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버그’ 메시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
최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수퍼버그로 알려진 ‘메시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한인들이 많다. 바로 얼마전 일리노이 주 네이퍼빌에서 고교생 풋볼선수 2명이 MRSA 감염으로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버지니아 베드포드에서는 17세 남학생 1명이 MRSA 감염을 1주간 앓다가 사망하기도 해 ‘MRSA’에 걱정과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MRSA는 병원성 세균으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을 말한다.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항생제 치료 효과가 없는 일명 ‘수퍼버그’ ‘수퍼 박테리아’로 불리기도 한다.
이달 중순 CDC(질병통제예방센터)의 충격적인 보고에 따르면 2005년 미국에서의 MRSA 감염 수치는 약 9만5,000명으로 이중 약 1만9,000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AIDS 사망률을 능가한다. 또한 MRSA 감염은 과거 병원 및 양로원 등에서만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체육관, 학교, 데이케어 센터 등으로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공포를 낳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교도소, 체육관, 스포츠 팀 탈의실 등지도 주요 감염 장소로 부각됐다.
■MRSA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으로 병원성 세균이다. 메티실린 즉, 포도상 구균에 효과가 있는 합성 페니실린이나 페니실린과 같은 종류인 페니실린(penicillin), 아목시실린(amoxicillin), 옥사실린(oxacillin) 등 다른 항생제에도 저항력이 있는 균이다.
좀더 구분하면 병원에서 감염되는 것은 HA(hospital-acquired)-MRSA로, 커뮤니티에서 전염되는 것은 CA (community-acquired)-MRSA로 나뉜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CA-MRSA다.
▶MRSA 감염 형태
▲오른쪽은 MRSA 피부 감염이 나타난 환자의 목 부위. ▲MRSA 감염은 작은 붉은 뾰루지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MRSA 는 거의 피부 감염 형태로 나타나는데, 95% 이상이 피부 감염이나 코의 부드러운 점막 조직 감염 형태로 한정적으로 나타난다. 증상은 여드름, 뾰루지, 종기, 부스럼의 형태로 나타나 붉게 튼 모양, 부은 증상 등이 나타나고 때로는 아프기까지 하다. 감염부위에서 고름이나 진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병원에서는 감염부위의 고름을 짜서 감염부위가 더이상 퍼지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항생제를 함께 사용하거나 항생제 없이 치료한다.
감염 상처부위는 눈에 잘 띄는 곳에서부터 목 뒤나 사타구니, 엉덩이, 겨드랑이 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 남성의 턱수염 나는 부위 등 어느 부위나 나타날 수 있다.
MRSA 피부 감염으로 폐렴이나 혈류 감염, 뼈 감염 등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지는 일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러나 MRSA가 피부감염으로 일어나 환자가 폐렴이나 뇌막염 등에 감염되면 항생제가 듣지 않아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문제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피부에 균이 머물고 있을 수 있다는 것. 포도상구균 박테리아는 인구의 1/3 가량이나 건강한 사람이라도 피부나 코에 머물고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MRSA 감염이라 하지는 않고 균을 갖고 있어도 건강한 사람은 아프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만 다른 사람에게 병원균은 옮길 수 있어 문제다. 또한 수술 후 상처부위에 병원균이 침투해 감염될 수도 있다.
하지만 CDC 대변인 니콜 커핀은 “MRSA를 포함해 포도상구균 박테리아 감염이 피부 감염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극히 흔하고 자연적인 일로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라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감염의 85%가 의료시설과 관련돼 있으며 일반 커뮤니티에서 전염되는 MRSA는 비교적 가벼운 피부감염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물론 수술환자나 노약자, 면역시스템이 약한 사람은 평범한 포도상구균 감염이라도 심각한 MRSA 감염으로 확대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 의학협회지에 발표된 CDC의 2005년도 사례 연구에 따르면 MRSA 감염 15%가 의료시설과 관계없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의료시설과 관련 있는 85%의 MRSA 감염 중에서도 2/3 가량은 의료시설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5세 이상은 4배나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RSA 감염은 최근 체육관, 학교, 데이케어 센터 등으로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19일 청소관계자가 시카고의 한 고교 라커룸을 소독처리하고 있다.
▶MRSA 감염경로
피부에서 피부로 직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또한 감염자의 아이템을 함께 사용하거나, 감염된 사물의 표면을 만져서 감염될 수도 있다. 감염자가 사용한 수건, 붕대나 밴드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CDC 에서는 위험 요소를 ‘5 C’로 말하고 있다. 군중이 많은 곳(Crowding), 잦은 피부 접촉(frequent skin-to-skin Contact), 피부의 상처부위(Compromised skin, 예를 들어 베인 상처, 또는 스치거나 문질러서 살갗이 벗겨진 상처), 오염된 물건이나 사물의 표면(Contaminated items and surfaces), 청결 부족(lack of Cleanliness) 등 5가지가 있다.
