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人間革命 27卷
第1章 若芽 (1~6)
<새싹 1>

새싹들이여!
미래를 응시하며
끝없이 너른 하늘로
곧게 뻗어가는 새싹들이여!
그 싱그러운 생명에는
희망이 넘치고 정의감이 고동치며
향학의 숨결이 맥동한다.
창가(創價) 혼의 바통을 잇는
존귀한 보배와 같은 그대들이여!
내가 연 평화의 길, 우정의 길을
더욱 크게 넓혀
이 지상에서 빈곤을, 기아를, 차별을, 전쟁을,
모든 비참을 반드시 근절하기 바란다.
그를 위해
강해져라! 용감해져라! 총명해져라!
자신을 연마하고 도전하며 탐욕적으로 배워야 한다!
여러분의 성장을
설레는 마음으로
나는 기다린다. 세계가 기다린다.
새들은 환희의 노래를 부르고
꽃들은 바람을 벗 삼아 행복의 왈츠를 춘다.
왕자(王子)와 공주의 미래를 향한 출발이다!
1973년 4월 9일, 도쿄는 오전부터 기온이 올라 6월 상순과 같은 날씨였다. 이상기후로 때늦은 벚꽃도 따뜻한 햇살을 받아 일제히 활짝 피었다.
도쿄 도다이라시에 있는 세이부철도 고쿠분지선 다카노아이역 앞은 오전 9시 무렵부터 새 교복을 입은 초등학생과 부모 등으로 북적이었다.
남자는 짙은 감색 스탠딩 칼라에 반바지이고 여자는 세일러복에 빨강 스카프 차림이다. 앞으로 더 클 것을 대비한 배려로 모두 옷이 조금 헐렁거렸다. 어느 아이나 눈에는 희망이 빛나고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다.
도쿄소카(創價)초등학교 제1회 입학식이 이날 성대하게 열렸다.
<새싹 2>
도쿄소카초등학교는 소카중고등학교에 인접해서 세워졌다.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3층 흰색 학교 건물이 봄 햇살을 받아 무사시노의 녹음 속에 유달리 빛나 보였다.
건물 3층 난간에는 “입학을 축하합니다. 자, 희망찬 출발을!” 하고 쓴 30미터 가량 되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소카초등학교 입학식은 오전 11시부터 소카학원 강당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조금 긴장한 얼굴로 단상을 바라보는 가운데 개회가 선언되었다.
먼저 교장인 아라키 다카시가 1학년 125명, 2학년 82명, 3학년 84명의 입학허가를 발표한 뒤 ‘명랑한 어린이’ ‘배려심 있는 어린이’ ‘끈기 강한 어린이’라는 저학년 모토를 소개했다.
이 모토는 창립자 야마모토 신이치가 설립 준비에 착수해온 교직원에게서 요청을 받아 결정한 것이었다.
신이치는 인간교육을 하는 데는 정신을 육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음과 삶의 방식이라는 내면에 초점을 맞춰 모토로 정했다.
‘명랑한 어린이’ 즉 명랑하고 쾌활한 어린이는 자신을 비하하지 않고 넓고 큰 순수한 마음으로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어린이다.
‘배려심 있는 어린이’는 남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닌 어린이다. 아무리 학업 성적이 우수해도 자기 밖에 모르는 인간이 되고 만다면, 본인도 주위 사람도 불행하다. 배려심을 기르는 일은 인격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된다.
‘끈기 강한 어린이’를 지향하는 이유는 인내 없이는 일을 성취할 수도 인간으로서 대성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인생을 승리하려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힘이라 해도 좋다.
신이치는 미래를 향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건전한 정신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 아동교육의 최대 핵심이라고 확신했다.
<새싹 3>
입학식은 ‘입학생 대표 선서’ 발표로 이어졌다. 3학년 대표가 단상으로 올라가 연단 앞에 서 있는 교장에게 다가갔다.
장내는 조용해졌다. 식장 안의 눈이 걱정스러운 듯 학생에게 쏠렸다.
“우리가 손꼽아 기다리던 입학식….”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떨지 않고 당당했다.
“오늘부터 소카초등학교 학생입니다. 학원생 형과 누나에게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새하얀 새 건물과 멋진 교실 그리고 식당 모두 어서 오라며 우리를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보호자 자리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학부모도 있었다.
어린데도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학생 대표의 말의 기품이 느껴졌다.
철인 세네카는 “은혜를 아는 마음보다 고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입학생 대표 선서’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누구보다 기뻐하시는 야마모토 선생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뿌리가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우리는 반드시 미래의 사자(使者)로서 21세기를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그를 위해서도 오늘부터 초등학교 모토인 명랑한 어린이, 배려심 있는 어린이, 끈기 강한 어린이가 될 것을 맹세합니다.”
강당에 큰 박수가 일더니 언제까지나 그치지 않았다.
이어서 학원 이사 중 한 사람이 창립자 야마모토 신이치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 메시지는 인쇄해서 신입생 전원에게 배부되었고 한자에는 독음이 달려 있었다.
학생들은 그 목소리를 들으며 인쇄된 메시지를 한 글자 한 글자 눈으로 좇았다.
