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17 오순도순 돗자리 잔치팀
#1. 두근두근 첫 출근
해님이 게으름을 피우던 오늘 아침, 우리의 하계실습의 첫날이 밝았습니다. 오전 8시 30분, 우리는 해님과 달리 부지런히 일어나 복지관에 도착했습니다.
4주간 우리의 아지트가 될 103호에서 합동 연수 때 정한 실습비전과 역할을 담은 전지를 문 앞에 붙였습니다.
8시 40분, 복지관 선생님들과 함께 한쪽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매주 월요일마다 이루어지는 복지관 앞마당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10분간 환경미화를 하고 나서는 8시 50분에 직원 선생님들께 아침인사를 하였습니다.
9시, 30분간 박지애 선생님과 우리는 복지요결의 내용을 읽고 생각과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2시간가량 우리 팀은 주촌지역의 특성을 공부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사업의 당사가 될 곳은 주촌면 내 ‘내삼 마을’이었습니다. ‘내삼 마을’은 주촌면 내 마을 중에서 면적이 가장 넓고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안과 밖에는 주촌초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가 있었고, 그 외에 주촌 복지관, 주촌면사무소, 마을회관, 노인회관 등이 있었습니다. 면사무소의 경우 공공업무와 더불어 지역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고 매주 이장 회의의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4명의 선생님과 5명의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업(영어, 과학), 컴퓨터 및 악기 수업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주촌초등학교는 전교생이 62명으로 학예회, 현장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내삼 마을에는 산업공단 및 축산 단지가 있어 고깃값이 저렴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심시간 직전, 우리는 우리의 사업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담당자 선생님께서 주신 회현동 마을잔치 사례집을 읽었습니다.
1시 30분부터, 배가비 선생님과 과장님, 그리고 우리는 기존의 사회사업 계획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어 새로운 대안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을잔치의 장소로 정해졌던 주촌은 크게 2가지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어린이들을 제외하면 마을 주민들과 분명한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이 중심으로 잔치를 기획한다면 학부모님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어린이들이 자체적으로 잔치를 기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복지관에서 주촌면까지 가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차편도 녹록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시된 대안은 잔치 장소를 주촌에서 복지관 옆에 위치한 동일 아파트로 변경하였습니다.
사업장소가 수정된 후에는 김복이네 수다방에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주민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전에 정해놓은 <놀이, 화채 및 밥 먹기, 희망나무 만들기 프로그램>은 “김종(김해시종합복지관)의 걱정 말아요, 동일”이라는 이름으로 토크 콘서트로 수정하였습니다. 작은 토크 콘서트 안에는 “주민들의 사연 소개하기”와 어린이들이 주인공인“우리도 할 말 있어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구상한 후에는 동일 아파트와 주변 가게를 둘러보며 마을의 특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오순도순 돗자리 잔치팀은 ‘오순’팀과 ‘도순’팀으로 나누어 각각 동네 문구점과 슈퍼를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오순’팀은 동일아파트를 돌아다니던 중 지친 몸은 자연스럽게 상가 문구점으로 향했습니다. 문구점에서 군것질거리를 고르며 자연스럽게 아주머니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아이고. 간호사 선생님들인가? 안에 들어오면 800원짜리 아이스크림도 있어.”
아주머니는 저희의 명찰을 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고 사회복지실습생이라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머니에게 가게를 얼마나 운영하고 계신지를 여쭤보았고 꽤 오랜 시간 종사하고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동일아파트에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고, 주로 20~25일 즈음 방학을 하는 것과 주민들의 대부분이 7시쯤에 출근하여 5~7시에 퇴근하신다는 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포도 젤리, 꾀돌이, 피쮸짱. 양손 가득 불량식품을 든 채, 마지막으로 계산하고 나오면서 다음에 또 놀러 오라는 아주머니의 정겨운 인사를 듣고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매미 울음소리가 귀를 울리고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4시, ‘도순’팀은 동일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니며 지형을 익힌 후 “동일 스토어”라는 동네 슈퍼를 들렸습니다. 슈퍼에 들어가서 작은 나영이와 왕언니 정인이는 냉장고에서 나란히 쌍쌍바를 꺼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떻게 말을 꺼내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가보자!”
