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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렌트카매니아◀◀ 원문보기 글쓴이: 카페지기™
SUV처럼 높은 시야와 넓은 실내공간에 쿠페처럼 늘씬한 지붕의 5도어 4인승 차체를 가진 X6는 통념을 깨는 쿠페요, 발상이 남다른 SUV다. X5를 베이스로 했지만 겉보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주행성능까지 한층 강화돼 BMW에 더 잘 어울리는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거듭났다.
글 / 민병권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제목이 혼란을 가중시킨다. 굳이 정정하자면 ‘럭셔리 쿠페 뺨치는 SUV’가 맞을 것이다. BMW의 6시리즈가 5시리즈의 쿠페형이라면 X6는 X5의 쿠페형이다. 다만 전통적인 의미의 쿠페와는 다르다. SAC,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란다. 8년 전 BMW가 X5를 처음 내놓으면서 SUV가 아닌 SAV, 스포츠 액티비티 비클이라고 강조하자 사람들은 ‘그래 봐야 SUV지’라며 냉소를 보냈었다. 하지만 X5는 다른 SUV들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다이내믹함을 인정 받았고, 결국 성공적으로 자기 영역을 만들어냈다. 2세대 X5를 개발하면서 BMW는 그 다음 단계를 함께 준비했다.
X5를 보자. 좋은 차고 넉넉한 차지만, 그 많은 공간이 정녕 모두에게 필요한 것일까? 여기저기 조금씩 쳐내서 좀더 스포티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높은 시야와 듬직함만 유지된다면 분명 이런 차를 원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X6는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X5(혹은 그 경쟁모델들)에 권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한다. 날렵하고 잘 달리지만 도로를 벗어나면 맥을 못 추는 전통적인 스포츠카들과 달리 비포장도로 위까지 날다시피 달릴 수 있는 크로스오버 스포츠카의 이미지다. 물론 실체는 이미지와 약간 차이가 있다. X6는 여전히 온로드 지향의 SUV 분위기를 풍기며, 적어도 이번에 시승한 30d는 스포츠카, 또는 스포츠쿠페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동력성능이 부족하다. 어쨌든 문짝이 다섯 개나 달려있고 4명의 승객이 상당한 양의 짐을 싣고도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실용성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이색적인 럭셔리 쿠페라 할 수 있다.
요즘 기존의 잣대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쿠페라고 주장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4도어 세단도, 3도어 2박스 해치백도 쿠페의 이미지를 빌어오더니, 이번에는 BMW가 5도어 해치백 형태의 SUV를 쿠페라고 우기는 셈이다. (물론 우리는 이미 3년 전에 국내 메이커가 비슷한 개념-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의 차를 출시한 것을 알고 있다.) 쿠페는 실용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 세단이나 해치백, 왜건에 비해 활용이 불편하다. 그래서 쿠페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타는 사치스러운 차, 달리기에 비중을 둔 차로 잘 어울린다. 그러한 쿠페의 이미지를 빌어온 최근의 변종들은 세단이든 해치백이든 원래의 차량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실용성을 바탕으로 스타일과 약간의 타협을 시도한다. 이들은 덩치가 커지고 지붕이 높아진 전통적인 분류의 세단 및 해치백과의 차별화를 위해 낮은 지붕을 선택한 틈새차종들이다.
X6도 기본적으로는 X5의 자세를 낮춘 버전이다. 하지만 ‘X5의 지붕만 낮춰서 만든 차’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의 부품이 공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X5의 옆에 세워진 X6를 본다면 의외로 다른 부분이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차가 더 넓어 보이는 것은 지붕이 8.5cm 낮아진 데 따른 착시가 아니다. 차폭도 무려 5cm가 더 넓어졌다. 실내폭은 큰 변화가 없으니 불거진 휀더가 더 볼륨감 있게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헤드램프도 X6의 것이 더 갸름한 윤곽선을 갖고 있으며, 깜빡이 부분에 수평으로 투명 가로핀들이 배치돼 날카로운 이미지가 묻어난다. 이와 맞물린 앞휀더도 당연히 X6 고유의 것. 상대적으로 구성이 간결해진 앞범퍼는 에어댐 형상이 강조돼 공격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범퍼모서리의 은색 램프(미국사양에서는 오렌지색)나 안개등을 내장한 대형 흡기구는 그저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부분이다. 바닥은 대부분 언더커버로 덮여있지만 높지 않은 앞부분이 차의 용도를 제한한다.
