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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와 어부 어느 교수가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었다. 대학 교수는 몹시 심심하던 차에 사공한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그는 맨 처음으로 입을 떼어 영국의 문호인 셰익스피어를 알고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뱃사공은 자기는 무식해서 그런 사람은 전혀 모른다며 대뜸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러자 학자는 혀를 차며 인생의 삼분의 일을 헛살았노라며 앞에 있는 중늙은이를 가엾게 여겼다. 그리고는 다시 뱃사람에게 컴퓨터에 대해 뭐 좀 아는게 있느냐며 고개를 디밀었다. 대답이 뻔하자 교만에 가득찬 교수는 인생의 삼분의 일을 또 헛살았노라고 중얼거리며 노골적으로 깔보는 태도를 드러냈다. 그러다 갑자기 배가 뒤집히는 일이 벌어 졌다. 대학의 먹물쟁이가 허우적거리자 사공은 그의 주위를 맴돌며 헤엄 좀 칠 줄 아느냐고 조용히 물었다. 그리고는 사람 살리라고 외쳐대는 교수에게 이렇게 내뱉는 것이다. "인생 완전히 헛살았군." <인터넷 밝은 세상 중에서> ◆ 수통 하나로 한 소대가 다 마시다. 한바탕 큰 전투를 치르고 나서 부상당한 병사 하나가 애타게 물을 찾고 있었다. 마침 군종 목사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얼마의 물이 남아 있었다. 군종 목사는 수통을 그 병사에게 전했다. 병사는 무심코 그 물을 마시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모든 소대원들의 눈이 자기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들 또한 목이 타기는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그는 목마른 것을 꾹 참고 그 수통을 소대장에게 넘겨주었다. 소대장도 정황을 모를 리가 없었다. 소대장은 그 수통을 받아들더니 입에 대고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물을 마셨다. 그리고는 부상당한 병사에게 다시 그 수통을 돌려주었다. 부상당한 병사가 물을 마시려고 보니 수통의 물은 조금도 줄어 있지 않았다. 그 병사는 소대장의 뜻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부상당한 병사는 수통을 입에 대고 소대장처럼 꿀꺽 소리를 내며 맛있게 물을 마셨다. 그리고 나서 수통은 다음 사병에게로 전해졌다. 소대원들은 모두 꿀꺽꿀꺽 물을 마셨다. 마침내 수통은 군종 목사에게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수통의 물은 처음 그대로였다. 갈증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정빈 편, 숭어> ♥ 왕과 농부 최후의 심판 때 주님의 오른편에 설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돌보아준 사람이다. 이 일화는 스페인의 왕국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리처드 왕이 하루는 혼자 사냥을 나갔다. 그런데 깊은 숲 속에서 폭풍우를 만나고 말았다. 서둘러 왕궁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해가 진, 후라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추위에 떨며 허기진 몸으로 숲속을 밤새도록 헤매었다. 새벽이 되어서야 흠뻑 젖은 몸으로 외딴 농가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왕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절망적인 기분으로 문을 밀쳤다. 잠기지 않은 문은 삐걱거리며 열렸다. 그때 한 농부가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며 고함을 쳤다. "이 거지놈! 훔쳐갈 것이 없나 염탐하러 왔구나. 지금 당장 나가지 않으면 개들을 풀어서 네놈을 물게 하겠다!" 왕은 사정사정하며 도움을 청했지만 그럴수록 농부는 더욱 화를 낼 뿐이었다. 결국 농부는 왕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문을 닫아버렸다. 왕은 다행히 산길에서 만난 사람의 안내를 받아 왕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흘 후, 왕은 그 농부를 왕궁으로 불러들였다. 농부는 속으로 생각했다. '왕이 왜 나를 부르시는 걸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리고 나는 왕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농부는 왕궁의 웅장한 복도를 지나서 왕 앞에 서게 되었다. 왕은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는 농부를 한동안 응시하였다. 이윽고 왕이 입을 열었다. "그대는 나를 아는가?" 농부는 그 말에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우리도 마지막 심판 때는 이런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대는 나를 아는가? 내가 굶주렸을 때에 … 내가 병들었을 때에 …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에…"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듣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너희는 나에게서 떠나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거라!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 중에서> ★ 감자 한 자루로 밭을 일구는 지혜 프랑스의 한 왕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세 아들은 모두 용맹하고 똑똑하였다. 그러나 세 아들 중의 한 왕자에게 왕좌를 물려주어야 했으므로 왕은 무척 고심하고 있었다. 왕은 생각 끝에 감자 세 자루를 준비하여 아들 셋을 불러들였다. "내가 너희들에게 각자 감자 한 자루씩을 줄테니 잘 보관했다가 앞으로 일 년 후에 내게 가지고 오너라." 일 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왕은 감자자루를 가지고 오라고 세 아들에게 명했다. 첫째 왕자는 감자가 썩지 않도록 광속에 잘 보관해 두었다가 그대로 가지고 왔다. 둘째 왕자는 감자 한 자루를 팔아서 돈으로 가지고 있다가 그 돈으로 감자 두 자루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셋째 왕자는 빈손으로 왔다. 왕이 물었다. "세째야, 너는 어이하여 빈손인고?" 셋째 왕자는 대답했다. "예, 지금 저는 가지고 올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바마마, 저와 함께 밖으로 나가셨으면 합니다." 밖으로 나와 본 왕과 첫째, 둘째 왕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바마마께서 주신 감자로 이렇게 밭을 일구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잘 자라고 있으니 얼마 후에 감자를 수확하게 되면 이 모두를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일한 댓가의 소중함 어느 마을에 먹고 잠자기만 할 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으른 아들을 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늙고 병이 들어 자리 잡고 눕게 되자 그의 아내에게 말했다. "내가 곧 죽을 것만 같은데 아들이라고 하나밖에 없는 놈이 저 모양으로 놀고만 있으니…" "당신이 죽으면 정신을 차릴런지. 