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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겁경 제1권
1. 문삼매품(問三昧品)
이와 같이 들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꼬박 3년을 지내셨는데, 그 3년 동안 언제나 의복을 다 갖추시어 두루 교화하셨으니, 옷을 입고 바루를 잡고서 셀 수 없이 많은 훌륭한 어진 이들과 백천의 비구들과 80억 보살들을 데리고 함께 유야리(維耶離)를 돌아다니셨다.
그때 세존께서 한적한 곳에 편안하고 조용하게 계시다가 휴식하는 방[燕室]에서 일어나시니, 혜왕(慧王)보살과 희왕(喜王) 개사(開士)가 외진 곳에서 정진하다가 곧 일어나 나와서 여래를 받들어 맞이하였다.
도량을 장엄하여 정돈하고서 많은 자리를 마련해 놓으니, 때를 같이하여 네 무리의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와 하늘ㆍ용ㆍ귀신과 아수륜(阿修倫)ㆍ가루라(迦留羅)ㆍ진타라(眞陁羅)ㆍ마휴륵(摩休勒) 등의 사람인 듯 하면서 사람 아닌[人非人] 무리들까지 죄다 구름처럼 모여들었는데, 일체의 모인 대중들은 뭇 보살들이 광명을 비춤에 힘입어서 모두 편안하고 화락해졌다.
모든 모인 보살들과 일체의 훌륭한 성중(聖衆)들은 신령스런 지혜를 통달하여 다라니[摠持]를 얻으며 삼매를 이미 이루어서 5신통을 구족함으로써,
직접 중생들의 온갖 마음속 생각을 보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이 도(道)에 있는지 속(俗)에 있는지를 모두 분별하여 알았다.
망령된 생각을 품지 않고 널리 교훈을 펴는 한편,
보시로서 뜻을 화락하게 하고,
스스로 계율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닦아 훌륭한 방편으로 열어 교화하지 않음이 없어서 불퇴전(不退轉)에 이르게 되며,
도법(道法)을 널리 펴서 알게 하고,
뭇 생명들에게 자애를 베풀어 가엾이 여겨서 성내거나 해치지 않으며,
이끗[利養]을 그리워하지 않고,
경전을 연설함에 있어서도 옷이나 음식 따위를 바라지 않으며,
아무런 집착이 없기 때문에 깊은 법인(法忍)에 이르게 되고,
쫓아서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일체를 위해서 청하지 않아도 벗이 되어 주었다.
사자후를 토하여 시방을 깨우쳐 구제하되 모든 끝과 처음을 건져서 저 언덕[彼岸]에 이르게 하며,
용맹스러워 두려움이 없어서 뭇 마사(魔事)를 뛰어넘고,
모든 쌓임[陰]과 덮임[蓋]과 헤아릴 수 없는 거리끼는 업을 소멸하여 본래의 청정함을 깨달아서 모든 법을 의심하지 않으니,
공덕을 쌓음을 이루 저울질하여 알 수 없으므로, 현묘(玄妙)하여 끝이 없는 도의 근원으로 깊이 들어갔다.
화락한 뜻과 즐거운 얼굴로 먼저 물어 바로잡되,
말씨가 조용하고 성난 기색을 제거하며,
거짓과 아첨을 버리고 올바름과 참됨을 찬양하며,
그지없는 마음과 행동으로 성인의 지혜를 이루어서 변재(辯才)가 끊어지지 않았다.
돌아다니며 끝없이 만나서 강하고 세력이 있지만 마음은 마치 허공과 같으며,
공훈(功勳)이 널리 퍼져갈수록 수행은 마치 금강과 같아서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지만 이르는 곳마다 일찍이 어려움이 없었다.
무수한 겁(劫)을 기억하여 두루 돌아다니는 곳마다 방편으로 말하되,
일체의 모든 법은 마치 눈홀림이나 아지랑이, 그림자, 메아리 같기도 하고, 꿈에서 본 것 같으며, 물속의 달과 파초(芭蕉), 물거품 같다고 무수한 뭇 변화들을 연설하여,
백성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귀의할 곳이 없는 것을 다섯 갈래[五處]를 왔다갔다하며 구제하여 주며,
중생들이 나아가는 길이 착한지 나쁜지를 분명하게 알아서 그들의 마음이 기뻐하는 바에 따라 참된 공훈을 연설하되 항상 가엾이 여겨 해치지 않는 마음을 가진다.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아 불토(佛土)를 장엄하고,
한없는 서원을 세워 끝없는 부처님의 경계를 성취해서 깨닫고자 하는 뜻이 항상 정해져 일찍이 귀의할 것을 잊은 적이 없으며,
귀의해서는 시방의 현재 부처님들을 찬탄한다.
뭇 번뇌가 티끌처럼 쌓여서 스스로 커짐을 몸으로 알아 성인의 지혜에 뜻을 두고 신통을 즐겨하되,
훌륭한 방편의 업으로서 억백천의 강모래처럼 많은 불토를 돌아다니며 부처님께서 시방에서 강론하시는 것을 모두 멀리서 듣고 보아,
밝은 지혜를 닦아서 다 덮어줄 수 있으며 법의 단이슬[甘露]을 비 내려 일체를 윤택하게 한다.
