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일, 목요일, Helsinki, Hostel Erottajanpuisto (오늘의 경비 US $736: 숙박료 28 유로, Helsinki 공항버스 5 유로, Helsinki 항공권 $672, 분당 서현역 택시 5,000원, 인천 공항버스 12,000원, 베이커리 6,000 원, 샐러드 4,000 원, 커피 3,500원, 환율 US $1 = 1,100 원, 0.9 euro) 오늘 인천 국제공항을 떠나서 핀란드의 수도 Helsinki에 도착해서 이번 여행을 시작했다. 도착 다음 날인 7월 3일 금요일 아침 5시 반에 이 글을 쓰고 있다. Helsinki는 지금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철인 모양이다. 어제 밤 이곳 시간으로 밤 11시경 잠자리에 들 때나 오늘 아침 5시경에 일어날 때나 대낮 같이 밝다. 지금 이곳 호스텔 방에는 일어난 사람은 나뿐인지 조용하기 짝이 없다. 밖을 내다보니 대낮 같은데 차 다니는 소음이 전혀 안 들린다. 이제 다시 긴 여행을 시작했다는 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진다. 작년 10월말 서유럽 여행을 끝나고 귀국한 후로 매우 바쁜 날들을 보냈다. 고교 동창 친구들과 자주 모임을 가졌고, 고교 동창회 2박 3일 전라남북도 여행과 고교 인사회 (인터넷을 사랑하는 모임)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했고, 매년 하는 대로 크리스마스 때 약 3주간 미국에 가서 식구들을 만나고 돌아오고, 17년이나 미루었던 중국과 일본 여행기를 드디어 끝냈고, 가족 앨범을 모두 스캔해서 컴퓨터 파일로 만들었고, 지난달에는 미국 딸네 가족이 2주간 한국여행을 와서 손자들에게 한국에 대해서 좋은 추억을 심어주느라고 바빴다. 자, 이제는 핀란드에서 시작되는 4개월간의 동유럽, 남유럽 여행을 성공적으로 치룰 차례이다. 이번 여행은 작년 서유럽 여행만큼 순탄하게 시작되지는 않았다. 우선 오늘 아침에 서현역 근처에 있는 인천 국제공항 버스가 떠나는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서 택시회사에 아파트로 택시를 불렀는데 빈 택시가 없다고 오질 않았다. 출근시간인 아침 8시경이었지만 그런 적은 처음이다. 두어 번 택시회사에 전화를 하다가 포기하고 도보로 5분 거리인 길가 택시정류장에 걸어가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아파트로 돌아와서 나머지 짐을 싣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다. 두 번째 문제는 공항에서 체크인 할 때 일어났다. 직원이 Helsinki 행 항공권이 왕복 항공권이 아니라고 체크인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매니저를 불러서 해결을 하고 체크인을 했지만 한참 동안 애를 먹었다. 왕복 항공권이 없는 것이 작년 서유럽 여행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왜 문제가 되는가? 매니저 말로는 올해 유럽 Schengen 비자규정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란다. 유럽의 26여 개국이 가입한 Schengen 비자는 6개월 안에 총 90일만 여행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작년에 한 6개월간의 서유럽 여행은 중간에 2개월 간 미국에 다녀오고 Schengen 비자에 가입을 안 한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1개월 반 동안 여행을 함으로서 그 규정을 지켰다. 올해는 Schengen 나라들에서 90일을 넘기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올해 120일 여행을 할 계획인데 30일 간은 Schengen 나라가 아닌 나라들에서 보내야한다. Schengen 나라에서 90일을 넘기면 떠날 때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벌금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아놓아야겠다. 항공사 매니저는 내 삼성 탭에서 내가 핀란드를 떠나서 2일간 다녀오는 노르웨이의 Nordkapp 숙소예약을 한 기록을 본 다음에 체크인을 해주었다. Nordkapp 숙소 예약을 핀란드를 떠나는 교통편 대신으로 인정해 준 것이다. 만일 그 기록이 없었더라면 낭패를 봤을 수도 있겠다. 매니저 말이 Helsinki 공항에서 입국수속을 할 때 핀란드를 떠나는 교통편 예약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되면 노르웨이 숙소예약 기록을 보여주라고 했다. 항공사는 왜 출입국 수속까지 관여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의무라도 있는 것인가? 다음에 유럽 여행을 할 때는 잘 알아보고 단단히 준비를 해놓아야겠다. 세 번째 문제는 Moscow 공항에서 Helsinki 비행기로 갈아타면서 일어났다. 비행기가 Moscow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에 나온 기내방송에서 transit 손님은 Moscow 공항의 Transit Counter에 가서 직원의 도움을 받으라고 했다. 전에도 가끔 Transit Counter 직원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도움을 받은 것이 오히려 해가 되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Moscow 공항에서 Helsinki 비행기로 갈아타는 탑승권을 받았는데 직원이 출구 번호가 바뀔 수도 있으니 Moscow 공항에서 출구 번호를 재확인하란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고 항상 하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Moscow 공항의 Transit Counter 직원의 Helsinki 비행기의 출구 번호의 변동이 없다는 말 때문에 일어났다. 그래도 전광판에서 재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안 하고 멍청하게 24번 출구에 가서 두 시간이나 기다리다가 탑승이 시작할 때야 출구 번호가 바뀐 것을 알게 되고 33번 출구까지 뛰다시피 해서 가서 간신히 Helsinki 비행기에 올랐다. 