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들꽃이야기①
하늘이 내린 겨울약초, 천문동(天門冬)
학명 : Asparagus cochinchinensis Merr.
외떡잎식물강 백합목 백합과 비짜루속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광양에서 전화가 왔다. 여럿이 들꽃탐화를 마치고 돌아온 뒷자리였다.
“선생님! 오늘 산에서 천문동을 봤는데요 그때 선생님이 호랭이좃이라 했어요 홀애비좃이라 했어요? 나는 호랭이좃이라 하는데 누군 홀애비좃이라 해요. 누 말이 맞죠? 큭큭...”
‘천문동’은 한국 원산으로 주로 남녘의 바다 가까운 산기슭에서 자란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1~3개씩 모여 아주 작게 담황색으로 피며 다 자라면 줄기가 2m가량 휘늘어지는데, 동속의 ‘방울비짜루’와 어슷비슷하여 곧잘 초짜들을 속인다.
천문동은 잎이 변한 가시가 잎겨드랑이에 나고 역시 비짜루엔 없는 소시지 모양의 굵고 통통한 덩이뿌리들이 덜렁덜렁 아랫도리에 달리는데, 이 풀의 머리채를 잡고 낭창히 당겨 본 사람이라면 어디 강태공의 월척 손맛이 부러울까!
어느 천 년에 어떤 넉살머리 약초꾼이 바닷가에 걸터앉아 홀로 만지작거렸던 이름일까 저 천문동의 속명이 바로 ‘홀아지(비)좃’이었던 것! ‘천문동’이라는 이름은 실은 그 뿌리모양과는 별도로 ‘하늘의 문을 여는 겨울약초’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동진(東晉)의 학자 갈홍(葛洪:283∼343)이 지은 책 <포박자 : 중국의 신선방약(神仙方藥)과 불로장수의 비법을 서술한 도교서적>에는 천문동을 삶거나 쪄서 먹으면 곡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 했으며, ‘두자미’라는 사람은 ‘천문동을 먹고 80명의 첩을 거느리고 130명의 자식을 낳았으며 140세까지 살았는데 하루에 300 리를 걸어도 지치지 않았다’는 가위 전설적인 내용이 실려 있다.
성미는 달고 쓰고 차며 주로 폐와 신경(腎經)으로 들어간다. 점액질이 많아 마른 폐를 자윤하여 인두, 후두, 기관 등을 괴롭히는 재채기나 코막힘,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일 수 있으며 또 하초가 허약해져서 성기능은 물론 소변이 순조롭지 못하거나 변비가 자주 나타날 때에도 방광과 신장의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충하여 그 증상을 근원적으로 개선해주는 능력을 발휘한다.
필자가 무슨 생각이 들어 생지황, 더덕 등을 가하여 복용해 보았더니 거칠어졌던 피부가 금세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약리는 폐렴쌍구균, 연쇄상구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발육을 억제하는 작용을 나타내며 백혈병에 세포억제작용이 입증되었고, 약침제재로 유선암과 악성림프암종에도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임상보고 되었다.)
득의양양했던 광양의 여선생님은 내 답변에 일차 실망한 듯하였지만, 호랭이든 홀애비든 그 뒤에 따라붙은 ‘좃’자 만큼은 똑똑히 발음함으로써 좌중의 흥을 팽팽히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가 앞으로 중년 노년을 살면서 남자의 거시기한 힘이 약해지면 전립선, 이명, 치매, 노화, 골다공증, 당뇨, 뇌졸중 등 갖가지 성인병이 나타나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러하니 이 기회에 통한 사람들끼리 나누는 유쾌한 농담 끝에 우리 들꽃의 효용성도 한바탕 열심히 배워보면 어떨까.
