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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5일, 수요일, Paris, Woodstock Hostel
(오늘의 경비 US $550: 숙박료 31, 분당 택시 5,000원, 기타 1,600원, 900원, 인천 공항버스 12,000원, 항공료 $472, Paris 공항버스 25, 환율 US $1 = 0.9 euro, 1,100원)
오늘 인천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면서 작년 같은 소동을 겪었다. 내 항공권이 편도라서 체크인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소동을 쳤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프랑스에 입국이 거절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기네들이 프랑스 출국 비행기 요금을 물어야 하는 모양이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는데 도착한 나라에서는 아무 문제없이 입국을 시키는데 인천공항에서는 문제가 된다. 작년에는 러시아 항공으로, 올해는 Air China로 출국했다. 결국 무슨 각서에 서명을 하고 출국수속을 마쳤다. 작년에는 다행히 입국 국가인 핀란드 다음으로 가는 나라 노르웨이 도시에 숙소 예약이 되어 있어서 간신히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다음 여행을 할 때는 입국하는 나라의 옆 나라 숙소 예약을 해놓아서 출국 수속하는데 쓰고 숙소 예약을 취소하는 식으로 해야겠다. 이번에도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 생각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자전거는 두꺼운 투명 비닐로 포장을 하고 체크인을 했는데 박스에 넣지 않았다고 무슨 각서에 사인을 하고 체크인을 했다. 아마 수송 중에 훼손이 되면 항공사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내용 같았다. 비닐 포장이 제법 두꺼워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파리 공항에서 찾고 보니 한쪽이 찢었어있었다. 다행히 훼손된 것은 없었다. 과거에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비닐이 덜 두꺼웠던 것 같았다. 다음에는 두 겹으로 싸야겠다.
인천공항 보안검사를 하는데 자전거 고치는데 필요한 조그만 렌치를 압수당했다. 공구는 안 된다고 해서 압수당한 것인데 내 손바닥 길이보다도 짧은 테러 행위에는 아무짝에도 쓸 수없는 것인데도 압수를 당했다. 공구라도 크기에 따라서 규정이 달라야 하는데 일률적이다. 그러나 별 것 아니다. 필수적인 것도 아니고 현지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탑승구에 출발 두 시간 전에 도착해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는데 시간이 금방 지난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일찍 공항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서두는 것은 딱 질색이다.
Beijing 공항에 도착해서 같은 항공사의 파리 행 비행기로 갈아타는데 딱 한 시간 밖에 여유가 없어서 서두느라고 좀 힘들었다. 출발 20분 전에 탑승했는데 갈아타느라고 40분을 소요한 것이다. 그냥 탑승구만 찾아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Beijing 공항에서는 환승하는 데도 여권검사와 보안검사를 또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항공사 직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 동행했다. 내가 길을 잃어버리거나 하면 아마 비행기가 못 떠나고 나를 찾아야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중간에 직원이 안 보여서 비행기를 놓칠까봐 좀 뛰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직원이 다시 나타났다. 아마 어디선가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
파리 공항에 도착해서 예약해 놓았던 셔틀 미니밴을 기다리는데 40분이나 걸렸다. 공항 관광안내소 직원 도움으로 전화연락을 했을 때는 20분 안에 오겠다고 했는데 40분이 걸렸다. 그래도 숙소까지는 쉽게 갔다. 셔틀 미니밴에 손님이 7, 8명 있었는데 나를 두 번째로 내려주어서 편했다. 더구나 숙소 바로 문 앞에 내려주어서 더 편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숙소 주위가 아주 복잡한 곳이어서 숙소 건물을 찾느라고 고생을 좀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전 11시 반에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12시 15분에 Beijing 공항에 도착하고 다른 비행기로 1시 반에 출발해서 오후 6시 15분에 파리 도착, 숙소에 8시 반경에 도착하고 10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접이식 자전거는 펴서 숙소 뒷마당 한 구석에 잠가놓았다. 3층에 있는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좁아서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 파리에 있는 동안 계속 뒷마당에 놓을 생각이다. 자전거는 파리에 있는 3일 동안 매일 탈 것이다. 숙소 매니저가 잠가만 놓으면 안전하다고 했다. 그래도 과거에는 항상 방 내 침대 옆에 잠가놓았는데 조금은 걱정이다.