내 뒤로도 탑승한 승객들이 많았는데 그들도 나처럼 다른 출구에서 기다리다가 달려온 사람들 같았다. Transit Counter 직원의 실수였는지 출구 번호가 나중에 바뀐 것인지 모르겠지만 Transit Counter 직원의 실수 같이 생각이 된다. 다음부터는 Transit Counter 직원에게는 출구 위치나 물어보고 출구 번호는 전광판과 출구 직원에게 확인해야겠다. 인천 국제공항 출국수속이 까다로워졌다. 작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얼굴 사진을 찍고 지문 채취를 한다. 그리고 다른 출구로 옮기어서 기계로 여권 조사와 지문확인 조사를 한다. 그런데 기계가 금방 채취한 내 지문을 인식 못한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기계를 바꿔가면서 여러 번 반복했는데 내 지문이 인식이 안 된다. 기계 문제인가 내 지문 문제인가 알 수 없었다. 결국 다른 출구로 옮기어서 지문 확인 없이 옛날식으로 출국수속을 끝냈다. 새로운 출국 방법을 시도하는데 뭔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Moscow 비행기에는 한국 승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체여행 그룹도 여럿 있었는데 그중 한 그룹은 Copenhagen에 가고 있었다. 대부분 유럽으로 가는 것인데 나 같이 비교적 저렴한 러시아 Aeroflot 항공을 이용해서 Moscow를 경유해서 가는 것 같았다. Moscow까지 9시간 날아가고 Moscow 공항에서 2시간 기다리고 Helsinki까지 1시간 반 날아갔다. Aeroflot 비행기는 내가 미국 갈 때 주로 타는 United Air 비행기와는 달리 좌석마다 비디오 스크린이 따로 있어서 좋았다. 음식은 United Air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승무원들의 서비스도 비슷한 것 같았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아직도 좀 무뚝뚝하게 느껴진다. 안내방송이 한국어로도 나오는데 러시아인 승무원이 하는 듯 "감사합니다" 하는 말 외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Moscow 국제공항은 현대식 건물인데 사회주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어서 그런지 공항 안에 있는 일부 전기 콘센트가 먹통이었고 화장실 변기 주위가 불결했다. 러시아는 불행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18세기 이후로는 유럽 혹은 세계의 강국 중의 한 나라이었고 문학과 음악 등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못지않은 선진국이었고 아직도 군사적으로는 세계 강국 중의 한 나라인데 다른 면에서는 2등 국가 취급을 받고 있다. 무언가 제대로 된 길을 걸었더라면 주변 국가인 스칸디나비아 나라들, 독일, 폴란드, 체크 공화국에 못지않은 선진국이 되었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못 되었다. 핀란드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나라다. 언어적으로는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이나 러시아와 전혀 다른 소위 우랄알타이 어족의 나라인데 유럽에서 비슷한 위치에 있는 헝가리, 불가리아 같은 나라와는 달리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에 못지않은 유럽 최고의 선진국이 되었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Helsinki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쉽게 왔다. 공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615번 버스를 타고 40분 걸려서 서울의 서울역 격인 Helsinki Central Railway Station에 도착하고 자전거를 타고 5분 거리에 있는 숙소까지 갔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서 기계에서 버스표를 쉽게 샀다. Helsinki Central Railway Station에서 숙소까지는 구글지도의 도움으로 쉽게 찾아갔다. 공항 ATM에서 유로 돈을 찾고 공항 수퍼마켓에 들어가서 버스표를 사기 위한 잔돈을 바꾸었다. 공항 수퍼에서 핀란드 SIM 카드도 팔았는데 내가 원하는 종류가 아니어서 안 샀다. 어쩌면 핀란드에서는 핀란드 SIM 카드를 안사고 WiFi와 현재 가지고 있는 Global SIM 카드로 견딜지도 모른다. Helsinki 숙소는 마음에 든다. 시설과 위치가 마음에 들고 직원도 친절하고 숙박객들도 마음에 든다. 침대가 8개인 내방에는 만원인데 모두 배낭여행을 하는 젊은이들이다. 영국, 호주, 미국, 아르헨티나에서 온 젊은이들이 있고 중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도 한 명 있다. 나는 하루 밤만 자고 떠나지만 Nordkapp 여행이 끝난 다음에 에스토니아로 가기 전에 3일쯤 이 숙소에서 다시 묵을 예정이다. 내일은 아침 10시에 떠나는 기차로 10시간 달려서 눈의 고장 Lapland의 중심도시 Rovaniemi로 간다. 여행지도 떠날 준비가 끝났다 아침에 아파트를 출발하고 있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접이식 자전거는 가방에 넣어서 체크인 할 수도 있으나 투명한 플라스틱 천에 싸서 보이도록 하면 짐을 옮기는 직원들이 더 조심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다. 손잡이도 없게 해서 두 손으로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플라스틱 천은 도착 직후 버렸다가 귀국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다시 살 것이다 Moscow 공항의 한국 단체관광단 가이드 Moscow 공항 광고판에 나온 러시아 알파벳은 흡사 암호같이 해독하기가 어렵다 Moscow 공항 풍경 Helsinki 행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핀란드 농촌 풍경 Helsinki 공항에 밤 10시경 도착했는데 대낮 같다 Helsinki 국제공항에서 입국수속은 인천 국제공항에서 항공사 직원의 주장과는 달리 아주 쉽게 끝났다 공항버스를 타고 Helsinki 시내로 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