그나저나, 여보 재산을 그놈에게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남편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라오. 내가 죽기 전에 저놈이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오기 전에는 절대로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오." 하루가 지나고 그 아내는 남편의 확고부동한 생각을 걱정한 끝에 남편 몰래 아들에게 돈을 주고 아버지에게는 일을 해서 번 돈이라고 말씀드리라고 당부하였다. 아들은 아버지를 뵙고 말했다. "아버지 제가 일해서 번 돈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돈을 화로 속에 던져버렸다. 다음날도 아들은 어머니가 주신 돈을 또다시 들고 와 아버지께 말했다. "아버지, 이 돈은 제가 일해서 번 돈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또 아무 말 없이 돈을 화로 속에 던져버렸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남편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아들에게 말했다. "얘야! 네가 밖에 나가서 네 힘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 오너라." 아들은 그길로 집을 떠나 험한 일을 하여 돈을 벌어 일주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들은 그가 번 돈을 아버지 앞에 내놓았다. 어머니는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으나 아버지는 전과 마찬가지로 돈을 화로 속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아들은 깜짝 놀라 화로 속의 돈을 꺼내며 아버지께 울며 말했다. "아버지 너무하십니다. 제가 이 돈을 버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십니까?" 그제서야 아버지도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그래, 이번에야말로 내가 진정 내 아들을 찾은 것 같구나." ◎ 운명을 바꾼 책 한 권 이야기 지금부터 약 90여년 전에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시골 소년이 런던의 어느 큰 교회를 찾아갔다. 소년은 집이 몹시 가난해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자 교회의 도서관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그나마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려고 무작정 올라온 것이었다. 소년은 목사가 외출하고 없자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소년의 등 뒤엔 수많은 책들로 가득했다. 그것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에는 반짝 빛이 났다. 흥분한 소년은 책을 둘러보다가 한쪽 구석에 두껍게 먼지가 쌓인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볼품이 없는 그 책은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듯 했다. 소년은 먼지라도 털 생각으로 책을 꺼냈다가 차츰 그 내용에 빨려들게 되었다. 그 책은 페브리에의 [동물학]이었다. 소년은 서서 그 책을 열심히 읽었다. 마침내 마지막 장을 읽었을 때 뒷장에 이런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곧 런던법원으로 가서 1136호의 서류를 가지십시오." 어리둥절한 소년은 곧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류를 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서류엔 소년에게 40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소년은 눈을 비비며 다시금 꼼꼼히 서류를 읽어보았다. "이것은 나의 유언장입니다. 당신은 나의 저서를 처음으로 읽어주신 분입니다. 나는 평생을 바쳐 동물학을 연구하고 책을 썼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만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책은 모두 불살랐습니다. 당신이 그 교회의 내 유일한 저서를 읽어주셨으니 내 전 재산을 드리겠습니다." - F.E. 페브리에 - 그 사건은 영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모두들 엄청난 유산에 관심이 쏠렸다. 소년은 페브리에의 뜻을 기려 영국 전역에 도서관을 세웠다. 그리고 좋은 책을 보급하는데 힘썼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평생을 보냈다. 책 한 권이 소년에게 놀라운 행운과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월간 좋은 생각> ♣ 비밀을 지킬 수 있는가? 올바른 일을 하는 데 경험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험으로써 행동의 결과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잭슨 장군은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장군님, 적에 대한 공격을 언제 감행할 것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장군은 기자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여보게, 비밀을 지킬 수 있겠나?" "물론이죠. 장군님…" 그러자 잭슨 장군이 말했다. "나도 지킬 수 있다네." 그리고는 그는 귀빈실을 나섰다.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 중에서> ♧ 노신사의 믿음 미국 미시간 주 전역에 폭풍우가 심하게 휘몰아쳤다. 시냇물이 불어서 소용돌이치더니 사나운 강물로 변해버렸다. 마운트 클레멘 역에 방금 모스 부호로 전갈이 왔다. 코너스 역장은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다리가 내려앉았대." 그가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7번 기차가 10분 후면 그곳을 통과할 텐데 정말 끔찍하군! 대참사가 일어나겠어." 열 다섯 살 난 견습직원이 그 말을 넋 나간 듯이 듣고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 하지만 벌써 1분이 흐르고 말았다. 그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제 누나가 그 기차에 타고 있어요. 오늘 저녁에 집에 오기로 되어 있는데 어떡하면 좋죠?" 역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미 늦었네. 기차는 벌써 마지막 역을 출발했어. 끔찍한 일이야. 하느님 맙소사!" 그러나 젊은이는 그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방법을 궁리해 내느라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이제 알았다! 어서요! 스팀 엔진! 다리 앞까지 내려갈 스팀 엔진이 필요해요! 누나에게 스팀을 이용해 메시지를 기적소리로 전해야겠어요. 누나도 모스 부호를 이해한다구요." 역장이 망설였다. "아무도 네 누나의 말을 믿지 않을 텐데." "8분밖에 남지 않았어요." 젊은이가 소리쳤다. "어서요. 유일한 기회라구요!" 역장이 동의했다. 그는 기차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불자동차를 불렀다. "잭, 여기 있는 우리 젊은 직원을 태우고 다리 쪽으로 전속력으로 달려줘. 