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0일, 목요일, Ungheni, Motel Iri-Dana (오늘의 경비 US $34: 숙박료 $25, 식품 137, 환율 US $1 = 16 lei) 어제는 잠을 설쳤다. 보통 밤 8시경에 잠자리에 드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다가 보니 9시가 넘었다. 그런데 오늘과 내일 숙소예약 없이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잠이 안 왔다. 어떻게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니 새벽 2시경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계속 숙소예약 없이 가는 것을 걱정하는 꿈을 꾸었다. 2시경에 깨어나서 5시까지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런대로 대책은 세워놓았는데도 그것으로 부족한 것이다. 너무 소심하다. 이런 식으로 앞으로 우크라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세 나라 자전거 여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숙소예약 없이 다니면서 임기응변식으로 다녀야 하는데 지난 수년 동안 Booking.com으로 숙소예약을 하고 다니면서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숙소예약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것이다. 이 습관을 버려야 남은 여행을 잘 할 수 있다. 내일부터는 그 습관을 버리는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Iasi에서 이틀 동안 날씨가 나빠서 숙소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 것도 심하게 걱정을 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앞으로는 2일 휴식을 가질 때 가능한 한 밖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을 하야겠다. 너무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안 좋다. 오늘 자전거는 잘 탔다. 지난 며칠과는 달리 오늘 날씨는 아주 좋았다. 바람도 안 불었다. 지형은 평지와 구릉이었다. 루마니아를 떠나서 몰도바에 들어오면서 경치는 더 전형적인 동유럽 농촌 풍경으로 바뀌었다. 오전 6시에 떠나서 국경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루마니아 출국수속과 몰도바 입국수속을 했다.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더 빨리해주는 것 같았다. 몰도바는 유럽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 같다. 한때 루마니아의 일부이기도 했던 몰도바는 러시아와 소련의 일부가 되었다가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국이 되었다. 다시 루마니아의 일부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내 생각인데 몰도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다. 몰도바의 국민소득은 루마니아의 5분의 1 정도라는데 사는 것은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인구가 3백만도 안되는데 외국에 나가서 일하는 인구가 60만 내지 백만이라니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에 나가서 일하는 것 같다. 오늘밤을 묵는 도시 Ungheni에 도착해서 숙소를 쉽게 잡았다. Booking.com에서는 한 군데도 안 나왔는데 OSM 지도에는 두 군데가 나왔다. 그중 한 곳은 도시 초입에 있어서 금방 눈에 띠었다. 들어가서 쉽게 방을 잡았다. 또 한군데는 한참 더 가서 있는 기차역 부근에 있는데 가보지는 않았다. 이 두 곳은 Booking.com에도 안 나오고 구글지도에도 안 나오는데 OSM 지도에는 나온다. Booking.com에 안 나오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구글지도에는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나오는데 내가 찾는 법을 잘 모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내일 가는 Calarasi에는 Booking.com, 구글지도, OSM 지도에 숙소가 전혀 안 나온다. 그런데 그제 갔던 Iasi의 관광안내소에서 민박집 한 곳을 소개해주었다. 이름만 받아서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찾았는데 전화번호를 받지 못해서 예약은 못했다. 전화번호를 받았어도 영어로 통화가 안 되면 예약이 안 될 것이다. 어쨌든 내일 그냥 가볼 생각이다. Calarasi에서 12km 떨어진 Raciula라는 마을에 있는데 Calarasi에서 숙소를 찾으면 그곳에 묵고 못 찾으면 가볼 생각이다. 내일은 진짜 숙소 때문에 고생을 할 것 같다. 캠핑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오늘 묵는 곳에는 영어하는 사람이 없어서 구글 Translate 앱으로 소통을 했다. 그런대로 잘 되었다. 얼마 전 자전거 장갑을 버렸는데 요새 손 피로를 많이 느낀다. 장갑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서 다시 장갑을 살 생각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이상하게 많이 돌아서 가는 길이었다 24번 도로를 달렸는데 이상할 정도로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만발한 흰 꽃나무 갓길이 없는 도로 인데 차는 별로 없다 가끔 언덕을 넘었다 파란 싹이 힘차게 나오고 있는 널찍한 밭 멀리 보이는 몰도바 땅은 평원 같다 잡초 같기도 하고 무슨 밭 같기도 하다 다시 한적한 평지 도로 다리를 건너니 몰도바 국경이다 모두 환전소 같다 몰도바 도로는 루마니아 도로에 비해서 좀 낡아 보인다 그러나 밭 경치는 마찬가지다 가로수가 우거진 도로 시골집들은 루마니아와 별 차이가 없다 공동 우물 또 다른 공동 우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우물인지는 모르겠다 Ungheni 숙소 옆 ATM이 있던 전형적인 구소련 식 건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