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여름날이다. 성당 사목회원들이 수련회 가는 날이다. 일행은 성당에서 집결하여 구례쪽을 향하여 기쁨가득한 마음으로 출발했다. 같은 성당에 다니는 교우들로 이루어진. 단체모임이다. 모처럼 신부님을 모시고 회장님을 비롯하여 야유회의 의미로 길을 나섰다. 햇살 따가운 여름을 등지고 핸들을 잡으신 교우님의 고마움과 함께 봉고차 안 에서 웃음꽃 피우며 달리는 차는 강천사 휴게소를 경유해 다시 녹음을 드리우는 지리산 자락에 천은사 쪽으로 경유하여 사찰 주위에 천은제 둘렛길을 돌았다. 저수지가 한폭의 그림처럼 있어 행락객을 손짓한다. 잠시 저수지 둘레길을 돌며 인사를 나누며 친교로 수련회의 하루가 시작되는 코스로이어졌다. 구례 문수사 절을 지나서 경사진 도로를 지나니 드디어 하루를 묵을 숙소에 도착했다. 주인이 반갑게 손님을 맞이했고 그 자매님도 성당에 다니는 신자였다. 나와같은 세례명을 지녀서 초면임에도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성당에서 대표로 봉사는 사목회원들로 이루어져서 신심도 모두 공통인 셈이리라. 오랜 세월 속에서 신앙인의 자세로 곰삭은 젓갈처럼 깊은 맛을 내는 분들이다. 우린 서로 행동이나 눈빛만 봐도 근방 읽을 수 있어서 공동체의 모습을 이어가는 데에서 어렵지 않았다. 날씨가 막바지 여름이 아쉬운듯 열기는 사람을 시원한 계곡물로 유혹하는 것이었다. 일박을 지내는 소요할 음식을 추진 위원들의 노고를 읽으며 내심 고맙기까지 했다. 몇은 음식준비에 땀방울 송송 맺혀 움직이고 몇은 물놀이에 짓궂은 장난으로 신명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에서 덩달아 하늘을 날듯이 행복으로 이어졌다. 지난 며칠동안 비가 내린 덕에 계곡물이 천둥소리처럼 세차게 흘러내리고 초록으로 뒤덮여 여름의 향기를 더하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외출은 덤으로 기쁨이 더해졌다. 야외에서 숯불로 직접구워서 먹는 시골 닭 요리는 별미였다. 맛있는 요리에 모두가 포만감으로 윷놀이에 소화를 시키며 여름밤은 무르익어갔다. 그동안 지친 삶에서 벗어나는 것을 '일탈' 즉 일상생활 속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다음날, 시계 알람소리에 맞추어 새로운 날을 지리산 자락에서 삼종기도로 아침을 맞이했다. 하룻밤을 함께한 형제자매님들과 자연 속에 주님을 만나는 날은 또한 특별했다.사면이 진초록 병풍으로 둘러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신부님의 음성보다 더 크게 들렸지만 그 또한 합창이라 여기며 늘 드렸던 미사 전례인지라 눈 빛으로 감사로 이 마쳤다. 평상에서 점심을 마치고 귀가 중에 아쉬운듯 사성암과 곡성 성당을 경유하기로 입을 모았고, 숙소를 제공해 주신 주인과 인사를 나누며 사성암으로 출발했다. 오산 정상 암벽은 그야말로 기암절벽이다. 원효 대사가 손가락으로 그렸다는 마애불이 신기했다. 이 곳은 ‘연기조사를 비롯하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대사’ 사대 성인들이 천하를 굽어보며 참선했다는 신선대가 하늘에 가깝도록 아찔하게만 보였다. 그곳을 올라가니 저 아래 섬진강변이 유유히 굽어흐르고 구례군이 한 눈에 들어오니 순간 사대성인들이 도를 닦고 자비를 넉넉히 베풀 수가 있음에 이곳 이 명당임을 알 짐작 할수가 있었다. 땀으로 범벅되어 정상까지 급경사 데코 계단을 오르는데 너무나 힘들었다. 도중에 포기하고싶었지만 신부님과 함께하는 단체 행군이라 인내심을 발휘하였고 드디어 누각 정상에 오르니 하늘이 닿는 것만 같았다. 구례 평야와 섬진강이 그림처럼 펼처져 가슴이 시원하게 트인 것이다. 달콤한 바람이 그만 기쁨이 두 배로 전해왔다. 모두가 포토샵을 만들며 즐거운 휴식을 뒤로하고 가볍게 하산했다. 다시 곡성 옥터성지로 발길을 옮겼다. 정해박해 진원지인 곡성 성당은 붉은 벽돌로 지어졌다. 옥터 성지라서 오늘날에도 선조들의 순교 정신이 깃든 곳이다.성당내부에는 정해박해를 상징하는 옹기 가마터 모형의 돔형으로 지어졌으며 쇠사슬에 묶인 예수님 성상을 제대 옆에 설치하였으며 박해로 순교한 신앙 선조들 모습을 보니 절로 숙연해졌다. 가끔은 방문했던 곳이지만 늘 새롭게 가슴에 새겨진다 참으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막바지 여름 날의 외출이니만큼 남은 시간도 값지고 즐겁게 감사 하며 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