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장인(匠人) 정신을 말하다'의 저자 유홍준 교수는 장인을 이렇게 정의했다.
"모든 사람이 장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장인의 정신을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해)무엇이든 끝까지 하려는 자세와 노력을 누구든지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다른 사람이 했던 것을 뛰어넘으려는 것, 타인과 다른 경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자세와 노력을 갖추면 누구나 장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에서도 이 같은 장인 정신을 발휘하는 음식점이 수두룩하다.
이런 음식점이야말로 군산의 생활양식, 그리고 맛과 정신 등 다른 지역과는 차별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 지역의 독특함과 차별성은 무엇보다 음식에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군산시로부터 입수한 전통음식점 현황을 보면 이런 장인 정신이 깃든 여러 음식점들을 엿볼 수 있다.
단지 음식점이 오래되어서가 아니다.
수 십년의 역사를 간직할 만큼 그 음식점 주인은 피 눈물 나는 장인적 수련과 연찬을 보였는가는 범인의 상상을 초월하기에 충분하다.
이 때문에 대(代)를 이어 그 명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리라.
그리고 이런 음식점이 존경받고 주목받는 이유이기도하다.
지역에서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음식점으로는 장재동의 뽀빠이 냉면이 대표적이다.
현 자리에서만 30년째(1984년).
다른 곳에서 영업한 것까지 감안하면 무려 3대에 걸쳐 약 6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장인 정신이 깃든 대표적인 음식점으로 손꼽힌다.
1971년에 첫 영업을 시작한 '가시리'도 생선탕 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반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또 요즘 주말과 휴일 등에 짬뽕을 먹기 위해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복성루는 1973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41년째다.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월명동 일흥옥(1975년)도 간판을 올린 지 40년이 다 되어간다.
떡갈비로 소문난 완주옥과 영화원(중식), 빈해원(중식), 홍영장(중식), 영화식당(된장찌개) 등은 모두 1976년에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시 공부상에 기록돼 있다.
신영동 순대국밥 집인 중동집 역시 1977년에 문을 열어 40년 가까운 역사를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단일 메뉴로 30년을 이어온 음식점도 수두룩하다.
죽성동의 세정식당(생선탕)과 영화동 명궁 칼국수(칼국수), 죽성동 국일식당(생선탕), 영화동 경산옥(생선탕)은 1980년에 문을 열어 34년째를 맞이한 상태다.
또 유락식당(반지회덮밥)과 한일옥(무우국)은 1981년에 영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운정식당(삼계탕)과 아복식당(생선탕), 명월갈비(소갈비) 등도 현 자리에서만 30년의 역사를 지닌 지역의 대표적인 장인 음식점으로 손꼽힌다.
이 외에도 안동식당(김치찌개,1991)과 성환식당(생선탕,1992), 일풍식당(물메기탕,1993), 중앙식당(아나고탕,1996)등도 서서히 장인 음식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년에도 수 십개의 음식점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수 십년동안 변함없이 그 명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장인이라 부를만하다"고 평가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입맛도 달라지는 요즘.
이런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 음식점들은 수 십년의 명맥을 꿋꿋하게 지켜왔다.
앞으로 또 시간이 흘러 주인이 바뀌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음식에 깃든 장인 정신은 오랫동안 변치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지역에서도 100년 역사를 지닌 음식점의 탄생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