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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정상 양보하는 셀퍼는 없을까 |
김호성 <전 행정부지사>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전국 단위 6․4 지방 선거가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6․4 지방 선거는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니는 동시에 다가오는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준비하는 교두보 마련이라는 점에서 여․야 그리고 안철수 신당 간 한 치의 양보 없는 전쟁이 시작 되었다. 우리 지방에서도 도지사, 교육감, 도의원을 뽑게 된다. 후보자들마다 선거운동이 치열하다. 인재가 많은 것은 나라발전이나 지역발전을 위하여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를 잘못 뽑거나 선거로 인하여 갈등과 주민분열은 자칫 10년을 후퇴하게 된다. 차제에 “6․4 선거에 훌륭한 셀퍼 덴징 노루게이 같은 사람이 없을까”하고 생각해본다. “sherpa”가 무슨 뜻인지 영한사전을 찾아보았다. 히말라야 산맥 네팔 산중에 사는 민족, 세르파족의 사람, 등산의 안내, 운반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셀퍼 중에 가장 유명한 덴징 노루게이가 있다. 1953년 5월 9일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를 도운 사람이다. 일설에 의하면 가난한 양봉업자에 불과했던 힐러리가 에베레스트 정복을 계기로 세계적인 영웅으로 추앙을 받게 되고 영국 여왕도 이 사건으로 그에게 기사 작위를 하사했다. 전 세계 교과서에 최초 정상정복으로 기록되고 있다. 정상정복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영광이고 영웅이 되는 것이다. 힐러리 뒤에는 보이지 않은 덴징 노르게이의 도움이 있었다. 힐러리의 회고에 의하면 “만약 텐징 노르게이라고 하는 셀퍼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결코 정상정복에 성공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정상을 향해 가는 도중에 여러 차례 죽을 위기를 만났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텐징이 손을 내밀어 나를 구조해주었기 때문에 내가 살아날 수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정상을 앞두고 자기가 먼저 걸어갔던 것이 아니라 텐징 노르게이가 먼저 정상을 향해 걸어갔다는 것이다. 그저 몇 발자국만 더 가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순간에 노루게이가 자기를 향해 돌아서면서 자기보다 앞서 정상을 밟으라며 길을 열어주었다는 것이다. 노루게이는 “나는 셀퍼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이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서 정상을 밟을 수 있지만 당신에게 있어서는 아마 이 순간이 두 번 다시 있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나보다 앞서 정상으로 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말 한마디가 힐러리경을 세계최초로 에레레스트산을 정복한 영웅으로 만드는 순간이다. 여기에서 네팔인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상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에게는 인도에서 건너온 불교 인사말이 있다. “나마스테”다. 이방인들에게 따뜻한 미소로서,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나마스테, 나마스테”하고 인사한다, 나마스테의 속뜻은 철저한 자비정신으로 ‘내 몸 안의 신이 당신 몸 안의 신에게 감사드립니다’라는 뜻이다. 네팔은 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지 룸비니를 국경 안에 두고 있으며 전통적인 힌두교와 혼재하고 있는 나라이다. 힌두교는 카스트제를 신봉한다. 그리고 불교의 종교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브라만은 브라만으로, 천민은 천민으로, 자기 의무에 순종 하면서 산다. 영광도 권력도 부(富)까지도 이들에게는 존재의 가치가 아니다. 내일에 대한 걱정도, 죽음에 대한 슬픔도 다르다. 오래 울지도 않는 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늙으면 당연히 죽고 죽으면 당연히 환생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습에서 언제든지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자유인이다. 그래서 세계 최빈국이면서 행복지수는 세계 최상이다. 60여 년 동안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유명한 영웅들이 있다. 이들 뒤에는 언제나 덴징 노르게이와 같은 진정한 셀퍼들이 있었다. “자비와 희생만이 있는 삶, 즉 방하착(放下着,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번 6․4 선거에 나선 후보자나 선거 셀퍼들은 정상 정복보다 더 귀중한 노루게이의 아름다운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 후보자들은 부질없는 영광에 목매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선거운동원은 당선으로 무슨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나 않은지, 후보자들이나 도민들은 깨끗하고 정정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여 진정으로 역사에 기록될 후보를 뽑기를 기원한다. |
2014-01-19 오후 3:40:47 |
/제주불교 |
첫댓글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