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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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창거사 김대현 지음
[목차]
서
범례
목차
발문, 우산 사문 정호
후기, 오철호
발문, 최남선
선학입문 상권
제1. 입식문入式門
제1장 선바라밀의 해석
제2장 수증修證의 명칭과 뜻
제3장 근본인 세 가지 문을 세움
제4장 먼저 방편의 대강을 설함
제2. 식문息門
제5장 호흡을 세는 법
제6장 호흡을 따르는 법
제7장 호흡을 관찰하는 법
제8장 욕계정欲界定
제9장 초선정
제10장 제2선정
제11장 제3선정
제12장 제4선정
제13장 사무량심四無量心
제14장 공처정空處定
제15장 식처정識處定
제16장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제17장 비유상비무상처정非有想非無想處定
제18장 육묘문六妙門
제19장 십육특승十六特勝
제20장 통명관通明觀
선학입문 하권
제3. 색문色門
제21장 구상九想
제22장 팔념八念
제23장 십상十想
제24장 팔배사八背捨
제25장 팔승처八勝處
제26장 일체처一切處
제27장 구차제정九次第定
제28장 사자분신삼매師子奮迅三昧
제29장 초월삼매超越三昧
제4. 방편문方便門
제30장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춤
제31장 다섯 가지 욕망을 다스림
제32장 다섯 가지 덮개를 버림
제33장 다섯 가지 법을 조절함
제34장 다섯 가지 법을 행함
제35장 삼지三止
제36장 선정 중에 선근이 나타나는 모습을 증험함
제37장 선근이 나타나는 모습의 진위 판별
제38장 악근이 나타나는 모습을 증험함
제39장 나쁜 장애를 대치하는 법
제40장 편안한 마음으로 선을 닦음
제41장 병을 치료하는 법
제42장 마사魔事를 밝힘
선학입문 서
『선바라밀禪波羅蜜은 천태 지자天台智者 선사께서 설하신 것이다.
그 제자 법신法愼이 이를 기록해 10권으로 만들었는데, 그 법은 지관止觀으로 종지를 삼고 호흡(息)과 색色으로 문을 삼아 유위有爲로부터 무위無爲에 이르고 범부에서 최고 성인의 지위에 오르는 것이다.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들어가니 차제에 순서가 있고, 명칭을 조사하고 뜻을 탐구해 그 이치가 허황되지 않았으니, 세상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천태종天台宗이라 하였다.
당唐ㆍ송宋 이래로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세상에 성행하자
근기가 수승해 경절문徑截門을 좋아하는 자들은 이것을 상相에 집착한 것이라 여겨 깊이 궁구하지 않았고,
근기가 하열해 염불과 독송을 배우는 자들은 이것을 깊고 넓은 것이라 여겨 감히 엿보려 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천태종은 외로운 처지가 되어 전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나는 여러 책에서 종종 천태지관天台止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자못 희열을 느껴 그 책을 구한 지 오래였으나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금년 여름 혜월慧月 거사 유劉 군이 그 책을 가지고 와서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책은 글의 짜임새가 광대하게 얽혀 있고 과목이 번쇄하게 중복되어 있어 읽어도 갈피를 잡을 수 없고 생각해 보아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이런 탓에 이것을 보는 자들이 적고, 보는 자들이 적기 때문에 널리 전파되지 않으며, 널리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얻기가 어렵고, 이 책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그 교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습니다.
만일 이 가운데서 중요한 것만 추려 내어, 글은 간결하게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고 뜻은 요점만 취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면, 읽기 쉽기 때문에 익히는 자가 많아질 것이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좋아하는 자가 많아질 것입니다. 좋아하고 익히는 자가 많으면 널리 전파될 것이고, 널리 전파되면 이를 따라서 도에 들어가는 자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면 후학들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장차 이 종宗에도 보탬이 될 것입니다.
옛날 천태 선사께서 여러 경전을 종합하여 이 종을 세우고 널리 후학들에게 베푸셨으니 그 공덕이 크다 할 것입니다.
지금 만약 그 종지에 입각해 그 문을 가리키고 막힌 곳을 뚫어 그 길을 넓힌다면, 천태의 공덕은 나날이 더욱 빛날 것이며 문을 열고 길을 가리킨 사람 역시 이 인연으로 올바른 견해를 얻어 영원히 물러서지 않게 될 것이니,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이에 그의 뜻에 감동하여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읽어 보니, 법문이 해박하며 명칭과 뜻이 종합적이고 정확한 것이 이 책만큼 잘 갖춰진 것도 없었다. 이 도에 뜻을 둔 자라면 몰라서는 안 될 책이었다.
