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어린이 교통안전대책

[신현경]

민식이법’이 지난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지난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9살 김민식 군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법안인데요.

여기에 정부는 추가적으로 대대적인 어린이 안전대책을 통해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22년까지 제로로 낮추고 어린이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24년까지 0.6명으로 줄여 OECD 20위권에서 7위 수준으로 대폭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에 이번에는 대폭 강화된 어린이 안전대책과 주요 선진국의 조기 안전교육 등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식이법이란?

지난해 12월10일 국회를 통과하고 같은 달 24일 공포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은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규정 속도 30㎞/h를 초과하거나 전방 주시 같은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13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케 하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 적용되는데요. 어린이가 사망하게 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상해를 입히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 과속단속카메라, 과속 방지턱,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자료출처: 행정안전부>

제한 속도 30㎞/h로 하향, 일부는 20㎞/h까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 속도를 30㎞/h로 하향 조정합니다.
전국 1만6,789개에 달하는 어린이 보호구역 중 제한 속도 40㎞/h 이상인 곳은 전체 3.5%인 588개에 달하는데 이를 모두 30㎞/h 이하로 조정하는 겁니다. 특히 물리적 공간 확보 자체가 어려운 곳은 20㎞/h 이하로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보행자에게 우선 통행권 부여하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올해 안에 추진합니다.

또 2022년까지 전국 모든 어린이 보호구역에 무인교통단속장비와 신호등 설치를 완료합니다. 당장 올해부터 교통사고 위험이 큰 지역에 무인 단속장비 1,500대, 신호등 2,200개를 우선 설치하고 학교 담장을 일부 안쪽으로 이동시켜 보도를 설치해 어린이 통학로의 안전을 보강합니다.

<이미지 출처: 행정안전부>

스쿨존에서 주･정차 위반하면 12만원 과태료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관행에 대해 과태료를 대폭 상향합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모든 차가 의무적으로 일시정지해야 하며 만약 주･정차를 위반하게 되면 범칙금과 과태료를 현행 일반 도로의 2배인 8만원에서 3배인 12만원으로 상향하도록 도로교통법 및 시행령을 개정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학교나 유치원 등 주 출입문과 직접 연결된 도로에 있는 불법 노상주차장 281개소를 올해 말까지 모두 폐쇄합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도 독려하는데 안전신문고를 활용한 불법 주‧정차 신고 대상에 어린이 보호구역을 상반기까지 추가할 방침입니다.

단속과 병행하는 교통문화 캠페인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 계도활동도 전개합니다. 2022년까지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하는데 학교당 6명씩 올해까지 1만9,000명을 투입하고 순차적으로 인원을 늘려 2022년에는 전국 6,000개 학교에 3만6,000명의 어르신이 어린이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책임지게 됩니다.

하준이법이란?

지난 2017년 10월 놀이공원 주차장 내 경사 도로에서 굴러 내려온 차량에 당시 4살이었던 최하준 군이 치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발의된 '주차장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민식이법과 함께 12월10일 국회 본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올해 3월 2일까지 입법을 예고했는데요. 이에 따라 시장과 군수, 구청장은 3년마다 해당 지역의 주차장의 안전설비 구축 여부 등 주차장의 안전 관리 실태조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경사진 곳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경우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임목이나 고임돌, 고무, 플라스틱 등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주요 선진국, 조기 안전교육 시행으로 사전적 예방에 힘써

주요 선진국에서는 단속과 처벌에 앞서 체계적인 교통안전 실습교육을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교통안전연구원에 따르면 먼저 스웨덴에서는 자녀가 3세만 되면 ‘Safe Kids Club’에 가입을 의무화함으로써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안전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매년 20시간씩 교통안전 교육을 수업 시간과 연계, 실제 사고 사례 중심의 교육을 전개 중입니다.

영국은 왕실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1940년대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연간 1,600명에 달하자 ‘영국 왕립 재해예방기관(RoSPA)’를 설립해 지역별로 안전교육단체인 ‘터프티 클럽’을 조직,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크게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경찰관 입회하에 자전거 운전면허 취득 시험을 보게 합니다. 여기에 연간 안전교육을 40시간을 시행하며 일부 지역의 경우 초등학교 횡단보도 앞 차도를 폐쇄하고 화단을 조성함으로써 운전자들의 서행운전과 방어운전을 유도합니다. 가정에서는 우천 시 자녀의 가방과 옷에 반사체를 부착해 시인성을 높여줄 정도로 안전 의식이 높습니다.

프랑스는 초등학교 입학 전 부모와 함께 충분한 교통안전 교육을 이수한 후 인증서를 입학 시 제출토록 함으로써 가정에서부터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시행하는 교통안전 시험에 합격해야만 원동기 장치 자전거 시험인 모페드에 응시할 기회를 제공하며 또 국어와 수학, 사회 수업과 연계한 교통안전 교육도 병행합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어린이가 보호장구를 미착용 했을 시 부모에게 양육권을 1주일간 박탈합니다. 워싱턴의 경우 지역 경찰이 인근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교통안전교육 업무를 맡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50시간 안전교육을 배정해 시행합니다. 여기에 교통담당교사 교육과정을 개설해 교사들의 전문성도 높이면서 어린이 안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올해 시행되는 정부의 대대적인 어린이 교통안전 대책, 성공적인 안착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더불어 운전자들의 어린이들을 우선 배려하는 운전습관 정착과 함께 가정과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예방교육을 마련함으로써 교육과 제도, 시민의식이 시너지를 발휘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제로’가 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