휠베이스는 X5와 같다. 하지만 리어 오버행이 늘어나 차체가 더 길어졌다. 지붕을 누르면서 뒤로 잡아 뺀 형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늘어난 치수는 2.5cm가 채 안되지만 시각적으로는 더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A필러가 끝나기 무섭게 트렁크 끝단을 향해 완만한 경사로 내려가는 지붕 선은 X6외형의 최대 특징. 그 드러누운 각도가 왠만한 스포츠카 저리가라다. 옆모습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적재함에 에어로파트를 추가한 경주용 픽업트럭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공기저항계수는 0.33으로 X5의 0.34보다 낮아졌다.
운전석에 올라 사이드미러를 보면 치켜 올라가는 어깨선과 위로부터 떨어져 내리는 지붕선, 그리고 그 아래로 불거진 리어휀더의 굴곡이 차종을 헷갈리게 한다. 이때는 앞을 보면 된다. 전방시야는 여전히 높고 넓다. 하지만 룸미러를 보는 순간 다시 현실감각이 떨어진다. 그곳에 펼치지는 것은 뒷좌석의 헤드레스트에 걸친 천정과 뒷선반보다 한 계단 올라선 턱,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좁은 뒷유리이다. 내가 지금 벙커의 총구멍을 보고 있나? 뒤에 승용차가 붙으면 지붕에서 룸미러 부분까지가 겨우 보일랑 말랑이다. 후방시야 중 위쪽이 낮은 것은 그렇다 쳐도 아래쪽 경계가 높은 것은 문제가 된다. 그래서 ‘당연히’ 후방 카메라가 달려있다. 헌데 화질이 열악하다. 전후방 주차센서에 감지된 장애물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깔끔한 그래픽 화면과 비교돼 더욱 그렇게 보인다.
차 뒤에 가서 서보니 트렁크 리드의 끝 부분이 가슴둘레에 닿는다. 굳이 유리 틴팅을 하지 않더라도 뒤따르는 차들이 적잖이 답답해할 것 같다. 대신, 멋진 뒤태를 감상하느라 넋이 나간 나머지 전방 시야가 가리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을 운전자들도 있을 것이다. 완만한 각도로 한데 모아지는 옆유리와 뒷유리, 그리고 휀더의 볼륨감, X3/X5와 달리 안쪽의 L자를 90도로 꺾지 않은 테일램프, 뒤차를 향해 당장이라도 불을 뿜을 것 같은 대구경 배기구와 보호대가 달린 근육질의 범퍼가 근사한 인상을 만든다. 분명 위압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여기에 비하면 X5의 그것은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정도.
트렁크(해치 게이트)는 운전석 센터페시아 하단의 버튼을 이용하거나 해치안팎에 달린 버튼을 이용해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고, 중간에 멈추게 할 수도 있어 천정이 낮은 실내에서 요긴하다. 단, 리모컨으로는 여는 것만 가능하다. 막상 열고 보면 뒷 선반 아래의 공간은 X5와 다를 바 없다. 적재 용량도 570리터로. 풀사이즈의 골프백 4개가 거저 들어간다. 물론 X5의 620리터와 비교하면 적지만 쿠페치고는(!) 상당하지 않은가. 문제는 X5처럼 위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분할식 해치가 아니기 때문에 트렁크 턱이 높다는 것. 금속으로 덧댄 보호대가 허리 높이에 닿는다. 짐 부리기에는 불편하지만 차체 강성증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설마 단순히 폼생폼사는 아니겠지?
