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 순교 성지.1 (해미읍성)

[이 베드로]

해미 순교성지를 가려면 우선 해미읍성을 먼저 들러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해미읍성은 순교자들이 살아서 들어가 죽어서 나거나, 죽음의 길로 나간 곳이기 때문입니다.

해미읍성의 대문인 "진남문"(鎭南門)을 들어서면 시원스레 일직선으로 뚫린 길이 동헌으로 향합니다.

이길로 들어서면 우측으로 큰 고목나무가 나옵니다.

이른바 "호야나무"입니다.

"호야나무"라는 말은 충남 서산지방의 사투리로 "회화나무"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 나무는 많은 순교자들을 고문하는데 사용된 나무라고 합니다.

지금은 그 나무줄기가 떨어져나가 없지만 나무줄기에 철사줄을 묶고

거기에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매달아 하루종일 앉지도 못하게 하는 형벌을 가한 곳이라고 합니다.

혹시 이 상처도 당시의 흔적은 아닐런지,,,,,

                                            현장의 설명 판.

 호야나무 바로 옆에는 감옥이 있습니다.

 그중 제일 눈에 띄는 모습입니다.

발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상투를 뒤로 묶어 기둥에 고정시켰습니다.

아주 위도 아니고 뒤에서도 약간 아래로 묶었습니다.

앉지도 못하고, 다니지도 못하고, 다리를 펴면 머리가 뒤로 당겨져서 오래 있지를 못할듯합니다.

 호야나무 오른쪽에는 순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곳에 공소가 있었는데 읍성 정비를 하면서 비석만 세웠다고 합니다.

    이 비 뒤의 글을 보면,

 해미 읍성 천주교 순교 기념비.

여기 해미성은 조선 태종 18년 덕산의 병마절도사를 옮긴 후 축조한 석성이다.

효종 2년(1651) 호서좌영을 설치, 군영이 되면서 호서 내포지방의 국사범들이

이곳으로 송치되어 오던 중, 정조 15년 (1791년)10월 사헌부의 계헌에 의하면

서산군의 양반들이 천주학을 전수하여 윤리에 위반되는 언행이 다분하니

읍졸로 하여금 엄중히 다스리어 서학의 뿌리를 뽑게하라 하여

호서지방 신자들이 이곳에서 배교를 강요당하다.

배교하라는 우뢰같은 호령에도 평화로운 모습들, 육신은 찢기어도 옥같은 영혼이라,

믿음이 천심에 이르렀는데 꺽일수 있을손가.

주리틀고 돌로 치고 목을 베며, 서문밖 돌다리위에 사지를 들어 메치니

가슴이 터지고 머리가 부수어져 청혈이 흘러 바다 어귀 십리에 이르렀다.

병인박해(1866)에서 무진박해(1868)동안만도 박요한, 문마리아, 방마리아를 비롯하여

천여명이 순교했고,

1791년에서 1882년까지 복자 김대건의 증조부 김비오를 비롯하여

박 라우렌시오, 인 말딩(마르티노)등 수천명에 이르니 어찌 필설로 일일이 밝힐 수 있으랴.

당시 순교 장면을 직접 목격한 박승익, 이주필등 십 여명의 증언으로 이 순교지를 찾고

이규남, 백요한신부의 주선으로 서산성당에서 1975년에 순교탑을 세웠으며

서문밖 순교 돌다리는 신규식신부의 주선으로 서산 성당에 옮겨 보관하다가 이곳에 복원했다.

순례자들아!

지금은 말없는 돌이나, 순교자들의 피끓는 소리가 들리며 영원한 생명의 숨소리가 들린다.

이땅은 죽음으로만 가슴에 하늘의 길 기르킨 거룩한 땅이며

피로써 빚은 믿음 도로 찾은 이땅위에 돌을 깍고 순교자들의 마음을 새기는 뜻은

같은 같은 하늘과 땅이언만 믿음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음이 이 피거름에 연유함을

영원이 기리기 위하여 이곳에 작은 돌을 다듬어 세우다.

                                                                                      1982년 8월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황민성 짓고

                                                                                      늘빛 심응섭 쓰다.

 호야나무가 있는 곳에서 곧바로 가면 해미 읍성의 수장이 근무를 하던 호서좌영(湖西左營)이 나옵니다.

 문을 들어서면 넓은 뜰이 있고 동헌(東軒)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서좌영 문앞에 서면 좌측에  1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처가 있다면 14처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여기까지 오면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2처 3처는 어디에 있을까요?

제가 처음에 해미순교성지를 찾으려면 해미읍성부터 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예루살레의 "비아돌로로사"를 생각하면 쉽게 14처를 찾아 가실수 있습니다.

우선 1처는 박해자의 수장이 거처하는 문입구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순교자들이 심문을 받았을테니까요.

2처는 호야나무 아래있는데 모두들 호야나무를 쳐다 보느라 그아래는 못보고 지나칩니다.

2처가 있는 호야나무아래서 많은 순교자들이 고문을 당한것 입니다.

그러면 3처는 어디로 가야 할가요?

 순교자들이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서문 입구입니다.

모든 순교자들은 저 서문으로 나가서 순교를 당하십니다.

이곳에 3처가 있습니다.

이제 4처부터는 밖으러 나가야 합니다.

4처부터는 서문밖에서 순교자들의 처형장인 해미순교성지까지 가는 길입니다.

이것을 미리 알았다면 좀 더 깊은 마음으로 성지까지 걸어가며 묵상을 했을것입니다.

또한 이 팜프렛을 해미읍성 앞에서 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