<새싹 4>
신이치는 입학식 메시지에서 학생과 보호자를 진심으로 축복한 뒤, 이솝 이야기 ‘소금을 나르는 당나귀’를 소개했다.
소금을 등에 지고 나르는 당나귀가 강을 건너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만다. 소금이 물에 녹아 등에 진 짐이 가벼워졌다.
기뻐한 당나귀는 이번에는 솜을 나르는데 짐을 가볍게 하려고 일부러 강에서 넘어진다. 그러자 솜이 물을 빨아들여 무거워진 탓에 물에 빠지고 만다.
이 이야기에서 신이치는 게으름을 피워 손해를 입는다고 말하고 이렇게 강조했다.
“여러분도 앞으로 괴로운 일, 힘든 일, 부담스러운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선생님에게 혼나거나 공부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슬퍼질 때도 있습니다. 친구와 싸우고 분해서 견딜 수 없을 때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일들은 전부 여러분이 큰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 다음에 반드시 봄이 오듯 슬플 일 뒤에는 반드시 즐거운 일, 기쁜 일이 찾아옵니다.
대나무는 아무리 눈이 많이 쌓여도 절대로 부러지지 않습니다. 꾹 참고 견디며 희망찬 봄을 기다립니다.
그렇다고 어떤 일이든 혼자서 참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부모님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고 선생님이나 친한 친구에게 상의하는 것도 좋겠지요.
여러분은 앞으로 성장할 어린 대나무입니다. 마음을 크게 열고, 몸과 마음을 연마해 대나무처럼 유연하고 끈기 강하게 ‘분발하는 힘’을 몸에 익히기 바랍니다.”
학생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신이치는 먼저 어린이들에게 어려움에 도전한다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삶의 태도를 가르쳐 두고 싶었다.
왜냐하면 어려움을 피하는 삶의 태도가 몸에 배면 결국 아이 자신이 불행해지고 말기 때문이다.
<새싹 5>
신이치는 메시지에서 “양서를 많이 읽자” 하고 강조했다.
신이치가 초등학생 때에는 가난해서 책을 살 수 없었기 때문에 학교나 근처 도서관에서 ‘로빈슨 크루소’나 ‘보물섬’ 등의 책을 열중해서 읽던 추억을 쓰고 학생들이 세계명작을 자주 접하기를 바랐다.
철학자 데카르트(Descartes)는 이렇게 썼다.
“모든 양서를 읽는다는 것은 이른바 과거에 그 양서를 쓴 가장 훌륭한 저자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
소년시절부터 읽은 양서는 가장 뛰어난 마음의 자양이 된다.
이어서 신이치는 학교생활의 규정이나 교통법규 등 사회생활의 준칙을 지키고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가십시오” 등 분명한 말씨로 상쾌하게 인사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요망했다.
인생의 토대가 되는 좋은 습관을 익히는 일에 초등교육의 큰 의의가 있다.
끝으로 신이치는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이 이렇게 건강하게 입학식을 맞은 것도 부모님 덕분입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형제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그것과 마찬가지로 친구나 다른 사람들 특히 혜택 받지 못한 불쌍한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모든 사람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크고 넓은 마음을 지닌 소년이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하고 마음껏 뛰놀며 훌륭한 초등학생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제 메시지로 대신하겠습니다.”
학생들의 결의에 찬 박수가 그리고 보호자들의 감동 어린 박수가 강당에 울려 퍼졌다.
마지막으로 소카학원 이사장인 아오타 스스무가 등단했다. 아오타는 ‘제1기생’인 한 사람 한사람 훌륭한 학생으로 성장하는 일이 좋은 전통을 만드는 일이 된다고 말하고, 21세기를 향해 무럭무럭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축복했다.
<새싹 6>
입학식을 마친 학생들은 소카학원 강당을 나와 도쿄소카초등학교로 이동했다.
도중에 다마가와조스이(玉川上水, 에도시대의 상수도)에 놓인 영광교를 건너 운동장으로 나왔다. 그 옆이 초등학교 교정에서 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예정이었다.
신이치는 이 기념촬영에 참석하려고 다치카와문화회관에서 소카초등학교로 갔다. 신이치는 차 안에서 동승한 학원 관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빨리 만나고 싶군요! 기념촬영에는 늦지 않겠지요. 아이들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되니까요.”
신이친는 학생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니 무척이나 기뻤다.
신이치는 오전 11시 반 전에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정문에서 빠른 걸음으로 교정으로 들어가자 학생들이 학년별로 막 줄을 선 참이었다.
왕자와 공주의 눈부신 웃는 얼굴이 신이치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흔들며 “소카초등학교에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하고 외쳤다. 학생들도 큰 소리로 외쳤다.
“안녕하세요!”
신이치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마음에 각인하려는 듯 모든 얼굴에 시선을 쏟으며 이렇게 말했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악수를 나누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어요.”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수줍게 웃는 아이도 있고 자신의 이름을 힘차게 말하는 아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는 아이도 있었다.
웃는 얼굴로 한 사람 한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그곳에서 마음의 문이 열린다. 교육의 첫걸음은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일에서 시작된다. 왜냐하면 마음이 닫혀 있으면 심전(心田)에 묘종을 심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