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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첫날 (2014.1.6.월)
순례의 길은 이렇다 할 만큼 오늘이 오기 전에 참 많이 겪었다. 기쁘고 들뜨고 기대하고 공부하고 책 읽고 인터넷 검색하고 매일 매일 촛불 켜서 기도드리고 그러나 여행사와의 일로 어느 날 갑자기 초조해지기도 하고, 속이 상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 생각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일에 대한 답답함과 갑자기 터지는 사건에 대한 분노, 다시 평정, 그리고 이해, 기다림 부딪쳐 보기, 또 이해 이렇게 하며 오늘 공항에서 우리는 결국 프랑스를 향해 출발을 했다. 프랑스로 1차 출발하신 분이 11명, 나머지 18명은 대한항공으로 2차 출발하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했던 비현실적인 출발을 하면서 말이다. 함께 해야 하는 우리가 두 번의 스타트로 결국 비행기에 탑승했다. 새벽에 먼저 출발하신 분들을 보내 드리면서 마음이 짠한 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한 배를 타고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현실은 둘로 나눠져서 출발하는 일정이었기에....... 그래도 새벽미사를 참례하며, 그분들을 먼저 보내드렸다. 그 와중에 구 옥희 베네딕다 자매님 부부의 사건은 또 에피소드로 남는다. 여행 가방이 고장이 나는 통에 신부님 가방을 빌리고 다시 넣는 일을 했는데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출발해서 가면서 다시 연락이 왔다. 가방 하나를 못 싣고 가신 것이었다. 성당 엘리베이트 앞에 두고 가셨다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2차출발 하는 우리가 있었기에 가지고 갈 수 있었고, ㅎㅎㅎ 오버차지 물지 않고 갈 수 있었던 것 또한 연령회장님 부부가 짐을 적게 가지고 오셨기에 가방을 옮겨 담으면서 공항에서 한 바탕 쇼를 하면서도 어쨌든 짐을 잘 실을 수 있었다. 2차 출발 하던 우리는 일정대로 가면서 공항근처에서 콩나물 국밥집에 들러서 아침을 먹고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 마침 박 옥희 데레사 자매님의 생일이어서 케잌도 자르고 축하도 함께 하게 되어 그 집에서 밥값을 한 사람 분은 빼주시기도 했었다. 어쨌든 이렇게 어려운 출발을 하면서 일정은 시작되었다. 들리는 소문과 현실, 모든 것 접어두고 이제 "미소"로서 소화데레사 성녀를 닮기로 기도하며, 모든 것들 안에서 작음으로 낮아지려 노력했다. 순례 준비 기도 시작일부터 오늘이 사십일 되는 날이었다. 40이라는 숫자는 고난을 뜻하기도 하지만 원곡성당 성지순례단에게는 현실적인 광야체험이었다. 이제 만약 내게 이번 순례를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면 절대 못한다고 펄쩍 뛰었을 것이다. 모르기에 부딪쳐 봤고 , 사람들도 알아 갔으며, 세상도 알아 갔고, 지금까지 겪지 않았던 현실도 겪어 봤다. 얼떨결에 맡게 된 봉사자의 몫이 무거운 십자가가 되어 짓눌러왔었다. 그냥 한곳을 향해 나아갈 때 짧은 시간이었지만 겪게 되었던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는데 벌써 그 일들이 과거가 되어 순례가 시작되었다. 오늘부터다. 이제 은총의 순례길이다. 무엇이 우리 앞을 가로 막겠는가? 이러한 일들도 겪고 왔는데 말이다. 이제 좋은 곳에 가서 성인들을 만나고 은총체험하고 새롭게 시작해야지. 이번 순례는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그려가고, 우리가 채색해 가는 것이다. 삶은 움직이는 것, 이 순례에서 또 다른 인생의 의미를 체험하고 싶고, 나의 작은 바램들이 하느님 앞에서 실타래처럼 풀려지기를 기도해본다. 신부님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도했으며, 미사 시간에 서셔서 미사진행하시기를 카타리나와 지향을 두고 기도했었다. 그리고 더불어 작은 소망도 기도했었다. 올해는 대학생이 둘이나 있으니 가정에 금전적인 풍요도 건강도 가정의 순탄함과 평화도 주시기를 ....... 오늘도 이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기내에서 보내는 이 시간이 내겐 참 소중하고 좋다. 감기약으로 카타리나와 비비가 또 다시 몸체험을 하고 있다. 건강이 우선인 것이야. "당신의 얼굴을 씻고 당신의 마음을 씻어 주십사고 하느님께 기도하십시오." 소화 데레사 9일기도와 감사 고통의 신비 40일 기도 마지막 날 이웃사랑에 관하여 생각해 보았다. 감사하며, 봉사하며 실천하며 사는 삶은 행복할 것이라고... 기내에서 13시간의 시간을 보냈다. 몇 번의 음식과 간식을 먹고, 드디어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로마와 파리는 우리나라보다 8시간의 시차가 있었다. 1월 6일 오후 2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13시간을 날아서 도착했는데 그곳 도착시간은 오후 6시 20분이었다. 현지 가이드 요셉씨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약간 젊어 보이지만 50대 아저씨였던 그는 유머러스하고 껄렁껄렁한 말투 때문에 진지함이 배어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부터 함께 파리 순례를 할 형제님이셨다. 그는 우리를 호텔로 데리고 가서 먼저 도착한 분들과 만나게 해 주고 일정대로 저녁을 먹으로 나갔다. 파리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조그맣고 아담한 스파게티집이었다. 제일 먼저 먹게 된 스파게티는 파리 음식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할 만큼 맛이 없었다. 파리현지에서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바게뜨 빵을 먹었다. 좀 눅눅한 느낌이 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딸기 아이스크림이 차라리 맛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와서 호텔에서 방 배정을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나와 카타리나의 방 호수는 119였다. 그야말로 오늘부터 우리는 우리 순례객들을 위한 119구조대가 되어야 한다. 꿈같다. 파리 땅에서 우리가 서 있다는 사실. 내일은 호텔조식을 먹은 후에 소화데레사 성녀의 성지인 리지외로 간다. 기대되는 일정들을 훑어보며 내일 미사 준비를 위해 복음을 읽고 묵상하며 성가를 뽑았다. 은혜로운 미사를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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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19구조대 ㅎㅎㅎ 하느님의 섭리가 여기에 이렇게 드러내시는군요 ,,ㅎㅎㅎ 담이 기대 됩니다 ㅎㅎ^^
ㅎㅎㅎ
저희는 119였어요.
모두에게 기쁨을 드리려 노력한....
이제야 읽었습니다. 그 마음 알것 같습니다 고생하셨고 수고하셨습니다^^*
재정회장님~~
저보고 성지순례 얘기 빨리쫌 올리라고 하시더만 이제사 읽으셨다구요?
ㅎㅎㅎ
다시 기억해 내려 하니 어지러워요...
저를 위해 기도해주실거죠?
요즘 제 머리를 넘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휴식이 필요한데....ㅋㅋㅋ
@임정숙 비비안나 아멘 !! 기도하겠습니다^^ 순례때는 매일 기도했었습니다
@임동수(요셉) 감사합니다.^^
오늘 미사전에 뵙고서 기행문을 올린신다는 말을 듣고 이제야 접속합니다
저 또한 기대됩니다 / 좋은 글과 사진 /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네 간사님
함께 하는 성지 순례 행복하게 해 봐요.
순례기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실거죠?
@임정숙 비비안나 yes! i can~~~
주님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