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의 전설 해국.
사랑을 위하여 얼마나 정성을 다하였을까
좋은 국화차를 담그기 위하여는
새벽에 정화수를 길어오거나
차거운 한천수를 떠오거나
국화꽃으로 덮여있는 못에서 길어온 국화수로
성질은 온순하고 맛이달며
독이없는 물이좋다고
‘허준’선생님이 ‘동의보감’에서 말씀하신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죽전마을에서
다원 ‘월향’을 운영중인 김길자원장님은
차 만드는법을 시어머니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았다
차를따는 날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며
비누 샴푸도없는 맑은물에 정갈하게씻고
화장도않하며 장갑도 끼지않은채
차잎을 따는데 정성을모은다
정월 초하루가되면
좋은차를 만들게 하여달라고 제사를지낸다
정월 대보름날
가거도 사람들은
‘달뜬목’에모여 모닥불을피우고 음식상을차리며
달님에게 손을모아 간절한 소원을빈다
춘3월초 관음절날이면 모두다 정성을다하여
뱃고사를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빈다
정성[精誠]이란 말은
온갖힘을 다하려는 진실되고 성실한 마음이라한다
마음으로 보는사랑
아름다운 여신은
해국꽃이 들어있는
벼개와 이불을 내어주어
따뜻한 방에서
해국의 짙은향이 온몸에 베도록
군불을 올리고
머리맡에 앉아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를읊고 조용히 노래를 불러준다
잠이든 젊은신선의 맑은얼굴을 보며
홀로있던 외로움에서 벗어나
비어있던 가슴이 사랑으로 체워지는양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걸 느끼게된다
새벽녘에는 ‘하늘공원’을 넘어 2
‘큰넙덕여’를 지나 ‘짝지밭’으로 가
‘소퉁’의 차거운약수를 떠온다
동이트는 햇빛이 ‘소퉁’을지나
아름다운 여신의집에 찾아오면
기지개를키며 일어나는 젊은신선에게
맑은 ‘소퉁’이 약수를 마시게하며
하이얀 쟁반에
하이얀 보자기를 깔고
국화향차와 국화전을 올린다
해가올라와 사방을 환하게 비추면
산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후박나무숲의 바람소리와 함께걷는다
파란풀이 돋아나고
나무들의 새순이 제각금 색깔을머금어
봄을 맞이하는 가거도
애기 솜털마냥 보송보송한
노란 참식나무 새순도 올라오고
돈나무 다정큼나무 천리향나무
새순돋우며 꽃향기 가득하려 5월을 준비한다
정겹게 들리는 파도소리
싱그러운 바람도 불어오고
나무숲길을 걷다가 큰바위에 기대기도하고
절벽위에서서 국흘도쪽의 아름다운섬들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기도한다
다시(茶時)에 맞추어 다담(茶談)을 나누며
즐겁게 웃는다
젊은신선은
조용하면서도 은은하게 정성을 다하는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을보며
자기를 사랑하고있으며
자기또한 사랑하고 있다는걸 께닿게된다
아름다운 여신은
젊은신선의 옷메무새를 만져주며
손을잡고 가거항으로나간다
<쉬어가는글>
가거도는 경사가심한 산하나로 되어있어
돌을 주어내 담을 쌓고 자투리밭을 만들어
보리 배추 무 고추 파 상추등을
돌담곁에는 호박을심어 밥상에 올린다
밭이 그나마 여유가있으면
더덕 도라지 곰취 토란등을심어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한다
해 안 가
‘가거도’는 아주 좁은면적에
‘독실산’만 우뚝서있는 큰산이라네
‘가거도’의 밑자락 절벽들
바위들 작은섬들 많은섬 많은여들
