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구멍> 옹이(knot)
나무에 구멍이 있다. 그 구멍은 대부분 옹이가 있던 자리가 커져서 생겨난다. 옹이는, 나무줄기(樹幹)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나무의 몸에 박힌 나뭇가지의 그루터기나 그것이 자란 자리를 말한다. 이러한 옹이의 종류에는 생절, 사절, 부절, 발절 등이 있으며, 이는 목재를 가공할 때 반발(反發)하거나 또는 이용할 때 결점(缺點)이 되기도 한다.
<옹이>가 생기는 원인은 크게 보아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나뭇가지를 잘라낸 자리에 균류의 작용으로 썩어 들어가거나 새 등이 그 자리에 구멍을 파는 경우이다. 둘째, 외부의 물리적 힘에 의하여 수피(樹皮=나무껍질)에 손상이 간 후 균류의 작용에 의하여 조직이 썩어 들어간 경우이다. 셋째, 굵은 가지가 벼락이나 어떤 원인으로 죽어서 그 부분이 썩어 들어간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가지를 잘랐던지 아니면 어떤 물리적 작용에 의해 나무껍질이 벗겨지고 속살이 들어난 경우에 부패균이 침입하여 목질부가 썩어 들어가게 되고, 이 부분을 딱따구리나 구멍을 파고 둥지를 만드는 새들에 의해 완전한 구멍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있다.
옹이가 많이 생기는 나무는 침엽수보다는 활엽수에 많다. 즉, 소나무류보다는 상수리나무에 많다는 것이다. 더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침엽수들은 나무줄기에 끈적끈적한 진액이 많은데 이것이 옹이를 만들지 않게 하는 노릇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고목이 된 나무에서 이런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무가 수명을 거의 다하게 되면 나무의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때는 단순한 옹이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도 많다.
<옹두리>란 것도 있다. 옹두리는,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상한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것을 말한다. 한자로는 목류(木瘤)라고 부른다. 옹두리 부분을 나무의 암덩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옹두리가 생겼다고 나무가 바로 죽는 게 아닌 걸 보면 암과는 다른 조직이기도 한 것 같다.
<옹이>나 <옹두리>가 있는 나무는 재목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누구도 탐내지 않기에 일없이 베어지는 일만 없으면 오래오래 살아남는다. 나무의 성장에 있어 옹이나 옹두리는 별다른 해악을 끼치는 것 같지 않다.
<마디에 옹이>라는 속담이 있다. 어려운 일이 겹쳤을 때 쓰는 말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과 같은 뜻이라고 보면 된다. <마디에 옹이>란 말이 생겨난 것은 아마도 나무에 옹이가 있는 부분은 재목으로 쓸모가 없기 때문에 생겨난 것 같다. 그런데 마디까지 더 있으면 그야말로 버려야 할 것이다. 옹이는 가지가 자라나간 부분에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게 딱딱하게 박혀있는 부분이고 마디도 기지가 벋어나가는 부분인데 겉으로 드러나 있다.
*오대산 어느 골짜기에 가면 50도 정도 기울어진 나무가 있다. 대충 헤아려보아도 나무나이 300살은 넘어 보인다. 그런데 이 나무엔 내가 완전히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구멍이 있다. 그럼에도 나무는 왕성하게 자랐고 요즘도 자라고 있다.
그 ‘구멍 난 나무’에서 한 이야기가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