도의 이치가 무량하여 일체를 다 갖추었으니,
그 이름을 말하자면 자씨(慈氏)보살ㆍ부수(溥首)보살ㆍ광세음(光勢音)보살ㆍ우음(雨音)보살ㆍ선덕백천(善德百千)보살ㆍ화엄(華嚴)보살ㆍ자대(自大)보살ㆍ명염성(明焰成)보살ㆍ창음(暢音)보살ㆍ봉무수억겁행(奉无數億劫行)보살ㆍ각의뢰음왕(覺意雷音王)보살ㆍ견정사(見正邪)보살ㆍ정자금(淨紫金)보살ㆍ
기심견중(其心堅重)보살ㆍ위광왕(威光王)보살ㆍ조사천리(照四千里)보살ㆍ월소견(越所見)보살ㆍ변적(辯積)보살ㆍ혜왕(慧王)보살ㆍ불허견(不虛見)보살ㆍ발타화(★陁和) 등 여덟 명의 큰 정사(正士)와, 또한 중향수(衆香手)보살ㆍ무량진보(无量眞寶)보살ㆍ지적(智積)보살ㆍ대정(大淨)보살ㆍ사자후(師子吼)보살ㆍ음왕(音王)보살ㆍ정주엄행(淨珠嚴行)보살ㆍ사자보창음(師子步暢音)보살ㆍ무량변무외(无量辯无畏)보살 등, 이와 같은 보살들 80억 명과 함께 계시었다.
이에 삼천대천세계의 하늘에 바른 주인인 사대(四大) 천왕과, 제석(帝釋) 천왕ㆍ범(梵) 천왕ㆍ자재(自在) 천왕ㆍ대범(大梵) 천왕, 모든 용왕(龍王)ㆍ귀신왕ㆍ아수륜(阿須倫)왕ㆍ가루라(迦留羅)왕ㆍ진타라(眞陁羅)왕ㆍ마휴륵(摩休勒)왕ㆍ건답화(揵沓★)왕들도 다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각각 꽃과 향을 부처님 머리 위에 뿌려 공양하고는, 한 쪽으로 돌아와 혹 앉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였다.
그때 희왕(喜王)보살이 무리들이 모인 것을 보고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무릎 꿇고 앉아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쭈어 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에 감히 말씀드립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마음대로 물어 보거라. 내가 낱낱이 분별해서 설명해 주리라.”
희왕보살이 곧 물었다.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항상 도심(道心)을 갖추어 법 아닌 것을 끊어 버리고,
평등한 업을 행하여 뭇 번뇌를 제거하며,
경행(經行)ㆍ주립(住立)ㆍ좌정(坐定)의 삼품(三品)을 닦아서 조복되지 않은 모든 것을 교화하고,
이것을 초월하여 정진하게 해서 허물을 없게 한다’고 하는 것입니까?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모든 것을 구족히 성취해서 중생들이 마음[心性]으로 짓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말이 늘 정성스러워 모든 부처님의 업에 들어가서 논쟁하거나 다투지 않고 그 중생의 목소리와 말씨를 따라가며,
진리다운 지혜에 들어가므로 지금 현재의 세상에서 시방의 일체 모든 부처님들을 장애 되는 것 없이 보게 되고,
진실 미묘한 법을 보고는 모든 부처님들의 성스러운 서원을 성취하여 세속의 법을 가엾이 여겨서 비록 세속에서 놀더라도 끝내 집착하지 않으며, 선정일심삼매(禪定一心三昧)를 수행하되 이 가르침을 좇아 생기는 것이 있지 않고,
열반의 법을 따르되 멸도(滅度)를 취하지 않으며,
모든 부처님들의 지극한 서원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중도에 게으름을 피워서 그만 두거나 다시 연각(緣覺)의 법을 구하지 않고,
이 승(乘)에서 물러나거나 타락하여 멸도를 취하지 않는다’고 하며,
‘끝이 없는 지혜를 헤아릴 수 없이 닦아서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므로 갖가지 모든 경계에 들어가 무한한 업을 지으며,
만약에 질문을 받는다면 변재(辯才)의 지혜로서 다 설명해주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청정한 불토(佛土)를 거두어서 남겨둠이 없으며,
지혜가 성스러운 경지에 이르러 중생들을 교화하여도 마음에 집착하는 것이 없으며 사람이란 생각[人想]이 있지 않아서 경전을 널리 퍼뜨리고,
뒤바뀐 곳에 머물러서 멸도(滅度)를 나타내 보이지 않고 또한 길이 적멸(寂滅)하지도 않으며,
수행하여 도를 얻어도 어디 의지하거나 좋아하는 것이 없고 안의 행[內行]만을 사모하여 있고 없음을 다 버린다’고 하는 것입니까?
이제 하늘 가운데 하늘께선 가엾게 여기시어, 제 본성이 총명하지 못하여 감히 거듭 아뢰지는 못하지만 이것을 불쌍히 여기시어 널리 펴서 알려주십시오.”
그때 희왕보살이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구세(救世)의 광명을 널리 펼치는
수승하고 미묘한 달에게 묻나니
보살들이 계행을 닦음에 있어
어찌해야 점점 그 행을 성취하여
한량없는 중생계에 들어가
모든 하늘과 사람의 법을 즐기게 하며,
가장 높은 도행(道行)을 듣고는
무수한 사람들을 발심하게 하여
미묘한 공훈(功勳)을 믿어 즐거워해서
두루한 명칭을 물어 도무극을 들으며,
헤아려 견줄 수 없는 지혜로운 마음으로
수승함을 보아 남김 없이 증득해서
시방으로 두루 돌아다니면서
높으신 해탈의 공덕을 설하오리까?
