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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사공유사 부경험방》의 내용을 글자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무관이었던 그가 말에서 떨어져 다친 후 의사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민간에서 백성들을 치료하던 중 절름발이를 고친 것을 계기로 명성을 얻어 내의원에 입성하게 되었으며,
이후 왕실에 병이 생길 때마다 줄줄이 그의 손으로 치료해 낸 그의 입지전적인 활동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책에 의하면 사망하기 전 그는 본인조차 피를 토하며 오늘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위중한 병세에 놓여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환후를 살피기 위해 한겨울 삭풍이 부는 날씨임에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입궐을 결심하였다.
아들과 조카들이 모두 말렸지만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병을 앓고 있는 임금에게 달려갔다.
임금에 대한 그의 충심이 보이는 그 대목에 이르자
글을 읽고 있던 나의 두 눈에서는 그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문으로 적힌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려 보기는 내 인생에 처음이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지사공유사 부경험방》을 쓴 그 선인도
분명히 백광현의 그 충심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으리라.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나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쓴 그 선인처럼, 나도 백광현의 행적과 그 충심을 지금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집필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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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종 3년 7월 11일 임금에게 생긴 종기를 치료하기 위해 내의원의 여러 의관들이
임금 앞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의관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만약 백광현이 살아 있었다면 언제 새살이 돋고 언제 살이 완전히 아물지
반드시 정확히 예측하여 알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영조 50년 6월 2일 내의원 도제조는 영조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내의원의 침의인 백문창은 선왕 대의 명의였던 백광현의 후손입니다”
백광현은 이미 오래 전 숙종 23년에 사망하였다. 그가 사망한 후에도 내의원에서
는 그의 이름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에 '명의(名醫)'라는 이름을 넘어 '신의(神醫)'라고 불리웠던 백광현!
그에 관한 기록은 어디에 남겨져 있는가?
우선 여러 문집에서 그의 이름을 전하고 있다.
정내교(鄭來僑, 1681~1759)의 문집인 《완암집(浣巖集)》의 '백태의전(白太醫傳)'이 있다.
《완암집(浣巖集)》사진출처 : HWABONG BOOKMUSEUM
조현명(趙顯命, 1690~1752)의 문집인 《귀록집(歸鹿集)》의 '백지사모표(白知事墓表)'가 있다.
<조현명의 초상화> 사진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그외 이경민(李慶民, 1814∼1883)이 지은 《희조질사(熙朝軼事)》,
안종화(安鍾和, 1860~1924)가 지은 《국조인물지(國朝人物志)》,
유재건(劉在建, 1793~1880)이 지은 《이향견문록(里鄕見聞錄)》이 있다.
이 3가지 책은 모두 정내교의 《완암집》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copy-paste 했다.
《희조질사》
《국조인물지》사진출처 : 코베이
《이향견문록》
또한 백광현이 내의원에 입성하여 활동한 시기가 현종대와 숙종대였기에
《현종실록》과 《숙종실록》에서 그에 관한 기록을 엿볼 수 있다.
《현종실록》
《숙종실록》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하지만 제일 방대한 기록은 3가지 책에 남겨져 있다.
첫째는《승정원일기》이다. 왕명을 담당하는 승정원에서 처리한 일들을 매일 기록한
승정원일기에서 백광현에 관한, 그리고 백광현이 치료한 왕실인물과 고위관료들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승정원일기》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둘째는《임천백씨족보》이다. 백광현은 임천백씨 31세손이다.
족보를 뒤적여보면 백광현의 이름 아래에 그의 중요한 치료 행적이 깨알같이 기록
되어 있다.
《임천백씨족보》
셋째는 가장 중요한 책으로 《지사공유사 부경험방》이다.
백광현이 사망한 후에 아마도 그의 후손이나 제자 중에서 누군가가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이 책에는 그가 의사가 된 계기와 주요한 치료 행적 및 치료 사례가 남겨
져 있다. 백광현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책이다.
《지사공유사 부경험방》
각 책의 내용에 어떤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한가?
이 글은 시리즈로 계속 올라올 것이니 조금 더 기다리기를...
To be continued...

드라마 <마의> 주인공 백광현은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의 행적을 찾아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놀라왔던 의술과 환자를 사랑했던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실제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묻어둘 수가 없었기에 글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