트렁크 왼쪽 벽면 안쪽에는 안전삼각대, 구급약, 내비게이션용의 DVD/CF슬롯이 있고 오른쪽 벽안에는 휴즈박스가 있다. 바닥의 레일시스템이나 벽면의 탄성 밴드, 가방걸이 등도 X5와 동일한 것. 적재함 조명은 해치게이트 안쪽 면에 달려있다. 런플랫 타이어와 공기압 감시장치로 스페어 타이어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바닥면 아래에 숨겨진 추가 수납공간도 용량이 제법 큰 편. 다만 턱 부분 왼쪽 모서리에는 배터리가 위치하고 있어 짐 부리기에 제약이 된다. 견고하게 만들어진 중간바닥은 댐퍼의 도움으로 가볍게 여닫을 수 있으며, 열쇠로 잠글 수도 있지만 탈착은 할 수 없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적재용량이 1,450리터로 늘어난다. 폴딩 손잡이는 시트 어깨부분에 달려있는데, 동작이 깔끔하고 조작감이 좋다. 6:4로 분할 폴딩이 되고 스키스루 기능도 있지만 등받이 각도조절은 되지 않는다. 폴딩시 등받이 뒷면은 적재함 바닥과 약간의 경사를 이루게 된다.
뒷좌석은 X5와 달리 가운데로 센터콘솔을 배치해 2인용의 구성을 만들고 있다. 두 개로 독립된 좌석은 측면 지지부가 두드러져 X5와의 성격차이를 표현한다. 물론 가운데 등받이를 접어 팔걸이로도 쓰고 헤드레스트 뒷통수에 컵을 꽂도록 했던 X5와는 달리 암레스트도, 컵홀더도 별도로 마련해놓고 있다. 콘솔의 앞부분이 1열의 그것처럼 덮개 달린 ‘재떨이+컵홀더’의 구성인 반면 뒷부분은 ‘계단식 영농’형 수납공간으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뒷좌석은 겉보기와 달리 편안하고 넉넉한 공간이다. 천정이 낮고 측면 유리창이 좁다는 것은 X5를 기준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승용차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유리 아래쪽으로는 X5와 동일한 구성이기 때문에 공간에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트 방석에서 천정까지의 높이는 X5에 비해 44mm가 낮은데, 모 전문지에 따르면 신장 180cm의 서양기자가 타도 헤드룸이 충분하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상반신이 긴, 저주 받은 체형 탓인지 키가 173cm밖에 안 되는 데도 뒤통수 바깥쪽이 천정에 살짝 닿았다. 단, 둔부를 의도적으로 등받이에 바싹 붙였을 경우다. 평상시대로 편히 앉으니 SUV의 휑한 그것보다 차라리 아늑한 공간을 즐길 수 있었다.
타고 내릴 때는 X5와 마찬가지로 차체 아래쪽에 넓게 튀어나온 검정색 부분에 옷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승용차보다 바닥이 높으면서도 천정이 높지 않다는 점은 승하차시 오히려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실내의 천정 기둥 쪽에 의례히 달려있는 손잡이를 모두 없애고 옷걸이만을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승하차 시의 편의를 고려해 각종 조명에도 신경을 써두었다. 리모컨으로 도어잠금을 해제하면 눈에 불을 켜는 것은 물론 도어외측 손잡이마다 흰색 LED가 켜지고, 도어를 열면 도어 하단과 발공간에 조명이 들어온다. 뒷좌석의 경우 발 뒤꿈치 부분에 램프가 달려있다. 앞뒤 도어포켓 라인에는 무드조명도 켜진다. 한마디로, 있는 차의 여유가 느껴진다.
1열 공간도 X5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X5에는 선택사양으로 적용되는 스포츠타입 스티어링휠이 X6에는 기본으로 달리기 때문에 좀더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국내에 수입되는 X시리즈 중에서는 처음으로 패들 변속기능도 쓸 수 있게 되었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어두운 톤의 가로결 우드트림과 하단의 메탈 장식은 시원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물론 X6에는 나무보다 알루미늄 트림이 더 잘 어울렸을 것이라는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일전에 시승했던 X5의 3가지 모델은 물론 이번 시승차에까지 적용된 베이지색 실내는 그러한 욕심에 대해 포기를 강요하는 듯 하다. 센터콘솔 가장자리에는 무릎지지대가 추가되었는데, 본래의 터널 자체가 높고 벽면이 평편해 코너링시 무릎을 기대기 좋았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는 느낌은 적다. 어쨌든 이 역시 X5와의 성격차이를 표현하는 부분이다.