숙소는 배낭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호스텔인데 좀 좁기는 하지만 만족스러운 곳이다. 우선 위치가 좋아서 파리 주요 관광명소들과 파리를 떠나서 Normandy로 가는 기차역에 가깝다. 숙소 주위 도로가 복잡해 보여서 자전거를 타는데 좀 불편할 것 같은데 두고 볼 것이다.
숙소 방에는 침대가 넷 있는데 도착했을 때 북아프리카 사람 비슷한 젊은 친구가 한 명 있었고 나중에 부자 사이로 보이는 백인 두 사람이 도착했는데 모두 나 같은 여행객 같지는 않았고 일자리를 찾으러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그러나 다른 방 사람들은 모두 젊은 배낭 여행객들 같았다.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여행지도
2016년 5월 26일, 목요일, Paris, Woodstock Hostel
(오늘의 경비 US $46: 숙박료 31, 점심 5, 식품 5, 환율 US $1 = 0.9 euro)
오늘 일정은 아주 만족스럽게 끝났다. 여행 첫날에는 무언가 잘못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아마 준비를 과거에 한 여행들보다 더 잘해서 그런 모양이다. 우선 자전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떠나기 전에 내가 살고 있는 분당에 있는 Brompton 대리점에 가서 자전거 점검을 한 덕택이다. 파리의 대부분 볼거리가 숙소에서 5km 거리 안에 있고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구경을 다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재작년 파리 관광을 했을 때는 지하철을 이용했었는데 이번엔 지하철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서 더 좋다.
오늘 구경은 Tuileries 공원, Place de la Concorde, Champ-Elysees 길, Arc de Triomphe, Eiffel Tower 구경을 하고 Seine 강변을 따라서 Tuileries 공원으로 돌아와서 숙소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Tuileries 공원으로 가는 도중에 Louvre 박물관도 거쳐서 갔다. 재작년에 모두 가본 곳들이지만 이번엔 자전거를 타고 가서 재작년에 지하철로 다닌 것과는 많이 다른 기분이었다. 훨씬 더 좋았다. 오전 10시에 숙소를 출발해서 오후 4시에 돌아왔으니 6시간 동안 다닌 것이다.
오늘 아침 7시경에 일어났는데 잠을 잘 잤다. 어제 비행기만도 13시간을 탔는데 미국 가는 것과는 달리 시차적응이 잘 되는 것 같다. 아마 비행기 가는 방향이 지구 도는 방향과 같아서 그런 것 같다. 미국 갈 때는 지구 도는 방향과 반대 방향이라서 시차적응이 잘 안 되어서 항상 고생을 한다.
아침 식사도 그런대로 좋았다. 아침 식사와 함께 간식용으로 크로와상 빵 한 개와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서 가져왔다. 오늘 날씨는 대체로 흐린 날씨였고 오전에는 온도가 15도 정도로 약간 쌀쌀했지만 오후에는 20도 정도로 올라서 딱 좋았다.
파리의 잘 되어있는 자전거 길에 비해서 서울의 자전거 길은 파리나 유럽의 다른 대도시처럼 잘 될 날은 아직 요원한 것 같다. 파리의 자전거 길은 버스 전용차선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버스가 서울만큼 많이 다니지 않아서 자전거를 타는데 별 불편이 없다. 자전거 길이 아니고 차도로 달려도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일방통행 뒷길로 다니면 역시 별 불편은 없다. 그리고 차가 서울보다는 훨씬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별로 위험하다는 기분은 못 느낀다. 차들이 밀려있을 때 자전거를 타고 차 사이를 빠져서 달리는 기분은 짱이다. 자전거를 타고 파리 구경을 다니는 것 자체가 짱이다. 지금 서울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Tuileries 공원에 11시쯤 도착해서 숙소에서 가지고 온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한참 동안 쉬었다. Tuileries 공원은 재작년에도 좋았는데 이번에도 참 좋다. 아마 파리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인 것 같다. 그냥 마냥 앉아 있어도 좋다.
Tuileries 공원을 떠나서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 Obelisk가 있는 (그 큰 Obelisk를 어떻게 가져 왔을까?) Place de la Concorde를 거쳐서 Champ-Elysees 길로 들어가서 Arc de Triomphe까지 갔다. 아마 파리에서 제일 인기 있는 산책 코스일 것이다. Arc de Triomphe에서 Eiffel 탑 경치가 제일 잘 보인다는 Trocadero 공원에 가서 점심을 먹으면서 Eiffel 탑 경치를 감상했다. 점심은 빵가게에서 프랑스 샌드위치를 사서 먹으려 했으나 가는 도중에 빵가게가 없어서 못 샀는데 다행히 Trocadero 공원에 pancake을 파는 행상이 있어서 햄, 계란, 치즈가 들어간 pancake을 사서 점심으로 잘 먹었다. 내일 아침에는 숙소 근처에 있는 수퍼마켓에 들려서 점심에 먹을 프랑스 샌드위치를 미리 사가지고 구경을 가야겠다.