부처님의 공훈은 비길 데가 없으므로
성스러운 가르침과 지혜로운 행으로
세속의 번뇌 어둠을 생각하시어
빨리 도의 광명을 연설하여 주소서.
삼천세계를 한 번에 보는 것처럼
도를 강연함도 이와 같으며
뭇 꽃들처럼 아름다운 상호(相好)와
무량한 도의 음성을 지니고
수미산 같은 삼매를 닦아
보살행을 행하심도 이와 같으며
나란히 무리 지을 수 없고 아첨할 수도 없으며
‘나’가 없어 삼계의 더러움도 없으신
가장 고요하시어 중생들이 모두 찬탄하는
사람들 가운데 존귀하신 이에게 묻나이다.
어찌해야 뜻이 굳세고 말이 조화로우며 미묘해서
법을 설함에 조금도 빠지거나 새는 것이 없어
성스러운 보살로서 번뇌를 사르기를
저에게 일러주신 불도(佛道)처럼 하오며,
불도에 귀의해 들어가
밤낮으로 다름없이 부지런히 닦되
이 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음을 듣고서
항상 도의 가르침대로 바르게 하오리까?
만약 늘 선정의 뜻을 지닌다면
신족(神足)과 말솜씨와 지혜를 갖추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성인께 물어 고요한 경지에 이르며
비길 데 없는 지혜를 익혀서
무수한 선정의 문(門)을 깨달을 것이니
말씀하신 대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짐짓 시방의 모든 행은 물으며
안락한 곳에 들기를 묻지 않고
경계의 끝을 묻지 않사오니
미묘하고 수승하신 위대한 성인께서는
오직 시방의 행을 널리 설하여 펼쳐주소서.
부처님께서 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해. 질문이 매우 심오하며, 일체를 가엾이 여기고 있구나.
모든 법의 근본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어떤 삼매가 있으니,
보살이 만약 이 삼매를 행한다면 반드시 이 공훈(功勳)을 얻어서 문득 이 행에 이르러 위신(威神)이 높고 높을 것이며,
2,100가지의 모든 도무극(度无極)을 성취하여 8만 4천의 모든 삼매문(三昧門)과 8만 4천의 모든 총지문(摠持門)을 이루어서 몸으로 중생들을 이해하여 모든 행에 두루 들어가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빨리 이르러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이 모든 법의 근본을 요달하는 삼매인가?
만약 어떤 보살이 여섯 가지 견고한 법을 행한다면 몸과 입과 마음이 자비로워져서 말과 행동이 서로 어울리어 3승(乘)을 어기지 않고 중요한 맹세를 잃어버리지 않으며,
3승의 행을 알아 하는 일 그대로를 인민(人民)들에게 열어 보여주고, 말도 또한 그렇게 할 것이다.
몸도 깨끗하고, 행도 깨끗하며,
입에서 나오는 말도 부드럽고 온화하여 마치 단이슬[甘露]같고,
마음속 생각의 이해가 햇빛처럼 밝으며,
늘 불쌍히 여김을 행하여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품고,
해치려는 뜻이 없어서 대비심을 버리지 않으며,
일체에 애착이 없어 탐심(貪心)과 음욕(婬欲)을 생각하지 않느니라.
몸의 행이 깨끗하고 밝아서 올바른 법을 즐거워하고,
독실한 믿음을 잃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정성스러워 자기의 서원을 깨뜨리지 않으며,
일체에 대해서는 적멸(寂滅)과 영원히 적멸하지 않음을 분별하여 중생들을 제도하되,
그 본래의 행동에 따라 죄와 복을 분명하게 알아서 세속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몸을 탐낸 적이 없으므로 분주한 일에 힘쓰지 않으나 중생들의 고뇌를 가엾이 여겨서 항상 제도하여 주려고 하며,
중생들에게 편안함을 베풀고 위태로움을 짓지 않도록 권하며,
모든 자만한 이들을 교화하여 그들을 조복시키며,
게으른 자는 부지런하게 만들어서 점차 도의 가르침에 나아가 법장(法藏)의 위없는 지혜를 닦도록 하느니라.
나와 남이라는 생각을 두지 않아 마음에 거리낌이 없고,
모든 것을 계교하지 않으므로 감관의 대상을 뽑아 없애며,
가업(家業)을 끊어서 일삼음이 없는 것[無爲]에 뜻을 두고,
모든 생각을 쪼개고 나누어서 바라는 것이 없으며,
바른 느낌[正受]을 버리지 않고 항상 지혜를 구하며,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여의고 뜻을 굳건하게 하며,
세간에서 생업을 꾸려나가더라도 속되게 계교하는 생각이 없어서 뜻을 잠시라도 잊지 않으며,
덮고 가리움을 제거하여 늘 경법(經法)을 생각하므로 마음이 황망하지 않고, 마땅한 바에 들어가 절도(節度)를 잃지 않고 법대로 행하며,
세간의 일을 분명하게 알아서 죄를 범하거나 은혜를 저버리지 않느니라.