하지만 조심하게! 다리가 내려앉았어." 에디슨이 불자동차에 뛰어오르자, 차는 즉시 출발했다. 역장은 불자동차가 구부러진 길을 돌아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며 시계를 쳐다보았다. 이제 4분 30초 남았다. 다리에 도착하기 1마일 전부터 에디슨은 기적소리를 내는 스팀 밸브를 정신없이 잡아당겼다. 모스 부호는 '다리-고장-정지'였다. 7번 기차의 승객들은 별 신경쓰지 않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 한 노신사가 말했다. "스팀 엔진 운전사가 머리가 돌았나 보네." 그러나 한 젊은 처녀는 그 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저것은 모스 부호예요." 그녀는 소리치며 그 전갈을 큰 소리로 해석했다. "다리-고장-정지. 세워요! 기차를 세워야 해요! 다리가 내려앉았어요!" 노신사가 화를 냈다. "아가씨, 장난치지 말아요. 기차는 아주 긴급할 때만 정지시킬 수 있다구!" 다급한 기적소리는 점점 더 가까이 들려왔다. 다리에 이르기 전 반 마일 지점이었다. "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젊은 처녀가 소리 질렀다. "다리가 내려앉았대요. 당장 정지해야 해요. 저건 모스부호라구요. 저는 해석할 수 있어요." 그녀는 긴급 정지 비상레버를 잡아당기려고 했으나 키가 닿지 않았다. 그녀는 절망적으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울음을 터뜨렸다. 부유해 보이는 한 부인이 참견했다. "미친 소리 같군요. 그럴 리가 없어요." 그러나 노신사는 처녀의 행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정말 확실하오?" 그가 다시 물었다. "확실해요. 어서 레버를 당기세요!" 노신사가 벌떡 일어나 비상레버를 잡아당겼다. 기차바퀴의 마찰음이 귀청을 찢는 듯하면서 드디어 기차가 정지했다. 기차는 낭떠러지에서 불과 10야드 되는 곳에서 정지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것이 하나 있다. 그 노신사가 메시지를 믿지 않았더라면, 승객들은 모두 불행을 당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분의 구원의 메시지를 믿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도 우리의 잘못으로 불행을 당하게 된다.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 중에서> ⊙ 사막의 물 펌프 미국의 아마고사 사막을 지나기 위해서는 좁은 길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길을 가다 보면 중간쯤에서 물 펌프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뜨거운 햇빛 아래 말을 타거나 걸어서 이 사막을 통과하던 행인은 그 물 펌프를 보고는 침을 삼키며 뛰어가게 된다. 그런데 펌프에 도착하면 특이한 편지를 볼 수 있다. 그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펌프에 물을 붓고 펌프질만 하면 물은 틀림없이 나옵니다. 땅 밑의 샘에는 언제나 물이 있으니까요. 펌프 옆의 흰 바위 밑에는 물이 가득 담긴 병이 파 묻혀 있습니다. 햇볕에 증발치 않도록 마개를 잘 막았지요. 그 병을 꺼내서 펌프에 부으십시오. 만약에 그 물을 먼저 마시면 물이 모자랍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틀림없이 물은 얼마든지 나와서 당신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쓸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물을 다 쓴 후에는 그 병에다 물을 가득히 채워서 마개를 꼭 막아 처음 있던 그대로 모래 속에 묻어 두십시오. 다음에 오는 사람을 위해서 말입니다." 추신 : 병의 물을 먼저 마셔 버리면 안 됩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 나 자신부터 다음의 글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에 있는 한 영국 성공회 주교의 무덤 앞에 적혀 있는 글이다.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아,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가지도 변화되었을지! <내영혼의 닭고기 스프 중에서> ▩ 내가 변해야 세상도 변한다. 퇴근시간 즈음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들었다. 그 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하셨다. 그런 다음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다.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사람들로 금세 꽉 찼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 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 아주머니가 그 큼직한 엉덩이를 들이대면서 우리의 대열에 끼어들자 그 바람에 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았다.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셨다. "젊은이, 세상이란게 다 그런거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길 저쪽으로 뛰어갔다. 한 사오분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5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말했다. "세상은 절대 그런게 아닙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게 아니네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이 한참 동안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좋은 생각> ■ 하느님의 도시락 배달부 "아저씨 약 다 떨어 졌죠. 왜 말을 안했어요." "미안해서 아파도 참았는데 …" 저녁 9시 수원역 광장 한 모퉁이, 길게 늘어선 사람들에게 일일이 국을 퍼주며 박 마리아(43, 북수동 본당)씨는 한 마디씩 건넨다. 웬 사람들이 모였나 싶어 기웃거리던 행인들이 승합차에 붙은 '천주교 무료급식'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간다. 밥과 국, 김치를 담은 플라스틱 용기를 땅바닥에 놓고 쪼그리고 앉아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주린 배를 채운 이들이 빈 그릇을 들고 또 다시 줄을 선다. "아직 식사 못한 사람 있어요?" 박 마리아씨는 두 번 먹는 사람들 틈에 치여 행여 한끼조차 못 먹는 이가 없는지 챙긴다. 승합차 뒷문에서 밥과 국, 김치 배식을 끝낸 박씨가 옆문 쪽으로 가자 그 앞에서 기다리던 이들이 다시 주문한다. 가방하나 얻을 수 있느냐, 밤에 쌀쌀한데 긴 남방 있느냐, 비누하나 달라, 양말이나 속옷있느냐 …. 승합차 안에 칫솔, 치약, 비상약까지 갖고 다니는 박씨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차안에서 꺼내주지만 부족한 것이 많다. 그녀는 이들을 위해 각 본당에서 바자회 때 남은 물건들을 얻어야 한다. 늦게까지 남았던 몇 명이 박씨에게 상담을 한다. 그녀는 수첩에 다 메모를 하며 아픈 사람의 경우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약속 시간을 정한다. 그리고 약도 타다 준다. 