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의의 및 위험성
김주덕 법학박사 / 대표변호사
학교폭력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폭행이나 상해처럼 눈에 보이는 물리적 공격뿐 아니라 협박, 모욕, 따돌림, 강요, 금품갈취,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특히 최근에는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을 배제하거나 조롱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무단으로 공유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이버폭력이 중요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폭력은 단순히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과 동일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반복성과 지속성, 힘의 불균형, 피해의 정도, 행위자의 의도와 관계의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은 신체적·정서적·사회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으며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떠한 상처를 주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장난으로 시작한 행동도 반복되면 상대 학생에게 심각한 공포와 불안감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학생들 사이의 일회적인 갈등이나 우발적인 다툼까지 모두 심각한 학교폭력으로만 접근하면 학생들의 관계회복과 교육적 지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교사는 행위의 외형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발생 원인과 경위, 학생들의 관계, 반복 여부, 피해 정도 등을 세심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의 가장 큰 위험성은 피해학생의 인격과 성장과정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피해학생은 불안, 두려움, 수치심, 무력감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등교를 꺼리거나 학업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또래관계가 단절되며 장기간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가해학생 역시 폭력적인 행동이 적절하게 교정되지 않으면 타인의 권리와 감정을 존중하는 능력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주변에서 폭력을 지켜본 학생들에게도 침묵과 방관이 학습될 수 있으므로 학교공동체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교폭력은 교사에게도 중대한 부담을 준다. 교사는 학생을 보호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의 교육받을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학부모의 민원과 요구,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학생 간 진술의 차이 등이 겹치면 담임교사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을 교사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학교관리자, 학교폭력 담당자, 교육지원청, 전문상담기관, 경찰 등 관계기관이 역할을 분담하고 교사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결국 학교폭력 예방의 핵심은 사건이 발생한 뒤 처벌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 학생들에게 타인의 존엄성과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동시에 피해학생을 신속하게 보호하고 가해학생에게는 행동의 책임과 관계회복을 교육하며, 교사가 안정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은 학생 한 명을 보호하는 일을 넘어 모든 학생이 두려움 없이 배우고 교사가 소신 있게 교육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