바다위에 떠있어 사람이 살수있는곳 ‘섬’이라하며
머물기 어려운 바위섬을
‘여’라하고 ‘섬’이라 부르기도
어느건 ‘여’나 ‘섬’을 않달고도
부르는 이름이있다네
물속에 뭏이여 보이는 큰암초를
‘초’를붙여 이름부르니
‘가거도’에는 이름도 많다네 참 많다네
‘대리마을’ 앞바다 ‘가거항’을 나오자
왼쪽엔 ‘장군섬’ 오른쪽은 ‘녹섬’
작고큰 ‘간여’를 보며 ‘녹섬’을 돌면
바다의 용이 ‘독실산’을 오르려다
오르지못하고 바위로변한 ‘회룡산’
바다의 용을 너무 사랑하여
‘눈물샘’ 만들며 울며떠난 ‘선녀봉’을 바라보고
사랑의 아픈기억을 생각해본다
내가 사랑하였던 선녀의얼굴이 떠오른다
그녀는 무얼하고 있을까 보고싶다
‘큰여’를 지나‘밭면’을 따라가면서
모락개위 소반바위취 달밭밑 큰넘 오구멍작벌 하늘개취
<쉬어가는글>
‘대리’마을에서 ‘삿갓재’를넘어 ‘항리’마을로
‘항리마을’밑 ‘섬둥반도’로 가는길밑 해변
‘두렁여’못가 ‘대리치’
‘가거항’에서 ‘대리치’까지의 해변을
‘밭맨(밭면)’이라 부른다
‘녹섬’지나
찾아오는 파도와 부딪치며
‘밭면’을 한마장정도 가면
‘돛단바위’를 만나네
커다란돛을 띄워놓은양
높은 절벽앞에 두개의 깍아지른 암석이 물위에 서있네
큰돛은 직사각형
작은돛은 삼각형 높기도하고 넓기도하고 크기도하네
그큰 높은돛 돛만 세워놓고
젊은신선은 어디로 갔을까
타고온 ‘주선(舟船)’은
어이하여 커다란 돛만 남겨놓았을까
한마장 더가면
‘기둥바위’를 만난다네
11층빌딩보다 더높은
기괴한 암석기둥이되어 서있으니
그 큰기둥으로
‘젊은여신’이 ‘짓다만 집’은 얼마나 컸을까
왜 기둥만이 홀로 서있을까
기둥바위 가까운곳에 ‘젊은여신’이 빠져죽은
‘신녀빠진여’가 나온다
‘젊은신선’과 ‘아릿다운 여신’이
마지막까지 사랑을 이루지못하고 빠져죽은
슬픈전설은 어떤사연일까
젊은신선을 만나기전
아름다운 여신이 외로이 홀로놀던
‘선녀바위’는 그 자리에 그데로 있는데
아름다운마음 아름다운세상
아름다운사람들
신선마저도
좋은사랑을하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남아있어야 하는데
두신선은 어디로가고 전설만이 남아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절벽을바라보며 배는 지나간다
<쉬어가는글>
가거항에서 항리로가는 해변 ‘밭맨’은
높다란 절벽으로이루어져 경관이 아름다우며
절벽 곳곳에 숨은 사연들이 많다
‘납당말’지나 ‘성근여’를끼고 돌아가면
백메타높이의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길게늘어선
산산산 ‘섬둥반도’
올려다 보기도힘든 섬등반도는
아름다움이 장관을이루며
벼랑끝에 메달린 꽃들 나무들
화려한 자태 뽑네며 바람에 어울려 춤을
비가 개인후 섬둥반도에 뜨는
그 큰무지개를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왈츠를 추게되며
태풍이 불때에는 ‘도드리 장단’에 맞추기도 하며
지르박 왈쓰 부르스 탱고
계절마다 바람마다 다른춤을 추고있다네
그러나
험하고 험하며 바람도 거세어
섬둥반도 끝자락을 걷고싶어도
날아갈듯 까치발로 걷기도 힘들다 하네
‘섬둥반도’ 밑자락 중간쯤
‘항리’방향의 커다란바위
갓 태어난 딸을 앞에앉고
세찬바람 맞으며도 뱃길나가 돌아오지않는 낭군을 기다리며
혹여 웃으며 돌아올까 마냥마냥 바라보다
보고품이 얼마나 컷으면
사람키 열두배의 큰바위가 되었을까
바위가 되어 먼바다를 바라보는 ‘망부석’을
‘모녀바위’라고 부를때마다 마음이 슬퍼진다하네
섬둥반도를지나 ‘신선봉’밑 절벽을 따라가며
개자리 바닥바위 신간여 볼락개취 오간여 등대짝지
절벽절벽사이 ‘등대짝지’에 닿아
가파르게 만든 높은계단
그위에 올라서면
먼곳 넓은 바다에 떠있는
큰국흘도 작은국흘도 개린도 개린여 신여
왼쪽의 ‘작은여’를 바라볼수있다네
왼쪽으로돌아 아담하게 다듬어져있는
‘등대’곁에서 먼바다를 바라보고