박씨가 이곳에서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무료급식을 한지도 벌써 6개월째 음식을 실은 승합차를 역 광장에 못 들어가게 해 실랑이질을 벌여 30분씩 늦은 적이 있지만 지난여름 폭우 때나 휴일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4월 초 한 음식점에서 밥이 많이 남는다고 아이들이 우리 집에 가져 왔어요. 식구가 다 먹고도 남았는데 다음날 또 가져와 궁리 끝에 김밥 20인분을 싸서 도시락에 담아 저녁 9시에 역전으로 갖고 나갔어요." 박씨의 무료급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금은 70-80 명분의 밥을 24인용과 15인용 전기밥솥으로 두 번씩 한다. 하루 15kg 정도 사용하는 쌀은 본당의 성미운동으로 모이고 쌀이 떨어졌다 싶으면 용케 채워진다. 지난여름에는 벌레 먹은 쌀이 들어와 깨끗이 씻어 떡을 해서 수재민에게 전했다. 부엌이 좁아 국은 복도에서 끓인다. 시어머니도 거들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음식을 담은 용기를 차가 있는 곳까지 나른다. 김치는 몇몇 본당에서 교대로 담가다 준다. "저는 계산을 안 하고 살아요. 가계부도 없어요. 계산을 하면 욕심이 생길 것 같아서요. 그 대신 꼭 필요한 것만 사기 때문에 부족한 것에 익숙해 있어요." 그녀는 저녁 8시가 조금 넘어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출발, 우선 성당에 들러 성체조배를 한 뒤 역전으로 향한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다. "70명이 넘는 사람에게 내가 직접 밥을 해 먹일 수 있는 일이 얼마나 기쁜데요." 영구임대 아파트 통장인 그녀를 동네 사람들은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쯤으로 알고 있다. 성이 다른 7명의 아이들과 두 팔이 없는 장애인 남편, 시어머니와 오순도순 한 가족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모든 일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로 가고 있다. <평화 신문 기사 중에서> ※ 생명을 건 사랑 : 성수대교 이야기 1994년 10월 21일 경찰청 40중대 소속 강춘식 의경을 비롯한 10명은 경찰의 날을 맞아 우수중대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으러 가는 중이었다. 봉고차가 성수대교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다리가 무너졌다. 다행히 봉고차는 뒤집히지 않고 그대로 떨어져 목숨을 잃은 동료는 없었다. 그러나 곧이어 버스와 자동차가 떨어지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열명의 의경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곧 옷으로 밧줄을 만들어 강물에 던졌고, 여러 명이 그 밧줄을 붙잡았다. 이 때 수영을 잘하는 강의경이 직접 물에 뛰어 들어 아주머니 한 명을 구했다. 강의경이 상판 위에 눕힌 아주머니는 가슴이 답답하다며 가슴 언저리를 세게 쳐달라고 말했다. 강의경은 상태가 악화될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불길한 생각이 들어 아주머니의 가슴을 몇번씩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그 때 아주머니는 강의경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괜찮으니 다른 사람을 구해주세요." 강의경이 다시 한 사람을 구한 뒤 아주머니에게 돌아왔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얼굴에 미소를 띄운 채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월간 좋은생각> ♤ 사랑받는 세포 얼마 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정신건강에 좋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실제로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아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랑받는 세포일수록 건강하다는 것이다. 즉 정상세포는 동식물을 막론하고 주위 환경, 먹는 것, 운동하는 것, 모두를 예민하게 감지한다고 한다. 식물은 태양에서 오는 빛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동물에게도 세포조명이란 현상이 있어 표시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해수욕장에서 등에 광채가 나는 현상이나 성인들이 내는 특수한 빛인 발광,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빛이 나는 현상들을 말한다. 정상세포는 빛에 반응하여 반사하는데 암세포는 반사하지 않는다. 정상세포는 일반 빛에도 반응하지만 사랑이라는 에너지에는 더욱 강력히 반응한다. 쥐의 실험과 원숭이의 실험결과, 사람의 사랑을 받는 동물은 오래 산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쥐의 수명을 약 7백 50일이라고 했는데 쥐의 실험 결과 쥐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 9백 50일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외되어 자란 동물은 성격이 포악하게 되며 동족을 물어 죽이기까지 한다. 이 두 그룹의 두뇌를 해부해 본 결과 사랑을 받은 쥐는 신경세포가 보통 동물보다 양적으로 많았으며 고독하게 자란 동물은 신경세포도 고독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랑이라는 에너지가 동물의 몸에 들어가 뇌세포 성장 호르몬을 생성하는 인자를 자극해서 뇌세포가 증식하도록 한 증거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받는 세포는 암도 이긴다는 것이다. 많은 질병이 스트레스와 과로에서 온다고 하는데 소외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성공에 대한 무리한 집착, 소유와 경쟁에 대한 강박 이런 것을 견딜 수 없을 때 정상적인 정신구조 세포활동 등에 이상이 생기고 그것이 질병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고 주위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기쁨과 희망을 자기 자신과 남에게서 발견하는 삶은 광채가 날 것이 분명하다. 욕망의 기대치를 낮추면 행복의 수치가 높아지는 법이다.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기쁨이 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믿고 행동하면 자기 몸 속의 세포가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할 것이며 그 반응은 사람의 얼굴에 사랑으로 빛을 내게 되지 않겠는가. <도종환, 월간 좋은생각> ◈ 깃털 뽑힌 닭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의 약점보다는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필립보 네리는 매우 현명한 성인이었다. 그 성인이 항상 이웃의 실수나 약점에 대해 떠들고 다니는 어떤 부인의 나쁜 버릇을 고쳐준 일이 있었다. 성인은 그 부인에게 시장에 가서 닭을 한 마리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오는 길에 그 닭의 깃털을 모두 뽑아버리라고 했다. 그 부인이 닭을 가져오자, 필립보 성인은 그녀를 칭찬하며 한 가지 더 부탁했다. "이제 닭은 여기에 두고, 가서 깃털을 모두 주워다 주시겠소?" 그날은 바람이 유난히 부는 날이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 부인은 울상이 되어 말했다. "바람이 깃털을 사방으로 날려보냈거든요." 