오늘 Champs-Elysees 길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프랑스 SIM 카드를 살까 하다가 외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비싸게 받는 곳 같아서 그만 두었다. 나중에 현지인들을 상대로 하는 곳을 찾아가서 살 생각이다. 파리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 가는 Normandy 반도 도시 Bayeux에서 사도 충분하다. 작년 Venice에서 사려다가 너무 비싸서 안 사고 다음 간 도시 Verona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샀던 생각이 났다.
오늘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에 자전거 체인이 빠져나갔다. 길바닥에 자전거를 눕혀놓고 끼우기는 했으나 손에 때 기름이 많이 묻었다. 그럴 때 사용하려고 장갑을 가져왔는데 자전거 가방에 놓고 나와서 오늘 쓰질 못했다. 자전거 가방에서 구경 다닐 때 항상 지고 다니는 배낭으로 옮겨 놓아야겠다. 오늘 빠진 체인을 바퀴에 끼는 방법을 완전히 배웠다. 전에도 빠져서 낀 적이 있었는데 힘들게 낀 기억이 있는데 오늘도 처음에는 힘들었다가 뒷바퀴를 접고 하니 아주 쉽게 되었다. 그런데 자전거 체인이 왜 빠져나가는지 어떻게 하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지는 꼭 해결하고 싶은 과제다.
오늘 저녁은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에 수퍼마켓에 들려서 산 피만 고추와 계란을 넣은 신라면을 숙소 부엌에서 만들어서 먹었다.
내일은 파리에서 제일 인기 있는 공원이라고 알고 있는 Luxembourg 공원과 (Le Jardin du Luxembourg) 그 근처에 있는 Sorbonne 대학과 박물관 한 군데 구경을 갈 생각이다. 나는 대학교 1학년 때 장래 외교관이 되려면 꼭 배워두어야 한다고 알았던 (그런데 잘못 알았다.) 프랑스어 공부에 빠졌었다. 그때 Luxembourg 공원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어 수필을 감명 깊게 읽었던 추억이 있는데 이제는 그 수필 제목도 작가도 생각이 안 난다.
숙소 Woodstock Hostel은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자전거를 숙소 뒷마당 계단 옆에 잠을쇠로 잠거서 보관했다
자전거를 들고 숙소 방으로 가는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서 그렇게 했다
숙소로비 겸 식당
숙박료에 포함되는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다
거리 카페 풍경
아름다운 분수 같은데 물 나오는 것은 안 보이고 앞에 구걸을 하는 듯한 사람이 앉아있다
건물 회랑, 덥고 비올 때 편리할 것 같다
버스 차선은 동시에 자전거 도로다
자전거를 가지고 구경을 다녔는데 2년 전에 구경했던 Louvre 박물관에도 잠깐 들렸다
Tuileries 정원
Tuileries 정원은 내가 파리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Tuileries 정원은 16세기 프랑스 왕비 Catherine de Medicis가 그녀의 궁전인 Tuileries Palace을 지으면서 고향 이탈리아 Florence의 Italian Renaissance Garden을 모델로 해서 세운 정원이다
Tuileries는 "타일공장"이라는 뜻인데 Tuileries 정원이 있는 곳은 원래 타일을 만드는 공장들이 밀집해있던 곳이다
Tuileries 정원은 아마 세계에서 제일 의자가 많은 정원일 것인데 의자들을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것이 너무 좋다
Place de la Concorde 광장의 Obelisk는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데 어떻게 가져왔을까?
Place de la Concorde 광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Champ-Elysees 길과 Arc de Triomphe
뒷모습만 봐도 프랑스 대통령 Charles de Gaulle인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Champ-Elysees 길의 101번지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Luis Vuitton 상점이 차지하고 있다
파리에서 제일 유명한 거리인 Champ-Elysees는 넓기도 하다
Arc de Triomphe 개선문
부러운 파리의 자전거 길
Trocadero 공원에서 바라다 보이는 파리 제1의 심벌 Eiffel Tower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