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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만든 물건이라고 | ||||||||||||||||||||||||||||||
사회적 기업으로 희망용인을 디자인하다(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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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이 가장 많이 뿌리내린 서울, 그 가운데 ‘동천’이 있다. 동천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요양원, 특수학교 옆에 하얀색으로 지어놓은 작업장. 얼핏 보기에는 여느 공장과 같았는데, 알고 보니 많이 달랐다. 동천모자로 출발한 ‘동천’은 모자 생산을 통해 중증 장애인에게 취업과 사회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카트리지 재생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회사 이름도 바꾸었다. 동천학교, 동천의 집 등 중증장애인 졸업생들에게 재봉틀 교육을 실시해 방석, 이불, 쿠션 등을 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우연한 기회에 모자 공장을 시작하게 된 동천모자는 50여 명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직원들은 한결같이 “재미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일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는 동천을 찾았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천모자는 5년 전 우연한 기회에 모자공장을 시작했지만 모자에 대한 전문 지식도 없고, 사업의 노하우도 없어 어려움은 컸다고 한다. 김서연 사무국장<사진>은 “기업은 규모의 경제,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지킨다는 것은 기업의 경영측면에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수익이 날수록 취약계층 일자리를 늘려야 하고 직접 벌어 기업을 유지해야 하는 가치 또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 디자인-재단-포장까지 ‘메이드인 코리아’ “일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디자인-재단-바느질-포장까지 16가지 공정을 거쳐 제작되는 동천모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강점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현재 유명 스포츠 용품 업체들과 거래를 하며 관공서에도 꾸준히 납품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만든 모자’라는 낙인론을 극복하기 위해 동천에서는 지속적으로 직업 훈련을 시켰고 거래처와도 차곡차곡 신뢰를 쌓아 나간다. 그 덕에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 잡은 동천. 동천의 근로자들은 비록 최저임금 수준(79만원선)이지만 일한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자립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주말이면 자기 시간을 쪼개 컴퓨터 정보화 교육이나 월급관리, 성교육도 받는다. 기본적으로 작업에 필요한 기술과 수행적응 훈련을 하면서 사회 적응 능력도 키워나간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태어난 동천 모자는 최고의 품질로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
# 보호형 일자리 제공에서 기업으로 성장 지난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은 뒤 동천의 기업 이미지는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김서연 사무국장은 “소규모의 기업이다 보니 가격 경쟁이나 품질에서 밀리는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고 난 후에는 기업 이미지가 좋아졌고 직접거래방식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이 물건을 강매한다는 사회적 관념을 깨기 위해 동천은 장애인들의 생산속도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고 짜임새 있는 조직 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 그는 “동천 역시 보호형 일자리를 제공하는 작업장으로 잔류할 것인지 고민하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갔는데 잘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러한 사회적 기업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제도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영리기관에서 사회적 기업을 많이 설립하지만 공장 설립 등에 제한이 많이 따르죠. 복지기관으로 보는 제도 때문입니다. 사회적 기업 진출이 자유로울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고 사회적 기업 역시 취약계층을 고용했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토너 카트리지 재생사업을 확대할 계획인 동천은 지금껏 장애인 상품이라고 광고하지 않았다. 동정심에 물건을 산다거나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오로지 ‘동천 모자’로 묵묵히 이어온 사회적 기업. 50여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쉼 없이 달려가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다는데 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