탈없이 겨울을 보낸 것이었어요.
그렇게 겨울이 깊어가던 어 느날, 저녁 식사후에 부엌쪽에서 애비야 하시는 시어머님의 다급한 음성이 있었습니다. 제가 대답하고 가려해도 자꾸 애비만 찾으시는 것이예요.
U.F.OE다!! 카메라, 카메라 갖고 와!!
오징어 두마리 모양의 발광체가 천연한 빛을 발하며 우리집을 향해 천천히, 서서히 다가 오고 있었답니다.
평소 미확인 비행 물체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 신랑은 이미 충분히 광분하고 있었지요. ~정말 별거 다 하시는 신랑님이지요?^^~
광분과 흥분의 도가니인 울 신랑은 나쁜 외계인인지 E.T인지에는 전혀 관심 조차 없었어요.
이렇게 외딴 곳에 오는 비행 물체라면 혹시 우리를 잡아다가 실험용으로... 그렇지않으면 이 외진 곳에 내려 앉을 일이 없는데...
짧은 시간, 배롱의 머릿속은 온갖 공상 과학을 동원한 해괴한 상상으로 어지러웠답니다.
제가 죽더라도 아이들은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아이들 숨길 곳을 물색했고 벽난로와 벽장에 분산하여 숨겨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얼굴없는 공포가 마구 마구 밀려왔지만 여자가 아닌 엄마인 저는 공포를 이겨 내야만 했지요.
되도록 차분하게! 그리고 조용히!, 신속하게!! 스스로를 달래며 큰 아이를 먼저 깨웠어요.
이상한 손님이 오면 피해야 하는데...
스릴, 써스펜스, 거기다 다큐멘트. 정말 영화의 한 장면이었지요.
부시시 일어나 눈을 부비며 부엌쪽으로 다가간 아이가 주위와는 신경 끊고 사진을 찍어 대느라 바쁜 아빠의 뒷 머리에다 소리를 쳤습니다.
아빠!! 저거 달이야!!!!!!
으~잉, 한 순간 모든 것들이 정지.
뒷산 나무사이로 떠오르는 보름달은 영낙없는 오징어 두마리요. 점점 커지니 우리에게 다가오는 형상이라...^^
넌 어떻게 달인 줄 금방 알았어?
어제 오줌 누면서 달 떠오르는 거 한참 봤단말야.
남자같은 딸아이는 어두운 밤에도 시설물을 혼자 이용하며 휘엉청 밝은 달을 이미 보았던 것입니다.
그 날밤, 유배지(?) 우리집 지붕 위에도 달빛은 유난히 빛났으며 지붕안은 웃음으로 행복만이 가득했답니다.
아이보다 못난 배롱은 어디서 사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지요.
오늘 님들의 가정에도 행복과 웃음이 그득하길......
산너머 남촌 영천에는......
정모에 가야 된다는 신랑의 말을 듣고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였었습니다.
낮잠, 아침 잠 안가리는 또자가 일요일 아침을 설쳐야되고 낯설고 물설은 머나먼 땅(?)으로 낯가림 심한 내가 가야 하느냐 신랑만 보내야 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고뇌할 때 신랑의 주 특기인 배롱 꼬시기 한 판 승!!!
잠이라면 저와 막상막하인 신랑이 깨우지않아도 새벽 4시에 기상 나발을 불어댔습니다.
비몽사몽 자다 깨다 영천에 도착했습니다.
가을과 겨울사이의 모든 자연 빛이 고왔고 그 고운 빛을 닮은 님들은 더 고왔습니다.
같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키워나가는 우리들 삶의 모습이 너무 귀해 가슴속 깊은 곳에 님들의 모습을 빼곡하게 담아두었습니다.
도시보다 더 바쁜 전원생활을 하시는부지런한 바람님과 오늘 날의 바람님을 있게한 사모님께 감사드리고 이같은 좋은 만남의 시작이 되어준 그린맨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집은 둘 다 팔 .불. 출 ^^)
또 저와 사이버상에서 부부의 연을 맺으신^^ 뜨락님의 세심한 배려에도 감사드리고 멋스런 의상 연출로 야생화까지 보여 주신 고우바우님, 귀여운 꽃잎과 더 구~우여운 아들. 저희들의 영원한 오빠, 부산아재님.........
