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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날리고 |
옥탑(채무자의 종교연구실 겸 기도실) | |||
채무자 점유 -2층(옥탑은 내부계단으로만 올라갈 수 있음) | ||||
1층 우측-임차인(전입 없음) (보증금 3,000만원) |
1층좌측 -임차인(전입 없음) (보증금 5,000만원) | |||
반지하-1 방 -1(전입 없음) 임차인 무상거주 |
반지하-2 방 -1(전입 없음) 임차인 무상거주 |
반지하-3 방 -1(전입 없음) 임차인 무상거주 |
이 물건과 필자가 인연이 된 것은 당시 현직 서울동부지법 경매계장을 하던 필자의 학생(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생, 본인은 권리분석과 경매론을 잠깐 강의한 적 있음)으로부터 부탁을 받으면서부터였다.
동부지법 경매계장의 부탁전화
⇒ 교수님 안녕하세요.
⇒ 웬일이세요, 계장님이 전화를 다 해주시고.
⇒ 혹시 내일 점심때 시간 좀 있으세요.
⇒ 계장님이 보자면 없는 시간이라도 내야죠
⇒ 교수님 사무실로 제가 가겠습니다.
⇒ 오실 때 최근 배당표중에서 특이한 배당표 있으면 몇 개 가져다주세요
⇒ 네~ ,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 누구를 좀 소개해 드리려고요.
⇒ 그러세요, 제가 만날 일 있으면 그렇게 하지요,
⇒ 네~ 내일 뵙겠습니다.
다음날 점심때 경매계장님이 고향인 경기도 화성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사람과 함께 왔다.
⇒ 김 선생~! 인사해 우 교수님.
⇒ 안녕하세요~! 김성준입니다.
⇒ 반갑습니다~! 우형달입니다.
⇒ 이 친구 중학교 국어선생입니다.
⇒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근데~ 계장님 무슨 일 있으시죠.
⇒ 친구라고 경매물건 하나 소개해줬더니 아주 진상 중에 진상을 만났지 뭡니까.
⇒ 뭐 명도 문제세요.
⇒ 바로 아시네~ 네~ 이 물건입니다.
⇒ 아~ 나도 이 물건 아는데, 좀 특이하지 않나요. 다른데가 있다 싶어 몇 번 본 적 있었는데.
⇒ 이 친구가 낙찰 받았는데 골치 아프게 생겼어요.
⇒ 집행할 일 있으면 계장님이 좀 도와주면 되잖아요~.
⇒ 교수님 지금 흥겨워 할 때가 아니라니까요.
⇒ 계장님이 직접 행차하는 걸 보니 머리 아프시네 !
⇒ 일단 밥 먹으러 갑시다. 오늘은 계장님이 밥값내세요. 나는 입만 가져갑니다.
⇒ 그러시죠, 먹고 와서 이야기 하시죠.
경매계장이 밥값 낼 때 눈치를
부부 교사생활을 하고 있던 연유로 약간의 여윳돈이 있던 낙찰자는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모 종교단체의 간부집을 2004년에 낙찰 받고 명도과정에서 여태껏 상상조차 해 본적이 없는 고초를 겪었다.
임차인의 요지를 말하면 임차인 전체가 같은 종교회원이고, 채무자의 그 종교단체의 상당한 지위에 있는 간부고, 한집에 가족처럼 살면서 종교생활을 한다는 것이었다. 채무자의 집이 경매당한 이유도 종교 활동의 결과였단다.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파악되었다. 흐릿하던 실체가 한순간에 명확해졌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딱 거기까지다.
누가 개입할 수도, 도와줄 수도 없고, 또 도움도 되지 않는다. 어설프게 개입했다가는 뼈도 못 추스리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오죽했으면 현직 경매계장이 지척에 있는 말 잘 듣고 너무나 협조적인 집행관들 놔두고, 밥까지 사면서 부탁을 하겠는가. 상상은 독자여러분의 몫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판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밥을 괜히 얻어먹었다
⇒ 계장님 미리 말씀하시지 그럼 내가 밥 안 먹지.
⇒ 그런 말씀마시고 좀 도와주세요 교수님.
⇒ 내가 어떻게 도와주라는 말이세요.
⇒ 명도 좀 해주세요.
⇒ 안 해요, 나도 살아야지 헤헤.
⇒ 교수님~! 술 한번 찌~이~인하게 살게 좀 도와주세요.
⇒ 나보고 대신 두들겨 맞아 달라는 말이세요. 그러다 뼈라도 부러지면.
⇒ 그러면 내가 책임지고 싸~아~악 잡아넣어 드릴게요.
⇒ 계장님이 더 잘 아시면서, 그 사람들이 계장님보다 힘이 더쎄요.
⇒ !?!?!?!?!?!?!?!?!?!?!?!?!?!?
⇒ 아마 검찰도 머리 흔들걸요.
⇒ !?!?!?!?!?!?!?!?!?!?!?!?!?!?
⇒ 이런 일 벌어질지 모르고 코치하셨어요.
⇒ 세상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편하게 물러날 줄 알았죠.