6도(六度)의 행으로 모든 업을 갖추고,
정성과 믿음을 다하여 불도를 돈독히 하고 항상 불법을 생각하며,
부지런히 허물을 뉘우치고 즐겨 공덕을 쌓으며,
중생들에게 보시함을 인하여 모든 부처님들께 법의 바퀴를 굴리도록 권하며,
성인을 찬탄하되 아첨하지 않으며,
공덕을 많이 쌓더라도 항상 정진하여 마음이 게으르거나 그만둠이 없이 부지런히 수행을 닦으며,
도업(道業)과 보살의 법을 좇아 행하여서 중생들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그들을 가엾이 여기며,
항상 넓은 뜻을 품어 바른 업을 구하고 바름을 잃지 않으며,
가르침 그대로 따름으로써 몸과 입과 마음이 청정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지극한 정성으로 말씀과 가르침에 의지하여 어기거나 그만두지 않고 받들어 행한다면,
욕계(欲界)에 머물거나 색계(色界)에 의지하지 않으며, 고요히 무색계(無色界)에서 그의 수행에 따라 과보(果報)에 기대어 믿고 즐거워할 만하므로 대승(大乘)에 굳게 머물러서, 물러나거나 어리석고 어두운 곳에 들어가지 않느니라.
설령 인색한 마음이 있다하더라도 이러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공양하지는 않을 것이며,
중생들을 교화하되 아첨하여 부처님을 속이게 하지 않으며,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서 뭇 보살들을 대하거나 허망한 말로서 성업(聖業)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정진하는 이를 보거나 게으른 이를 보더라도 두 가지 마음이 없느니라.
다른 사람이 공양 받는 것을 질투하지 않으며,
넓은 서원을 구족하여 교만함과 성내고 미워하는 생각과 어리석고 뒤바뀐 삿된 행동을 다 버림으로써 무명(無明)을 없애며,
항상 자기를 반성할 뿐 다른 사람의 단점을 따지지 않으며,
부처님 법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겨 스스로를 꾸짖으며,
몸소 도를 행하여도 또한 그치고 만족함을 아느니라.
친족(親族)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닳아 없어지는 것을 싫어해서 이끗[利養]에 힘쓰지 않으며,
얻은 것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며,
계율을 범하지 않아서 수면(睡眠)에 빠진 혼미한 사람들의 허물을 본받지 않으며,
거친 말을 듣더라도 항상 참아내고 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조심하여 도(道)로써 교화하며,
정진하는 이들을 찬탄하고 기려서 항상 기쁘고 온화한 마음으로 모든 해탈한 이들을 가까이 하여 서로 익히고 부지런히 자주 묻고는,
한적한 곳에 거처하며 학문을 닦되 홀로 편안히 있어도 항상 절제 있는 행동을 버리지 않으며,
공훈(功勳)의 덕으로 공(空)의 이치를 즐겨 익혀서,
함이 있음[有爲]을 좋아하지 않고 쌓임의 몸[陰身]에 의지하지 않으며,
모든 종(種)을 즐겨하지 않고 쇠퇴하여 들어감을 받지 않으며,
재물의 이로움에 뜻을 두지 않고 경계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뒤바뀜[顚倒]에서 벗어나 마음을 굳게 하고, 성현(聖賢)의 행동을 닦아 밝은 마음의 근본을 관찰하여, 모든 마른자리[枯地]를 얻어 뭇 행위들을 쉬게 하며,
보시하되 아까워하거나 바라는 것이 없고,
계율을 지키되 지킨다는 생각이 없으며,
참아도 참는다는 마음이 없고,
정진(精進)하여 수행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선정에 들어 다른 생각을 내지 않고,
지혜로 인도함이 없으므로,
바르고 참된 법과 모든 도무극(度無極)을 받들어 평등한 곳에 들어가 머무르지만,
자기의 덕을 자랑하거나 다른 이의 공을 헐뜯지 않느니라.
생사(生死)에도 의지하지 않고 열반을 얻지도 않는 것이 바로 해탈(解脫)이니,
눈[雪] 같은 정애(情愛)를 쓸어버리고 진제(眞諦)를 세워서,
얼굴이 늘 화락하여 성난 빛을 버리고 먼저 찾아가되,
어른, 아이, 젊은이 할 것 없이 누구든지 다 공경하며,
마음으로 항상 묻고 칭찬하여 은혜로운 뜻을 품어서 괴롭히고 해치는 일이 없으며,
말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고요하고 삼가[惔怕]하는 행동을 찬탄하며,
대중들과 함께 있거나 떨어져 있거나 간에 있는 곳마다 화합[和同]해서 원수든지 벗이든지 똑같은 마음으로 대하여 미워하고 사랑함이 없느니라.
다라니를 구하여 중생을 불쌍하게 여기되, 마치 부모나 내 몸, 자식같이 여기며 스승이나 스님, 웃어른과 다름없이 하며,
부처님과 보살을 받들되 순풍(順風)이 가득하게 하고,
여래를 받들어 섬기되 장엄하고 청정하게 하기를 즐겨하며,
겁이 많음을 떨쳐버리고 3보(寶)를 공경하고 존중하느니라.
머무는 곳에 재물을 모아둠이 없어서 옷과 음식에 한도가 있고 신명(身命)을 탐하지 않으며,
본성이 항상 청정하여 늘 걸식하되 만족함을 알아 무리들에게 버림받지 않으며,
가업(家業)을 도모하거나 세간에 있기를 즐겨하지 않고,
일부러 꾸미는 거짓됨이 있지 않으며,
말씨가 사랑스러워 듣는 이마다 기뻐하지 않음이 없어서 뭇 사람들에게 도의(道意)를 내도록 권하고 도우며,
행할 바에 의심이 없어서 가르침에 잘 따라 들어가 여러 부처님의 지극히 참됨을 자주자주 묻고 찬탄하며,
마음으로 도법(道法)을 익혀 성스러운 무리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슬기로운 이와 총명한 이를 받들고 따라서 지혜를 익혀 통달하느니라.