1열시트는 조수석까지 전동 요추받침조절(상/하,앞/뒤)이 되고 헤드레스트는 전동 높이조절은 물론 수동으로 거리조절도 가능토록 하고 있다. 시트기능만 놓고 보자면 X5 3.0d보다 한 단계 윗급인 셈인데, 통풍 기능이 빠진 것은 마찬가지이다. 스티어링 컬럼은 전동식이고 유리창은 4개 모두 원터치로 업다운이 된다. 전동식 주차브레이크와 오토홀드 기능, 내리막 속도유지장치(HDC)는 시승 중 편리하게 써먹을 수 있었다. 앞유리에 현재속도나 내비게이션의 방향지시, 경고표시등을 띄워주는 HUD-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장비되어 있는데, 매번 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은지 가끔은 시선을 내려 계기판을 확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깜빡이 조작 레버 끝부분의 BC(보드 컴퓨터) 버튼을 눌러 계기판의 액정화면을 바꾸다 보면 처음 보는 그림이 하나 나온다. 앞뒤차축과 프로펠러샤프트, 각 바퀴를 간단히 그린 이것은 이번에 X6를 통해 처음으로 적용된 DPC의 작동상태를 보여주는 화면이다. DPC,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은 쉽게 말해 4륜구동 시스템을 더욱 능동적으로 작동하게 해주는 추가 구성품이다. 일반적인 승용 4륜구동계는 주행환경에 따라 앞뒤 구동력 배분을 조절해줄 뿐, 좌우 바퀴로 전달되는 구동력의 비율은 직접 제어하지 못한다. ESP의 도움으로 미끄러지는 쪽에 브레이크를 걸어 반대쪽 바퀴에 구동력을 몰아주는 식의 간접 제어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X6의 리어디퍼렌셜에 추가된 DPC는 뒷바퀴 양쪽의 구동력 배분까지 능동적으로 제어해준다.
가령 왼쪽으로 코너를 도는 상황이라면 오른쪽 뒷바퀴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구동력을 몰아주어 수월한 회전을 돕는다. 반대로, 같은 상황에서 후륜 쪽이 바깥으로 밀리는 오버스티어가 일어난다면 일단 BMW의 4륜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후륜으로의 구동력 배분을 줄여주고, DPC는 왼쪽 뒷바퀴의 구동력과 토크를 키워 자세를 바로잡는다. 덕분에 ESP(BMW는 DSC)가 개입해 엔진 출력을 줄이거나 제동을 가할 여지는 줄어들었다. 이것이 X6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장점, DPC다.
시스템의 작동상태는 화면의 각 바퀴에 표시되는 눈금 개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앞바퀴에 두 개씩, 뒷바퀴에 세 개씩, 즉 4:6의 배분을 갖지만 가감속과 코너링시에는 각 바퀴의 눈금 개수에 차이가 생긴다. 이는 혼다 레전드에 적용된 ‘수퍼 핸들링-AWD’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인데, 코너링시 운전자가 이 화면을 들여다볼 여유는 없으니 차라리 센터페시아의 화면에 표시해 동승자라도 볼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것도 레전드 때와 마찬가지의 심정이다.