⇒ 누가 그래요 돈에 관심이 없다고~, 헤 헤 우리 못지않게 더 관심이 많아요.
⇒ 그런 것 같아요.
지금까지 거의 말을 안 하고 있던 국어선생님이 겨우 한마디 하셨다.
⇒ 저는 선생님 한국말 못 하시는 줄 알았어요.
⇒ 아주 죽을 맛입니다.
⇒ 지금까지는 농담했고, 계장님 얼굴봐서 제가 한번 해 볼게요.
⇒ 그래주세요~ 그래주시면 더없이 감사하겠습니다.
⇒ 교수님 감사합니다. 잘되면 가까운 다리건너로 한번 모실게요.
⇒ 그게 아니고 잘 못돼도 제 원망하시면 안 됩니다.
대강의 전말은 이러했다. 낙찰자를 꼭 만나겠다고 학교로 찾아왔단다.
교장실로 쳐들어오는 사람들
김성준선생 입장이 뭐가 되었을까는 뻔하지 않은가. 또 올 때는 혼자 안 오고 꼭 6~7명이 종교단체 봉고차 타고 우르르 온단다. 와서는 서~너 사람은 차에서 기다리고, 서~너~사람은 교무실로 들어와서 거기서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대화할 때마다 녹음기 큰 것 앞에 놓고 녹음을 하더란다. 어디가 쓰려고 녹음 하냐고 물었더니. 녹음해서 대화내용을 보고해야 한다면서 다른 선생들 보는데서 진상을 떨더란다. 말 그대로 죽을 맛이지. 더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일부사람이 교무실에서 큰소리로 떠들 때, 일부 사람들은 다짜고짜로 교장선생님실로 밀고 들어갔다.
⇒ 이 학교 책임자가 누구냐
⇒ 교장이 책임자면 교장하고만 말하겠다.
⇒ 지금부터 하는 말은 모두 녹음한다. 그러니 말 주의해라.
⇒ 교장이면 교장답게 선생관리 잘 해라.
⇒ 학교가 민족종교를 보호해야지 이게 뭐냐.
⇒ 학교 선생이 뭐가 아쉬워 경매 질이냐.
⇒ 그럴 여유 있으면 애들이나 더 잘 가르쳐라.
⇒ 애들 보기에 민망하지 않느냐.
⇒ 선생이 이러니 애들이 엉망이다.
⇒ 형제자매들 더 데리고 오기 전에 교장이 마무리 해줘라.
⇒ 학부모들에게도 알리겠다.
⇒ 경기교육청에 우리 도인도 있고 형제자매들도 있다.
⇒ 경기교육청에 민원-진정 넣어 놓았다.
⇒ 교장선생님도 처신 잘 못하시면 여러 가지로 안 좋은 일 생긴다.
처 들어간 사람들은 기세등등하고, 교장선생님은 눈 만 껌벅거리고. 그림이 보이실 것이다. 독자들 중에서 그래도 지금 번듯한 직장 다니시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또는 two job으로 경매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독자라면 참고하시기 바란다. 운이 없으니 바로 이런 상황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망한 주인의 특이한 명도조건
나도 슬슬 겁도 나고 걱정도 되기 시작했다. 죽이기야 하겠는가 싶어 우리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했다.
당시 본인 사무실은 서울시 광진구청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광진구청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었다. 물건지인 중곡동에서는 구의동까지는 차로 10여분 거리이다. 금방 왔다. 여러 사람이 올 거라는 예상대로 7~8명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비좁은 필자의 사무실에 몇 사람은 서 있고 몇 사람은 웅성거리고, 옆 사무실 사람들은 무슨 희아한 구경거리 생긴 줄 알고 복도로 몰려들었다.
⇒ 다른 곳은 다 비워줄 수 있는데 옥탑은 절대 안 된다.
⇒ 전쟁나기 싫으면 내가 해 달라는 대로 해주면 피해 안준다.
⇒ 다른 부분은 우리가 나갈 때까지 무료로 사용하게 해 달라.
⇒ 사람은 버스 몇 대도 동원할 수 있다.
⇒ 오늘은 조용히(?) 가지만 다시 오게 되면 무슨 일 날지 모른다.
⇒ 낙찰자에게 전해줘라, 누울 자리 봐가면서 다리 뻗으라고.
⇒ 누구도 우리를 나가라 마라 할 수 없다.
⇒ 오직 상제님만이 기도로 응답할 뿐이다
⇒ 응답이 오면 우리는 그렇게 할 뿐이다.
본인은 한 말이 거의 없었다. 일방적으로 통고하고는 가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강제 명도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말이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백주대낮에 벌어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도사’를 보았다. 자기들끼리는 뭐라고 부르고 대접하는지는 모르지만 내 눈에는 ‘도사’ 로 보였다. 옷차림부터가 그러했다. 채무자는 푸른빛이 도는 한복에 두루마기에 검정구두를 신고 있었다.
어디를 보아도 경매당하고 집을 비어주면 갈데없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별로 걱정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보통이라면 풀이 팍 죽어 있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다. 오죽했으면 현직 경매계장이 밥까지 사주면서 부탁을 했을까 하는 난감함이 몰려들었다.