쉽게 마음을 열어 맞아주신 여러님들덕에 어제 산너머 남촌 영천에서는 가을에도 따스한 봄바람이 하루종일 불었답니다.
어제의 그 소중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배롱도 다른 님들에게 소중한 시간들을 선물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했구요.^^
벌써 님들이 보고 잡아지네요.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들 조심하시고 어제 오시지 못한 더 많은 님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빠른 시간안에 뵙게 되길....
쥔장님! 다음 정모 날짜 빨리 잡읍시다.^^
원래 남성은 이기적이야!
따르릉!! 점심 시간에 걸려 온 남푠님(?)의 전화.
점심 먹었어?
뜬금없이 한 마디 묻는다.
점심 시간에 점심먹지, 저녁 먹나?(속으로만 꿍시렁) 그래도 조금은 미안한 모양이지.(또 속으로만)
우리 부부는 어제 서로에게 약간의 삐짐이 있었다. 친정 엄마가 몸살 감기로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엄마가 많이 아프시데 토요일에 가 봐야겠어요
시어머님 아프시다면 열일 제끼고 맨발로 달려가던 효자 남푠의 반응이 영~~~~
토요일에 만날 사람이 있는데....
순간 그가 레드맨으로 보이면서 삐짐의 징후를 보였다.
그래요. 그 일이 더 중요하면 나만 다녀오지요.(삐짐) 그리고 앞으로 어머님 아프시다면 당신 혼자 다녀오고....
그리고 우리 둘은 삐졌다.
아직까지 레드 맨인 그는 잔다는 말도 없이 혼자 안방을 차지하고 누워버리고 아직까지 죽지않는 한 성질인 나는 거실에서 취침 도구없이 잠들었었다, 어젯밤엔.
출근해서 옆 반 선배 선생님께 투덜거렸더니
원래 남성은 이기적인면이 다 있다니까....
우리 님들 이야그 혀봐유, 남성은 왜, 어째서,why 원래 이기적이여야만 하는지........
학교 끊기
아침 등교길에 춥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 온 막내에게 목도리를 둘러 주고 에레베이터 앞까지 배웅을 했었습니다.
막내는 입을 귀까지 걸고 손을 마구 마구 흔들며 등교했습니다.
늘 혼자 문 걸고 등교하고 문 따고 하교 하는 막내의 소원은 엄마가 학교를 끊고(?) 자기를 맞아 주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오늘 하루 학교를 끊고 막내를 열심히 맞이했지요.^^
올해부터 생긴 자율 휴업일이었습니다.
침대 커버 다 벗겨서 온 종일 세탁기 괴롭히고 볕좋은 거실 창에 홀딱 벗은 베게들 말리고 가랑비님에게 귀동냥한 대로 화분들을 욕실로 옮겨 샤워시키고 저도 볕좋은 거실에 말렸답니다 오후내내^^
집 안도 조금 더 깨끗해지고 화초들도 생기있어 보이고 엄마 뒤를 따라 다니는 막내도 귀엽고...
종일 마음이 따스했답니다.
우리 카페 벗님들도 늘 작은 행복들이 마음을 따습게 하는 겨울이 되었으면 해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내일은 우리 쥔장님이 3:1의 높은 경쟁을 당당히 뚫고 구청 노래 자랑 본선에 출전합니다.
쥔장님이 한 트롯하거든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괜한 얘기했다고 혼나지 않을까?........)
좋은 하루의 마감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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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팔린다고 제발 구경 오지 마라는 신랑의 애원을 과감히(?) 무시하고 어제 구청 노래 자랑 본선에 다녀왔습니다.
예선에서 걸러져서이기도 하겠지만 뭔 노래들을 그리 잘~들하시는지...
일은 안하시고들 노래 연습만 한건 아닐까 하는 의혹을 가지며 노래 자랑을 지켜 봐야 했고 울 신랑이 제일 노래 잘 하리라는 확신이 산산히 부서지는 참담한 소리도 들었야만 했답니다.^^
18명의 본선 진출자중 인기상 빼고 5명에게 주어지는 알짜배기 상에서 동상을 탔습니다. 짝짝 짝!!!