X5가 심한 언더스티어를 일으키며 주행안정장치의 도움으로 요란하게 몸을 추스렸던 상황에서도 X6는 중립적인 주행특성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미약한 타이어 소음과 코너 끝에서의 미동을 통해 보이지 않는 큰손의 도움에 대한 증거를 남겼을 뿐이었다. 물론 차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DPC만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X6는 무게중심이 더 낮을 뿐 아니라 편평비가 더 낮은 타이어를 끼웠으며, X5와 타이어 폭은 같지만 후륜의 윤거는 56mm가 넓어졌다. 어쨌든 코너가 반복되는 와인딩 코스를 돌아보면 운전이 더 편하고 쉽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DPC의 영향이 상당한 것은 틀림이 없다. 일상 주행에서의 능동적인 안전장치로서도 몹시 긍정적이다. DPC의 추가로 xDrive는 한 단계 앞서나가게 되었다. BMW가 X6의 각 등급명에 굳이 xDrive를 붙여버린 것도 수긍이 간다. 향후 DPC가 X6만의 것으로 머무르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X6 xDrive30d의 3.0리터 디젤 엔진과 6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X5 3.0d의 것과 동일하다. 차량간 무게차이가 있긴 하지만 제원상의 성능수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지상태로부터의 풀가속시 자동변속지점은 40, 70, 110, 150km/h로, 4,500rpm에 조금 못 미처 시프트업이 진행된다.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8.0초로, X5 3.0d에 비해 0.1초가 빠르다. 덩치와 무게를 생각하면 충분히 위협적이다. 제원상의 최고시속은 210km/h인데, 여기까지 손쉽게 도달하지는 못한다. 190km/h까지의 가속은 그럭저럭 수월하지만 6단으로 변속되는 200km/h 내외에서는 아무래도 뜸을 들이는 모습이다.
고속에서의 체감속도는 실제보다 한참을 밑돈다. 저속에서는 부하가 걸릴 때마다 나지막이 갈갈거리면서 어쩔 수 없는 디젤 티를 내더니만 고속에서는 더없이 조용해져서 오히려 노면 소음이 두드러졌다. 풀가속시의 가속력과는 별개로, 교통흐름에 따른 가감속 상황에서의 순발력은 가솔린 차에 비하지 못한다. 그래도 일상 주행에서 힘 부족을 느낄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트윈터보를 단 xDrive 35d(3.0리터 디젤, 286마력)나 xDrive 50i (4.4리터 가솔린, 408마력)등을 생각해 ‘스포츠 쿠페’라는 표현만은 아껴두어야겠다. 6단 주행시의 엔진회전수는 100km/h에서 1,800rpm이고 80km/h에서는 1,500rpm을 밑돈다.
저속에서는 제동에 따른 차체 출렁임이 약간 신경 쓰이지만 고속에서는 덩치가 무색하리만치 강력한 감속성능을 보여준다. 브레이크는 후륜까지 V디스크 타입이고 각종 보조장치를 달아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믿음직스럽다. 타이어는 255/50R19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DUELER H/P SPORT.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런플랫 타입이다. 액티브 스티어링이 적용되지 않았고, 마치 파워 스티어링이 고장 난 것 마냥 과다한 조향력을 요구하는 것은 X5 3.0d와 마찬가지다.
시승 기간동안 450km를 달리고 나서야 총 주행거리가 2,000km를 넘어선 시승차는 인수 당시 6.3km/리터의 평균연비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를 리셋하지 않고 그대로 시승을 진행한 결과, 200km를 주행한 후에도 평균연비가 6.5km/리터에 머물렀다. ‘10.5km/리터, 1등급’이라는 공인연비 수치와의 괴리를 놓고 30초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리셋 버튼을 눌렀다. 이후, 초반 시내 주행시 6km/리터 후반 대였던 평균연비는 전용도로를 주행하면서 11km/리터까지 올라갔다가 250km의 주행거리가 더해진 반납시점에서는 7.9km/리터를 기록했다.
남다른 스타일은 물론 주행성능 향상에 적합한 조건들까지 갖춘 X6는 X5보다 BMW에 좀더 잘 어울리는 크로스오버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만한 가격, 이만한 크기의 차에 흔히 기대할 수 있는 사양이 일부 제외된 점은 아쉽지만 이는 X6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므로 딱히 약점으로 지적하기는 어렵다.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xDrive30d의 엔진은 여유가 부족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X6의 개성을 만끽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X6는 X5와 함께 주력시장인 미국의 스파르탄버그 BMW 공장에서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