대중들의 선정을 옹호하여 개화(開化)하고 정진(精進)하게 하며,
늘 도덕(道德)을 베풀고 항상 행법(行法)을 좇으며,
공덕의 근본을 믿어 중생을 개화하되,
즐겨 믿음을 돈독히 해서 뭇 고(苦)를 설명하여 인도하느니라.
위의(威儀)를 청정히 하여 항상 넓은 인(弘仁)을 세우지만,
그러면서도 부끄러움과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나쁜 사람과 어질지 못한 무리들을 떼어버리고,
구경의 업(業)을 익혀서 해탈문(解脫門)에 뜻을 두고 성현의 행(行)을 구하며,
4의지(意止)를 받들어 익혀서 평등하게 끊고,
모든 근(根)을 일으켜 깨워서 모든 힘[力]을 좇아 닦으며,
깨달음을 관찰하여 도행(道行)을 버리지 않으며,
적멸(寂滅)한 경지에서 비추어 보아 마음에 망상(望想)이 없으며,
법전(法典)을 좋아하고 정사(精舍)를 범하지 않으며,
부끄러워 할 것도 없고 뒤바뀐 것도 없으며 탐하는 생각도 없어서 보살의 행을 사모하느니라.
불도(佛道)는 넓어서 끝이 없지만, 삿된 행을 미워하고 싫어해서 옛날부터 헤아릴 수 없는 겁(劫) 동안 익혀온 삿된 업(業)을 소멸하여,
자기의 몸을 깨끗이 닦아 더러움이 없게 하며,
고요함에 뜻을 두어 계율을 행하고,
소중한 가르침을 받들어 이어서 흠이 없으며,
때를 따라 행하여 때에 맞지 않는 것은 버리고,
분명하게 알아 옳음을 좇아서 오고 가고 빙빙 돌며,
부모님께 효도하고 순종하며,
또한 옷과 음식ㆍ공양 거리를 절제하고 제한할 줄 알며,
신통(新通)에 통달하고 선정의 의미를 분명하게 알아서 바른 행을 허물지 않고 중생을 제도하며,
여래께서 베푸신 경전을 받들어 옹호하고 따라서 중생들의 허물을 깨끗하게 하며,
모든 불자들을 인도하여 뭇 보살들과 여러 부처님께서 노닐던 곳에 이르게 하며,
뭇 밝은 지혜를 닦아 인화(仁和)하는 행을 따르며,
바르고 참된 법을 즐겨 받들어서 일체 모두가 도를 좋아하도록 권하고 교화하며,
도의(道義)를 매우 즐겨서 삼세(三世)를 관하여 옹호하되 오직 청정한 업을 지은 국토에서 장엄한 과보를 좋아하며,
항상 나를 꾸짖어 주는 이를 좋아해서 마치 부모님처럼 공경하며,
다라니를 붙잡아 선정에 노닐어 삼매를 얻어서 이것을 목욕하는 연못[浴池]으로 삼으며,
청렴하고 결백한 법을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로 삼아서 일체의 함이 없는[無爲] 굳건한 지위를 얻어 오로지 마음을 선정에 두며,
비록 제도한 것이 있더라도 제도했다는 생각이 없고,
얽매임도 벗어남도 없으며,
상(相)도 없고 상 아닌 것도 없어서,
그 교화에 따라 또한 중생들의 좋아함도 없게 되느니라.
불국토를 세워 다라니를 얻고,
깨달은 모든 이들을 분석ㆍ판단해서 말하는 것이 청명하며,
마군의 경계를 뛰어넘어 용맹하게 싸워서 번뇌의 무리들을 살해하고 착하지 않음을 제거하며,
뜻과 바램이 깨끗하고 빛이 나서 마군도 무너뜨릴 수 없으며,
펼쳐놓은 도혜(道慧)는 다함이 없어서 세간의 지혜로는 헤아릴 수 없고,
외도 무리들의 삿된 업으로는 알 수도 없으며,
성문의 법과 연각의 무리보다 뛰어나서 귀의해 우러를만한 일체의 지혜를 세우며,
중생들의 갈래[趣]를 알아 진제(眞諦)로 인도해 법을 좋아하고 즐거워하게 하며,
중생들을 열어주고자 해서 뭇 더러움을 좋아하는 자들에게 함이 없음[無爲]을 사모하게 하여 법의 배로 인도해서 저쪽 언덕[彼岸]으로 건네주고,
뗏목에 실어 서로 구제하며,
모든 하늘을 가엾이 여겨 하나의 법을 널리 펼치되 서있는 곳에 침해나 속임이 없으며,
깨끗한 보시를 하고자 하여 그 마음의 교화를 기뻐하므로 모든 유희(遊戱)를 이해해서 도의 길에 힘쓰도록 하느니라.
널리 들어 잘 알고자 한다면 공경하고 겸손하게 따라서 제 멋대로 굴지 않아야 하며,
삼매를 얻으면 뜻과 행동이 높고도 미묘해서 수미산보다 뛰어나므로 5근(五根)으로 뭇 없음[無]들을 관찰하기를 즐겨하며,
마음이 정진하는 것을 좋아해서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에서 노니니,
이것이 바로 ‘생사 없는 지혜[無從生忍]’이니라.
