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각 지역별로 특색 있는 나베요리가 있으며, 그 일부는 우리나라에서도 맛볼 수가 있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국물 요리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으니 일본 나베 요리 또한 좋은 벤치마킹의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의 다양한 나베 요리를 소개한다.
모츠 나베 <야마나카>
큐슈 후쿠오카의 명물 음식으로 ‘모츠 나베’가 있다. 일본어로 ‘모츠(もつ)’는 소의 내장을 말하는 것으로, 다양한 모츠를 넣어서 만든 나베 요리가 바로 ‘모츠 나베’다.
일본 모츠나베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끌려가서 후쿠오카 일대의 탄광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이, 당시만 해도 일본인들이 잘 먹지 않던 모츠를 양배추 등의 야채를 넣고 전골로 끓여먹던 것이 일본인들에게 전해져 후쿠오카 지방의 명물음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모츠나베는 가츠오부시(가다랑어)와 곤부(다시마)로 맛을 낸 국물에 쇼유(간장) 또는 미소(된장)로 간을 해 내장, 부추, 양배추 등을 넣고 끓여서 먹는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나 유즈코쇼(유자 껍질을 청고추와 함께 숙성한 것)를 추가해서 먹는다. 마지막에는 남은 국물에 면을 넣어서 먹거나 밥을 넣고 죠스이(죽)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후쿠오카의 대표 모츠 나베집은 바로 <야마나카(やま中)>다. 고급 호텔의 로비 같은 입구와 깔끔한 실내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해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대창과 함께 우엉, 양배추, 부추, 두부, 곤약 등이 가득 담긴 냄비는 기본적으로 주방에서 한번 익혀 나온 것이기 때문에 한번만 끊여서 먹으면 된다. 빠른 시간 내에 맛있는 모츠 나베를 맛볼 수 있다.
주소 福岡福岡市中央赤坂1-9-1 サニ-赤坂店 2F
전화 092-716-2263
영업시간 17:00~23:30, 연말연시 휴무
일본의 고급 생선재료 중에 ‘쿠에(クエ)’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바리’라고 불리우는 것으로 제주도 극히 일부에서 맛볼 수 있다. 가끔 자바리(쿠에)를 다금바리(아라)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완전 다른 것이다. 쿠에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미야자키에 있는 요리 료칸을 표방하는 <유라쿠안(湯庵)>이다. 일반 온천료칸도 아니고 음식에 자신 있어서 ‘요리 료칸’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쿠에요리 전문점으로서 ‘쿠에테이’라고 별칭까지 붙었다.
<유라쿠안>에서는 쿠에 가와, 쿠에 미소, 쿠에 키모폰즈, 쿠에 야끼, 쿠에 고한까지 다양한 쿠에 요리를 접할 수 있는데, 단연 으뜸은 쿠에 나베이다.
쿠에 나베는 묽은 국물 다시에 각종 야채와 쿠에를 넣고 한소큼 끓여서 먹는 나베 요리이다. 쿠에 나베가 한소큼 끓으면 폰즈 소스에 오로시(무 또는 오이 등의 채소를 강판에 갈은 것)를 넣어 먹을 준비를 한다. 맑고 시원한 맛의 국물로 입맛을 돋우고, 탱탱한 육질에 담백함이 좋은 쿠에살이 입맛에서 춤을 춘다. 흡사 대구지리(대구 맑은탕)을 먹는 듯하지만, 육질과 국물의 시원함은 대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쿠에살을 넣어 만든 쿠에고한(쿠에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주소 宮崎宮崎市高洲町244-81
전화 0985-86-6633
영업시간 연중무휴
미인온천으로 유명한 큐슈 사가현의 우레시노온천의 명물 음식은 바로 ‘온센유도후( 泉湯どうふ)’다. 우리말로 하면 ‘온천 두부’라고 할 수 있는데, 우레시노온천의 온천수를 사용하여 만든 두부탕이다. 나베에 담겨 나오는 온센유도후는 온천의 알칼리 성분과 두부의 단백질이 만나 부드러운 두부 요리가 완성되는 것으로 특히 아침식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전해진 두부 제조법이 우레시노에서 100% 우레시노산 콩을 사용하고, 우레시노의 온천수를 사용해 우레시노만의 두부 요리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위장에 좋은 온천수와 영양 만점의 두부가 만났으니 건강식임에는 틀림없다.
온센유도후는 전문점도 있지만, 우레시노의 료칸에서 아침식사로 꼭 나온다. 특히 녹차온천탕으로 유명한 <와라쿠엔(和園)>에서 먹은 온센유도후는 기억에 남는다. 아침식사로 나오는 온센유도후는 처음에는 단순히 물에 담긴 두부인 줄 알았으나, 점점 끓일수록 맑은 물이 우유 빛으로 변하면서 두유가 되고 두부는 점점 부드럽고 담백해져서 속이 편안해졌다.
우레시노에서는 매년 11월 3일 가을 축제로 ‘온천 두부 축제(湯どうふフェスタ)’가 열린다.
주소 佐賀嬉野市嬉野町下野甲33
전화 0954-43-3181
영업시간 연중무휴
에도시대 때부터 도쿄 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도죠 나베’라는 음식이 있다. ‘도죠’는 우리말로 하면 바로 ‘미꾸라지’다. 일본식 미꾸라지탕이라고 할 수 있는 ‘도죠 나베’는 미꾸라지를 통째로 집어넣고 간장, 미림 등으로 맛을 내서 나베에 끓여 내는 음식이다.
도쿄에서 도죠 나베의 원조집으로 불리는 곳이 1801년 개업하여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아사쿠사의 <코마가타 도죠(駒形どぜう)>이다. 원래 미꾸라지를 뜻하는 도죠는 ‘どじょう’가 맞는 표현이지만, 개업 초기 코마가타에서 4글자는 재수가 나쁘다고 하여 ‘どぜう’로 변형해 표기했던 것을 현재도 많은 도죠 나베 전문점들이 따라 하고 있다. 하지만, 표기와는 별개로 발음은 ‘도죠’로 부르고 있다.
코마가타의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분위기도 200년이 넘는 역사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넓은 실내에서 칸막이 없이 작은 화로가에 앉아서 도죠 나베를 먹을 수 있다.
소유, 미림, 사케, 미소로 맛을 낸 국물에 자작하게 끓여져 나오는 도죠 나베는 취향에 따라 파를 얹어서 먹고, 시치미(칠레 고추, 참깨, 김, 말린 만다린, 검은 대마 열매, 흰 양귀비 열매 등 7가지를 넣은 일본 양념)와 산초가루를 추가해서 먹을 수 있다.
주소 東京都台東駒形1-7-12
전화 03-3842-4001
영업시간 11:00~21:00(L.O.), 연중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