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올 수 없게
바다 위에 섬 하나 띄웠습니다
저도 넘을 수 없게
탱자로 담을 둘렀습니다
완전한 외로움,
여기까지 오는 길이
노를 버린 울돌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섬도 저도 고요합니다
시와 놀다 까무러친
탱자꽃이 하얗게 핀 밤이면
어머니가 제 이마를 짚고 계십니다
그런 밤이면 물은 더 먼 바다로 물러나고
후박나무꽃은 일제히 피어납니다
시를 얻지 못한 아침에는
더 깊고 거친 바다를 끌어와
섬을 두텁게 두텁게 두르고
어제 짓다 만 원망의 시구(詩句)는 미련 없이 버립니다
그러면 앵무새 같은 유배의 오늘은
고뇌 속 기쁨
한양도 벽련항도 그립지 않습니다
* 노도는 남해에 있는 섬으로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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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유배시
노도의 서포
전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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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6 15: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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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기까지 오는 길이
노를 버린 울돌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섬도 저도 고요합니다
* * *
노도에서 참 좋은 시상 건지셨군요~^^
아 ~~
정말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