그러므로 처음 배우는 보살은 마땅히 이것을 받들어 행해야 하고,
뭇 정사(正士)들은 지혜의 깃발을 잡아 존귀한 성인이 되기를 힘써 구해야 하며,
용맹스러운 역사(力士)는 나 없음[無我]을 분명하게 알아 일체지(一切智)에 머물러서 제도해야 할 중생들을 널리 알아야 하니,
모든 하늘들이 감탄하고 용신(龍神)들이 받들어 우러르며,
인민(人民)들이 섬겨서 갖가지 품업(品業)을 빨리 이룩하므로,
배우지 못한[不學] 모든 이들이 다 함께 귀의하고 보살들이 다 함께 찬탄하며,
일체의 법주(法主)들이 죄다 널리 펼쳐 알리느니라.
모든 적정(寂定)한 근(根)을 성곽으로 삼아 훌륭한 권도(權道)의 방편으로 일체를 인도해 이롭게 해서 깊은 생각[精思]까지 이르러,
뭇 여우 같은 의심과 망설임들을 끊어버리고 번뇌에서 벗어나 무수한 중생들을 제도하여 건지며,
만약 아픈 사람이 있다면 필요한 약들을 다 만들어 모든 병을 다 치료해서 아픈 곳의 고통을 없애 주느니라.
항상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훌륭한 정진(精進)에 통달하여 두려움이 없는 경지에까지 이르며,
사자후(師子吼)를 토하고자 해서 분별 있는 말솜씨를 얻어 의리(義理)를 자세히 늘어놓아 설명하며,
신족통(神足通)의 변화를 일으켜 뭇 법들을 듣기 좋아하며,
도의 눈[道眼]을 깨끗이 하여 열반까지 비추어 보아 뭇 나쁜 갈래[惡趣]들을 버리고,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건너 모든 불국토에 이르느니라.
이와 같은 것들을 일으켜서 눈홀림 같은 삼매로 사자좌[師子牀]에 앉아 구족하게 성취하여 아유안(阿惟顔)에 이르르니,
일찌기 뭇 덕의 근본을 잊어버린 적이 없으며,
교화를 기뻐해서 게으름을 버리고 모든 욕심의 치우침을 뽑아 없애며,
부지런히 닦을 것을 분명하게 세워 나태함을 구제해서 중생들을 인도하여 3승(乘)으로 똑같이 교화하며,
세간의 업과 일체의 소유를 내버리고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어 무량문(無量門)을 얻어 제일의(第一義)에 머무르게[御居] 되느니라.
법률(法律)에 있어서는 공(空)한 행을 이해하고 통달해서 시비 다툼을 끊어버리며,
불도(佛道)의 위없는 서원(誓願) 좋아하고 믿으므로 비록 오만가지 생각 속에 있을지라도 삿된 생각은 하지 않으며,
삼세(三世)를 똑같이 보아서 삿된 관(觀)에 떨어지지 않기에 훌륭한 권도(權道)의 방편으로 일체에 널리 들어가 대도(大道)를 일으켜 나타내며,
열반을 얻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느니라.
법사(法師)를 좋아함이 마치 송아지가 그 어미 소를 싫증내지 않듯 하지만 비록 법사를 따를지라도 이끗[利養]을 탐하지 않으며,
법을 설하는 것을 관찰하여 대중들의 모임을 업신여기지 않아서 법의 보시를 끊지 않고,
인화(仁和)하게 물어보아 3보의 근본을 공경하여 뭇 의심의 그물을 끊어버리며,
정성껏 받들어 행하여 쉬거나 그만 두지 않아서 끝내 성인의 밝은 업을 어기거나 잃어버리지 않으며,
해탈문(解脫門)에 의지해 거두어서 화락하고 선정을 고르게 하여 번뇌[塵垢]를 녹여버리고 마음에 집착하는 것이 없으며,
마땅히 기억해야 할 것을 생각해 3사(三事)와 모든 보살의 업(業)을 일으켜 융성하게 해서, 이 3사를 대중들의 모임에서 달고 맛있는 도의 맛(道味)으로 나타내 보여주느니라.
만약 변화를 일으켜 도업(道業)을 널리 펼치고자 한다면,
우레와 같은 소리로 생사의 12연기(緣起)를 가르쳐 이끌어서,
선정의 문[止門]을 열어 통하게 하여 열반의 문[泥洹門]으로 나아가게 하며,
불쌍하게 여겨서 넓은 길로 들어가 그 몸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에 영원토록 근심이 없게 하며,
[若欲變化頒宣道業音如雷鳴, 訓誘生死十二緣起, 開通止門向泥洹門, 愍入弘路, 其身安隱心永無患.]
뭇 성인들이 사랑하던 것을 일찍이 어기거나 잃어버린 적이 없어서 견고하고 평등하게 하며,
여래의 공훈(功勳)은 회전(迴轉)시킬 수 없으므로,
은혜로운 덕의 뿌리를 익혀서 복 없는 일을 소멸시키고,
뭇 선(善)의 근원을 보여서 성인의 지혜를 배우게 하며,
필경에는 선명해지는 업(業)을 믿고 의지해서, 행할 바를 서로 좋아할 뿐 스스로 침해하거나 속이지 않느니라.
[衆聖所愛未曾違失, 堅固平等如來功勳無能迴轉, 習恩德本消滅無福, 示衆善元學于聖慧, 恃怙畢竟鮮明之業. 所行相好不自侵欺.]
