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진 강민지 기자 |
작곡가 이안삼은 현존하는, 대한민국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이다.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금빛날개’ 등 우리 가곡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발표했고, 고희를 넘겼지만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원한 현역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우리가곡제정위원회, 포럼 우리시 우리음악, 대한민국가곡제, 사계음악축제, 다문화국민음악회 등에서 대표 또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우리 가곡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국내 최고· 최대 가곡제인 서울신춘가곡제 운영위원장을 5년째 맡아 한국 가곡의 중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제 21회 서울신춘가곡제 ‘신춘 가곡의 향연’은 (주)서울문화사 여성경제신문 우먼센스가 주최해 음악계뿐만 아니라 언론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서울신춘가곡제는 2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대히 열릴 예정이며, 이미 가곡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이에 ‘노래하는 CEO’ 이정식 서울문화사 대표가 이안삼 작곡가와 만나 우리 가곡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 벌써 5년째 서울신춘가곡제를 위해 애쓰시고 계십니다. 벌써 21회나 됐으니, 가장 오래된 가곡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민간 주도의 가곡제라는데 큰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계속 열린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이 갖는 상징성이 매우 크죠. 그동안 조선일보나 MBC, KBS 등에서도 가곡제를 열었지만 지속적인 성과는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또 대중가요와의 콜라보레이션이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구요. 그래서 서울신춘가곡제가 순수한 가곡제로서 더욱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 합니다” - 서울신춘가곡제와는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으신건지 궁금합니다. “가곡이 국민들로부터, 특히 젊은이들과 자꾸만 멀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죠. 국정교과서가 없어지면서 음악 과목이 축소되었고, 그러면서 가곡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가곡제 주관사에서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오케스트라 보강 문제로 컨설팅을 해주다가… 성악가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중요한 역할이거든요, 가곡제에서는. 그러다가 가곡제 전체 방향이나 내용까지 얘기가 오고가다가…운영위원장까지 얘기가 나온 거죠. 매해 새로웠지만, 특히 21회를 맞이하니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서울신춘가곡제의 인기는 유명 성악가를 배출한 오랜 전통과 가곡 팬들의 열정 때문 - 서울신춘가곡제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역사적 전통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 학교 동기이기도 한 성악가 엄정행을 비롯해서 김승길 오현명 박세원 이규도 백남옥 등 우리 가곡제를 거치지 않은 유명 성악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전통이 가곡 팬들에게는 과거에 대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요. 관객들도 가곡제와 더불어 함께 연륜을 쌓아가는 것 같습니다. 가곡제를 주관하시는 동인기획 대표님의 열정도 대단하시죠. 1년 내내 고민하고 준비하신, 가곡에 대한 애정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돼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다고 봅니다.” | | | ▲ 사진 강민지 기자 |
- 젊은이들이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모르는 채 멀어져 간다는 것은 저도 아쉽습니다. 그래서 ‘클래팝’이라는 장르를 개척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젊은이들을 위해서, 클래식과 팝의 장점을 모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크로스오버보다는 클래식에 더 가까운 음악입니다. 2009년 ‘금빛 날개’를 작곡하면서 시작했습니다. 클래팝 발표 이후 미국 LA를 비롯해 불가리아, 체코, 크로아티아 등 유럽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공연했습니다. 사실 기존 우리 가곡은 아름답지만, 장중하거나 암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아마도 일제 식민 시절이나 6.25 전쟁 등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 틀에서 벗어나고자 클래팝을 시작한거죠. 가곡의 침체기라는 얘기에도 동감하구요” -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러면 우리의 가곡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가치를 지닌 것인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가곡은 시詩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시가 곡을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고 할까요. 