성인은 잠시 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남을 험담한 것도 다시 되돌려놓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 중에서> ♡ 둘이 하나로 커지는 사랑 어떤 나그네가 어느 마을을 지나던 중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업고 밭고랑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들은 씨를 뿌리고 있었다. 궁금해진 나그네가 밭둑에 서서 물었다. "왜 업고서 일을 하십니까?" 밭 한가운데 서 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나그네를 쳐다보았다. "예, 우린 보다시피 문둥병 환자들입니다." 짤막한 대답을 한 남자는 다른 남자를 업은 채로 고랑사이를 헤치고 다녔다. 의아해진 나그네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병으로 손이 이지러진 남자는 다리는 쓰지 못하는 친구를 등에 업고 씨를 뿌리고 있었다. 즉, 등에 업힌 친구가 씨앗을 뿌리면 다시가 성한 그 남자가 발로 그 자리를 두둑 밟아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두 사람의 힘으로 넉근히 해결해 냈다. 나그네는 문둥병 환자들을 보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사랑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다시 길을 떠나는 나그네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등에 업힌 남자가 친구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월간 좋은 생각> ◐ 콜럼버스의 달걀 콜럼버스는 서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인도를 틀림없이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지구가 평평하여 바다의 끝에 이르면 폭포처럼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믿는 선원들을 달래며 콜럼버스는 항해를 계속해 나갔다. 1492년 10월, 마침내 육지에 도착한 그는 섬에 내리자마자 스페인 국기를 꽂고 당당히 돌아왔다. 콜럼버스가 7개월 만에 돌아오자, 사람들은 그를 개선장군처럼 맞이했다. 이사벨라 여왕은 그를 위해 큰 환영회를 열어 그의 공적을 칭찬했다. 그 때 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 그 남자는 스페인 사람도 아니면서 여왕의 신임을 받고 있는 콜럼버스를 미워해 그 환영회를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라도 배를 타고 서쪽으로 가면 섬을 발견할 수 있소. 당신이 한 일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오?" 콜럼버스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여러분, 이 탁자에 달걀을 세워 볼 수 있는 사람은 나와 주십시오." 사람들이 여러 명 앞으로 나와 달걀을 세우려 했지만 계란은 모두 기우뚱거리며 옆으로 누워버렸다. 그러자 옆에 조용히 서있던 콜럼버스가 달걀의 끝을 탁자에 가볍게 친 후 탁자에 보란 듯이 세웠다. 사람들은 또 다시 웅성거렸다. 그것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러분, 제가 이렇게 해보이기 전까지는 아무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남이 한 것을 나중에 보면 누구라도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가장 최초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해내기까지 그 사람이 겪는 노고를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콜럼버스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월간 좋은 생각> ☎ 어떤 구출 작전 1953년 11월 13일 새벽 3시, 코펜하겐의 소방단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야간근무자인 에릭이 수화기를 들자 '살려달라'는 여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여인은 수화기를 든 채 정신을 잃었다. 주소도 전호번호도 채 물어보지 못한 에릭은 여인의 불규칙한 숨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고심했다. 에릭은 즉시 소방서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여인을 찾는 방법 하나를 내놓았다. "이 큰 도시에 그 여인의 집을 그런 식으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자네 말대로 했다가는 코펜하겐 전시민이 전쟁이 난 줄 알고 놀랄거야." 그러나 에릭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면 모든 시민들이 찬성할 것이라고 믿었다. 마침내 서장은 에릭이 내놓은 방법에 동의하고 즉각 코펜하겐 시내 전역에 스무대의 소방차를 파견하고 동시에 싸이렌을 울리도록 하였다. 에릭은 소장이 소방대를 지휘하는 동안 전화기를 들었다. 여인은 아직 살아있었다. 잠시 후 전화기 저편에서 싸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서장은 무전으로 1호차, 2호차 등 각 소방차의 순서대로 싸이렌을 끄도록 하였다. 서장의 지시가 12호차까지 이어졌을 때 에릭의 전화기에서 흐르던 싸이렌 소리가 멈췄다. 여인의 집은 12호 소방차가 있는 부근이었다. 그러나 수 백개의 집에서 다시 여인의 집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서장은 에릭이 시키는 대로 12호차 소방대장에게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잠시후 에릭은 전화기에서 12호차 소방대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민 여러분! 우리는 생명이 위독한 여인을 찾고 있습니다. 모두 불을 꺼주십시오." 싸이렌 소리에 몹시 놀란 사람들은 소방대장의 말을 듣고 하나 둘 불을 끄기 시작했다. 이윽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반짝 불이 켜있는 집이 있었다. 여인의 집이었다. 에릭은 전화기에서 문을 부수는 소리를 들었다. "여인을 찾았다. 의식은 없지만 맥박은 뛰고 있다. 그녀는 무사할 것 같다." <월간 좋은 생각> ☞ 그들을 살려야 합니다 거대한 중국 땅에 근대화의 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할 때의 이야기이다. 한 미국인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배를 타고 중국으로 건너왔다. 선교사는 중국인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전도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던 어느 해 원인 모를 전염병이 마을로 점점 퍼져나가기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갔다. 전염병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정치적 격류에 휘말린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선교사는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돌보았지만 매일같이 들것에 실려 처참하게 죽어나가는 사람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대로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들을 돕기 위해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선교사는 환자의 몸에서 빼낸 병원균을 병속에 담아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탔다. 