생전 첨 보고 또 타보는 유리 트로피 (우리 막내는 다이아몬드라 생각함)도 타고 상금 20만원과 도서 상품권도 덤으로 얻었지요.
심사 위원의 심사평은 아마추어 답지 않게 노래를 잘하고 멋을 내느게 아쉽다는 이상한 평이었어요.
잘 하면 대상을 줘야지!! 해외 여행도 보내준다는데...^^
우리 쥔장님을 가요계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축하 많이 해주세요.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팔불출 배롱 올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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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가까왔으니......
추운 날씨에 우리님들, 안녕들 하시지요? 참 오랜만에 뵙게 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오늘은 저희 반 녀석들의 우수운 얘기 한토막을 듣고 추운 날 따슨 미소 지으시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돌려보시길 바라며 몇 자 적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6학년정도 되면 제법 서로의 개그가 통하고 말 상대도 된답니다.
-이건 제 생각이고 저희 반 녀석들은 저를 썰렁 개그의 귀재라 일컬음-
요녀석들이 지들 아쉬울 때, 발 야구를 하고 싶다던지, 이야기가 듣고 싶다던지.... 어떻케든 수업 시간을 까먹고 싶으면 출근하자마자
선생님, 오늘은 정말 예쁘시네요. 화장이 잘 되셨어요. 날씬해 보이세요......
그러면 아부인 줄 뻔히 알면서도 기분은 한결 업되서
그래, 내가 좀 예쁘지?^^
아이들 마구 넘어지고 욱,욱 거리고....
별 무리없는 부탁이면 무사 통과. 아니, 거의 통과.^^
그렇게 일 년여를 같이 지내니 아이들은 재생 불능, 치료 불가 공주병인 저를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로 보며 미적 감각을 완전히 세뇌 당했지요.
그래서 저는 저의 교육적 목표 도달에 매우 만족하며 마무리 작업에 몰입 중이었는데...
오늘, 저의 교육이 실패라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아무튼 오늘 가시나 하나가 하얀 털모자, 뒤가 약간 길어 싼타 모자 비슷한 모자를 턱 걸쳤는데 무척 예뻣지요.
나 한번 써 봐도 되냐?
답 기다리지 않고 바로 쓰고 아이들을 향해
나 예쁘지?
오늘 6교시가 체육인 관계로 아이들 대부분이 일상처럼
아~네, 네 무척 어울리셔요. 20대 같으십니다....
벌써 저는 으쓱거리며 흐뭇+ 대단한 만족이었지요.
그때 제법 똑똑해서 미적 감각을 덜 세뇌 당한 녀석 하나가 아이들을 향해 손을 거세게 흔들어대며
얘들아, 크리스마스가 가까웠으니 이제 우리 거짓말하면 안돼!! 싼타 할아버지가 선물 정말 안 가져다 주신다말야!!
하하하, 호호호.......
눈물이 나도록 웃었습니다. 우리 반, 녀석들 정말 귀엽지요?
크리스마스가 가까웠으니 우리도 거짓말하지 맙시다.^^ 좋은 저녁 되세요.^^
다신 모임에 안가고싶어...................? 진짜?
햇살 좋아 나른해지는 월요일 오후입니다. 우리 님들 힘찬 주일의 시작되셨지요?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새벽에 걸친 송년회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늘 편하게 객들을 맞아 주시는 너털도사님과 너털 부인님 덕분에 청평이 기냥 좋아졌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양동이 가득 말아주신 김치말이!! 지금 생각만으로도 온 입안에 군침이 돌 정도로 맛낫습니다.
맛있게 먹어 치우는 우리 님들을 보며 김치말이의 주방장님이신 너털 도사님의 환한 미소가 아직도 푸근히 가슴에 남습니다.
아직도 우리들을 위해 공간이 있고, 따슨 맘들이 있어 행복한 2001년의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더 많은 님들과 인연의 씨 줄과 날 줄을 엮어 소중한 만남의 시간들이 이루어 지길 바라며.......
