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키워 주는 짬동시
-짬동시 숲 홍보대사 박새의 활동기
"야, 잠깐만!"
박새가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불러 세웠다.
"나, 지금 바쁜데 왜그래?"
박새가 붉은머리오목눈이 곁으로 왔다.
"너도 알지?"
"뭘?"
"내가 이 숲의 홍보대사인 거 말이야."
"그야 알지. 짬동시 홍보대사란 걸."
"그래서 말인데. 네 둥지를 홍보 좀 해야겠어."
홍보란 말에 깜짝 놀란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뭉뚝한 부리로 나뭇가지를 툭 치며 말했다.
"야! 그건 안 돼!"
"왜?"
"너, 정말 몰라서 물어? 뻐꾸기 때문에 안 된다고! 내 둥지에 탁란하면 어떡해?"
"야, 짬동시 숲 홍보대사인 내가 왜 그걸 모르겠냐! 이제 네 둥지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
"정말?"
"네 새끼들이 다 자랐는데, 뻐꾸기가 바보냐. 네 둥지에 탁란하게."
"호호호! 하긴 그래!"
봄바람에 박새의 가슴에 박힌 검정털 넥타이가 살랑살랑 흔들거린다.
"박새야, 내 둥지를 어떻게 홍보할 건데?"
"꽃밭이 된 둥지! "
"뭐! 꽃밭이 된 둥지라고! 내 둥지에 무슨 꽃이 핀다고 그래?"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오목한 두 눈을 좌우로 굴렸다.
박새가 검정털 넥타이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야, 짬동시가 왜 짬동시냐?"
"짬 날 때 읽고 쓰니까 짬동시지."
"야, 짬동시는 4행 15음절의 짧은 시지만, 상상력이 가득하단 말이야."
"그 상상력과 내 둥지가 무슨 상관인데?"
"짬동시가 아이들 마음에 상상력을 키워 준다고 했지?"
"그래서?"
"짬동시는 아이들에게 이런 상상을 하게 하지."
"어떤?"
"새 둥지는 꽃밭이다!"
"야, 그건 너무나도 엉뚱한 상상이야!"
박새가 하얀 두 뺨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아니야, 이런 상상은 짬동시가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이야."
"박새야, 난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어."
"새 둥지를 꽃밭으로 만든 건 바로 너야, 너!"
"뭐라고! 내가 새 둥지를 꽃밭으로 만든다고?"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오목한 눈이 불룩 튀어나왔다.
박새가 얼른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두 눈을 살짝 밀어 넣으며 말했다.
"얼른 애벌레를 사냥해! 새끼들이 배고프겠어! 어서!"
"내가 깜빡했네. 애벌레 사냥나온걸."
이때 연락을 받은 꿀벌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타났다.
"꿀벌아, 먼저 출발해!"
"알았어. 짬동시 홍보대사!"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재빠르게 사냥했다. 박새도 사냥을 도왔다.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주둥이 가득 애벌레를 물고 둥지를 향해 날아가자 박새도 뒤따랐다.
찰칵! 찰칵! 찰칵!
어미 날갯짓소리에 둥지 가득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찰칵! 찰칵! 찰칵!
새끼들이 애벌레를 서로 먼저 먹겠다고 노란 주둥이를 쫙쫙 벌리고 몸을 흔들어댔다.
둥지가 노란 수선화 꽃밭이 되었다.
찰칵! 찰칵! 찰칵!
어미는 몸을 흔들며 보채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골고루 나눠주었다.
"얘들아, 꼭꼭 씹어 먹어라. 금방 또 잡아오마."
어미가 새끼 꽁무니에서 하얀 똥을 빼내 물고 사냥터로 날아갔다.
박새와 꿀벌도 뒤따랐다.
사냥터.
"붉은머리오목눈이야, 사진을 보니까 어때?"
"와, 대단해! 그런데 박새야, 내 둥지가 꽃밭인 줄 왜 나는 몰랐지?"
"그러니까 짬동시가 알려 주잖아! 짬동시는 상상력이 가득하다고 했지?"
꿀벌이 말했다.
"짬동시의 상상력은 모두에게 새로운 관찰의 눈을 갖게 하지."
"와, 짬동시 대단해! 우리 아이들에게 짬동시를 가르쳐야겠어."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애벌레 사냥을 시작하자, 박새와 꿀벌은 짬동시와 사진을 챙겨, 숲 방송국을 향해 날아갔다.
꽃밭이 된 새 둥지 / 권창순
어미 새 (3)
날갯짓소리 (5)
활짝 꽃 핀 (4)
수선화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