그 병원균으로 면역체를 만들어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리려는데 검역 직원들이 승객 한 사람 한 사람씩 세심한 검사를 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병원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선교사는 약병이 발각될 경우에는 일이 그르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막막하기만 했다. 검역 직원이 점점 자신 앞으로 다가오자 선교사는 약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쓰러져 가는 중국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병원균을 한 입에 털어넣었다. 검사를 마친 선교사는 그 즉시 병원으로 뛰어갔다. 그의 몸은 벌써 열이 올라 뜨거워지고 있었다. 선교사는 숨을 헐떡이며 의사들에게 소리쳤다. "여러분, 저의 몸에는 지금 중국에서 번지고 있는 전염병의 병균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병균을 뽑아서 면역체를 만들어 중국으로 보내주십시오. 그들을 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선교사는 의사들이 면역체를 발견하기 며칠 전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월간 좋은 생각> ♨ 서로의 체온으로 : 선행의 결과 선다 싱은 심한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날, 네팔 지방의 한 산길을 가고 있었다. 마침 방향이 같은 여행자가 있어서 둘은 동행을 하게 되었다. 눈보라가 사정없이 치고 추위는 살을 에는데, 인적도 민가도 눈에 띄지 않는 외딴 지대가 계속되고 있었다. 얼마쯤 가다가 두 사람은 눈 위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는 노인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다. 선다 싱은 동행자에게 말했다. "우리 이 사람을 같이 데려 갑시다. 그냥 두면 죽고 말거요." 그러자 동행자는 화를 내었다. "무슨 얘깁니까? 우리도 죽을지 살지 모르는 판국에 저런 노인네까지 끌고 가다가는 다 죽게 될거요." 사실이 그렇긴 했으나 선다 싱은 불쌍한 노인을 그냥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노인을 업고 눈보라 속을 걷기 시작하였다. 동행자는 벌써 앞서서 가버리고 보이지 않았다. 선다 싱은 갈수록 힘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무거운 것을 끝까지 참고 앞으로 나아갔다. 선다 싱의 몸에서는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선다 싱의 몸에서 더운 기운이 확확 끼쳐서인지 등에 업힌 노인은 차츰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조금도 춥지 않았다. 마침내 그렇게 하여 싱은 마을에 이르렀다. 그는 마을 입구에서 한 사내가 꽁꽁 언채 쓰러져 죽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시체를 살펴보고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바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 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이었다. <김정빈 편, 숭어> ♬ 생명을 구한 칠장이 한 남자가 소형 보트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봄철이 되면 그 보트에 식구들을 태우고 호수로 나가서 낚시질을 하곤 하였다. 어느 해의 일이었다. 여름이 지나자 그는 배를 뭍으로 끌어올렸다. 그런데 배 밑창에는 작은 구명이 하나 뚫려 있었다. 그는 겨울 동안에는 보트를 쓰지 않으므로 이 구멍을 내년 봄에 고치리라 생각하고 보트를 그대로 두었다. 그 대신 칠만은 칠장이 불러서 말끔히 해두었다. 이듬해 봄이 되었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들은 어서 빨리 보트를 타보고 싶어 했다. 그는 그동안 보트에 뚫린 구멍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만 호숫가에 내보내게 되었다. 아이들이 호수로 나간 지 여러 시간이 지난 다음 그는 마침내 그 구멍을 생각했다. 아이들은 아직 수영도 채 배우지 못한데다가 노 젓는 법도 서투른 편이었다. 그는 당황하였다. 그는 다급한 마음에 부리나케 호수로 달려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은 보트 타기를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보트 밑바닥을 살펴보았다. 작년 겨울에 난 그 구멍은 누군가에 의해 튼튼하게 막아져 있었다. 그는 마음에 짚이는 데가 있어, 얼른 칠장이를 찾아갔다. 그가 선물 한 꾸러미를 건네자 그 칠장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반문하였다. "배에 칠을 해드린 값은 이미 받았는데, 이 선물은 왜 가져 오셨습니까?" 사나이는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배에 칠을 해달라고만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칠을 하면서 구멍까지 막아 주셨습니다. 그 때문에 저의 두 아들이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 작은 꼼꼼함은 사실 이런 작은 선물 꾸러미 하나로서는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큰 것입니다."(탈무드) <김정빈 편, 숭어> ▽ 가장 좋은 연장 토후 압둘 카스미르는 그의 가장 뛰어난 목수 둘을 불러 각자 대저택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누가 더 훌륭한 목수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콰티르라는 목수는 이렇게 자랑했다. "전하, 제가 분명히 더 좋은 저택을 지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연장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리 카판이라는 목수는 묵묵히 일만 했다. 이렇게 해서 토후 압둘 카스미르의 명령에 따라 서로 나란히 세워진 두 채의 대저택을 심사하게 되었다. 그는 두 건물을 세심히 살펴보고 알리 카판을 그 나라 최고의 목수로 선언했다. 토후 압둘 카스미르가 목수에게 말했다. "알리 카판, 그대가 지은 집이 더 훌륭하오. 그런데 내가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있구려." "그게 무엇인지요, 전하?" "콰티르는 이 나라에서 가장 좋은 연장들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데, 그대가 더 좋은 집을 지었음은 무슨 까닭인고?" 알리 카판이 대답했다. "전하, 그가 세계에서 제일 좋은 연장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나라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장 헌신적인 일꾼들을 데리고 있습니다. 훌륭한 일꾼들이 가장 좋은 연장이지요." <앤드루 마리아 저 / 지혜의 발자취> § 한 통에 4 달러 미국의 스텐더스 석유회사의 직원인 애치볼드는 '한 통에 4달러'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이것은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가 출장지의 호텔 숙박부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면서 옆에 작은 글씨로 '한 통에 4달러, 스텐더스 석유 회사입니다.'