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어가 제 철이랍니다 *
바다에 사는 생선은 언제나 같은 맛을 내는게 아니랍니다. 기온과 또 수온에 따라 같은 어종이라도 맛을 달리 하지요. 물론 일 년 내내 제 맛을 유지하는 생선도 있지만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이 계절에 따라 맛이 있는 생선이 있답니다.
봄에는 도다리, 병어, 갑오징어 등이 살이 올라 맛이 좋고 여름에는 옛날에 있는 사람들이 복 다림 음식으로 먹었다는 민어가 있구요. 가을에는 머리에 깨가 서 말이라는 전어가 가장 맛이 좋을 때고 겨울이면 숭어가 제철이랍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숭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겨울이 되어 수온이 내려가면 살에 탄력이 생겨 쫄깃 거리는게 값비싼 다른 생선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맛을 지니게 된답니다. 숭어의 종류는 사진에 나와 있는 참 숭어가 있고요. 또 개 숭어라는 부르는 보리 숭어가 있답니다. 숭어는 기온이 내려간 11월부터 3월 사이가 가장 맛이 좋을 때입니다. 참숭어가 봄이 되어 살에 탄력이 떨어지면 그때 개숭어가 맛이 오른답니다. 개 숭어는 앞머리가 조금 더 넓적하고 눈이 큰게 참숭어와 조금 다르지요.
진짜로 회를 잘 먹는 사람은 초장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강한 초장이 생선의 제 맛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랍니다. 껍질을 베껴 끓는 물에 살짝 넣었다 뺀 껍질은 씹히는 맛이 그만이구요. 쫄깃쫄깃 뱃살과 꼬들꼬들 껍질은 기름소금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을 냅니다.
참, 농어나 민어 등이 치어였을 때와 성장 했을 때의 이름이 다르듯이 숭어도 다른 이름이 있다는 거 아십니까? 모치→ 동어→ 숭어→정도는 알고 계신분도 계실 줄 압니다. 그런데 더 많은 이름이 있다는 거 모르셨지요? 가장 어렸을 때부터 세모치→모치→돌못→동어→댕가리→남방→숭어 이 많은 이름 중에 1Kg가 넘어야 비로소 숭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답니다.
모치는 젓갈로 담아먹으면 좋고. 또 빙어처럼 통째로 회로 먹기도 합니다. 동어는 뼈째 썰어 새코시로 먹기도 하고 굵은 소름으로 소금구이도 그만이지요. 그리고 숭어는 회를 떠, 먹기도 하고 말려 찜을 해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지난번에 회집에 갔는데 통째로 먹어야 제 맛이라며 자꾸 주인이 권하는 바람에 꿈틀거리는 걸 그대로 받아먹었는데 입안에서 꿈틀꿈틀.. 조금은 잔인하죠? 근데 씁쓸하면서 고소하긴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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