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남자 탁구의 최고 선수이자, 이미 한국인삼공사의 오상은(Oh Sang Eun,세계13위) 선수와 함께 내년에 영국에서 개최되는 '2012 런던(London) 올림픽' 개인 단식 출전을 결정 지은 삼성생명의 주세혁(Joo Se Hyuk,세계10위) 선수는 예전부터 수비수 중에서도 공격적인 성향이 아주 강한 선수라는 평가를 자주 받곤 했습니다. 끊임없는 수비 뒤에 이어지는 주세혁 선수의 공격이라는게, 공격의 파괴력 유무를 떠나 일단 성공하기만 하면 상대 선수 입장에서는 더욱 까다롭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전에도 여러 국제대회에서 주세혁 선수가 갑작스런 포핸드 전환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있었지만, 그 공격의 파괴력이라던지, 날카로움에 대한 가능성을 본 것은 아주 최근이었던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론 지난 민스크(Minsk) 유로-아시아 올스타시리즈 이후 특히 공격이 아주 좋아진 것 같습니다). 수비수들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수비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미 중국의 몇몇 여자 선수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가 있었고, 최근에 보여준 주세혁 선수의 경기들을 살펴봐도 공격에 대한 아주 많은 준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세혁 선수는 지난 11월 11일 금요일 시작되어 11월 13일 일요일까지 3일 간의 일정으로 펼쳐진 '2011 파리(Paris) 월드컵'에 우리나라에서는 오상은 선수와 함께 참가를 하였습니다. 중국의 왕하오(Wang Hao,세계1위) 선수와 함께 1그룹에서 예선경기를 치른 주세혁 선수는 왕하오 선수에이어 조2위의 성적으로 8강이 겨루는 월드컵 본선에 오르게 되는데요, 월드컵 8강에서는 현재 유럽의 최고 강자인 독일의 티모 볼(Timo Boll,세계4위) 선수를 만나 준결승 진출을 다투었습니다.
두 선수는 이미 프로투어를 포함한 여러 국제대회에서 서로 맞대결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2010년 광저우(Guangzhou) 폭스바겐컵 이전까지만 해도 주세혁 선수는 티모 볼 선수와 국제대회에서 단 한번도 이겨보지를 못하다가, 광저우 폭스바겐컵 8강에서 처음으로 티모 볼 선수를 4-1(6-11,15-13,12-10,12-10,11-2) 물리치면서 첫 승을 기록하더니, 같은 해 코리아(Korea) 오픈 남자 개인 단식에서도 티모 볼 선수를 상대로 4-1(11-8, 11-9, 11-7, 6-11, 12-10)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한 후에, 2011년 파리 월드컵 8강에서 또 다시 티모 볼 선수를 접전 끝에 4-3(11-8, 6-11, 11-8, 6-11, 5-11, 11-6, 11-9)으로 물리치며 티모 볼 선수를 상대로 역대 세번째 승리(14전3승11패)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역대 기록은 주세혁 선수가 절대적인 열세이긴 하지만, 최근 4년 동안의 상대 전적에서는 그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데요, 두 선수는 최근 4년 동안 이번 경기까지 총 4번의 맞대결을 펼쳐, 오히려 주세혁 선수가 4전3승1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2011 파리 월드컵 남자 개인 단식 8강 주세혁 VS 티모 볼) (출처 : 유투브)
모든 탁구 선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주세혁 선수는 특히, 경기 중에 끝없는 판단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강한 회전이 걸려 연결되는 상대의 드라이브를 백핸드쪽에서 강한 커트로 계속 연결을 하다, 상대의 드라이브가 다소 약해진다던지, 주세혁 선수의 커트가 부담스러워 공격을 하지 않고, 다시 커트로 연결을 해주는 경우에는 빨리 판단을 내려 곧바로 포핸드로 전환을 해야 하는데, 지난 번 민스크 유로 아시아 올스타시리즈에서 독일의 디미트리 옵챠로프(Dimitrij Ovtcharov,세계12위) 선수와 경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 티모 볼 선수와 경기를 할 때도 주세혁 선수의 판단에 의한 공격 전환이 예전보다 훨씬 날카롭고 정확성이 높아져 상대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마지막 게임스코어 3-3, 스코어 9-9 동점 상황에서 터져나온 끈질긴 수비에 이은 주세혁의 2번의 공격 포인트(9-9에서 나온 공격은 티모 볼에게 막히고 그 다음 주세혁 선수의 백핸드 블럭이 점수에 연결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이전의 공격이 포인트에는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는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주세혁 선수의 공격은 승부를 결정짓는데 아주 중요한 결정타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0 광저우 폭스바겐컵 남자 개인 단식 8강 주세혁 VS 티모 볼)
(2010 코리아 오픈 남자 개인 단식 준결승전 주세혁 VS 티모 볼) (출처 : 유투브)
주세혁 선수는 확실히 예전에도 공격 빈도가 무척 큰 수비수였긴 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최근에 공격에 대한 파괴력및 날카로움이 더욱 강해진 것 같습니다. 주세혁, 티모 볼 선수는 두 선수 모두 시드가 높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주세혁 선수가 티모 볼 선수를 이긴 대회에서는 주세혁 선수의 성적 역시 아주 좋은 편이었습니다. '2010 광저우 폭스바겐컵' 남자 개인 단식 8강과 '2010 코리아 오픈' 준결승에서 연거푸 티모 볼 선수를 물리쳤던 주세혁 선수는 두 대회 모두 준우승이라는 아주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게 되는데, 이번 파리 월드컵 역시 3위에 오르며 지난 2004년 항저우(Hangzhou) 월드컵에서 4위를 오른이후 역대 참가한 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문제는 중국
(2011 파리 월드컵 남자 개인 단식 1그룹 예선 왕하오 VS 주세혁) (출처 : 유투브)
(2011 파리 월드컵 남자 개인 단식 준결승 장지커 VS 주세혁) (출처 : 유투브)
역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라고 하면, 중국 선수와의 2번의 승부에서 전패를 기록했다는 것인데, 주세혁 선수는 왕하오(Wang Hao,세계2위) 선수와 맞붙었던 예선 경기에서는 4-2(4-11, 11-4, 10-12, 11-9, 11-8, 11-5)로 패하면서 조2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이번 대회 우승자인 장지커(Zhang Jike,세계3위) 선수와 맞대결을 펼쳤던 4강 경기에서는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4-0(11-7, 12-10, 11-7, 11-3)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장지커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최근 주세혁 선수의 큰 주무기라 할 수 있는 상대를 깜짝놀래키는 포핸드 드라이브를 사용할 기회조차 없을 정도로 장지커 선수의 빠르고 강한 드라이브에 수비가 버티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최근 주세혁 선수의 공격이 아무리 좋아졌다고는 해도, 주세혁 선수의 주무기가 까다롭게 연결되는 백핸드 수비라고 보면, 수비 쪽에서의 지구력은 주세혁 선수가 승리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똑같이 패해도 왕하오 선수와 달리 장지커 선수에게는 주세혁 선수의 수비가 딱히 큰 부담을 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장지커 선수에게 패한 주세혁 선수는 일본의 미즈타니 준(Mizutani Jun,세계7위) 선수와 맞붙은 3,4위전에서 4-0(11-3, 11-4, 11-9, 11-6) 완승을 거두며 자신의 월드컵 최고 성적인 3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주세혁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탑텐 선수들을 2명이나 물리침으로써 랭킹 포인트도 꽤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첫댓글 주세혁 멋지네요.. 하지만 장지커를 넘어야 하는군요.. 더 열심히 해서 넘으리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