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사랑방 제1회 가족정기캠핑
멀리 보고 느긋하게 거닐다 (1)
기암괴석과 절묘한 봉우리들이 만불상을 연상케 하고 맑고 차가운 계곡의 오묘한 정취와
여름 녹음의 진한 아름다움이 있는 동두천 소요산야영장에서
제1회 반달곰사랑방 가족 정기캠핑이 열렸습니다.
ㆍ일 시 : 2009년 6월 12일 ~14일
ㆍ장 소 :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야영장
ㆍ참석가족 : 노이리, 단이와웅이, 달빛추억, 무도2000, 반달곰, 볼트론, 삼만강, 재민파, 정익아범,
제다이, 주로, 코난, 테제 (이상 13팀, 가나다순)
서화담, 양봉래, 매월당 김시습 등이 자주 소요하며 거닐었다하여 그 이름이 유래된 소요산(逍遙山).
산 이름처럼 세상의 방식대로 바쁘게 설치는 것이 아니라 구름이 흐르듯 천천히 거님을 뜻하는데
그 '느림'이 역설적이게도 이 세상의 문법으로는 잴 수 없는 '빠름'을 뜻한다고 합니다.
세속에 얽매인 현실에서 자유로이 벗어나 일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멀리 보고 느긋하게 거닐며 마음을 다스려 논다는 뜻이라니
이곳이 진정 캠핑의 철학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곳이라서
반달곰사랑방 제1회 가족 정기캠핑 장소로 더욱 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逍 ㆍ 遙 ㆍ 遊
어김없이 이번 정기캠핑을 위해 일찍 집을 나서 캠핑장에 중심을 잡고 계신 반달곰 님.

10팀 가량이 캠핑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아담한 규모의 소요산야영장을 보다 넓고 쾌적하게 이용하기 위해 간만에 낫 들고
소각장 주변 풀숲을 1시간 가량 비지땀을 흘리며 낫질해서 차 3~4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쬐깐 팔이 아팠지만 반달곰 님 말고 아무도 없는 터라 엄살도 못내고 걍 양 팔뚝에 풀에 베인 상처 투성이로 일을 끝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해 열심히 캠핑사이트를 구축하는 동안 삼만강 님 차 안에서 막내는 여전히 잠에 취해 불편한 뒷자석에서도
꿋꿋하게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늘 뒷자석에서 서로 좋은 자리 차지해 누우려 자주 다투는데 괜시리 제가
미안해졌습니다.

정캠 첫날 밤도 어김없이 어둠이 내려앉고, 먼 길을 달려올 사랑방 가족을 위해 반달곰 님은 또다시 불을 밝혀 두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 되자 당초 방문모드로 정캠에 참석 예정이었던 무도2000 님, 볼트론 님, 제다이 님, 재민파 님까지 헤어짐이
아쉬워 결국은 사랑방 가족들과 심야의 정담을 나누며 다음날 귀가하셨습니다.

이번 반달곰사랑방 제1회 가족 정기캠핑을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은 못한 대신 둥글레 님께서 기껏이 파이어로그와 에코로그를
무진장 협찬해주셔서 2박 3일 내내 뜨겁고 따뜻한 캠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정캠 역시 먹을 것이 넘쳐 났습니다. 오징어회, 양주, 족발, 오뎅국, 팥빙수, 아이스커피, 각종 술과 안주, 고기, 둥지냉면, 콩국수, 감자탕, 쭈꾸미볶음, 해물볶음과 소면, 수박 등등 넉넉한 인정만큼 먹거리도 넘쳐났습니다.


사랑방 가족 누구나 정겹고 편안하게 다가온 정캠 첫날밤은 심야까지 이어졌습니다.




정캠 둘쨋날 아침 잠을 깨운 것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였습니다. 관광지 주차장과 등산로에서 한 발 물러난 숲 속에 은밀히
자리하고 있어 상쾌하게 아침을 맞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 정모에서는 우리들만의 공간이라 이웃 눈치보지 않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어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쉽다면 우리 딸들이 또래친구들이 없어 무지 심심해 했는데 모임이 모임인지라 저 역시 함께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했네요.




간밤에 술과의 격렬한 전투를 치루고 일어나신 삼만강 님이 가족과 함께 집 앞 캠프화이어장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계시네요.

양쪽 출입구가 있는 여느 야영장 취사장과 달리 유독 'ㄷ'자 식으로 출입구를 해놔서 아주 열심히 걷기 운동을 도와준 취사장의
모습니다.

정익아범 사이트에서는 아이들의 위해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네요.

관리소에서 야영장 청소 관리를 위해 올라오신 두 어르신께 반달곰 님께서 커피를 대접해드려 일단 아군으로 편입시켰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반달곰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삼만강 님 둘째 녀석입니다. 무척 진지해 보입니다.


초소형 미니 화로대에 불을 피워놓고 녀석들이 뭔가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자못 진지합니다. ㅎㅎ

말벗이 없어 혼자 텐트에서 책을 보고 있는 우리 막내 녀석입니다.

요즘 들어 장비를 줄여 캠핑하려 하는데 줄이기가 쉽지 않지만 이렇게 타프+타프스크린+자동돔텐트+IGT로 꾸리니 한결 편하고
좋네요. 올 여름은 이 모드로 쭈욱 갈까 합니다.

야영장 입구에 있는 깨끗한 화장실 모습. 거시기 보면서 페달 밟는 기분이 꽤 괜찮았습니다. 마치 비행기 좌변기 느낌도 들고...

아침 산책을 겸해 야영장 마실 나선 반달곰 님.

어젯밤 술과의 전쟁, 심야의 정담이 너무 길었을까요. 숲 속에 반달곰 님과 단이와웅이 님, 그리고 더 은밀한 숲 속에 주로 님이 자리를 만들어 잠을 청하고 있네요.


안지기, 막내딸과 함께 야영장 주변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다시 야영장으로 오는 등산로에는 토요일을 맞아 등산객들로 넘쳐놨습니다. 조용한 야영장과 너무 대조적이죠.

산책을 마치고 야영장으로 오는 길에 막내 딸은 뭐가 그리 신난지 갈지자 걸음으로 춤을 추고 있네요.

정익아범의 큰 아들 정익이가 전쟁시대를 선포했습니다. 적장을 죽이면 이기는 것이라고 했는데 치열한 생존경쟁의 시대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어른들의 못된 행태를 아이들은 절대 따라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한 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에 아이들과 함께 야영장 아래에 있는 시원한 계곡으로 가족들이 물놀이를 나섰습니다.











짓꿎게 물장난을 하는 단이와웅이네 부녀지간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안지기의 행복한 미소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자연이 곧 선생님이고, 친구겠지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반달곰 님은 저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무지 궁금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