대지 65평, 2억 2천만 원에 낙찰 받은 집을 시주하시란다
낮에 만난 일의 대강을 경매계장과 낙찰 받은 선생에게 전화로 말을 했다. 무슨 기대를 했겠는가. 그것으로 이 물건에서 필자는 손을 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궁금하기는 했지만 더 물어보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잊어가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해결하기 힘들겠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하면서 말이다.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은 해마다 연말에 강남의 모 호텔에서 송년회겸 사은회를 한다. 4년 뒤 연말 송년회에 참석했었는데, 경매계장의 얼굴이 보였다. 반갑고 궁금했다. 사석이니 물어볼 수 있었다.
⇒ 명도 끝내셨어요
⇒ 어떻게 끝냅니까
⇒ 그럼 아직도 그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 작년인가, 그 집을 자기들한테 시주하라고 했다네요
⇒ 그때 보니까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더라고요, 낙찰 받은 친구는 뭐라고 그러시나요.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죽을 맛이죠.
⇒ 그때 얼마에 낙찰 받았나요.
⇒ 전부해서 2억5천만 원쯤 들어갔다고 하데요.
⇒ 계장님이 소개하셨다고 그러셨죠.
⇒ 그러게 말입니다.
⇒ 마음고생이 심하시겠어요.
⇒ 죽을 맛입니다.
호텔 송년회가 끝나고, 함께 나와 구의동 먹자골목으로 와서 그날 밤 거의 실신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
자칭 선수끼리 밤을 새운다고 달라질 것도 별로 없었다. 그리고 작년 말에 그 집 등기부를 한번 떼어보았다. 소유권이 모 종교 재단법인 앞으로 이전되어 있었다. 재단법인에 매매로 소유권을 넘겨주었는지. 아니면 무상으로 기증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심증만 갈 뿐이다. 3억 원짜리 주택이다. 5년을 시달리고는 끝내 손들고 말았지 않았나 추측만 해 본다. 믿지도 존경하지도 않는 곳에다가 말이다.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이야기냐고 궁금해 하시는 독자들의 표정이 보인다. 가능한 일이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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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직 책으로 만들어지기 전의 원고 한 꼭지 입니다 . .^^
즉 세상에는 처음 보여드리는 초고입니다 . .^^
좋은글 감사합니다.
근데 정말 종교 시설은 답이 없는걸가요?
제목의 도사가 "그" 도사였군요
잘읽었습니다.
심장 떨리는 스토리네요.. 종교시설은 어렵다너니~과연 해답은 없을까요
상제님..어쩌구 하는거봐서 정상적인 종교는 이닌듯합니다
그분들 큰공부 하셨을 거라 봅니다
경매는 상황에따른 대처법들이 다달라서 더 흥미진진 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허참~~ 줄감 했습니다~~
아이구 살 떨려~
교수님! 밥을 괜히 얻어 먹었다! 하는 이 문구 보공 저 빵 터졌답니다. 제가 어제 모계장님 점심 한끼하자고...
그후 밥을 괜히 얻어 먹었다 하셨으니....상부상조 윈윈하구 삽시다 했더니 제게 백여우라고....아주 잘 읽고 갑니다~~
교수님 글을 읽다보면 시간가는줄 모르겠네요~ ^^
벌써 "더 더 위험한경매"책을 준비하시는 건가요? ^^;;
법치국가에 이런일도 벌어질 수 있군요. 무섭습니다. 국어선생님이 불쌍합니다. 평생모은 돈일텐데...
재미있기보다는 소름이끼칩니다. 종교 집단이 선량한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네요.
진상은 진상으로 까부셔야 하는디...ㅋㅋㅋ 현직 선생님이라 어쩔수 없이 당하시는 꼴이 안타깝군요.ㅎㅎㅎ
우띠~~그지같네..
주먹이 더 가깝다는..
국어쌤 불쌍타 ㅠㅠ
내가 가서 드러눕고싶네 ㅎㅎ
국어쌤왈 : 경매...아무나 하는게 아니다....이러면서 댕기실듯
앞으론 좋은일이 많으셨으면~
잘 보았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히 읽고 갑니다~
위험한 경매 책에서 본 듯한 종교시설이네요 마음고생 많으신 낙찰자님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욕심이 과하면(수익) 탈도 날수 있거든요
종교단체 무서운 곳이네요...ㅜㅜ
수익이 많아보여도 병아리는 종교시설에 눈길도 주지말아야 되겠네요? 그것만이 살길이네.....
내몸에 맞는 물건은 많으니까요. 잘하는 명도가 경매의 완결임을 새삼느낌니다.
처음 경매공부할때 어떤 강사님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고 안되는 명도 없다고 <우스갯소리로 탱크를 동원할수있다는 말씀>하셨는데 .....
그런 물건은 손도 대지 말아야겠네요... 무!섭!다!
와 ... 이사건 .... 대박이네요 ... 이런 사건이 정말 많다는거죠 ... ?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