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에 관한 기초지식

[갑순이]

ㅇ회계 : 특정의 경제적 실체(economic entity)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유용한 재무적 정보(financial information)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또는 체계.

사전적인 뜻은 위와 같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주된 회사의 형태가 주식회사입니다. 위에서 말한 경제적 실체란 회사를 의미하고,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란 주주, 채권자, 직원 등이겠죠. 그 중에서도 특히 주주를 주요한 이해관계자라 하는데, 주주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 그 회사의 재무상태나 성과가 어떤지를 알아야 제대로 투자를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죠. 그러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유용한 재무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또는 체계를 '회계'라 합니다.

좁은 의미로는 '부기'라고 하죠. '부기'란 말 그대로 장부에 기록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가계부는 단식부기의 대표적인 것이며, 회사들은 모두 복식부기를 합니다. 단식부기는 말그대로 가계부처럼 오늘 얼마 썼다, 얼마 들어왔다라고 하는 수입과 지출을 건건이 따로 적는 방법이며, 복식부기는 한 번에 원인과 결과를 적는 것입니다. 즉 100만원을 주고 컴퓨터를 샀다면 컴퓨터라는 자산의 증가와 현금이라는 자산의 감소를 차변과 대변이라는 곳에 동시에 적는 방법입니다.

컴퓨터 100만원 / 현금 100만원  그래서 복식부기라 합니다. 단식부기라면 그냥 지출란에 100만원만 썼겠지만, 복식부기는 100만원이라는 현금자산이 나가고, 컴퓨터라는 유형자산이 들어온 사실을 동시에 적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즉, 이러한 과정을 거쳐 회사의 재산상태를 표시하는 대차대조표와 회사의 영업성과를 표시하는 손익계산서가 만들어지게 되죠. 그래서 이 회사의 자산은 얼마고, 올해 매출과 순이익은 얼마가 났는지 등을 보고 주주들과 이해관계자들은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주식에 투자해도 될지 돈을 빌려줘도 되는 회사인지 말이죠. 각 회사에서는 이렇듯 각 회사의 재무상태를 정리하는 결산을 담당하는 회계부서가 있어서 회계부서에서 재무제표(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 회사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표)를 만들어냅니다.

회계사는 회사에서 만든 이러한 재무제표를 회계기준에 맞추어 적절히 작성했는지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뉴스에서 혹시 '분식회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분식이란 회사의 재무상태를 좋게 포장하기 위해서 있지도 않은 자산을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적자인데도 이익이 난 것처럼 꾸미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러한 행위를 적발해내고, 회계기준과 법에 따라 적절히 회사의 재무상태를 표시했는지를 감사하는 사람이 회계사입니다.

정식용어로 공적으로 인정받은 회계사라 하여 '공인회계사'라 합니다. 국제회계사란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미국공인회계사를 국제회계사라 합니다. 각 나라마다 크게 다르진 않지만 각 나라에서 실시하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합격한 사람을 공인회계사라 하는데, 보통 국제회계사라 하면 미국공인회계사를 지칭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AICPA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사실 AICPA는 미국 공인회계사협회를 의미하고, 미국공인회계사는 USCPA라고 합니다. 공인회계사를 영어로 CPA(Certified Public Accountant)라 합니다.

회계사들은 회계법인에 소속되어 근무할 수도 있고, 개인 회계사사무소를 차릴 수도 있습니다만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일정기간 실무를 해야 비로소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나오므로 시험에 합격하면 반드시 회계법인 같은 곳에 들어가서 회계감사업무를 2년동안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면 회계법인에서 계속 근무해도 되고, 자기가 나와서 회계사무소를 열 수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한국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회계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지만 회계시장이 개방되면 미국공인회계사도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현재 미국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회계법인에 입사하여 근무할 수 있지만, 감사를 수행할 수는 있어도 싸인은 하지 못합니다. 즉 아직까지 책임은 질 수 없다는 말이죠)

한국공인회계사가 되려면 과는 상관 없습니다. 전공에 상관없이 학원을 다니든 독학을 하든 공인회계사 과목을 공부하면 되지만, 경영학과나 회계학과 나오는 것이 조금은 유리하겠죠. 경영학과에도 회계사 시험관련한 과목은 전부 개설되어 있고,  회계사 시험을 보기 위해서 회계관련 과목만 집중적으로 들을 수도 있고, 회계학과는 아예 전부 회계학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니 학과공부하면서 공부하면 유리하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회계학과보다는 경영학과를 추천합니다. 회계는 회계학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경영학과에는 회계관련 과목 뿐 아니라 경영학 전반에 관한 과목이 있으니 좀 더 폭넓게 배울 수 있습니다.

미국 공인회계사는 회계사 시험을 보려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있습니다. 한국회계사는 전공이나 학점에 상관없이 신청하여 시험에만 합격하면 되지만, 미국회계사는 시험을 보려면 주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회계 및 경영관련 학점을 몇 학점 이상 이수해야만 비로소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합격률은 한국공인회계사가 훨씬 낮아서 한국시험이 훨씬 어렵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미국회계사시험도 결코 쉽지는 않은 시험입니다. 한국시험은 1차, 2차가 있고 난이도도 높아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회계사 시험도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지 몰라도 공부할 양이 절대적으로 많아서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만 한다면 사법시험처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떨어질 수 있는 그런 시험은 아니니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붙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미국 공인회계사는 미국에 가서 시험봐야만 합니다.

그 다음 돈 문제인데,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일반 회사와 비교한다면 약간 높은 수준이고, 전문직으로 따진다면 그렇게 높지는 않은 수준. 회계법인 Big4 가 있는데 처음 입사했을 때 초봉이 3천 5백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올라갈수록 급여는 많아질 것이고, 능력만 있으면 회계사무소 차려서 더 벌수도 있겠죠.

일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건 각오해야 합니다. 일반회사들도 재무, 회계관련 부서는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회계사들도 감사 나가서 바쁠때는 야근 밥먹듯이 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회계감사를 잘못했을 때 따르는 책임도 크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크고 일도 많아서 요즘 젊은이들이 회피하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역시 회사의 재무상태와 돈을 아는데는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자부심도 큽니다.

어려운 분야긴 하지만, 각 회사의 재무상태를 분석하고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라는 측면,회계시장 개방에 따라 미국공인회계사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전도유망한 분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