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알게 된 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큰아이가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겁니다.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등록금 부담을 모르고 지냈는데 고등학교 등록금이 무려 50만 원이 넘는 것을 보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놀랍고 부담이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 학기 등록금이 아니라 분기별 등록금이고 공립학교인데도 말이에요. 이 분은 맞벌이 부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편이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한 등록금에 앞으로 교육비가 많이 들 거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쓰인다고 합니다. 아이가 둘인데 이제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니까요.
요즘에는 각 가정마다 자녀의 수가 많지 않지요. 한두 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큽니다. 그래서 자녀가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안내합니다. 부모의 정보력이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자녀 당사자보다 부모가 이리저리 교육 정보를 알아보고 온갖 사교육에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습니다. 자녀가 어릴 때 여러 가지 다양한 영역의 교육 기회에 노출시켜 자녀의 능력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려는 부모의 의도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자녀가 어릴 때 가정경제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게 되면 자녀가 커서 정작 큰 지원이 필요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요즘 사교육비가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정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자녀가 클수록 교육비 외에도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지고 부모가 직접 해결해주지 못하는 교육적인 부분에 돈이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어릴 때에는 부모가 직접적으로 자녀의 학업을 도와줄 수 있지만 자녀가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부모가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교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하면 더 바랄 것 없겠지만 홀로는 힘들어 사교육을 원하는 경우에 지원해줄 형편이 되지 못한다면 부모도 자녀도 속상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녀가 어릴 때에는 최대한 사교육비를 절감하시고 부모가 직접 교육하시기를 권합니다. 자녀의 사교육비에 들일 비용을 부모 자신의 교육에 투자해 직접 자녀를 가르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자녀가 중,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해도 대학 등록금으로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부모가 대학, 그 이상까지도 지원하고 싶을 것입니다. 자녀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급함 없이 지도하시고 금전적인 부분에서의 지혜를 발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