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샵 발표 원고(2023,4.30)
불교권의 자연문화유산 이학송(전통문화 미래연대 공동 대표)
1. 들어가는 말 자연문화유산은 자연유산에 사람의 삶, 역사, 문화가 결합된 것이다. 이 땅의 많은 문화유산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때로는 현재에, 혹은 미래의 삶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국가에서 국보, 보물 등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국보나 보물급이 아니라도 기념물이나 지방문화재 등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사찰에 살아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제안을 하고자 한다. 나무는 천연기념물, 보호수 등으로 국가나 지방자치제에서 지정 관리한다. 수많은 전쟁과 일제 강점기 착취를 당해서 역사가 있는 나무가 매우 드문 현실에서도 뜻있는 나무들이 많다. 나무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후계목을 키워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이품송의 사례는 모범이 된다. 오래전부터 후계목 보급 운동을 하고 있다. 근간에 설립되는 국립수목원(국립세종수목원,백두대간수목원) 등에서도 후계목 정원을 별도 관리하며 전국의 천연기념물 후계목을 키우고 있다. 이에 반해 불교계에서는 주요 사찰의 천연기념물, 보호수 등의 활용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이어서 이 글을 통해 불교계가 가지고 있는 자연문화유산 활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2. 사찰의 나무 이야기 대표 사례 1) 대흥사 천년수 대흥사의 시작이 된 만일암터에 있는 느티나무이다. 수령은 1200년-1500여년 추정하며 높이는 22m, 줄기 둘레는 9.6m 산림청 보호수 중 가장 노거수이다. 마을의 어귀가 아닌 산 정상 법당앞에 있다. 최근에 전라남도에서 천년수 축제, 천년수길, 천년수 명칭의 다양화 등 브랜드화 시켜 예산 투입, 행사 등 진행하고 있다. 불교권에서 스토리텔링 계발과 문화 유산으로 활용 방안이 요구되나 현실은 그렇치 않다.
2) 천안 광덕사의 호두나무 광덕사 호두나무는 1998년 천연기념물 제 398호로 지정되었다. 수령은 약 400년으로 추정되며, 나무의 높이는 20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3.7m이다. 이 나무는 본래 우리나라의 나무가 아니고 중국으로부터 들어왔다. 광덕사 호두나무에 대하여 전해오는 이야기는 약 700년 전 고려 충렬왕 16(1290년) 9월에 유청신(柳淸臣)이 원나라에 임금을 수행 해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 경내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의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호두나무의 시식지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곳에는 유청신선생의 호도시식지라는 석비가 있다. 이 나무의 수령은 약 400년으로 추정되고 있어 초기에 식재된 호두나무의 후계목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다행히도 호두나무 생육지로서 가장 알맞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호두나무 시식지로 성공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한 것으로 생각되며, 현재는 약 26만 그루의 호두나무가 있다.(전통문화사전) 광덕사 호두나무에서 시작된 천안호두과자의 경제적가치는 얼마나 될까? 최근에 천안시에서 호두를 이용한 빵을 상품화하는 행사도 있었다. 우리나라 호두과자의 유래로 유명한 광덕사의 호두나무 후계목 사업으로 근처의 사찰이나 학교 등에 심고 가꿀 필요 있다.
3) 양평 용문사와 반계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양평군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원주시 반계리 은행나무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도 최근의 일이다. 원주시에서 많은 예산을 투자해서 활용하고 있다. 이 반계리 은행나무는 고승 지팡이설화의 대표적인 예이지만 불교권에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현실이다. 본인은 고려시대 남한강 물길따라 형성된 강사(江寺) 문화 시대 심은 나무로 본다. 원주 법천사지, 거돈사지, 흥법사지 활동 선상에 반계리가 있기 때문이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대한민국 최고의 위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지만 나무를 심은 고승에 대한 연구는 보이지 않는다.
4) 영천 은해사 운부암 느티나무 의상대사가 심었다는 운부암의 느티나무는 안내판 하나없이 허접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1300여년에 이르는 훌륭한 문화유산이 전혀 활용되지 못하는 사례이다. 중국, 대만, 한국, 일본에 공통으로 있는 지팡이 설화는 보편적으로 인정한다. 식물학자들도 시대의 주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그 당시의 나무이거나 후계목 등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문화활동을 해야 한다.
3. 불교식물원, 수목원의 필요성 불교문화와 관련된 많은 나무들을 심고 기를 불교식물원은 꼭 필요하다. 충남 태안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목련과 호랑가시나무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곳이다. 불교권에서도 이렇게 특색있는 식물원, 수목원을 운영한다면 문화적인 영향력이 매우 클 것이다. 또한 천연기념물 후계목 사업을 위해서라도 불교계 식물원, 혹은 수목원이 절실하다. 경북 청도 운문사의 경우 주지 명성스님과 대중이 일찍이 사찰림에 관심 갖고 자체 식물원을 조성하여 잘 가꾸고 있다. 충북 진천 보탑사의 경우 식물원은 아니지만 뛰어난 사찰 조경으로 수많은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시기에 구례 화엄사나 통도사를 찾는 엄청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화엄사의 홍매화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들은 불과 2년전이다. 하지만 지역을 넘어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훌륭한 자연문화유산의 활용 좋은 사례이다.
4. 결론 자연문화유산인 사찰의 나무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속에 그 가치가 발현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역사와 시대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활용방안 등을 찾는 작업을 시작하자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 참고자료(대표적인 사찰의 나무) 1. 송광사 고향수 2. 수종사 은행나무 3. 용문사 은행나무 4. 불영사 은행나무 5. 보경사 탱자나무 6. 부산 백산 옥련선원 아왜나무숲 7. 운문사 처진소나무 8. 영국사 은행나무 9. 월정사 전나무 10. 내소사 전나무 11. 정선 정암사 주목 12. 제주도 서귀포시 선덕사 구실잣밤나무 13. 통도사 소나무숲, 극락암 솔숲 14. 영천 은해사 운부암 느티나무 15. 지리산 금대암 600년 전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