라는 문구를 빠뜨리지 않고 기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긴 별명입니다. 그의 동료들은 "숙박부 이름 옆에 적는 그 한마디의 문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라는 조롱과 야유를 섞어 그의 별명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애치볼드는 언젠가는 자신의 작은 노력이 쌓여 회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한 작은 도시로 출장을 간 그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호텔을 찾았습니다. 숙박부를 쓰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그는 몹시 피곤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숙박부에 이름만 쓰고 온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다시 옷을 챙겨 입고 내려가 종업원에게 숙박부를 달라고 하고서는 '한 통에 4달러, 스텐더스 석유 회사'라는 말을 꼼꼼하게 적어 넣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행동을 옆에서 유심히 바라보던 한 신사가 왜 그런 것을 적는지 물었습니다. "우리 회사를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겁니다. 혹시 이 호텔을 찾은 손님 중에서 갑자기 석유가 필요한 분이 있다면 제 숙박계를 본 종업원들이 우리 회사의 것을 권할 확률이 높지 않습니까?"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애치볼드는 영문도 모른 채 록펠러의 특별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캘리포니아의 그 호텔에서 만났던 그 신사가 바로 록펠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록펠러는 "당신처럼 일에 열중하는 사원과 함께 일해 보고 싶다."고 제의했고 그 일을 계기로 애치볼드는 록펠러의 뒤를 이은 석유 왕이 되었습니다. <사목 236호> ☏ SOS가 들리는가? 1912년 어느날,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이라는 영국인의 자존심을 실은 타이타닉호가 대서양을 향해 출항했다. 어떤 일이 있어서 절대로 가라앉지 않는다는 이 여객선에는 수천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그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이타닉호는 대서양 한 가운데서 바다 밑에 숨어있던 거대한 빙하에 부딪혀 눈깜짝할 사이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이 사고로 2천영 명의 승객 중 반이 훨씬 넘는 1,517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이타닉호의 끔찍한 사고가 전 세계에 알려지자 곳곳에서 비난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영국 정부에서는 즉시 사고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당시 배의 속도가 너무 빨랐고, 빙하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족했으며 또 구명보트마저 매우 모자랐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거기에는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이 빠져 있었다. 타이타닉호가 사고를 당한 시각, 현장에서 불과 30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캘리포니아호라는 배가 항해하고 있었다. 이 배는 선박의 해상안전을 살피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타이타닉호는 조금씩 바다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주변 어딘가에 있을 선박들에게 필사적으로 SOS 구조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각 캘리포니아호의 무선 스위치는 무선기사의 부주의로 꺼져 있었다. 때문에 타이타닉호의 SOS는 전혀 닿지 못했다. 불과 1시간이면 사고현장에 도착할 만큼 가까이 있었던 캘리포니아호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공포에 떨며 죽어가는 것도 모르고 평화롭게 항해를 계속해 나가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타이타닉호의 최대의 비극이었으며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우리는 인생이란 거대한 바다를 지나고 있다. 혹 우리는 다른 배의 다급한 SOS를 우리 자신의 조그만 부주의로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월간 좋은 생각> ◆ 무서운 죄의 습관 중국 춘추전국시대, 복부제가 노나라 선부라는 마을을 다스릴 때의 일이다. 이웃 제나라의 군사들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복부제는 즉시 성문을 닫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마침 그 때는 추수기여서 성문 밖에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기껏 농사를 지어 적군들에게 곡식을 넘겨줄 바에야 적이 도착하기 전에 모두 성문 밖으로 나가 아무 밭에서나 자기 힘이 닿는대로 걷어 들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복부제를 찾아온 백성들은 간곡하게 부탁했다. 하지만 복부제는 그들의 청을 뿌리치고 모든 성문을 단단히 닫으라고 다시 명령했다. 평소 지혜롭고 청렴한 복부제를 존경하던 백성들은 차츰 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적군에 의해 곡식을 다 수탈당하자 복부제를 원망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 갔다. 이 소식은 곧 노나라 왕에게도 전해져 결국 복부제는 왕의 심문을 받게 되었다. 노나라 왕이 무서운 눈으로 복부제를 쳐다보며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복부제는 침착하게 말했다. "일년 지은 곡식을 적병들에게 빼앗긴 것은 아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급하고 손쉽다고 해서 남의 곡식을 마구 베어다 먹는 버릇이 생기면 그것은 10년이 가도 고칠 수 없는 무서운 병이 될 것입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복부제의 식견에 왕은 탄복하였다. 그리고 그 후 백성들은 그를 더욱 존경하며 따랐다. <월간 좋은 생각> # 변형된 십자가 : 러시아의 전설 여러 차례 강도 상해죄를 저지른 두 명의 범죄자들이 한 은둔자의 도움으로 회개하게 되었다. 그 두 사람은 은둔자에게 자신들의 모든 범죄를 고백하고, 어떻게 배상하면 좋을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은둔자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성지순례를 할 것을 권했다. 두 사람은 곧 커다란 십자가를 만들어 길을 떠났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십자가의 무게가 대단했지만, 아직 그 정도를 짊어질 힘은 충분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어깨가 붓고 저려왔다. 