도순 팀은 자신감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습니다. 오천 원을 건네 드리며 씩씩하게 인사했습니다.
“어머님! 반갑습니다! 날씨가 더운데 고생 많으십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지~”
“그렇죠. 어머님. 여기서 터 잡으신 지 오래되신 것 같은데, 얼마나 되셨어요?”
“20년 정도 되었지. 이 동네에서 두 번째로 오래 장사했다.”
“아. 저희는 바로 옆 복지관에서 실습 중인 학생들이에요. 지나가면서 맛있는 것 많이 사 먹으러 오겠습니다.”
“뭐 안 사무도 들려서 이야기하다 가면 되지.”
“네! 감사합니다!”
예상과 달리 따뜻하게 맞이해주셨던 어머님의 말씀에 기쁜 마음으로 도순 팀은 달콤한 쌍쌍바를 입에 문 채 슈퍼를 걸어 나왔습니다.
활동일지7.17.hwp
첫댓글 다산다난한 날들이었을 텐데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아가는 오순도순 돗자리팀!
어떤 상황이었는지 생생히 글로 전달되었습니다. 그리고 김해에 거주 하고 있지 않아 주촌면에 대해서 아예 모르는 저에게는 간단히 요약된 내용으로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오늘 하루 수고하셨고 두번째날도 함께 화이팅!!😁
박지애: 갑작스럽게 변경이 있었는데, 더 긍정적으로 새롭게 준비하는 팀원들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3박4일동안 찾아보고 배운 주촌면에 대해서는 김해 지역에 대해 알게 된 귀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지역의 첫 인사 나가는 떨림이 글에서도 전해집니다. 한 주동안은 부지런히 인사드리고 지역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바랍니다.
3박4일 연수동안 고생 많았는데 대상이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히려제가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서 더 좋은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순발력이 뛰어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복지요결에서 인사가 반 이상이라고 하였는데 슈퍼마켓이나 문방구에 인사드리는 모습들을 보며 이미 반 이상은 성공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배인호 : 팀 이름부터 정겹네요. ~ 너무 많은 욕심보다는 활동을 통해 관계의 소중함을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많은 주민분들 만나뵈며 하나하나씩 준비하다보면 어느덧 4주가 훌쩍 지나 있을거에요. 힘내시고 기운내시고,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신 즐겁고 신선한 기운 마을주민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세요.
김문희 : 주제가 변경되어 당황할 수도 있는데, 다 같이 모여 이야기 하면서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그리고 문구 사장님과의 만남을 통해 지역에 대해 알게 되고 한발짝 나아가는 기분입니다. 성과물도 중요하지만 마을주민들과의 만남, 인사,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
서은아: 활동일지를 보며, 함께 있었던 것 처럼 실습생과의 활동이 생생이 느껴졌습니다.실습생이 직접 관계를 맺고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방법도 우선 좋지만, 주변분들중에서 이미 맺은 분들과 함께하면 활동이 더욱 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복지관에 근무하는 선생님들 중 동일아파트에 사시는 선생님(노인복지센터 요양보호사)에 먼저 홍보하고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순도순팀의 활동을 기대하며,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김국보
상가 주인분과 이야기나누며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마을 축제,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화려하고 그럴싸한 모습보다 10명, 20명이라도 이웃들과 인사나누는 모습을 꿈꾸며 지금처럼 활동하면 좋겠습니다.
배가비: 네 명의 친구들이 머리를 맞대어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거침 없이 실행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동일 아파트 마을 잔치라고 해서 꼭 동일아파트 지역주민만이 자원이 아닌, 그 주변 이웃들까지도 좋은 자원으로 생각하고 관계하시길 바랍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