‘상하이’ 닭우는 소리를 들으면
같이가 곁에있는 여인은
왜그리 아름다우며
서있는모습은 왜그리 어여삐보일까
두사람의 마음은 바닷바람에 싰겨
티한점없이 뜨거워지는 사랑만 남게되어
등대곁을 떠날줄 모르네
가거도는 절벽위에서 살아가는곳
그험한 절벽위에서 누가 말하였나
마지막 사랑이 이루어지는곳 ‘등대짝지’라고
등대곁에서 손을꼭잡고 마주보며 걸어나온다
눈빛이다르다 사랑의 눈빛이깊다
배는 노를저어 오동여 검은여 두억서 지나
‘가거도’의 맨끝에있는 큰섬들 커다란섬 ‘국흘도’에 다다른다
<쉬어가는글>
가거도의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세워졌으며
서해안과 남해안의 갈림길에 서있어
풍랑이 자주 심하게 몰아치는 곳을 두루비추고 있다
풍랑이심하면 멀고 먼곳에있는 배들을
가거항으로 불러들입니다
또한 독실산의밑자락 아주높은 절벽위에 서있어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국흘도 (1)
가거도등대 절벽밑으로 멀리
검은여 오동여 두억서 지나
한참 멀리있는 국흘도
날선 칼처럼 우뚝서있는 칼바위
커다란 기괴한 바위들이 칼바위를 에워싸
해무가낄때면 구름위로 칼끝이솟아
아름다운절경이 눈을 붙들어멘다
대국흘도 소국흘도 작은여 개린도 개린여 신여
가거도의 8경중 하나라며
옹기종기모여 아름답게 보인다
왼쪽의 ‘작은여’는 누예가 기어가는듯
‘누예머리 바위‘가 해무속에서 꿈틀데고 있다
국흘도 섬들은 자연보호지역
가거도는 온대북부에 속하는기후
쇠뿔오리, 바다제비, 슴새등 철새들
철따라 이동하는 기착지되고 철새들의 번식지라
많은 새들이모여
서로간에 나누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쿠굴쿠굴하는 소리로 들린다하여
‘쿠굴도’라 부르며
‘국흘도(局屈島)’라 한문이름을 붙였다한다
‘악악’하고 운다하여 ‘악새’라 부르는 ‘흰날개 해오라기’
아름다운색상 또렷한눈 날카로운부리 뛰어난자태에 눈을떼지못하며
쓰다듬어주고 싶어진다
까만 ‘오추(烏秋)’새는 젊은신선 따라와
매일 외롭게울며 돌아가지않고 가거도에 머물고있는 사연은 무엇일까
힘차게 날아오르는 ‘오추’새를보며
좋은마음으로 ‘젊은신선’따라와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는것같다
(국흘도는 해조류 번식지로써 문화재로 등록되어있다)
사랑의 정성
사랑의 씨앗이되어
품에앉고 젖을 물려주며
토닥거려 주고
쓰다듬어주며 아름다운 노래를들려준다
아장아장 걷다다치고
뛰어놀다 다치고 싸움하다 다치고
사랑으로 보살피게한다
아프거나 큰병이 낫을때나 어긋낫을 때에도
올바르게되도록 정성을다하여 사랑으로 낫게한다
책에서도 만나는 사람에게서 배우고
길을걸으며도
집에돌아와 정성스러운 사랑을 배운다
사랑을 물려받아 스스로 사랑을보태며
가슴에 품고서
자기길을가며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새로운 사랑에게 사랑의 마음을열며
정이 쌓이고 사랑이 쌓인다
사랑을 주고 또주고
때로는 아쉬운충격을 남기고
떠나버리는 사랑도있지만
떠나간사랑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으며
나의사랑은 나의 마음속에있다
나의 마음에도 정성을 들인다
정성[精誠]이란 말은
온갖힘을 다하려는 진실되고 성실한 마음이라한다
해국(5) 에서는
젊은 두신선이 아름다운 국흘도를 찾아가며
사기미지나 까망섬위의 대풍마을을 둘러보고
빈주반도의 빈주앞말을돌아 빈주바위를 찾아가 사랑을나눈다
깊은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다보여주어도 괜찮을지 망서려지나 용기를 내기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