우리 민족의 순수한 마음이 담긴, 우리 시가 음악과 만나 더 빛나는 것이 가곡입니다. 특히 아름다운 정형시가 선율과 만나 애창되면 명곡으로 탄생하는 거지요. 많이 애창되는 명곡이 이런 과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자유시의 경우에는 애창용으로보다는, 비화성 음계를 써서 감상용이 되기도 하지요” 우리 가곡은 아름다운 詩와 불가분의 관계, 좋은 詩가 명곡을 만들게 길을 열어줘 - 60여년 가깝게 작곡 활동을 해오시니 수많은 곡을 발표하셨고 많은 명곡도 만드셨습니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으신가요? 발표하신 곡은 어느 정도 되시나요? “가곡은 250여곡, 종교음악이 100여곡, 기악이 13곡 정도 됩니다. 2000년에 작곡 발표한 ‘내 마음 그 깊은 곳에’가 여러분들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라는 곡이 애착이 갑니다. 시인 문효치의 시에 제가 곡을 붙였는데, 지난 해 제11회 이안삼 가곡의 밤에서도 맨 마지막에 연주한 노래입니다. 보통 가곡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으려면 15년 내외의 세월이 필요합니다. 가곡의 성숙기라고 하죠.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가 2010년 이안삼 가곡집을 통해 발표했으니 아직 10년 남은 셈이죠(하하). 오랜 동안 작곡을 해왔지만 매번 힘들고 어렵습니다. 예술가의 숙명이지요. 그럴 때마다 스승이신 김동진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가고파' 김동진 선생님은 영원한 스승, 직접 솔선수범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쳐 - 불후의 명곡 ‘가고파’를 만드신 김동진 선생님과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신거지요? 김동진 선생님과의 추억 몇 가지 소개해주시죠. “경희대 음대 시절 저의 은사십니다. 원래 제가 기악과로 입학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작곡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이후로 제가 작곡 60년 인생을 살게 됩니다. 선생님은 아주 검소하시고 겸손하신 분이었습니다. 제가 선생님의 곡을 무대에 올리면 당신께서는 ‘젊은이들의 노래를 많이 해라’라고 주문하시곤 했어요. 후학들에게 길을 열어 주고, 더 많은 기회를 주라는 뜻이셨죠. 제자들을 나무라는 적도 없었습니다. ‘잘 한다. 잘 한다’하면서 누구에게나 용기를 주시는 분이셨죠. 그러나 자신에게는 엄격했습니다. 한 벌 외투를 40년 넘게 기워 입으셨습니다. 교통사고 때문에 지팡이를 짚으셔도 94세 연세에 제자들이 잡아주는 택시도 마다하고 지하철로 귀가하시던 분이셨구요. 식당에서 잔밥이 남으시면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며 강아지 준다고 싸가지고 가셨구요. 작곡하시다가 출출하면 라면도 직접 끊여 드셨습니다. 늘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시면서 지내셨죠. 그분이 연주하시던 바이올린이 생각납니다.” 최영섭 이수인 임긍수 등과 '4인 그룹' 결성, 국내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 일으켜 - 국내 최고의 작곡가들이신 ‘그리운 금강산’ 최영섭, ‘고향의 노래’ 이수인, ‘사랑하는 마음’ 임긍수, 이안삼 등 이렇게 네 분이 모여 ‘4인 그룹’을 결성해 활발하게 활동하셨죠? 어떤 계기로 모이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원래 다들 잘 아는 사이였죠. 음악계에서 오래 활동했으니까요. 작곡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라이벌이라기보다는 동료애가 더 강했습니다. 2005년부터 모여서 활발하게 활동했지요. ‘4인 예술가곡집’이라는 이름으로 4집까지 발표했으니까요.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자부합니다. 당장 24일 열리는 서울신춘가곡제를 잘 마무리해야죠. 그리고 매년 가을 선보이는 이안삼 가곡의 밤을 이번에는 10월께 영산아트홀에서 열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무척 바쁘게 지냅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산책을 즐기구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라. 음악의 길은 험난합니다. 또 끊임없이 연습하고 고뇌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새 양복을 오래 입어야 몸에 맞듯이, 노래도 자꾸 연습해야 익숙해지고 표현도 좋아집니다. 특히 우리 가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가곡이 죽으면 우리의 시와 언어도 죽는 것이고, 역사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민족의 자산이기도 하죠. 시조와 판소리처럼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든 것이 가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이안삼 -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Brooklyn음대 작곡과 졸업, Juilliard음대 지휘과 수학 - 한국가곡작곡상 수상 (2004) - 작품 : 가곡(200여편) 동요(10편) 합창곡(100여편) 관현악곡.기악곡(7편) - 음반 : 개인음반 1-6집, 4인 가곡집(최영섭.이수인.이안삼.임긍수) 1-4집 출반 외 단체집 CD 40 장출반 CBS음악회 DVD제작 - 방송 : KBS SBS MBC CBS 등 대한민국가곡제, MBC가곡제, 한국가곡제 등 - 경력 : 한국작곡가회 부회장, 한국예술가곡연합회 명예회장, 서울작곡포럼.상임고문 우리가곡제정위원회공동대표, 포럼.우리시우리음악대표, 대한민국가곡제운영위원장/집행위원장 | | | ▲ 사진 강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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