두 사람은 십자가를 변형시킬 생각을 했다. 그들은 어느 마을의 목공소로 들어갔다. 한 사람은 십자가의 긴 쪽을 잘라냈다. "자, 이제 훨씬 짧아졌지만, 그래도 십자가는 십자가지." 또 한 사람은 십자가 두께를 반으로 쪼개어 두 개의 십자가를 만들더니 그 중에 하나는 바닥에 버려버렸다. "자, 이제 훨씬 가벼워졌지만, 그래도 엄연한 십자가지." 두 사람은 이제 한결 편해졌다. 그러나 먹을 것조차 찾기 힘든 사막지역에 들어서자, 사정은 또 다시 악화되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사흘 동안 사막을 헤맸다. 나흘째 되던 날, 그들은 저 멀리 지평선 너머 도시를 발견하고는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저녁 무렵이 되었을 때, 그들은 예기치 않은 장애물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 앞에 깊은 골이 패여져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건널만한 다리는 아무데도 없었다. 한 사람이 방법을 생각해냈다. "우리 십자가로 임시 다리를 놓읍시다." 그러나 한 사람의 십자가는 길이가 너무 짧았고, 또 한 사람의 십자가는 길이는 맞았지만 두께가 너무 얇아 약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굶어죽고 말았다. 우리도 가끔 우리의 십자가를 줄이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를 가볍게 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마지막까지 당신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셨다. <피에르 르페브르 저,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 ▩ 지나친 욕심 1997년 12월 17일, 러시아의 대평원, 한 가난한 농부가 지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말을 타고 시베리아의 광활한 벌판을 마음껏 달려서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오면 그 안의 땅을 다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다. 농부는 이른 새벽에 말을 타고 채찍을 휘두르며 길을 떠났다. 그러나 해가 기울어도 농부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덧 어둠이 내리기 시작해서야 숨을 몰아쉬며 돌아왔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기진해 쓰러진 농부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인터넷 어느 홈페이지에서> ♠ 호박씨만 먹였네 시골에서 이름난 부자집 막내아들이 서울 구경을 와서 어느 주막에서 잠시 묵기로 하였다. 방을 정하고 가지고 온 보따리를 주인에게 귀중한 물건이니 잘 보관할 것을 당부하며 맡겼다. 이 주막의 내외는 부자집 도령이니 만큼 보따리가 꽤 값이 나가리라 믿고 그 보따리가 은근히 탐이 났다. 하루는 호박씨를 먹으면 사람의 머리가 아둔해져서 기억력이 없어진다는 말을 듣고는 호박씨를 사서 매일 그 호박씨를 까서 그 아이에게 한 줌씩 먹였다. 잘도 먹는 지라 모든 일이 잘 되어 가는 듯 싶었다. 기한이 차고 그 아이는 떠날 날이 되어 주막집 내외가 까주는 호박씨를 한 주먹 받아먹고는 신을 신고 마당에 내려와서 주막집 내외에게 말했다. "맡겨둔 제 보따리 주세요." 주막집 내외는 주인이 보따리를 찾으니 하는 수 없이 보따리를 내어 주었다. 그 아이가 떠난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주막집 여인이 당황하며 무릎을 치며 하는 말, "아이구, 그 아이가 잊으라는 보따리는 잊지 않고 챙기더니, 내게 주어야 할 밥값은 잊고 그냥 갔구먼. 큰일났네." <인터넷 어느 홈페이지에서> ♧ 소원과 조건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던 사이 나쁜 고깃간이 있었다. 서로 손님을 끄느라 티격태격... 자연히 둘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서로 장사가 안 되는 것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면서 상대방이 어서 망하기를 바라며 신령님께 빌었다. 하루는 신령님이 한 고깃간 주인을 찾아와서 말하기를 "무슨 소원이든 너의 소원을 다 들어주겠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그래도 좋은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무슨 조건이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그 고깃간 주인이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자네가 소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소원의 두 배를 저 쪽 가게 주인에게 베풀어주게 된다. 가령 자네가 돈으로 1억을 요구한다면 저쪽은 2억을 가지게 되겠지. 자네가 100살을 살기를 원한다면 저쪽 주인은 200살을 살게 된다. 그러니 잘 생각해서 자네의 소원을 말해 보아라." 고깃간 주인은 갑자기 무슨 소원을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자칫 잘못 말했다가는 모조리 저쪽 고깃간 주인에게만 좋은 일에 생기는 것이었다.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겨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신령님, 저의 눈 한 쪽이 보이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인터넷 어느 홈페이지에서> ♬♩새들의 합창 옛날 어느 나라에 새소리를 좋아하는 임금이 살고 있었다. 왕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산과 들로 새소리를 들으러 다녔다. "아, 저 꾀꼬리 소리를 들어 보거라, 너무나 아름답지 않느냐! 귀여운 꾀꼬리 노래 소리는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구나. 오호! 저기 저 휘파람 새소리는 어떻느냐?" 왕은 신하들에게 마치 자식을 자랑하는 듯 말했다. 그러다 문득 엉뚱한 생각이 왕의 머리에 떠올랐다. '새소리는 이렇게 따로 들어도 아름다운데 함께 들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왕이 무릎을 치며 신하들에게 산과 들의 새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도록 명령했다. 나라 안에 새를 잡는 소동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며칠 뒤 특별히 만든 새장 속에는 온갖 새들이 우글거렸다. 꾀꼬리, 뻐꾸기, 찌르레기, 종달새, 두견새 등 …. 멀리서 병사들이 새를 잡아 가두는 것을 보고 흐뭇해진 왕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아름다운 새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게 되었구나!" 왕이 들뜬 기분으로 새장 가까이 갔다. 그리고 새장을 향해 소리쳤다. "새들아! 너희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렴!" 그러자 새들이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찌르르 찌르르, 뻐꾹뻐꾹, 지지배배, 휘르륵, 포로롱, 조로롱, 꾀꼴꾀꼴, 꼬롱꼬롱, 짹짹, …" 새들이 한꺼번에 지저귀는 소리는 양철지붕에 우박 떨어지는 소리처럼 요란했다. 왕이 얼굴을 찌푸리며 귀를 틀어막았다. "아이구 시끄러워, 여봐라! 이 새들을 다시 들과 숲으로 돌려보내도록 하라. 따로 따로 듣는 것이 훨씬 낫겠구나!" <월간 좋은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