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속한 영적인 복 (엡1:1-3)
에베소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하늘에 속한 영적 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에베소서 1장 1–3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 된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신실한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주시되”
에베소서를 기록한 사도 바울은 세상의 기준으로 보아도 자랑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 가운데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베냐민 지파 출신이었고,
당시 유대 사회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평가받던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을 배운 엘리트 학자였습니다.
율법에 대한 열심과 정통성에 있어서 그는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었으며,
유대인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로마 시민권까지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출신, 학문, 종교적 열심, 사회적 지위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인생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복음의 비밀을 깨닫고 나서,
그가 이전까지 자랑으로 여기며 붙들고 살았던 모든 것을 그는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합니다.
빌립보서 3장 7–9절에서 바울은 자신이 얻었던 모든 유익을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앞에서 손해로 여기며,
오직 그리스도 안에 발견되기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그에게 과거의 영광은 더 이상 삶의 목적이 아니었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인생의 방향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에베소서 1장 1절에 나타난 바울의 자기소개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바울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 된 바울은.”
그는 자신을 성공한 유대인이나 위대한 학자로 소개하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도가 된 사람, 곧 그리스도의 복음을 맡은 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바울의 인생을 지배하는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도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임받아 잃어버린 생명을 살리는 사람입니다.
바울은 이 사명을 위해 자신의 전 존재를 하나님께 드리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도행전 20장 24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이 고백은 결코 말로만 한 신앙적 선언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실제 삶 속에서 이 고백을 끝까지 살아냈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죽음을 앞두고 기록한 디모데후서에 담겨 있습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도다.” (딤후 4:7–8)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믿음을 지켰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고백이 아닙니다.
바울은 그만큼 치열하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살았고,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핍박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에베소서 역시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라, 옥에 갇힌 상태에서 기록된 서신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본다면 바울의 말년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인생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의 처지를 억울해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그 고난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향한 더 깊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그래서 에베소서는 다음과 같은 찬송으로 시작됩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주시되.” (엡 1:3)
바울이 말하는 “하늘에 속한 신령한 복”은 무엇입니까?
이 복은 땅에 속한 육신의 복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복입니다.
땅의 복은 상대적이며, 조건적이고,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건강도, 재물도, 명예도 결국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바울이 말하는 영적인 복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복이며,
어떤 환경과 상황 속에서도 빼앗기지 않는 복입니다.
이 복은 오직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만 누릴 수 있고,
고난 중에도 찬송이 가능하게 하며, 환난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게 하는 힘이 됩니다.
바울이 수많은 환난과 핍박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이 하늘에 속한 영적인 복을 깊이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기쁨은 상황에서 오지 않았고, 그의 소망은 환경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의 복은 그리스도 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바울이 가르친 영적인 복에는 무관심한 채,
세상의 복을 마치 하나님의 궁극적인 복인 것처럼 오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학벌, 안정된 재정, 높은 지위가 신앙의 목표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결과 기독교 신앙은 점점 세상의 기복 신앙과 구별되지 않는 모습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서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하늘에 속한 영적인 복”을 말합니다.
이 복의 의미를 바로 깨닫지 못하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쉽게 흔들리고 방향을 잃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바울의 고백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복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삶은 정말로 하늘에 속한 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를 말입니다.
하늘에 속한 영적인 복을 아는 사람만이,
이 땅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첫댓글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