그리하여 장章에 따라 내용을 발췌하고, 그 순서에 따라 요점을 취하여 번쇄한 곳을 잘라 내 요약하고는 한 질의 책으로 만들어 『선학입문禪學入門』이라 제목을 붙였으니, 선바라밀을 익히려는 자는 이 책을 따라 들어가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원컨대 여러 동지들은 먼저 이 책을 읽어 그 대강大綱을 알고 조목條目을 이해하기 바란다. 그런 뒤에 본서本書를 읽으면 계곡의 작은 길도 분명히 드러나고 드나드는 문을 착각하지 않을 것이니, 마치 길을 가는데 길잡이가 있고 문에 들어가 나침반을 든 것과 같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그 글의 풍부함을 기뻐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고, 그 뜻의 상세하고 정확함을 좋아하여,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따르는 것은 그 문門에 들어가는 것이고 본서로 나아가는 것은 그 당堂에 오르는 것이니, 그때 비로소 천태종문天台宗門을 몰라서는 절대 안 되고 이 한 권의 입문서 또한 읽지 않아서는 안 됨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 책을 만들어 계몽에 도움을 주고자 할 따름이다.
을묘년(1855) 가을 8월 일 월창月窓 거사 만월滿月 화남和南
범례凡例
一. 지자 대사智者大師께서 설하신 선법禪法은 10권으로 『선바라밀禪波羅蜜』이라 하는데, 바라밀은 구경究竟이란 뜻이다. 이제 그 3분의 2를 추려 내고 나머지 3분의 1의 요점만 취해 『선학입문』이란 제목을 붙였다.
말하자면 본서(『선바라밀』)는 상세하고 심오하여 그 뜻을 얻으면 곧 궁극의 법이지만, 이 책은 조잡하고 얕아 겨우 배움으로 들어가는 문이 될 수 있을 뿐 참된 집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목을 바꿔 『선학입문』이라 하고 그 귀결점이 본서를 소중히 여기는 데 있음을 밝혔다.
一. 이 책은 호흡(息)ㆍ색色ㆍ마음(心)의 세 가지 문을 근본으로 삼는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별도로 세우지는 않은 것은, 호흡을 닦고 색을 닦는 것이 본래 마음 밖의 법이 아니며, 그 가운데 마음의 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호흡과 색의 두 문만 세운 것이다.
또 지관止觀을 근본으로 삼지만 별도로 문을 세우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호흡을 닦고 색을 닦는 것이 곧 지를 닦고 관을 닦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별도로 문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一. 본서에서는 먼저 방편方便을 설하고 나중에 수증修證을 설했지만 지금 이 책에서는 수증을 앞에 두고 방편을 뒤에 두었다. 왜냐하면 수증이 바로 근본이고 방편은 곧 지말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나무를 관찰할 때 먼저 줄기를 보고 그 다음에 가지를 살피면 천 갈래 가지와 만 갈래 잔가지를 뚜렷하게 볼 수 있어서 어지러운 미혹이 없지만, 만일 먼저 가지 끝부터 거꾸로 그 줄기를 찾아들어 간다면 반드시 번잡함을 이기지 못해 혼란스러움에 빠지는 잘못이 있게 되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앞에 그 대의를 세우고 나중에 조목을 따라 논하였다. 이렇게 하면 이 책을 보는 이가 이것은 어떤 법 가운데의 경계境界이고, 이것은 어떤 법 가운데의 약(藥石)이라는 것을 알아서 곧 쉽게 보고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또한 방편 중에는 수행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도 있지만 경계의 모양에 따라 대치하는 것은 대부분 수행하는 가운데 단계적으로 보고 알아야 할 것들이다. 이런 이유로 먼저 수도문修道門을 세우고, 나중에 방편문方便門을 설하였다.
一. 본서는 10권으로 3백 장 분량이나 되는데도 하나로 연결되어 설해져 있다. 따라서 보기가 참으로 쉽지 않고, 애를 써서 이리저리 찾아본 뒤에야 그 처음과 끝을 알 수 있다.
지금 이 책에서는 내용에 따라 장을 나누어 42장으로 하고, 장 가운데 말이 바뀌고 뜻이 달라지는 곳은 단락을 나누고 행을 바꾸어 살펴보기 편하게 하였다.
一. 이 책은 크게 네 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첫째는 입식문入式門, 둘째는 식문息門, 셋째는 색문色門, 넷째는 방편문方便門이다.
입식이란 먼저 대의를 서술하는 것이고,
식문과 색문 두 문은 닦아 증득하는 법이며,
방편은 수행하는 가운데 사항에 따라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다.
입식문에 4장이 있고, 식문에 16장이 있고, 색문에 9장이 있고, 방편문에 13장이 있어 모두 합하면 42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