김진수 전남들꽃연구회장<나주뉴스 기고문>
천문동
백합과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5~6월에 연한 황색의 꽃이 겨드랑이에서 1~3개씩 달린다. 잎은 선형으로 뾰족하고 광채가 있다. 줄기는 1~2m, 뿌리는 방추형의 덩이뿌리가 사방으로 뻗는다. 둥근 열매는 백색이고 흑색 종자가 1개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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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짜루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50~100cm 자라며 암수딴그루. 5~6월에 백록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2~6개가 모여서 핀다. 천문동에 비해 잎이 여리고 덩이뿌리는 없다. 둥근 열매는 붉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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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비짜루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50~100cm. 꽃은 비짜루보다 꽃자루가 길고 6~7월에 황록색으로 핀다. 잎은 난상피침형. 뿌리는 길게 뻗고 곧추서며 많은 가지를 친다. 둥근 열매가 방울방울 달리는데 붉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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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늘이 내린 약초 천문동 배움주시니 감사합니다
산행중에 한무더니 캐어주셔 어찌할줄 몰라 술을 담고
반은 설탕에 재워두어는데 페와 피부에 좋으니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에게 먹어야 겟습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맞아요.. 내가 아토피 치료할 때도 아끼지 않고 군약의 하나로 삼죠. 어린이 아토피는 음식 조절 만으로도 간단히 해결 되나 고등학교 이상이면 조금 달리 치료하고, 진물이 많은가 아닌가에 따라 기법이 다릅니다. 아틀이 고생하지 않게 제게 연락주세요...
와우~~드디어 뜨셨어요~~나주뉴스에~~^^
추카추카 드립니다~~~~^^그러면 앞으로 쭈~~욱 연재글 내시는건가요~~?
사진도 멋있고 글도 재밌고 한번 접하면 중독되겠는데요~~
역시~양순님 눈썰미는 대단해요~~~나주뉴스 독자가 2배로 늘어날겁니다 화이팅!!!입니다..
약효를 보니 천문동은 저한테 딱 필요한 처방약이네요~~~
무시로 복용해도 됩니까? 고것이 궁금합니다~~^^
해빈께도 맞아유. 이번 처방에 군약으로 삼았어요. 피부가 촉촉한 것이 장난이 아닐 겁니다. 여름 더위에 달아오른 열이 이맘 때 쯤 바깥 기온이 차지므로 오싹하니 온 피부가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러면 그 열이 어데로 도망가겠어요? 위로, 예민하고 약한 코로 탈출구를 찾습니다. 그곳에 열이 나고 붓고 눈물나고 아픈 것이 비염이에요. 너무 간단하게 표현했지만 그래서기본적으로 윤폐하여 상초의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히고 하초로 기를 내려야 해요. 만성도 마찬가지에요. 타고난 열혈이 혈액순환이 안 되고 상기하면 늘 콧속이 붓고 열이 치밀어 재채기 등이 터지지요.. 어떤 이들은 해수나 천식, 이명, 중이염, 안질로도 온답니다.
사진은 백련사에서 김양순부장님이 찍어준 사진 맞죠?^^ 내 풍신에 저런 벙거지를 쓰고 이만큼 잘 나온 사진이 없답니다. 두고두고 쓸거에요.^^ 내가 언제 김부장 사진을 조롷게 잘 찍어줘야겠는데... 욕심 같아선 내 본령의 약초해설이 좋지만 글은 독자를 고려하여 음양으로 갈라지는 선을 지켜야겠죠. 쓰다보면 조금 더 진화하겠죠... 위의 것은 양순부장님의 블로그 blog.daum.net/ysnaju/8673823 | 나주라는 세상이야기 에서 퍼왔어요.
와우~~~사진 멋지고! 글 좋고!
좋은 정보 가득하니, 내 들꽃마을에서 얻는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3번부터 거꾸로 읽어 왔어요.
기분이 좋은데요..드려요..
선생님 늦었지만
다음엔 놓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얄꺼 같아요.
오름아.. 고맙다. 글 쓰는 일이 메이는 일이어서 즐거울 수 만은 없지만 문인들이 이렇게 신문의 지면을 통해 글쓰는 것을 좋아 하는 편이지. 신문은 글의 분량이 정해져 있고 저널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며 시의성도 중요해. 하지만 이렇게 의무적으로 써야 몇 년 지나면 한번 묶어볼 수 있지 않겠어? 그러고 보니 메이니 묶여지겠구나...^^ 앞에 있는 건 좀 심각한데 이 '천문동'이 너도 이상하게 재밌어?ㅎㅎ
ㅎㅎ아부지 계실때는 천문동을 심으셨어요.
지금도 텃밭에 있다면 아무래도 제가 싹쓰리를 해오지 않을까요?ㅋ
한약을 다룬 분이라 역시 천문동도 심으셨구나... 집에 가면 찾아봐라. 싹쓰리해서 굵은 것은 따고 자잘한 것은 그대로 두어 다시 심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