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의상은 우리의 전통적 고전미를 여인의 옷맵시와 춤사위에서 포착한 시라고 한다. 그런데 시의 뒷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화자가 말하려하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시에 나오는 여인은 일반적인 여자라고 보기가 어렵다.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가는 밤’에 여인이 ‘호장저고리’를 입고 ‘대청을 건너 살며시 문을’ 여는 여인의 모습을 일반적인 집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그 여인에게 ‘사푸시 춤을 추라’는 화자의 주문과 ‘가락에 맞추어/ 흰 손을 흔들어지이다’의 주문에 이르면 더욱 이상하다.
1-3행은 시의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나타난다.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附椽)’에서 ‘부연(附椽/婦椽)’은 ‘처마 서까래의 끝에 덧얹는 네모지고 짧은 서까래. 처마 끝을 위로 들어 올려 모양이 나게 하’는 것으로 이는 화자가 있는 집이 아주 큰 기와집임을 나타낸다. ‘풍경(風磬)이 운다.’는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려준다. ‘반월(半月)’을 보면 음력 초 7-10일 또는 19-22일쯤인 봄밤이다. ‘처마 끝 곱게 늘이운 주렴(珠簾)’이 있고 ‘봄밤이’ ‘아른아른’한 것을 보면 날은 그리 춥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반월(半月)이 숨어’ 있다는 표현은 화자가 방안에 앉아서 밖을 보고 있음을 알려준다.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 가는 밤’은 밤이 깊었음을 말한다.
4-10행에는 깊은 밤에 호장저고리와 열두 폭 치마를 입은 여인이 마당을 지나가는 모습과 화자의 감탄이 형상화 되어 있다. 화자는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라고 감탄을 연발한다. 화자가 감탄하는 모습의 여인인은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 자주빛 호장을 받친 호장저고리’를 입고 ‘호장저고리’에 ‘하얀 동정’을 받쳤다. 그녀는 ‘열두 폭 기인 치마’를 입었다. 치마의 ‘살살이 퍼져 내린 곧은 선이 / 스스로 돌아 곡선(曲線)을 이루는 곳’이 여인의 ‘발자취 소리도 없’는 걸음에 따라 ‘사르르 물결을 친다’ 여인의 이러한 모습은 화자에게 여인이 ‘환하니 밝도소이다’의 모습으로 보인다.
12-18행에는 화자의 방에 들어온 여인에게 춤을 추라 말하고 옛날에 즐겼던 풍류를 되살리고 싶은 심정을 말한다. ‘치마 끝에 곱게 감춘 운혜(雲鞋) 당혜(唐鞋)’을 신고 있다는 것은 여인이 마당에 있음을 알려준다. 여인은 마당을 지나 ‘대청을 건너 살며시 문을 열고’ 화자가 있는 방으로 들어온다. ‘그대는 어느 나라의 고전(古典)을 말하는 한 마리 호접(胡蝶)’으로 비유한다. 그리고는 ‘호접인 양 사푸시 춤을 추라,’고 말한다. 춤사위도 ‘아미(蛾眉)를 숙이고……’ ‘가는 버들인 양 가락에 맞추어/ 흰 손을 흔들어지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한다. 그러면서 화자는 ‘나는 이 밤에 옛날에 살아 / 눈 감고 거문고 줄 골라 보리니’라 하여 ‘이 밤에’ ‘옛날에 살’고 싶다고 한다. 화자가 말한 ‘옛날’이란 어떤 날인가? 시의 내용을 미루어 보면 ‘옛날’이란 기생집에서 화자는 거문고를 연주하고 기생은 이에 맞추어서 춤을 추고 노는 것이다. 화자는 이러한 생활을 옛날에는 생활로서 즐겼던 것이다. 그런데 화자에게 이러한 풍류는 옛날 일이지 지금은 쉽게 즐길 수 없는 것이다. 그러던 때에 어떤 일인지 모르나 커다란 기생집에서 밤늦은 시간에 고풍의상을 입은 여인을 맞아 풍류를 즐길 상황이 되어 옛날의 기분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 시는 우리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잘 살린 시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시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이러한 평가는 과장된 평가라고 생각된다. 기생의 호장저고리 열두 폭 치마가 우리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시의 내용 또한 옛날의 풍류를 즐기던 생활을 아쉬워하는 평범한 시이고 시적 기교도 특별한 것이 없다. 2004.07.05 오전 10: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