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남도여행을 마침내 실천에 이르게 되었다.
그것도 혼자서가 아니라 네 형제 부부가 같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원래의 계획은 달마산 이나 두륜산 등산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연로하신 형님들과 함께라 포기했고,
여러가지 생각끝에
1, 땅끝마을까지 곧바로 가서 관광을 한 후 일박을 하고,
2, 두 째 날에는 미황사 - 대흥사 - 녹우당 - 다산초당을 돌아 본 후,
3, 세 째 날에는 천불천탑 운주사와 쌍봉사를 보고 귀가한다는 계산을 했다.
조금 무리가 있지만 나의 욕심으로 일정을 설명하고 모두 찬성을 하였다.
나와 세째 형수님 차로 먼 길을 달려 오후 4시경 드디어 땅끝 마을에 도착을 했다.
팬션 몇 곳을 물어 가격도 흥정하고 주변을 돌아보려고 했다.
형제바위.
해변에는 기암괴석이 많아 보기도 좋았다.
이 작은 섬은 "맵섬"이라고 한단다.
그냥도 멋있지만 일년에 딱 4일(2월달에 1일, 10월 말에 3일)에 저 바위와 바위 사이에서 해가 뜬다고 한다.
그 때는 사진을 찍으려고 전국의 내노라 하는 사진동호인은 다 몰려 온다고 한다.
멀리 배가 한 척 들어온다.
배를 본 순간 좌우를 둘러 본 우리 집사람 쪼르르 선착장 매표소로 달려간다.
거기에는 "보길도"라는 글씨가 크게 써 있었다.
이윽고 형수님들과 쏘곤쏘곤하더니 달려와서 배를 타자고 한다.
여기까지 와서 "보길도"를 안 본다니 말이 되냔다.
어찌 보길도를 생각 안했겠나?
하지만 지금 "보길도"를 가면 어느 코스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또 "보길도"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기도 좀 그런데,,,,,
배위에서 본 땅끝마을 전망대.
어쩌겠나?
나이들어 여자의 말을 안 들으면 죽을때까지 고생이라는데,,,,^^
우리는 계획에도 없던 미지의 세계 "보길도"(甫吉島)로 향했다.
배로 약 40분, 이 배는 "보길도"(甫吉島)가 아니라 "노화도"(蘆花島)로 간단다.
"노화도"와 "보길도"가 다리로 연결이 되어 이제는 "보길도행" 배가 없단다.
"노화도"의 "산양항"에 도착하여 "보길도"를 향해 출발.
다행히 "노화도"에 들어가서도 네비가 자세히 길 안내를 착실히 해주어 불편은 없었다.
우선 "윤선도 원림"을 찾아가 봤지만 시간이 늦어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다시 되돌아 민박집들이 많이 있는 "예송리"(禮松里)로 향했다.
그중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 있어 짐을 풀고 저녁먹을 장소를 물으니
다시 "노화도"에서 건너 온 다리 아래로 가야 한단다.
보길면사무소가 있는 곳에 오니 횟집이 몇 곳 있다.
앞에 바다건너에는 "노화도"의 이목항 포구가 불을 밝히고 있다.
한 집을 골라 들어가니 서울보다 값은 비쌌지만 뭔가가 다르다.
"서울서는 이런 고기 못먹어 봅니다. 고기의 육질이 다릅니다"
고기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대답을 해주는데 처음 듣는 생소한 이름이다.
얇게 썰었는데도 전복이나 소라처럼 무척이나 단단하다.
눈으로 보기에는 양이 적은듯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적은 양이 아니다.
게다가 깻잎이랑, 몇가지 채소가 나오는데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서인지 서울의 그것과는 전혀 맛이 다르다.
형님들과 형수님들이 오길 잘했다고 하시니 맘이 조금 놓인다.
팬션으로 돌아와서도 형제끼리 우정의 한 잔을 더 하고 잠이 들었다.
말이 한 잔이지 우리 형제는 각 일병(各 一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