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벚꽃 비를 맞으며 올해도 우리 농군님들 걱정 없이 이 봄이 축복의 부활이 되기를 소망하며 달려간 곳은 함평의 박봉길 님의 양파 생산지였습니다. 시골 좁은 길은 곡예 하듯 굽이굽이 좁은 길을 긴장하며 양파 밭에 이르니, 나지막한 산중턱 넓은 밭에서는 작년 9월에 싹을 틔워, 10~11월에 모종을 옮겨 심고, 이제 곧 5월 중순부터 6월 초에 수확할 양파 잎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올해 기상이변으로 겨울에 너무 추웠고 비가 많았고 일조량이 부족하여 작황이 약간은 염려되나, 이 모든 것이 우리 인간의 과욕으로 빚어진 것으로 하느님의 뜻에 조용히 순명하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기도로 결코 부족함이 없이 그 모든 것은 채워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소망을 가져봅니다. 우리농과의 계약재배로 생산하기 때문에 그나마 큰 어려움 없이 안정되게 공급할 수 있어서 좋다고 다소곳이 웃으시며 말씀하시는 동갑내기 부인의 모습을 보며 마음 한구석으로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기농으로 인증을 받은 만큼, 퇴비를 마련하는 데에 정성을 쏟고 계셨습니다. 소퇴비를 비롯하여 유기농 퇴비, EM 미생물 효소제와 고등어․갈치 등 생선을 직접 끓여 EM으로 처리한 효소제 등으로 일반 양파와는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얼마간 떨어져 있는 밭은 다른 곳에서 계약 생산하는 것인데 퇴비에서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말씀을 들으니 우리가 먹고 있는 양파에 대한 질적 자부심과 소중함이 크게 느껴집니다. 워낙 넓은 밭인지라 잡초제거를 최소한 4번 이상 해야 하는데 일손이 딸려 아직 2번 밖에 하지 못했다는 걱정을 들으니 돕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잠시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맛있는 음식과 떡을 준비해 주셔서 감사히 먹었습니다. 함께 하신 양현모 회장님의 ‘천지골 우리농 정미소’에도 들러 도정기계를 둘러보았는데, 쇠가 아닌 나무로 만들어져 도정시간이 몇 배 길지만 우리 농 쌀만 도정하고 있으며 쌀 건조조건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16%건조, 열풍 45℃이하) 한동안 서울대 생명공학과에서 냉동차를 가져와 여기에서 쌀이 도정되자마자 바로 실어가서 약품 연구에 써왔답니다. 정미소 실내 온도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color sorter pro로 잡티제거를 하고 있습니다. 쌀농사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묵묵히, 고집스럽게 실천하며 살고 계시는 생명환경운동 실천가이신 우리농 생산자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