--------------------- [원본 메세지] --------------------- 이런누무 모임은 첨봤어 첨부터 끝까지 계속 웃어야 하는 이누무 모임
처음에는 양 아구리가 아프드니 다음은 배가 뒤틀리고 급기야는 옆구리까지 밸밸꼬이는데 미치겠더구만
좀 진정 될 만하면 또 웃기고 뭐 좀 먹을라하면 누군가가 또 웃기고
그린맨님집에서 아침늦게까지 뒤비자고 커피에 과일까지 나왔으니 더 나올게 없을듯하여 집으로 오는데
마느래가 내게묻더군
"당신 진짜 자연보호가 뭔뜻인 줄 모르고 웃었어" "처음에는 기냥 웃어야되는 시간 인거 같아 웃었지" "여럿이모이면 웃어야 할 때 인상쓰고있으면 예의에 어긋나는거여" "그런데 나중에는 알았지" "그게 뭔데?" "새총으로 쌌는데 그곳은 보호했다는거 아녀?" "그정도 알고도 그렇게 웃었다면 진짜 알았으면 자지러졌겠네" 라며 가르켜 주는 아내의말을듣고
다시 한 번 양 아구리가 아프면서 워낙 웃으니 안그래도 쬐그만 눈이 웃느라 완전 달라붙어버려 앞이안보였다
그것도 운전 중에 말이다
웃음이 그날 밤 20시 30분경 부터 27시까지 웃었으니 어찌 웃기는 얘기가 자연보호에만 그쳤겠는가 !
으하하하
너털도사님 너털부인(애마부인?)님 부산아재님 가랑비님 바람나라님 바람의아내님 바람의 아들과 딸 그리고 그린맨님 배롱님
우리 이제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
너무 웃어도 몸에 안졸거 같으니까 ㅎㅎㅎ
다음에는 울산이라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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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원 주택과 조경이 처음 문을 열 때 전원이야기에 초기에 글을 올려 주신 배롱님의 글을 옮겼습니다. 요즈음은 뜸하신 것 같은데.. 계속 좋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배롱님은 국문학과를 나오셧나봐요, 너무 재미잇슴니다. 계속 되엇으면.....
이 많은 글, 모두가 처음보는 내용이네요. 이런 보석을 깊은 땅(?)속에서 캐내 밝은 빛속에 찬란히 빛나게 하신 라파에르님 감사(^^)합니다.
모두 멋지세요...베롱님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마치 동화책을 읽은 것처럼 기분좋네요.^ ^
재미있고...유익하기도한 내용들....배롱님 멋지십니다...계속뵐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귀여우십니다..^^
긴 글 읽느라 눈치보며~~~현장감과 채치가 묻어납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쭉~~ 읽었습니다. 그 뒷 이야기가 읽고싶습니다.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배롱님 잘 봣습니다 .
9시 반.. 퇴근시간도 지났는데..재밋는 배롱님의 글 덕분에 퇴근하는 것조차 잊었읍니다 넘`넘`재밋네요...
멋지게 감동을 주는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ㅎㅎㅎㅎ
생활의 따뜻함, 감동이 느껴지내요.
저도 뒤늦게 한 말씀.........너무 좋아요.....배롱님도 좋구요...글도 좋구요....쥔장님, 배롱님을 사랑해도 될까요?.........^^*
배롱님, 이런 글을 올리신 적이 있으셨군요. 이제야 읽었어요. 그것도 아주 재밌게 웃어가면서....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몰랐네요. 그래서 지금은 강하면에서 다시 살 생각이 없으신 모양.
으~흠 감동적이고 너무 따듯함이 느껴져 가슴이뛰는데요^ㅡ^
아~하 재미있고 찡하게 잘~보았습니다,산....다는것잏ㅎㅎ
고생을 하신것같은데 왜 이글을읽고난 저는 고생같다는생각이 안들죠 우리네 삶이뭍어나는글 잘보았습니다 후기를 계속 볼수있었으면 좋겠네요
긋
일상의 생활들이 모두 부럽고 마음에 와닸읍니다, 감사합니다.
재밌네요. 아이들이 행복하겠네. 즐거운 선생님 둬서
지금부터....
06.07.17, 3819.....
다시 앞으로의 좋은 모습에로의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운영진들의 의결을 거쳐 활성화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나가도록 협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