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로움, 내 고향, 고향집
남진원
여름을 기다리는 날이면 내 마음은 먼저, 고향의 어린 시절에 가 있다.
시골잡에서 듣던 매미 울음소리. 푸릇푸릇 생명감으로 들어찬 소리의 음률은 한 여름 매미거 주는 선물이었다.
저녁이면 멍석을 펴놓고 식구들이 둘러앉았다. 박쥐가 날아다니고 반딧불이 여기 저기에서 놀라 찾아들었다. 반닷불을 찾아 다니다가 잠이 들던 여름 밤.
할아버지가 마당 한쪽에 모깃불을 피워놓으면 매캐한 연기도 좋았다. 부지런히 저녁 식사를 준비해놓은 어머니의 모습도 모습이려니와 할머니, 아버지 삼촌들의 든든한 어깨도 정겨웠다.
이젠 내 곁에 할머니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안 계신다. 오직 곁에 있는 것은 그때 고향집의 그리움 뿐이다. 그래서 내가 쓴 고향집 시를 읽으면 더 행복해지는 시간이기도하다. 깊은 속 마음으로부터 좋아하는 시가 ‘고향집’이다. 별빛이 쏟아지는 여름밤은 내 꿈을 찬란함 속으로 데리고 갔다. 모든 게 참으로 평화롭던 고향집, 그 여름의 아름다움! 나는 지금도 박꽃이 피어나던 그 고향집의 여름밤을 꿈꾸고 있다.
고향집
남진원
이맘때면
고향
여름 집
풀벌레 짙은
모깃불 피고
멍석 위에
풍성하게
쏟아지는 별빛
아늑하게
흐르는
바람
모두가
참으로
평화로워
이맘때면
내 고향
여름 집
나는
지붕 위
하얀 박꽃이 된다
첫 시집 (동시집), 『싸리울』, 1982. 12. 10. 아동믄에사)
(1985. 11. 15. 『 별마을 꿈마을』,한국 명작 동요 동시집)
( 1989. 4. 15. 제5시집,동시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 2015. 4. 15. 남진원동시선집. 지식을 만드는 지식)
『한국동시선 』범우사. P. 36..
아래 내용은 『한국동시선 』에 게재된 범우사 책속의 감상 글입니다.
- 그리운 어린 시절을 떠올려 한여름밤, 고향집을 생각하는 마음의 그림입니다. 머리 위로 별빛이 쏟아지고 모기를 쫓는 모깃불이 타오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