이 5가지 위험 요소가 해당되는 곳은 학교, 기숙사, 군부대, 집, 데이케어 센터 등이다. 또한 접촉이 격렬한 스포츠를 하는 경우, 피부 상처나 피부 접촉으로 감염될 수도 있다. 헬스케어 종사자 역시 감염위험이 높다. 병원에서 감염되는 HA-MRSA는 현재 병원에 입원했거나 최근까지 병원에 입원했던 경우, 장기간 병원이나 너싱 홈에 있는 경우, 투석센터에 가는 경우, 최근까지 항생제를 사용했던 경우 등이 위험요소로 꼽힌다.
▲교도소, 체육관, 스포츠 팀 탈의실 등지도 MRSA의 주요 감염 장소로 부각됐다. 최근 시카고의 한 고교에서 교실을 소독하는 모습.
▶원인
불필요한 항생제 남용이 문제다.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어떤 약도 들지 않는 ‘내성균’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감기, 독감, 바이러스 감염 등에 항생제가 처방되지만 얼굴에 조금만 뾰루지만 나도 항생제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병원성 세균은 무서운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항생제의 공격을 받은 뒤 오히려 항생제를 연구해 방어체계를 개발해낸다. 이것이 바로 ‘내성균’으로 예전에 쓰던 항생제로는 치료 효과가 없는 균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내성균이 생기고 다른 병이 생기면 사소한 질병에도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음식에 포함되는 항생제 역시 문제다. 처방되는 항생제만이 소스가 되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는 식용으로 먹는 육류에 항생제가 쓰인다. 우리가 흔히 식재료로 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에도 항생제가 들어 있는 것. 동물이 사료와 먹는 항생제는 체내에 축적돼 사람에게까지 전달된다.
▶언제 의사에게 가보나
가벼운 피부 상처라도 뾰루지, 종기, 벌레 물린 상처, 베인 상처 등이 생기면 의사에게 보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 또한 상처부위가 감염되면 의사에게 꼭 보인다.
▶항생제란
항생제란 병원성 세균을 잡는 세균을 말한다. 1928년 영국 플레밍이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만들어낸 이후 여러 종류의 항생제가 개발돼 왔다. 항생제의 개발은 인간을 질병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예전에는 단순한 화상, 종기, 화농에 의해서도 사망자가 나왔지만, 항생제 개발 이후에는 그런 일이 거의 사라졌다. 또 세균감염을 방지해 각종 외과적 시술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항생제의 기여이다.
만약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대로 충분히 복용해야 내성균을 막을 수 있다. 일단 의사가 항생제 10일치를 처방했다면, 그것은 10일 동안 약을 꾸준히 먹어야 병을 일으킨 세균이 박멸된다는 소리다. 즉 증세가 호전됐다고 2~3일만에 약을 끊어버리면 항생제 공격에 거의 박멸됐던 세균이 다시 살아나 자신을 공격했던 항생제를 연구한 뒤 더 굳센 내성균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 일부 한인들은 항생제를 남겨뒀다가 이후 같은 증세가 생기면 병원에 안 가고 다시 그 약을 먹는 경우가 있다. 증세가 비슷해도 원인이 다를 수 있고, 복용기간이 예전과 달라질 수 있으니 항생제는 꼭 병원에서 처방을 새로 받아야 한다.
▶감염예방 수칙
▲손을 자주 씻는다. 손을 깨끗이 씻고 위생을 청결히 한다. 적어도 15초간 비누와 흐르는 물에 손을 닦거나 알콜이 포함된 핸드 살균제(hand sanitizer)도 물이 없는 곳에서는 사용한다. 운동 후에는 바로 샤워한다. ▲상처가 난 피부는 깨끗한 밴드로 나을 때까지 붙여둔다. ▲다른 사람의 상처부위나 밴드는 만지지 않는다. ▲타월이나 면도기 등은 공동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살에 직접 닿는 물건은 절대로 가족이라도 공용하지 않는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기구를 사용할 때는 직접적으로 피부가 운동기구에 닿지 않도록 옷이나 타월로 방어한다. ▲자주 손으로 만지는 물건이나 책상 표면, 등은 직접적으로 사람 피부가 닿게 되는 곳은 깨끗이 위생을 유지한다. ▲만약 MRSA 피부 감염에 걸렸다면 더이상 퍼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환자는 상처부위를 밴드 등으로 붙여서 커버해야 한다.
#Original work: from Koreatimes. 입력일자:200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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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욕 산들바람(Zephyr) 원문보기 글쓴이: Newyor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