불도를 좇아 닦아서 빛나는 지혜의 품(品)을 드러내며, 불국토를 강설하여 서로 묻고 대답하되 힐난함이 끝이 없더라도 깨끗하고 결백한 법(法)을 일으키며,
불도를 싫증내지 않고 적은 지혜라도 버리지 않아서 배우기 어려운 이들과 더불어 사랑과 공경으로 화합하여 용맹보(勇猛寶)를 향해 나아가 마음을 수행에 두게 하며,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좋고도 기쁜 일과 일체의 과보를 모두 강설해서 중생들에게 보여주어 죄를 범하지 않도록 하며,
모든 법을 분명하게 알아 훌륭한 방편을 행하며,
마음 속 생각이 상서롭고 보는 것이 자세하며,
항상 자기를 반성하고 다른 이를 기뻐하느니라.
인연의 그물망을 찢어버려 무명(無明)을 없애고,
모든 행(行)을 여의고 모든 식(識)을 떨어버리며,
명색(名色)을 베어내고 6입(入)을 고요하게 하며,
모든 수(受)를 끊어버리고 모든 통양(痛痒:受)을 끊어내며,
은애(恩愛:愛)를 사그라지게 하고, 수(受:取)를 버리며,
유(有)를 다하여, 태어남[生]의 해로움을 뽑아버리고,
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을 건너서 고뇌를 영원히 흩어버리니,
뭇 고난들이 없으며 고통의 그물망을 이미 여의었으므로 마음에 집착하는 것이 없느니라.
행할 바에 끝까지 통달하여 길이 삼세의 고액(苦厄)을 구제하며 관(觀)하는 것에 더러움이 없어서 법전(法典)을 선포하니,
홀로 걸어가는 남자로서 뭇 더러움을 씻어내어 탐욕스런 몸뚱이를 깨끗이 하고,
법을 들으면 굳게 지녀 모든 법을 거두어 거느리며,
도를 배우는데 게으르지 않아서 뭇 덕의 근원에 들어가되 빙빙 둘러 가지 않으며,
헤아릴 수 없는 공훈(功勳)의 참 뜻을 쌓아서 불도(佛道)를 품어 법의 눈[法目]을 빛나게 하며,
뭇 성인들에게 묻고 찬탄하여 외도들의 학문을 항복시키며,
법의 가르침[法訓]을 칭탄하여 읊어서 보살의 업을 행하며,
희락(戱樂)을 일삼아 이익을 도모하지 않으며,
죄와 복을 멀리하고 수행을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며,
국왕(國王)을 공경하고 뭇 성인들을 열어 인도하여 맑고 결백한 인(因)을 쌓아 죽지 않는 과(果)에 이르느니라.
행한 바의 위의(威儀)로 그 숙명(宿命)을 알아서 태어날 곳을 항상 생각해 잊지 않으며,
어리석은 법을 싫어하고 모든 여래의 참되고 바른 공덕을 좋아해서 세우니,
한량없는 도의 공훈과 잡은 바 법의 가르침이 일체의 지혜로 돌아가느니라.
만약 이것을 널리 펼쳐서 법전에 편안히 머물고 경문(經文)을 베껴 쓴다면,
두려움을 모두 떨쳐버리고 가두리[邊際]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굳게 머물러 움직이지 않으므로 어떤 강설을 하더라도 일체의 세상 사람들이 다 함께 외워 읊조릴 것이니라.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다 이 법을 설하시어 항상 가까이 하셨고,
현재의 모든 부처님과 미래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소원을 구족하시어 위없는 복록을 갖추시고,
일체 중생들의 행위에 들어가 성문승을 빛나게 하고,
연각승을 나타내어 불법을 받들어 지녀서,
일체의 수행문[行門]을 잊지 않을 것이니,
하물며 생존해 계신 부처님이시겠느냐?
참되고 바름을 널리 펼쳐서 바른 지혜를 빨리 이루고,
부처님의 공덕을 물어서 삼세(三世)를 덮어 옹호하며,
쓸쓸하고 위험하며 해로운 환란을 열어 변화시키며,
권도(權道)의 방편으로 지종(地種)을 분별하여 수종(水種)과 화종(火種) 삼매에 들어가서 풍종(風種)을 건립하며,
또한 공종(空種)으로 해탈도문(解脫道門)에 이르러 청정한 공종의 지혜로 삼계를 인도하여 이롭게 하되,
뭇 환란에 휩쓸리지 않고 모든 번뇌를 남김 없이 제거하며,
모든 집착을 버리고 뭇 쌍임[陰盖]을 다 없애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몸의 계행을 밝게 닦아 길이 안락함에 머물며,
또한 다른 사람이 행한 것이 존몰(存沒)하는 처지를 분명하게 알게 되느니라.
만약 문자(文字)를 널리 편다하더라도 말[言辭]에 의지하지 않고,
‘나’라는 생각을 버리며,
마음이 이미 이러한 모든 의지할 것들을 여의었으므로,
비록 그 속에 있다하더라도 냄새 잘 맡는 개처럼 살펴서,
미묘함에 들어가 게으르고 기울어진 뭇 번뇌를 차츰차츰 깨치며,
모든 흐름[流]을 건너되 다른 무리[黨]들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도법(道法)에 잘 나아가서 집착하는 것이 없으며,
훌륭한 스승을 잘 섬기며,
수면(睡眠)을 버려서 모든 장애를 벗어나며,
여우같은 의심을 끊고 탐욕과 음심(婬心)을 흩어내며,
게으름을 버려서 장차 나를 옹호하기보다는 중생들을 밝게 인도하며,
목숨에 애착을 두지 않고 법 구하기만을 탐내지 않으며,
말이 많지는 않지만 말씨가 청화(淸和)하며,
항상 생각은 자세하게 하지만 그 생각을 행하는 것은 빠르며,
도업(道業)을 어질게 밝혀서 중생심(衆生心)을 쓰지 않으며,
한가하게 거하는 것을 즐거워 하지만 중생들 가운데서 행하며,
자기의 겁약(怯弱)함을 무너뜨리지 않아서 다른 이의 단점을 들추어내지 않고,
스스로 오직 몸으로 행하여 항상 불도(佛道)를 받드느니라.
