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인 뽀로로는 머리는 크고 다리는 짧으며, 얼음 나라에서 살고 있는 펭귄 캐릭터다. 뚱뚱하고 날개도 짧지만, 하늘을 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항상 파일럿의 두건과 고글을 쓰고 다니며, 언젠가는 자신도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못 하는 것이 없는 캐릭터다.
2003년에 EBS(한국교육방송공사)에서 방영을 시작한 <뽀롱뽀롱 뽀로로>는 현재는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82개국에 수출되었고, 2004년에는 프랑스 TF1(Television Francaise 1)에서 방영되어 47%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뽀로로는 전 세계 어린이의 친구로 자리를 잡았다. 한편, EBS에서는 2009년 전반기에 3기의 방영을 시작했다.
해외 매출액이 약 2백억 원, 연간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저작권 수입이 약 1백억 원에 달하며, 영상물, 출판물, 식음료, 팬시 상품, 의류, 장난감, 비디오, 문방구, 학습용 게임, 온라인 매체, 뮤지컬 등 약 2천가지의 뽀로로 관련 캐릭터 상품들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약 1초 2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한국내 3 ~ 7세 어린이가 매년 14만 원 정도를 투자한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우정사업본부가 2월 22일에 400만 장을 발행한 뽀로로 기념우표가 발행된 지 9일 만인 3월 2일까지 320만 장이 팔려 매진 직전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하나의 소재를 이용하여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배급하여 시장에서 엄청난 시너지(synergy) 효과를 일으킨다는 의미로 생겨난 신조어인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의 대표 사례다. 인기 캐릭터 하나가 다양한 산업으로 파생되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현재, 캐릭터는 문화콘텐츠의 꽃이라 불리고 있다.
세계 제1의 캐릭터 산업 강대국인 미국은 세계 캐릭터 시장 규모 중 약 8백억 달러, 즉 50%를 장악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한 나라다. 1928년에 월트 디즈니가 만든 <증기선 윌리호>의 주인공인 <미키 마우스>는 1930년, 어린이용 시계로 판매되어 어린이들의 높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은 <미키 마우스>의 인기에 힘입어, <미니 마우스>, <도널드 덕>, <구피>, <라이온 킹>, <인어공주>, <토이 스토리> 등 1천여 종의 유명 캐릭터를 개발한다.
또한,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제2의 캐릭터 산업 강대국의 자리에 오른 일본에서는 <우주소년 아톰>, <마징가 Z>, <드래곤 볼>, <포켓몬스터>, <헬로 키티> 등이 개발되어 전자 제품, 가구, 일상 용품 등의 분야에서 별도의 캐릭터 상품 시장을 형성하였고, 이들 캐릭터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령의 매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세계 캐릭터 시장의 절대 다수는 미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
한편, 국내 캐릭터 산업은 2005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뽀로로, 마시마로, 뿌까가 성공하면서 성인층의 캐릭터 상품 소비가 늘어났다. 우리가 일명 엽기토끼라고 부르는 <마시마로>는 2005년에 약 1천 2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짜장소녀 뿌까>는 10 ~ 20대의 패션 아이콘으로 개발되어 세계로 진출했다. 최근에는 대기업과 인터넷 관련 업체들도 캐릭터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으며, LG U+(舊 LG텔레콤)의 카이 홀맨, 삼성생명의 비추미 등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팬시 상품, 인물, 기업 캐릭터 등 장르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우리는 더 큰 프레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캐릭터는 이미 훌륭하다. 이제는 원 소스 멀티유스를 고민해야 할 때다. 캐릭터 산업은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 주는 '효율적인 마케팅 도구'로 손색이 없어 무궁무진한 산업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진입 장벽을 뚫는 도구로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며, 대기업은 중소 캐릭터 개발 업체에 투자하며, 자사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