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한국거래소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의 투자금 전액이 손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연이어 폭락했음에도 개미들의 투자가 이어진데 우려를 표한 것이다.
22일 거래소는 WTI원유 관련 ETN에 대한 추가 안정화 조치 시행안을 밝혔다. 앞서 20일(현지시간) WTI 선물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유가 급락세가 계속되면서 손실이 막대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유가 회복에 배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3월 초부터 이날까지 유가 하락 시 손실을 내는 ETN 8개 종목에 몰린 개인 순매수 금액은 총 5천8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종목은 WTI 선물 가격 일간 수익률의 2배를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WTI 선물이 하루에 50% 이상 하락하면 전액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라며 “이 경우 추후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투자자 손실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품 구조상 장기적인 전망에서 유가가 살아난다고 해도 손실이 쌓일 경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WTI원유 관련 ETN의 경우 개인 투자자가 절대 장기간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이라고 거듭 설명한 것이다.
실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WTI 5월물은 전일대비 55.90달러 폭락한 배럴당 -37.63달러에 마감된 바 있다. 이어 21일에도 6월물이 배럴당 11.57달러로 전날보다 43.4% 급락했다.
상품 구조를 고려했을 때 이 같은 폭락이 재연될 경우 이들 종목 기초지표 가치가 0으로 떨어짐에 따라 상장폐지가 이뤄져 시총 4345억원이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폭락이 다시 재연될 경우 이들 종목 기초지표 가치가 0으로 떨어져 상장폐지돼 시총 4천345억원이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같은 우려에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는 각각 28.18%, 35.22% 급락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해당 종목의 폭락에도 불구 기초지표 가치 대비 시장가격 괴리율은 30% 미만으로 정상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23~24일 간 동안 이들 종목의 거래를 정지할 방침”이라며 “오는 27일 괴리율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거래 정지를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