마땅히 평등함을 따라서 한 국토에만 오래 머물지 않고,
중생들의 요구를 알아내어 널리 평등하게 거하며,
몸의 뭇 어두움을 없애서 마음이 약하고 비열하지 않으며,
방편을 닦아 뜻을 기르되 의도하는 바가 없어서 알음알이에 집착되어 해탈을 구하지 않으며,
마음에는 항상 범행(梵行)만을 일으켜 자비로운 마음을 평등하게 좇아서 불쌍히 여겨 은혜를 베풀고,
항상 좋은 일을 행하여 온화한 얼굴과 기뻐하는 낯빛으로 법을 즐겨하며,
어리석음을 관찰하여 구호하고 중생들이 해로움에 떨어지는 것을 구제하되 항상 금계(禁戒)로서 건지느니라.
삼매의 선정에 들어가 이 지혜로 모든 법에 통달하여 문자를 분명하게 알고 생각이 궁극에까지 통하며,
온갖 얽매임에서 벗어나 두려움이 없으므로 모든 음성에 들어가 이로운 이치를 얻어서 항상 도법(道法)을 펼쳐 연설하여 베풀기를 좋아하며,
불법을 좋아하는 무리들은 편안히 머무는 것을 싫증내지 않고 뜻을 도(道)에 두어,
위아래의 차별이 없으므로 모든 법을 찬양하고 따라서 중생을 속이지 않으며,
굳고 강한 뜻과 바램을 갖추어서 밤낮으로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니,
이를 ‘모든 법의 근본을 꿰뚫는 삼매의 바른 선정’이라고 하느니라.
보살은 이를 행하여 일체 중생의 경계에 두루 들어가 일체지(一切智)를 받드느니라.”
부처님께서 그때 다음과 같은 게송을 설하셨다.
수행이 청정하여야
위대한 성인의 도를
마음껏 믿어 즐길 수 있고
미혹된 업이 없어야
스스로 이치를 깨달아
변재를 갖출 수 있나니
이 삼매는
보시에 편안히 머물러서
모든 마군을 항복시키고
온갖 더러움을 제거하여
나고 죽는 욕심의 인연을 끊으며
지혜롭다는 명칭과
풍부한 공덕으로
삼계를 옹호하여
열반으로 인도하며
성인의 지혜와
도의 방편을 더하여
현명한 종자를 심어서
은정(恩情)을 끊고
뭇 환란을 제도하므로
부처님의 찬탄을 받으며
이 삼매는
보시에 편안히 머물러서
미묘한 본제(本際)의 문에 들어가
모든 이치를 깨달았기에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으며
고뇌를 끊어
길이 편안함에 들어가며
이 삼매는
모든 부처님께서도 행하셨으니
마음 속으로 이해하면
깨달음의 꽃이 피어나고
성스러운 글을 받아서
훌륭한 방편으로 거두어들여
모든 곳에 편안히 머물러서
깨달음으로 아름답게 꾸미게 되니
이 수승한
삼매의 선정에 대해 말하자면
깨달음을 꽃피워
해탈의 문을 비추는 것이
마치 달이 차 올라
뭇 별들을
비추는 것 같으며
도의 밝힘이
삼계에 두루하니
이 법의 뛰어남을
달에 비유해 찬탄하네.
3달(三達)로 치료해서
번뇌를 깨끗이 하고
고요한 나무 아래
한가롭게 앉아서
이끗과
아첨을 다 버리고
행을 쌓아
이 삼매를 구하며
다른 이의 잘못은 덮어주고
착한 일은 드러내며
이끗 때문에
자기의 덕을 찬탄하지 않으며
3의(三衣)를 입고
항상 걸식하여
몸소 이 삼매를
구하여 행하며
금계를 온전히 행하여
성현을 배우고
밝은 지혜를 찾아
항상 홀로 찬탄하여
묻고 익혀서
법의 요지를 받들어 행하므로
빨리 이 삼매의
선정에 이르며
중생들은 모두 다
온갖 맛에 휘둘리므로
무리들이 모인 곳을 멀리하고
고요함을 즐겨서
항상 이 미묘한
삼매를 구하네.
이 법장(法藏)을 사모하여
아첨하지 말지니
뉘우치고 부끄럽게 여겨서
깨달음의 맛을 맛보고
선상(禪床)에 누워
고요함을 관찰하되
‘나 없음’을 즐겨서
항상 기뻐하며
설명이 사리에 밝아
뜻이 길이 편안하고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도
마치 빈 메아리처럼 참아내서
참된 업에 머무르니
마음에 원망함이 없네.
이 삼매에
이르고자 한다면
마땅히 죄와 복의 과보를
믿고 알아
뒤바뀐 나쁜 갈래의 업을
익히지 말지니
항상 공(空)을 닦아
성현의 근원을
밤낮으로 부지런히 익혀서
정진의 힘으로
삼매에 이르며
지혜의 문에 이르러
아무 이로움도 없는 길을
다 버리고
뜻을 평등히 해서
진실된 도에 나아가
태어남이 없는 자리에 서서
법의 이치를 본다면
이것을 행하는 이는
부처님께서 가엾게 여기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